자유연재 > 현대물
악플먹고 강해져
작가 : 파란낙타
작품등록일 : 202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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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작성일 : 20-09-23     조회 : 317     추천 : 2     분량 : 5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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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상점을 열었다.

 상점에는 여러가지 아이템들이 존재 했다. 하지만 모든 아이템들을 구매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내가 현재 보유한 포인트로는 살 수 없는 비싼 아이템들도 있었고,몇몇 아이템은 어떤 아이템인지 확인할 수 없게끔 좌물쇠로 잠겨져있었다.

 

 "영자야 이 아이템들은 왜 잠겨있어?"

 [아직 레벨이 낮으셔서 구매가 불가능한 아이템들입니다. 레벨에 맞게 구매할 수 있는 아이템이 정해져있습니다.]

 "레벨?"

 [사용자 정보창을 열어보시면, 동건님의 레벨 및 정보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나는 곧바로 [사용자 정보]라고 적힌 상태창을 열어보았다.

 

 [사용자 정보]

 이름: 서동건

 나이: 23세

 키/ 몸무게: 180cm/ 65kg

 리치: 180.3 cm

 파이터 등급: C+

 레벨: 무명파이터

 보유카드: <레프트 잽+1>

 

 사용자정보 창에는 나에대한 정보들이 적혀져있었다. 그중 눈에 들어온 것은 파이터 등급이었다. 파이터 등급이 C+라니.

 섭섭하긴 했지만 사실 나도 인정하는 바였다. UFC나 벨라토르처럼 세계적인 단체도 아닌, 아시아단체에서 7전 3승4패의 전적을 가지고 있었으니. C+정도가 적당할 법 했다.

 

 "내 레벨이 무명파이터야? "

 [네, 그렇습니다. 레벨이 오르시면 다른 아이템들도 구매 가능하십니다.]

 "레벨은 어떻게 올리는데?"

 [상점에 레벨업 할 수 있는 아이템이 있습니다.]

 "그래?"

 

 

 다시 상점창으로 돌아와, 아이템들을 살펴 보았다. 영자의 말대로 레벨업을 할 수 있는 아이템이 있었다. 다만 문제는 그 가격이 너무 비쌌다는 것.

 

 <레벨업>: 요구 포인트 10000포인트 (50%할인중)

 

 

 "뭐야, 이거 너무 비싸잖아."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죠^^]

 "레벨업 하면 뭐가 좋은데?"

 [다양한 혜택이 있죠. 그 중에 하나는 레벨에 맞는 아이템을 살 수 있다는 거구요.]

 "궁금하긴 하네, 하지만 너무 비싸."

 

 어차피 지금은 포인트가 부족해서 레벨업 아이템을 살 수 도 없었다. 우선 지금은 이 아이템들이 실제로 적용이 되는지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지난 번에 샀던 <레프트 잽> 아이템 하나로는 실감이 잘 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다양한 아이템을 나눠서 구매하기보다는 하나의 아이템을 많이 사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어떤 것을 구매할까 생각하던 와중 <라이트 스트레이트>가 보였다.

 

 <라이트 스트레이트> 가격:100포인트(50%할인중)

 -주먹의 파워, 스피드, 정확도가 상승합니다.

 

 나는 내가가진 포인트는 1000포인트 <라이트 스트레이트>카드를 정확하게 10장 구매할 수 있는 양이었다.

 

  모든 포인트로 <라이트 스트레이트> 카드 구매를 선택했다.

 

 

 [ <라이트 스트레이트> 카드를 10장 구입하셨습니다.]

 [사용자에게 적용 됩니다.]

 

 구입 완료 메시지와 함께, 전에 느꼈던 것과 같이 오른쪽 순간 팔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나도 모르게 나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래 이제 한 번 확인해볼까? 얼마나 달라졌을지"

  나는 곧장 체육관으로 향했다.

