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연재 > 현대물
악플먹고 강해져
작가 : 파란낙타
작품등록일 : 202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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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화
작성일 : 20-09-23     조회 : 306     추천 : 2     분량 : 5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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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서동건의 시도는 성공적이었다.

 두 사람의 입술이 맞붙고 난 뒤, 오희종의 심박 수를 알려주는 숫자가 142가 된 것이다.

 

 그리곤 서동건의 눈 앞에 퀘스트 성공을 알리는 메시지가 등장했다.

 

 [축하합니다!]

 [돌발 퀘스트를 성공하셨습니다]

 [보상으로 1000포인트를 획득하셨습니다]

 

 서동건은 안도의 한 숨을 쉬었다. 뽀뽀까지 했는데 퀘스트를 실패한다면 너무나 비참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반면 오희종은 눈이 뒤집힌 상태였다.

 

 

 "이...이런 미친새끼가!"

 

 흥분한 오희종은 곧바로 서동건을 강하게 밀쳤다. 하지만 밀치는 것만으로는 화가 풀릴리가 없었다.

 

 그는 죽일기세로 서동건을 향해 달려갔다. 당장이라도 서동건의 얼굴을 짓밟아 버리고 싶다고 생각한 그였다. 하지만 주변에 대기하고 있던 LEAD FC의 관계자들이 서동건에게 다가가는 오희종을 붙잡으며 제지했다.

 

  "이거 놔! 놓으라고 씨발!"

 

 사람들에게 몸이 묶이자, 오희종은 더욱더 흥분하기 시작했다. 이성을 잃은 오희종은 육두문자가 섞인 욕설을 뱉기 시작했다.

 

 처음보는 오희종의 모습이었다. 어떤 도발에도 항상 웃는 모습으로 상대했던 오희종이었지만, 이번에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야 미친놈아! 도발에도 정도가 있지 이런 미친새끼 진짜!"

 

 그는 목에 핏줄을 세우며 계속해서 서동건을 향해 욕설을 내뱉었다. 공적인 자리에서는 항상 이미지 메이킹을 하던 오희종이었지만, 화가 머리끝까지 차오른 그에게 그런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던 것이다.

 

 

 그런 그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기자들은 바빠지기 시작했다. 흥분한 오희종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기자들에게는 그야말로 특종이었기 때문이었다.

 

 카메라의 후레시가 바쁘게 터져나왔다.

 

 찰칵! 찰칵!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카메라의 셔터소리에 오희종이 고개를 돌렸다. 수많은 카메라가 자신을 찍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제서야 오희종의 욕설이 멈추었다.

 

 오히종은 눈을 한번 질끈 감았다 뜬 뒤 한 숨을 크게 내쉬었다.

 

 "아휴......"

 

 여전히 그의 얼굴은 붉으락푸르락한 상태였다. 좀처럼 화를 가라앉힐 수가 없는 것 처럼 보였다.

 

 

 

 #2

 

 

 떨리는 손으로 냉장고를 열었다. 냉장고 안에는 여러가지 음식이 가득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계체량 준비를 하면서 먹고 싶은 음식이 생길 때마다 쟁여놓았던 녀석들이다.

 

 드디어 먹을 수 있다. 보는 것만으로도 침이 고였다.

 

 누군가 나에게 격투기 선수로서 가장 힘든것이 뭐라고 묻는다면, 나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체중관리라고 말할것이다. 나 처럼 먹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계체량은 지옥 그 자체다.

 

 하지만 이제 마음껏 먹을 수 있다. 계체량을 통과 했으니까. 정말 너무너무 행복하다.

 

 

 그 중 나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롤케익. 어제 편의점에서 구매했던 녀석이었다.

 

 나는 천천히 손을 뻗어 그것을 집어 들었다.

 

 투명한 뚜껑을 제거하고, 먼저 냄새를 맡았다. 달달한 냄새를 맡고 있으니 저절로 눈이 감겼다.

 

 "아, 이거지......"

 

 

 그리곤 엄지와 중지 손가락을 이용해 롤케익을 집어 들었다. 롤케익의 겉면은 차갑고 폭신했다.

 

 그리곤 입을 크게 벌려 롤케익을 한입에 집어 넣었다.

 역시 롤케익은 한입에 넣어야 제맛이다.

 

 

 달콤한 크림이 입안을 가득 채웠다. 혓바닥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운 생크림의 단맛, 그리고 고소한 빵까지 정말 완벽했다.

 

 "와......이 맛이지......"

 그렇게 온몸으로 롤케익의 맛을 음미하고 있는 도중 메시지 창이 등장했다.

 

 

 [축하합니다!]

 [퀘스트를 성공하셨습니다]

 [보상으로 5000포인트를 획득하셨습니다]

 

 

 5000명에게 악플을 받아야하는 퀘스트의 결과가 나왔다. 결과는 당연히 성공. 내가 오늘 어떤 짓을 했는데......

