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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예술고 축구부 감독이 되었다
작가 : 철학숙제
작품등록일 : 2020.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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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종 일레븐 VS 킥미업 일레븐
작성일 : 20-09-24     조회 : 77     추천 : 0     분량 : 5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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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시 쉬어라."

 내가 경기를 중단 시켰다. 모두 어리둥절해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전력분석원, 전석원과 토의를 해 세 팀을 밸런스 있게 뽑았다지만 이 상태라면 억울한 사람들이 나올 것 같았다.

 

 가령 저 탐욕적인 슈팅만 날리는 공격수와 함께 하는 선수들은 뭔 죈가? 그래서 잠시 휴식을 주고 전석원과 다시 머리를 맞댔다. 최대한 공평하게 억울한 사람이 나오지 않기 위해선,

 

 "너희들이 죽어나라 아니, 고생 좀 해라. 어차피 체력 더 길러야 돼!"

 이미 선발된 *열한 명과 스물 두 명의 선수들이 시합을 벌이게 했다.

 

 (*호난도 구차한 배일도 박가후 서부열 판다인 반지성 전강태 박만득 차동철 공준호)

 

 30분씩 전/후반으로 스물 두 명쪽에선 아이스하키처럼 자유롭게 선수를 교체할 수 있게 해서 다양하게 보기로 했다. 아웃된 선수들도 다시 들어갈 수 있게 했다.

 

 "김진유 너 저쪽 팀 들어가."

 저번 주 갑작스레 입단을 해 다이렉트 선발 명단에 들진 않았지만 사실상 합격 상태인 애매한 김진유를 상태 팀에 넣었다. 불만스런 표정으로 바라보지만 따른다.

 

 어차피 실제 경기한 걸 본 적이 없다. 얘도 재윤이나 만득이처럼 실전에서 약할 수도 있다. 물론 S랭크지만 경기를 한지 일년이 넘은 건 사실이다. 못 하면 10번 회수하고 자를 거다.

 

 "형 이럴 때 감독 해봐. 어차피 무시당하겠지만."

 권태 형에게 이미 선발된 우리 열한 명을 코치하게 했고 나와 전석원이 오디션 선발 멤버를 코치하기로 했다.

 

 "너희들 여기에서 밀리면 아웃될 수 있다. 거짓말 아니야."

 상대 코치석으로 가기 전에 엄포도 놨다. 솔직히 얘네들도 그럴 리가 없다는 건 알지만 이왕 이렇게 된 거 질 생각은 없을 거다.

 

 "이 OOO쪼코바 아니, 이 OOO초코바를 한 입 베어 무니 피로가 싹 가신다!'

 우선적으로 동네 매장을 홍보해주지만 기획사 차원에서 상품 스폰이 들어오기도 했다.

 

 "갑자기 OO라면 국물이 생각나는데 경기 후에 먹어야지!"

 잠시 휴식 시간 혹은 PPL 시간을 가졌다.

 

 

 "관종! 관종! 일레븐!"

 

 FW 호난도 구차한

 MD 반지성 전강태 박만득 배일도

 DF 차동철 판다인 서부열 박가후

 GK 공준호

 

 이미 선발된 선수들이 팀 구호를 외친 후 그라운드에 나선다. 예술고 축구부 아트풋볼 채팅방에서 널리 불리는 이름이다.

 

 나도 전석원과 토의 후 베스트 일레븐을 꺼냈다.

 

 일단 김진유를 왼쪽 윙으로 이백헌을 오른쪽 윙으로 뒀다. 덕배를 중앙 미드필더로 플레이 메이킹을 시켰지만 굉장히 공격적으로 전진 배치시켰다.

 중앙 미드필더 선발을 꿰차고 잔뜩 긴장한 문재윤과 수비수 김가을도 좋은 활약을 보이길 바랐다. 락 스프릿이 충만한 민용래가 일렉기타를 치는 것처럼 골대 앞에서 연신 고개를 흔든다.

 

 "킥-미, 킥-미, 킥-미업!"

 

 아니 춤까지 출 필욘 없는데, 둥글게 모여 외치던 관종일레븐과 달리 킥미업 일레븐이라 스스로 이름 붙인 오디션 멤버들이 춤을 추며 파이팅 한다. 이백헌조차...열심히 추고 있다! 덕배의 얼굴이 시뻘겋다. 재윤이는 이미 지쳤다.

 

 경기가 시작된다.

 

 이미 선발된 관종일레븐이 한 수 가르쳐주겠다는 듯 여유롭게 볼을 돌린다. 왼쪽 윗입술을 과도하게 올리고 있는 머리 위 이모티콘이 한껏 방심한 걸 알려준다.

 

 "우웃!"