 

 

 

 #2

 

 아직 오전 9시, 이른 시간이라 아무도 없을 줄 알았는데, 이미 누군가 체육관안에 있는듯 했다. 체육관 문을 열기 전부터 샌드백 치는 소리가 문밖으로 들려왔기 때문이다.

 

 팡! 팡! 팡!

 

 문을 열고 들어가보니. 한 남자가 열심히 샌드백을 두드리고 있었다. 류근실형이었다. LEAD FC 라이트급에서 활동하고 있는 선수. 차기 챔피언이 될거라고 호평이 자자한 형님이다. 저렇게 매일 열심히 운동하니 좋은 성적을 유지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팡!팡!

 

 근실이형이 샌드백을 칠때마다 무거운 헤비백은 주먹의 방향에 따라 헤비백이 같은 방향으로 10cm 정도 움직였다.

 

 역시 파워가 세시네.

 

 

 "안녕하세요 근실이형."

 "오. 동건이 왔나, 일찍 왔네."

 근실이형은 부산 토박이 출신이라 사투리가 구수했다.

 

 "네, 뭐 확인해볼게 있어서."

 "그래. 경기 잘봤다. 아쉽더라 컨디션이 좀 안 좋았나보제?" 역시 근실이형도 나의 경기를 본듯했다.

 

 "네, 죄송합니다. 괜히 체육관 이름에 똥칠을....아니 먹칠을 해가지고."

 "마, 그럴 수도 있지, 기사도 봤다. 나도 니 생각이랑 같다."

 "네? 어떤?"

 "레프리가 안 말렸으면 네가 이길 수 있었던 경기라는 거."

 

 근실이 형은 항상 나를 믿어줬다. 고마운 형님이다. 괜히 마음이 든든해졌다.

 

 "샌드백 치고 계셨어요?"

 "응, 몸좀 풀려고, 몸 푸는데는 이거 만한게 없지."

 

  근실이 형이 치고 있던 샌드백은 보통의 샌드백 보다는 훨씬 무게가 무겁고 두꺼운 헤비백이었다. 일반 회원들이 잘 못 샌드백을 치다 손목을 잘 다치곤 하는 그런 샌드백이었다. 타점을 제대로 맞춰야하는 샌드백. 게다가 있는 힘껏 쳐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 그런 샌드백이다.

  그래 이거라면 확인할 수 있겠다.

 

 "형님, 이 샌드백 저도 한번 쳐봐도 될까요?"

 "그래라, 안 그래도 이제 좀 쉴까했다."

 근실이형은 샌드백에서 한발 옆으로 물러서며 나에게 자리를 양보했다.

 

 

 글러브를 양 손에 끼며 동시에 어떻게 샌드백을 칠지 생각했다. 먼저 왼손으로 잽을 두번 친 뒤. 그다음은 스트레이트를 쳐보자. 스트레이트를 칠때도 평소와 똑 같은 자세와 똑같은 힘으로 쳐야지. 약하지도 강하지도 않게 평소처럼. 그렇게 내 생각을 집중한 뒤 주먹을 던졌다.

 

 

 툭

 

 툭

 

  파앙!

 

 체육관 전체를 울릴만큼 큰 타격음이 터졌다. 내 스트레이트 펀치와 부딪힌 헤비백은 뒤로 크게 밀려나갔다.

 

 

 

 이거 진짜다. 내가 구매했던 아이템이 실제로 나에게 적용된 것이다. 글러브가 샌드백과 부딪힌 순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와, 뭐고?"

 근실이 형은 동그랗게 뜬 눈으로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런 반응도 당연했다. 이전의 내 펀치와 확실하게 달랐으니, 나 자신조차도 놀랄 만한 파워였다. 단순히 펀치의 힘만 상승 된 것이 아니라, 스트레이트를 뻗을 때의 스피드와 타점의 정확도도 상승된 듯한 느낌이었다. 글러브와 샌드백이 부딫혔을 땐, 글러브가 샌드백 안으로 파고 들어갈 듯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근실이 형이 샌드백을 쳤을 때와 비슷하게 흔들렸다. 아니 그 이상이었다. 이로서 아이템이 내 몸에 적용된다는 것을 확실하게 깨닫는 순간이었다.