 

 

 입안에 롤케익을 가득 머금은 채로 스마트폰을 켜 포털사이트에 접속해 보았다.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을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예상했던 바였다. 각종 포털사이트의 검색어 순위에는 나와 오희종과 관련된 단어들이 가득했다.

 

 1위 서동건 뽀뽀

 2위 오희종 뽀뽀

 3위 서동건 오희종 뽀뽀

 4위 오희종 욕설

 

 

 

 기사는 물론 각종 커뮤니티에서도 '흔한 격투기 선수의 도발' 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베스트 게시물로 지정이 되어 있었다. 게시물을 클릭해서 확인해 보니 내가 오희종에게 입을 맞추었던 장면의 움짤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다시 그장면을 보고 있으니 몸에 닭살이 돋았다. 입술을 부딪혔을 때 물컹했던 촉감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아오"

 

 나는 몸을 털며 기억하지 않으려고 애를썼다. 게시물 밑에는 많은 댓글들이 달려있었다.

 

 

 -서동건 예상을 뛰어넘는다 진짜 ㅋㅋㅋㅋ

 -ㅋㅋㅋㅋ미친놈이네 완전ㅋㅋㅋ

 -ㅋㅋㅋ와 서동건 또 한건하네

 -미친놈, 할 말을 잃게 만든다.

 -오희종 완전 빡친거 같은데?

 -오희종이 저렇게 욕 하는 거 처음봤다.

 -오희종 얼굴 빨게진 거 봐라ㅋㅋㅋㅋ

 -내일 경기 재밌겠다. 오희종 완전 이갈고 있을 듯 ㅋㅋㅋㅋ

 -팝콘각이다 ㅋㅋㅋㅋ

 

 

 댓글을 읽고 있는 도중 영자가 말을 걸어왔다.

 

 [동건님^^ 남자와의 첫키스는 어떠셨나요?]

 "미친놈아 키스가 아니고 뽀뽀다 뽀뽀!"

 

 

 

 

 #3

 

 

 

 「드디어 오늘의 마지막 경기! 메인이벤트 경기가 곧 시작 되겠습니다!」

 「그렇습니다. 모두가 기다리신 경기죠 서동건과 오희종선수의 경기가 되겠습니다. 에휴, 이번경기도 참 말이 많았습니다.」

 박대한 해설위원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

 

 「하하, 이번에도 역시 서동건 선수의 도발에 화제가 됐죠.」

 「그러게 말입니다. 오희종 선수 지금도 화가 단단히 난 상태에요. 지금 표정 보세요. 눈에 독기가 가득한 느낌이에요.」

 박대환 해설위원이 중계카메라에 잡힌 오희종의 얼굴을 가리키며 말했다.

 

 박대환 해설위원의 말 그대로였다. 중계카메라에 잡힌 오희종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서동건을 노려 보고 있었다.

 

 

 「정말이네요. 아! 말씀드리는 순간 레프리의 손이 내려갑니다!」

 

 삐!

 

  부저 소리가 울려 퍼지자 마자. 곧바로 오희종이 서동건을 향해 달려갔다. 터치글러브 따위는 없었다. 순식간에 케이지 중앙을 선점한 오희종의 첫 공격이 나왔다. 서동건의 허벅지를 향한 레그킥이었다.

 

 빡!

 

 

 「오희종 선수의 레그킥! 정말 빠르네요!」

 「역시, 탄력이 대단합니다. 저런 레그킥은 알고도 못 막는 킥이죠.」

 

 

 오희종의 공격은 레그킥에서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그는 다시한번 레그킥을 서동건의 앞쪽 허벅지를 향해 날렸다.

 

 뻐억!

 

 좀 전의 레그킥이 맞았을 때보다 더 큰 타격음이 울려 퍼졌다. 모든 관중석에서도 그 소리를 들을 수 있을 정도였다.

 

 

 「와! 또 한번 레그킥을 성공하는 오희종 선수입니다!」

 「제가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오희종의 레그킥은 오는걸 알아도 못막는다고.」

 

 하지만 서동건은 두 번의 레그킥을 허용한 상태에도 여유로운 표정을 하고 있었다.

 오히려 오희종에게 제법 괜찮은 공격이라는 듯 엄치를 치켜 세우는 모습을 보였다.

 

 「하하, 역시 서동건 선수, 이정도 쯤은 괜찮아 라고 하는 모습이네요 」

 「과연 시간이 지나도 그럴까요. 레그킥은 적금이라고도 말하지 않습니까? 처음에는 데미지가 별로 느껴지지 않을지라도 시간이 지날 수록 그 파급력은 상당해 질텐데요.」

 

 

 중계진들은 연달아 레그킥을 허용하는 서동건을 걱정하듯 말했다.

