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연재 > 현대물
악플먹고 강해져
작가 : 파란낙타
작품등록일 : 202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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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화
작성일 : 20-09-23     조회 : 317     추천 : 2     분량 : 5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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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EAD FC대표 정무홍이 차에서 내렸다. 그가 도착한 곳은 서울 외곽에 위치한 한 체육관이었다. 체육관의 간판에는 팀탑(Team Top) 라는 글자가 적혀져 있었다. 팀탑은 제법 유명한 선수들이 많이 소속되어 있는 체육관중 하나였다.

 

 정무홍이 체육관 안으로 들어오자, 운동을 하고 있던 선수들이 일제히 그에게 인사를 했다.

 

 "안녕하십니까 대표님."

 "어, 그래 수고들해. 정형이 오늘 나왔나?"

 

 정무홍의 물음에 선수들이 손가락으로 케이지 쪽을 가리켰다. 이정형은 케이지 안쪽에서 파트너와 함께 스파링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팡! 팡! 팡!

 

 

 이정형의 펀치스피드는 상당했다. 주먹을 뻗을 때마다 상대방에게 적중하는 데 성공했다. 스피드와 정확도가 뛰어난 선수였다. 정무홍은 케이지 바깥쪽에서 팔짱을 낀채 이정형의 스파링을 보고 있었다. 그러다 그는 이정형의 움직임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 결국 입을 열었다.

 

 "정형아 턱 들린다. 신경써야지"

 

 스파링을 하던 이정형은 갑작스럽게 들린 정무홍 대표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아, 오셨습니까 대표님."

 "응 잠깐 얘기 좀 할까?"

 "네 알겠습니다."

 "그래. 먼저 들어가 있을게."

 

 정무홍은 그렇게 곧바로 팀탑체육관의 관장실로 들어갔다.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고, 이정형이 관장실의 문을 두드렸다.

 똑, 똑

 

 

 "응 들어와."

 문 안쪽에서 정무홍의 목소리가 들렸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정무홍은 다리를 꼰 채 소파에 앉아 있었다.

 

 "왔어? 앉아."

 정무홍이 턱을 까딱 올리는 제스쳐를 하며 이정형에게 말했다.

 

 그렇게 이정형은 정무홍의 맞은 편에 앉았다.

 

 "커피마실래?"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오늘은 몇시에 왔어?"

 "오전 8시에 와서 지금까지 쭉 운동 했습니다."

 "음, 열심히 잘하고 있네."

 "다, 대표님 덕분이죠."

 "내가 뭘했다고, 단도 직입적으로 물어볼게, 너 서동건이랑 싸울래?"

 정무홍이 오늘 팀탑체육관을 찾은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다. 지난 경기때 서동건이 이정형에게 시비를 걸었던 만큼 스토리 라인을 짜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한 정무홍 인것이다.

 

 "하하하, 에이 대표님. 장난이 지나치십니다."

 이정형은 말도 안된다는 듯한 표정으로 웃었다. 그런 이정형을 반응을 본 정무홍도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급이 안맞긴 하지? 명색이 챔피언인데 가오가 있지. 안 그러냐?"

 "그럼요."

 "하아, 그러면 서동건은 누구랑 붙이지? 그놈만 있으면 흥행에는 문제 없을텐데 말이야."

 정무홍은 잠시 생각에 빠졌다. 그때 이정형이 무엇인가 생각난 듯 무릎을 탁 쳤다.

 

 "희종이는 어떻습니까?"

 "오희종? 하긴 희종이도 캐릭터 괜찮지."

 

 정무홍은 머리속으로 서동건과 오희종, 두 사람이 싸우는 경기를 떠올려보았다. 그리고 이내 그의 입가에는 미소가 지어졌다.

 

 꽤나 재미있는 스토리를 만들 수 있을것 같다고 생각한 정무홍이었다.

 

 

 

 

 

 #2

 

 

 "동건아 경기 오퍼왔다."

 "누군데요?"

 "음, 그게......"

 박철성 관장이 말끝을 흐리는 모습을 이상하게 느낀 동건이었다.

 "왜 그러세요?"

 "상대가 오희종이다."

 

 오희종이라는 이름을 듣고나서야, 동건은 왜 박철성 관장이 이런 반응을 보이는지 이해 할 수 있었다.

 

 오희종은 LEAD FC 페더급의 랭킹3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선수였다. 객관적인 전력으로 보아도 서동건이 상대하기에는 버거운 상대임에 분명했다.

 

 "어때, 내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이번 경기는 다음으로 미루는..."

 "할게요."

 서동건이 박철성 관장의 말을 끊으며 대답했다. 그의 눈빛은 진지했다. 그런 동건의 모습에 박철성이 한숨을 한차례 쉬었다. 박철성은 아직 동건이 오희종과 싸우기에는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괜찮겠냐? 오희종 장난아니야. 너도 알잖아."