 

 "와! 동건이 장난 아인데? 니 스트레이트가 이만큼 파워가 셌었나?"

 "그러게요......"

 "언제 이렇게 세졌노? 와 신기하네."

 근실형님은 여전히 믿을 수 없다는 듯 헛웃음을 치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믿기지 않는 것은 나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오른손 글러브를 빤히 쳐다보았다. 이거 진짜네......라고 생각하는 것과 동시에 저절로 내 입꼬리가 위로 올라갔다. 정말 세계챔피언의 벨트를 가지는 것도 불가능 한 것은 아니라는 희망이 생겼기 때문이었다. 잠시 희망찬 미래에 대해서 생각을 하고 있는 도중 체육관 입구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려보니, 관장님이었다.

 

 "야! 서동건!"

 

 관장님은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나를 불렀다.

 

 

 

 #3

 

 관장님은 많이 화가 나있는 것 같아보였다. 관장실에 들어오고 나서도 계속해서 흥분한 감정을 못 숨기시는 것 같았다.

 

 "너 뭐하는 놈이야! 내가 몇번이나 전화 했는지 알아?"

 "죄송합니다. 경황이 없어서......"

 "아휴......내가 얼마나 걱정 했는지 아냐? 진짜 뭐 애가 못된 생각하는 거는 아니겠지 하면서 어?!"

 "에이, 관장님은 제가 그런 놈은 아닌거 알고 계시잖아요."

 "알지 당연히! 근데, 생전 처음보는 식으로 행동을 하니까, 내가 걱정이 안되게 생겼냐? 경기중에 뭐 똥을 지릴...아니 실수는 할 수 있어. 근데 그 인터뷰는 뭐냐 도대체? "

 "그거는......"

 "내가 창피해서 고개를 못들겠다 이 자식아 아휴! 빨리 대답해봐.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대답한거냐?"

 관장님은 팔짱을 굳게 끼고 나의 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누군 하고 싶어서 그렇게 했나. 괜히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 어쨌든 흥분한 관장님을 좀 진정시킬 필요가 있었다.

 "그냥 트래쉬토킹의 일종이라고 생각하세요......"

 "트래쉬토킹 같은 소리하네! 네가 싼 똥 치우느라 내가 얼마나 바쁜지 알아 지금? 이거 봐봐 지금도 이렇게 전화가 끊이질 않아."

 관장님이 스마트폰을 테이블에 놓으며 말했다. 진동으로 울리는 스마트폰 액정에는 박기자라는 이름이 보였다. 아직까지 많은 기자들의 전화가 오는 것 같았다.

 

 "에이 너무 흥분하지 마세요. 그래야 이슈도 되고, 뭐 그런거죠 뭐 다 전략이에요 전략......"

 "얼씨구 그래도 입은 살아있다 이거냐?"

 "아무튼 죄송합니다."

 나는 미안한 마음에 고개를 숙였다. 어찌되었건, 나때문에 관장님과 체육관에 폐를 끼친 것은 사실이니까. 그런 나의 모습에 관장님은 한숨을 크게 쉬더니 다시 한번 입을 여셨다.

 

 "나한테는 솔직하게 말해도 돼."

 "뭘요?"

 "진짜 아니지?"

 "네? 뭘 말씀하시는 거에요?"

 "마약하는 거아니지?"

 "관장님! 저를 뭘로 보시고! 아니에요"

 "확실하지?" 관장님은 여전히 눈을 가늘게 뜨며 나를 의심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라니까요. 이상한 기사같은 거보고 자기 선수를 의심하다니, 실망이 큽니다 관장님."

