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수학자
작가 : 김선을
작품등록일 : 2020.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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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작성일 : 20-09-24     조회 : 43     추천 : 0     분량 : 2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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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서희가 서둘렀음에도 불구하고 어느새 경찰서 앞은 기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조사를 받기 위해 박민용 교수가 경찰서에 들어간 지 3시간이 지나가고 있었다.

 오전 11시가 다 되어서야 박민용 교수는 경찰서 입구에서 나왔다.

 찰칵 찰칵 차카카 차카차카 차카

 박민용 교수가 경찰서 입구로 나오자 여기저기서 카메라 불꽃이 터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기자와 방송국 카메라맨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었다.

 “저기 저 비켜주이소. 비켜.”

 주변에 서 있던 의경들이 박민용 교수와 부산대 관련자들, 그리고 그들과 같이 나오는 형사들을 보호하기 위해 인간 바리케이트를 쳤다.

 “한 말씀만 해주세요. 최기영씨 살인 사건과 박민용 교수님은 관련이 있는 겁니까?”

 “...”

 “어서 말씀해 주세요. 박민용 교수님이 현재 유력한 용의자인가요?”

 “...”

 박민용 교수는 계단 위에서 기자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형사들이 그를 데리고 경찰차로 데리고 가려고 하였으나, 갑자기 박민용 교수가 그들의 팔을 뿌리쳤다.

 박민용 교수는 뭔가 할 말이 있어보였다.

 “먼저 이번 최군의 사건에 대해 본 대학교에서는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정영진 부산대 자연대학장이었다. 박민용 교수보다 앞서 그가 입을 열었다. 그는 단호하고 큰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자 기자들의 카메라 셔터 눌리는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그러나 박민용 교수는 이번 사건과 하등의 연관성도 없습니다. 경찰 조사에서도 박민용 교수는 그 시간에 동료 교수들과 식사를 하고 있었던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그러므로 박민용 교수는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습니다.”

 간단하게 말을 마친 그는 박민용 교수의 팔을 잡고, 기자들과 카메라맨들 사이를 비집고 내려가기 시작했다. 집요하게 따라붙으며 사진을 찍는 기자들을 지나온 그들은 황급히 미리 준비한 차를 타고 그 곳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재빠른 기자들은 대기시켜 놓은 차에 올라타 박민용 교수를 뒤쫓아 갔다.

 민서희도 그들 사이에서 박민용 교수에게 다가가 말이라도 걸어보려 하였으나, 결국 경쟁에서 밀려나고 말았다. 하지만 그녀는 차를 타고 빠져나가는 박민용 교수를 뒤쫓지 않고, 휴대폰을 들었다.

 “여보세요. 최형사님, 잠시만요. 근데 정말 정영진 자연대학장 말대로 그의 알리바이가 확실한 건가요?”

 “예 확실합니다.”

 너무 가까이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놀라 뒤를 돌아다 본 그녀는 최진철 형사의 얼굴을 보았다. 민서희는 휴대폰을 끊으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럼 잠시만 저쪽으로 가서 저랑 얘기 좀 하시죠?”

 최진철 형사는 무표정한 얼굴로 그녀의 옆을 지나가며 슬쩍 말했다.

 “여기는 사람이 많으니, 나중에 횟집에서 얘기하시죠.”

 그녀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박민용 교수의 차를 뒤쫓으며 촬영을 하던 안경식이 그들에게 다가왔다.

 최진철은 다시 경찰서 안으로 들어갔다.

 “저 서희씨, 여는 일단 이래 끝났네요. 지 박민용 교수 집 앞에서 한번 기다리볼게요. 뭐 별건 없겠지만 뭐 하는 데까진 해봐야 안 되겠십니꺼.”

 안경식이 체념한 것 같은 얼굴로 민서희에게 말했다.

 “예 그럼 저도 저 나름대로 자료 수집을 해볼게요. 그리고 경식씨는 박민용 교수님 인터뷰 계속 요청해 주세요. 이번에 정말 특종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안경식은 그녀가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며 부탁하자 부끄러운 듯 머리를 긁적였다.

 “예 알겠습니다. 그럼 나중에 연락 함주이소.”

 “예.”

 뒤를 돌아가려던 안경식이 갑자기 돌아서며, 그녀에게 왔다.

 “참 그라고 그때 박민용 교수 기자 회견 때 우리랑 부딪혔던 학생 있잖습니까? 그 학생 기억납니까?”

 “아니요.”

 민서희는 별 생각 없이 대답을 하였다.

 “이번에 부산대 교내 사이트에서 최기영 학생 사진을 구했는데, 그 때 우리랑 부딪힌 그 학생이지 뭡니꺼? 그 때 그 학생이 떨어뜨린 종이가 마침 주머니에 있길래 가져와 봤는데, 내가 봤을때는 도통 뭔지 몰라서요. 서희씨가 함 볼랍니까?”

 “예?”

 민서희의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그리고는 안경식이 건네는 종이를 놓칠세라 꽉 움켜잡았다. 갑작스런 그녀의 변화에 깜짝 놀란 안경식이 그녀에게 빼앗기다시피 종이를 건넸다.

 “고마워요. 저도 기억 못하는 일을 이렇게 세심하게 챙겨주셔서요. 역시 경식씨 밖에 없어요. 제가 시간되면 꼭 술 한 잔 살게요. 아흐 너무 고마워요.”

 그녀는 기쁨에 넘치는 얼굴로 웃으며 방방 뛰더니 기쁨을 주체하지 못해 안경식을 꼭 끌어안고 빙빙 돌기까지 하였다.

 안경식은 갑작스런 그녀의 행동에 놀라 몸이 굳어버렸다. 하지만 그녀가 떨어지자 상황이 파악된 듯 몸에서 짜릿짜릿한 전기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금세 그의 얼굴은 빨갛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그녀의 화장품 냄새와 샴푸 냄새가 그의 얼굴을 감싸 안는 것이 느껴졌다. 싫지 않았다. 자신의 얼굴의 변화를 그녀에게 들키기 싫었던 안경식은 재빨리 몸을 돌리며 말했다.

 “그.. 그럼 지..지는 이만 갈게요. 수고하이소.”

 “예 잘 가세요.”

 민서희도 그 종이를 쥐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차에 올랐다. 그 종이에 정확하게 무슨 내용이 적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당시 기억으로는 무슨 수식과 숫자, 그리고 글이 적혀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었다. 만약 여기에 이번에 박민용 교수가 해결한 7대 난제에 대한 해법이 적혀 있다면? 그것도 최기영의 필체로 된 해법이 있다면 정말 그녀가 생각한 박민용 교수의 제자에 대한 질투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었다.

 수학 7대 난제를 해결한 교수와 그의 밑에서 일하는 천재적인 학생이라..

 벌써부터 뭔가 각이 나오는 것 같았다. 추리소설의 주인공이 된 것처럼 느껴졌다.

 박민용 교수는 물리학자이자 수학자이며, 천재이므로 자신의 알리바이를 조작하는 것은 매우 쉬웠을 것이다. 민서희는 운전을 하며 상상의 나래를 마구 펼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모든 비밀을 밝힌 그녀는 특종을 잡아 김신일 CP의 코를 납작하게 해 줄 것이다.

 “흐흐흐.”

 숙소로 돌아가는 그녀의 입에서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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