 "저도 알죠. 지금의 저보다 랭킹도 높고, 실력도 좋은거. 하지만 승부는 지금 당장이 아니라 경기 당일이잖아요. "

 그렇게 말하는 서동건을 보던 박철성 관장은 눈을 가늘게 뜨며 미소를 지었다. 서동건이 기특하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그래. 네 말도 맞지. 그럼 지금 전화할게. 경기 하겠다고."

 박철성 관장은 곧바로 스마트폰을 집어 들었다.

 

 

 

 

 #3

 

 

 관장님이 LEAD FC의 관계자들과 통화를 끝내고 얼마지나지 않아, 곧바로 공식 기사들이각종 포털사이트에 업데이트 되었다.

 

 

 

 「LEAD FC 041 메인카드 오희종 VS 서동건」

  [스포츠뉴스=양두호 격투기 전문기자]

 

 「다음달 25일 열릴 LEAD FC 041에서 오희종과 서동건의 경기가 확정되었다. 꽃미남 파이터로 알려져있는 오희종은 전 태권도 국가대표선수로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 했던 선수이기도하다. 종합격투기 선수의 길에 들어선 뒤 3연승질주를 하고 있는 중이다.

 

 박대한 LEAD FC 해설위원은 "오희종이 서동건을 1라운드 K.O시킬 가능성이 크다. 서동건이 이기기 힘든 경기가 될것"이라며 오희종의 승리를 점쳤다.

 

 반면 오희종과 맞붙는 서동건은 최근 거친 입담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거침없는 그의 발언으로 많은 안티팬들이 증가하긴 했지만, 그가 지난번 주성훈과의 경기에서 보여준 쇼맨쉽은 격투기팬들을 놀라게 했다.

 

 오희종은 연승을 이어갈 수 있을지, 서동건은 이번에도 이변의 결과를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모이고 있다.

 

 

 역시 기사의 아래에는 많은 네티즌들이 댓글 또한 달려있었다.

 

 -이제 실력 뽀록나겠다 서동건.

 -똥건이 큰일났네

 -똥건이 장례식 치를듯

 -그것보다 이번에는 도발안하는게 좋을듯. 오휘종은 건드리면 안됨

 -2222오휘종팬 거의 아이돌 수준임 ㅋㅋㅋㅋ

 -서동건 얘는 매번 센놈이랑 붙네

 -오휘종 발차기 맞고 K.O당한다에 한표 드림

 

 

 역시 많은 사람들이 나의 패배를 점치고 있었다. 하지만 괜찮다. 내가 무조건 반전을 선사해 줄 것이니까.

 

 

 그리고 나의 눈 앞에 퀘스트창이 등장했다.

 

 

 [퀘스트 발생]

 

 퀘스트 내용: 5000명 이상의 사람들에게 악플을 받아라

 제한기간: 30일

 보상: 5000포인트

 페널티: 보유하고 있는 모든 아이템과 포인트 소멸

 

 

 필요한 악플의 개수가 지난 번 보다 훨씬 늘어난 숫자였다. 이번 퀘스트도 쉽지 않을 것같은 느낌이 들었다.

 

 

 

 5000명한테 욕먹으려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될까......인터뷰나 기자회견에서 어그로를 끄는 것도 한계가 있을텐데......

 

 

 

 

 

 #4

 

 

 서동건은 박철성 관장과 함께 미트훈련을 하고 있었다. 상대가 오희종으로 정해진 만큼 훈련을 게을리 해서는 안됐다.

 

 팡!

 팡!

 팡!

 

 

 동건이 움직일 때마다 그의 땀방울이 바닥에 있는 매트로 떨어졌다.

 

 파란색의 매트는 이미 땀으로 인한 수분기가 곳곳에 남아있었다. 동건이 스텝을 움직일 때마다 발바닥과 매트의 마찰음이 삐져나왔다.

 

 

 

 

 “자, 빠르게 공격할 필요 없어. 자세 신경 쓰고.”

 박철성 관장이 서동건의 어깨를 툭치며 말했다.

 

 서동건은 고개를 한번 끄덕인뒤 어깨를 한번 털었다. 힘을 빼기위한 동작이었다.

 

 

  “콤비네이션 원 투 쓰리, 시작!”

  박철성 관장이 다시 곧바로 미트를 위로 올렸다.

 

  펑!

 

  펑!

 

  펑!

 

 동건의 펀치가 미트에 닿으며 큰 파열음이 났다.

 

  “좋아. 자세와 스피드는 좋았는데 타점도 신경 쓰자.”

  박철성 관장이 말했다.