 그리고 그때 서동건이 움직였다. 순간적으로 앞쪽으로 스텝을 전진하며 오희종의 바디를 향해 빠르게 주먹을 던졌다.

 

 빠악!

 

 정확하게 들어간 서동건의 바디샷이었다. 공격을 허용한 오희종은 복부에 충격을 느꼈음에도 반격을 이어갔다. 서동건의 안면을 향해 빠르게 주먹을 휘둘렀다.

 

 슉!

 

 하지만, 오희종의 펀치는 서동건의 얼굴을 맞추는 데는 실패했다. 서동건이 재빨리 스텝을 뒤로 빼며 거리를 벌렸기 때문이었다. 복싱선수 특유의 인아웃 스텝이었다.

 

 

 서동건은 빠르게 앞으로 들어갔다 뒤로 빠지는 인아웃 스텝을 이용하며 오희종의 안면을 수차례 타격했다.

 

 퍽! 퍽! 퍽!

 

 

 「음, 스텝이 좋아졌는데요? 서동건선수」

 

 서동건의 향상된 스텝에 박대한 해설위원도 꽤나 놀란 눈치였다.

 

 반복되는 서동건의 펀치 공격에 오희종은 당황한듯 빠르게 거리를 벌렸다. 서동건의 공격할 거리를 주지 않기 위해서였다. 펀치가 닿지 않을 만큼 거리를 벌린 오희종이었다.

 

 

 오희종은 굳이 가까운 거리에서 싸울 필요가 없었다. 그에게는 발차기라는 공격 옵션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사실을 서동건이 모를리가 없었다. 서동건은 빠르게 다시 거리를 좁히려 뛰어들어갔다.

 

 서동건이 오희종에게 달려가는 순간, 오희종의 허리가 반쯤 돌아갔다. 그의 전매특허인 돌려차기의 준비 동작이었다. 앞으로 전진하고 있는 탓에 서동건의 복부가 비어있는 것을 확인한 오희종이 킥 타이밍을 정확하게 잡은 것이다.

 

 결국 오희종의 발바닥이 서동건의 복부를 향해 날아왔다.

 

 빠악!

 

 

 「오우! 오희종 선수의 태권도식 돌려차기!」

 「데미지가 엄청날 텐데요!」

 

 정확하게 들어간 돌려차기였다. 공격을 성공한 오희종은 얼굴에서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자신의 돌려차기를 정타로 맞고 버틴 선수는 여태까지 단 한명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의 기대는 곧바로 무너졌다. 정타를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서동건은 아무렇지 않은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게다가 다시 한번 때려 보라는 듯 배를 툭툭 건드리는 서동건의 제스쳐는 오희종의 멘탈을 흔들기에 충분했다.

 

 오희종의 미간이 구겨졌다. 자신의 주특기인 발차기가 먹히지 않았다는 사실이 자존심이 상했기 때문이었다.

 

 서동건은 여전히 상체를 연 상태로, 다시한번 차보라는 듯이 복부를 두드렸다.

 

 그에 오희종은 곧바로 서동건을 향해 바디킥을 시도했다.

 

 앞발에 체중을 잔뜩 싣는 동시에 회전하는 허리를 이용한 빠른 태권도식 발차기였다. 화려한 곡선을 그리며 들어가는 오희종의 발차기는 서동건의 옆구리를 향해 날아왔다.

 

 

 그 순간, 서동건 역시 오희종을 향해 주먹을 뻗었다.

 

 

 서로에게 동시에 공격을 시도하는 두 사람이었다.

 

 서동건은 바디가 비어 있는 상태였고, 오희종은 안면이 비어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오희종의 킥공격 시도가 더 빨랐던 것이 사실.

 

 

 서동건은 오희종의 킥을 허용할 수 밖에 없었다.

 

 

 빠악!

 

 서동건의 옆구리를 정확하게 타격하는 오희종의 바디킥이었다. 서동건의 표정이 일순 구겨졌다. 하지만 서동건의 주먹 역시 오희종의 턱을 가격하는 데 성공했다.

 

 

 빠악!

 

 

 서동건의 주먹을 허용한 오희종이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와, 이게 말이 되나요? 분명 오희종 선수의 바디킥이 정확하게 들어갔는데도 불구하고 서동건선수 밸런스가 무너지지 않은 채 공격을 성공했습니다.」

 박대한 해설위원이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박대한의 말대로 오희종의 바디킥은 틀림없이 서동건의 옆구리를 가격했다. 보통과 같은 상황이라면 바디킥의 충격에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것이 순서였을 것이다.

 

 하지만, 서동건은 그 데미지를 견뎌낸 것이다.

 

 물론 서동건이 데미지를 견대낼 수 있었던 것은 서동건이 구매했던 '그 아이템' 덕분이었다.

 

 서동건이 구매했던 아이템은 <맷집 강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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