 슬렁슬렁 먹이를 포착하는 호랑이처럼 공을 노려보기만 하던 덕배가 순식간에 압박해 들어간다.

 

 "나이스!"

 김진유와 차덕배가 압박하며 반지성의 공을 빼앗는다.

 

 "패스하라고 나한테 패스하라고!"

 가만히 서있던 탐욕쟁이 공격수가 그제야 손을 흔들지만, 공을 잡은 김진유가 가볍게 박가후를 제친다. 잔뜩 방심하고 있던 터라 박가후 머리 위의 이모티콘이 빠르게 당황한 표정으로 바뀐다.

 

 김진유는 서부열을 앞에 두고 차덕배에게 패스한다. 패스를 받은 차덕배가 한번 페이크를 넣다가 뒤에서 달려드는 박만득에게 걸려 넘어진다. 파울이 불린다.

 

 "꺄아악!"

 패시브 아이돌이 공을 앞에 두고 크리스티아노 호날두처럼 자세를 취한 후 큰 보폭으로 뒤로 물러난다.

 

 "넌 탈락."

 뒤로 물러난 걸 포기 의사로 받아들이고 김진유와 차덕배 그리고 이백헌과 탐욕의 공격수가 공을 가리고 선다. 야 아니야 무회전 킥...

 

 "저거 안 들려? 너희들 악플 받고 싶냐?"

 인성까지 좋다고 평가 받은 이백헌이 어지간히 직접 프리킥을 차고 싶은지 관중석을 가리키며 자근자근 협박한다. 곳곳에 마이크가 설치된 걸 알아 최대한 소곤거리듯 말한다.

 

 얼굴이 시뻘개진 차덕배가 뒤로 물러난다. 탐욕의 공격수 역시 마찬가지 대신 이백헌의 엉덩이를 툭 치며 친한 척하고 돌아간다.

 

 "난 쟤네랑 다 배틀 뜰 수 있다!"

 김진유는 물러날 생각이 없다. 결국 내가 이백헌에게 차라고 지시할 수밖에 없었다.

 

 -골!

 

 "끼야야아악!"

 "이백허허허헌!!"

 

 멋진 궤적을 그린 공이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간다. 공준호는 방심하지 않았지만 막을 수가 없었다. 이백헌이 관중석으로 가 자신의 노래 하이라이트 부분 안무를 춘다.

 

 뭔가 상황이 다르게 돌아가고 있다. 관종 일레븐의 머리 위에 뜬 이모티콘이 모두 진지하게 바뀐다. 흥미롭다. 나와 전석원이 미소를 주고 받았다.

 

 *

 

 덕배의 강력한 슬라이딩 태클이 드리블 하던 전강태의 공을 뺏는다.

 

 "패스하라고!"

 패스를 안 하고 등만 지던 미드필더가 공을 소유한 순간 문재윤이 다그친다. 의욕이 충만하다. 어쩔 수 없이 패스하지만 달란다고 진짜로 주나 방향을 읽을 수밖에 없는 전강태가 어느새 인터셉트를 한다.

 

 "굿 태클!"

 전석원이 외친다. 상황을 보던 김가을이 중앙까지 가서 인터셉트하며 길게 빠진 공을 뻥 차낸다.

 

 "너 수비 가담 안 하냐?!"

 관종 일레븐 벤치를 보는 권태 형이 호난도와 구차한에게 소리친다. 맞게 봤다. 여전히 호난도와 구차한의 활동량은 부족하다.

 

 김가을이 뻥 차낸 공이 엉겁결에 문재윤의 배에 세게 맞았는데 바로 바닥으로 떨어진다. 어제까지만 해도 당황해서 공격 방향 상관없이 앞으로 차낼 문재윤이,

 

 "!!!!!"

 

 발바닥으로 공을 쓸며 뒤돌아 접근하던 전강태를 완전히 따돌린다. 그리고 드리블 치며 나가기 시작한다. 엄청난 발전이다. 나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 쥐게 되었다.

 

 긴장한 상태로 한 투박한 드리블이라 곧 반지성에게 빼앗겼지만 방금 문재윤의 행동은 같은 팀의 전체 케미를 올려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대번에 우리팀 탐욕의 공격수가 수비 가담을 하기 시작했다.

 

 김가을과 함께 중앙 수비를 구성 중인 권도한이 헤딩으로 클리어링 한다. 권도한은 내 감독 부임 첫 경기 때 PC방에 갔다가 후반에 투입돼 판다인과 중앙 수비를 구성했었다.

 김가을만큼 구멍은 아니었지만 우왕좌왕 해서 믿음을 주지 못했는데 김가을과 탄탄하게 수비 중이다.