 "합리적인 의심이지, 갑자기 사람이 이렇게 변했는데, 평소에는 그렇게 예의바르던 놈이 인터뷰도 이상하게 하고, 아까 샌드백 치는 거도 내가 다봤어. 갑자기 파워도 세지고 말이야......"

 "약같은 거 안해요. 걱정하지 마세요."

 "확실하지?"

 "아이참 확실하다니까요"

 "그래 믿는다."

 "그런데 혹시 LEAD FC측에서는 연락 안왔어요?"

 "응. 아직 안왔어."

 관장님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그런데 그 순간 테이블에 놓여있던 관장님의 전화가 또 다시 울렸다. 그리고 액정 화면에 'LEAD FC 김의현 팀장'이라는 이름이 떴다.

 

 "호랑이도 제말하면 온다더니, 왔네 연락."

 관장님은 한숨을 푹 쉬더니 무거운 표정으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네, 김팀장님, 통화 가능합니다. 네, 네."

 

 

 통화를 이어가던 관장님은 놀란듯 눈을 동그랗게 뜨셨다. 그리곤 앞에 앉아 있던 나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셨다. 도대체 무슨일이지, 혹시 똥때문에 오염된 케이지바닥을 배상하라는 그런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예, 알겠습니다. 그러면 곧 연락 드리겠습니다."

 관장님은 그렇게 말을 하더니 통화를 끝냈다. 어떤 통화를 하셨는지 궁금했다.

 

 "무슨 얘기 하셨어요?"

 "아까네가 전략이라고 그랬지?"

 "네?"

 "그렇게 인터뷰 싸가지 없이 한거, 트래쉬토킹으로 한거라며."

 "아, 그렇죠."

 "그 전략, 맞아 떨어진거 같다."

 

 

 

 

 #4

 

 

 "너도 알지, 저번 경기가 계약상 마지막 경기였던거."

 관장님의 질문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마지막 경기였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만큼 열심히 준비했다. 결과는 결국 똥이 되었지만.

 

 "재계약 하자고 한다."

 "네? 재계약이요?" 당연히 계약이 끝나고, 나를 잡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의외였다.

 "게다가, 예전보다 훨씬 좋은 조건이야."

 "어째서......"

 "이거 봐라. 아직도 네이름이 검색어 순위 1위에 있어. 덕분에 LEAD FC역시 검색어 상위에 위치해 있고, 네가 똥을 쌌건, 인터뷰를 이상하게 했건, 네 인지도가 높아졌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인거지, 물론 LEAD FC도 함께."

 

 그랬다. 애초에 대한민국에서 종합격투기라는 스포츠는 마이너한 스포츠다. 애초에 팬의 숫자도 다른 메이저 스포츠보다는 훨씬 적은 숫자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LEAD FC는 예전 부터 이벤트성 경기를 많이했다. 사람들의 주목을 끌기 위해서, 연예인을 데뷔 시켜서 경기를 만들거나, 조폭출신의 선수를 데뷔시키거나, 이렇게 격투기 자체의 클라스를 높이기 보다는 단체의 인지도를 올릴 수 있는 일회성 경기를 많이 주최해오고 있었다.

 

 이렇듯 LEAD FC는 서동건을 이용해 자신들의 격투기 단체를 홍보할 속셈인듯 보였다.

 

 

 "만약에 네가 재걔약을 수락한다면, 다음번에 싸울 상대는 이미 정해져있대"

 "벌써요? 그게 누군데요?"

 "누구겠냐? 주성훈이지."

 

 LEAD FC에서 홍보하기 딱 좋은 상황이었다.

 

 "그리고 LEAD FC에서 너를 칭찬을 많이하더라. 트래쉬 토킹에 이렇게 재능있는 선수였는지는 몰랐다면서,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고 전해달래."

 

 

 그렇게 말하는 박철성 관장의 말에 서동건은 얼떨떨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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