 

  이번에도 동건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동건의 눈빛은 살아있었다. 마치 지금도 경기에 임하고 있는 듯한 눈빛이었다. 동건은 지칠 법도 했지만 계속해서 박철성 관장이 잡고 있는 미트를 향하여 주먹을 뻗었다.

 

  미트에 펀치를 치기 앞서 상체를 흔드는 무빙을 이용해 스탠스를 정비했다. 박철성 관장이 미트를 앞으로 들이대면 동건이 미트의 정중앙을 향해 타격했다.

 

  펀칭의 개수는 무리한 연타가 아닌 공방이 섞일 수 있는 정도의 횟수로 적당히 주먹을 뻗었다. 잽 한발을 칠 수도 있고 밸런스를 정비한 뒤 콤비네이션 연타를 여러 번 치기도 했다. 그것은 오롯이 동건의 스타일에 따른 것이었다.

 

  박철성 관장이 미트를 올리자, 무빙을 하며 스탠스를 정비하던 동건이 미트를 향하여 빠르게 왼손 잽을 뻗었다.

 

 팡!

 

  미트에 동건의 글러브가 맞부딪힌 뒤, 박철성 코치는 갑작스럽게 자신의 왼손을 동건에게 쭉 들이밀었다. 그러자 동건은 손바닥으로 관장의 왼손을 쳐냈다.

 

 툭!

 

  상대의 잽을 손으로 쳐내며 방어하는 하는 패링 동작이었다.

 

  그리고 다시 한번 박철성 관장의 미트가 머리 옆쪽으로 올라왔다. 좀 전과 똑 같은 상황이었지만 이번에는 동건의 잽이 두 번 연달아 나왔다. 더블 잽이었다. 더블 잽은 한 박자에 한번의 잽을 뻗는 일반적인 잽 공격과는 다르게 한 박자에 두번의 잽을 뻗는 방식이었다.

 

 처음 던졌던 잽을 반쯤 회수했을 때 곧바로 다시 공격하는 잽이 바로 더블 잽이었다.

 

 팡! 팡!

 

  박철성은 동건의 잽이 마음에 들었는지 고개를 끄덕거렸다. 곧이어 양손 미트를 상체 옆 쪽으로 각각 위치했다. 훅 공격을 연습할 수 있는 위치였다. 동건은 미트를 향해 힘차게 라이트훅과 레프트 훅을 연달아 쳤다.

 

 퍽! 퍽!

 강력한 타격음이 체육관에 울렸다.

 

 

 

  “오케이 여기까지.”

 박철성은 들고 있던 미트를 허리 밑으로 내렸다. 그러고 나서야 동건도 취하고 있던 공격 스탠스와 헤드 무빙을 멈췄다.

 

 

 "수고하셨습니다."

 동건이 이마에 맺힌 땀을 팔뚝으로 닦으며 말했다. 그런 서동건의 모습을 보고 있던 박철성 관장의 얼굴에는 흐뭇한 미소가 묻어있었다.

 

 "이놈의새끼. 예뻐죽겠네."

 "네? 갑자기 뭐가요?"

 "너 요즘 부쩍 더 열심히 운동하는 것 같아서."

 "열심히 해야죠. 욕 안먹으려면 하하."

 "얼씨구 네가 경기하기 전에 이상한 소리만 안하면 욕 안먹어." 박철성 관장이 서동건의 머리를 가볍게 툭 치며 말했다.

 "하하, 관장님 죄송한데 이제 트래쉬 토킹이랑 도발은 제 운명입니다. 바꿀 수가 없어요."

 "웃기고 앉아있네. 그래도 그런 캐릭터도 잘 어울리는 것 같으니까 잘 해봐"

 "그래야죠. 하하."

 서동건이 머쓱한듯 머리를 긁적이며 웃었다.

 

 "그래 이런 식으로 운동하면, 정말 챔피언 될 수 있을거야. LEAD FC씹어먹고 UFC도 진출하자. 나도 양정훈 관장처럼 UFC진출하는 선수 좀 만들어보자."

 "관장님이 양관장님이시면 그러면 제가 김봉현선수가 되는거에요?"

 

 김봉현은 대한민국 최초로 UFC에 진출한 인물이었다. 지금은 사실상 은퇴를 한 상황이지만, 한때 UFC 웰터급 6위에 올랐던 적이 있던 실력있는 컨텐더였다.

 

 "하하하. 그렇지! 제발 그렇게 되보자."

 "걱정마세요. 조만간입니다 관장님."

 "그래 한번 기대해 볼게. 아참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인데, 김봉현 요즘 너튜브 방송도 하고 있는거 알고 있었어?"

 

 "너튜브요?"

 

 

 

 '내가 왜 이생각을 못했지?'

 동건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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