 

 머리 위 이모티콘이 굉장히 결의에 차 있다. 본 적 없는 모습이었다. 이번 오디션 덕분에 마음가짐을 달리 하기라도 한 건가. 호난도와 구차한이 대충 뛰고 있긴 하지만 적어도 넘어오는 크로스는 다 막고 있다.

 

 "굳 잡!"

 그 볼을 점프해 잡은 민용래가 피쓰 손동작을 하며 외친다. 머리 위 이모티콘은 혀를 쭉 뺀 후 고개를 진동하듯 떠는데 미췬,놈이 틀림없다. 민용래가 공을 잡을 때마다 공준호 머리 위 이모티콘이 긴장한다.

 

 민용래가 뻥 찬 공이 여지없이 관종 일레븐에게 소유권을 넘겨줬지만 지금 슬렁 뛰는 두 공격수와 함께 미드필더에서 장악해줄 선수가 없다.

 우리 킥미업 일레븐의 덕배-진유-백헌의 라인업이 더 파괴적이었다. 덕분에 관종 일레븐 양쪽 풀백은 전진을 못한다.

 

 "끼야아아아악!"

 함성을 보듯 이 백헌이 공을 탈취해낸다. 저 곱상하게 생겨가지고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고 오른쪽 윙인데도 중앙 수비자리까지 가서 공을 탈취한다. 그리고,

 

 -뻥!

 

 오른발로 강력하게 찬 볼이 휘어지며 반대편에서 침투해 들어가는 김진유에게 정확히 배달된다. 여러 번 호흡을 맞춘듯하다. 저 퍼스트터치 봐라 확실히 둘은 클라스가 다르다.

 

 김진유가 서부열을 플립플랫으로 제친 후 침투하는 탐욕의 공격수에게 시선을 주며 판다인이 접근하지 못하게 한다. 그리고 직접 슈팅!

 

 "대인마크 똑바로 하라고!"

 꼼짝없이 골을 허용한 공준호가 수비수에게 신경질을 부린다. 서부열과 박가후가 아무 말 못하지만 머리 위에 잔뜩 뿔이 나있다.

 

 "너희들 끝나고 빠따다 빠따!"

 권태 형이 잔뜩 화가 나 협찬 받은 코코넛 과자 봉지를 양손에 들고 외친다. 멀리서 봤을 땐 처음엔 뭔가 했다. 저 형도 언제나 계획이 있다.

 

 -깨알 과자 광고하는 거 봐라ㅋㅋㅋ

 -싹 물갈이 해야 돼.

 

 채팅창도 반응이 다르다. 킥미업 멤버들에게 응원이 쏟아진다.

 

 전석원이 신호를 준다. 그래 흐름이 아주 좋지만 남은 선수들에게도 기회를 줘야 한다. 후반 되기 전에 한번 바꿔줘야 한다.

 

 탐욕의 공격수를 빼고 덕배를 더 전진 배치시켰다. 공격형 미드필더라기보단 센터 포워드에 가깝다. 그리고 이백헌을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로 변경하고 김진유를 왼쪽 공격수로 뒀다.

 

 권태 형은 고래고래 소리만 질러 아무 도움도 못 되고 있다. 변경된 포지션을 보며 박가후와 반지성 그리고 서부열이 서로 토의를 한다.

 

 교체 아웃된 문재윤이 카메라를 보며 1.5리터 콜라를 원샷 한다.

 

 "후...OO콜라 끄윽...괴로워..."

 이따 또 투입되니까 PPL하지 말고 경기에만 집중하라고! 속이 터진다!

 

 "마법의 가을이었다."

 이번에도 교체 돼 나온 김가을이 해탈한 눈빛으로 외친다. 너도 이따가 다시 들어가니까 잠깐 쉬고 계속 몸 굳지 않게 풀어라.

 

 경기가 다시 시작되고 2:3 의외로 킥미업 오디션 팀이 관종 일레븐을 앞선 채로 끝낸다.

 

 ***

 

 "야 너 나와 임마! 짐 싸서 가 새끼야!"

 후반 10분. 김 가을과 교체된 수비수가 과격한 태클로 호난도를 눕힌다.

 

 -저 새끼 두발태클 봐라.

 -미친새끼야 아니야 저거!

 채팅창도 분노에 가득차 올라간다.

 

 감정을 컨트롤 못해 이미 탈락 되었지만 어쩔 수 없이 기회를 줬는데 결국 탈이 났다. 저런 건 투지가 아니다. 그냥 감정 컨트롤을 못하는 거다. 인격이 미성숙한 것일 뿐 나이가 어려서 그런 게 아니다.

 

 욕이 나올 만큼 격앙될 수밖에 없었다. 다만 욕한 후에 아차 싶어서 얘가 따지면 어떡하지 뒤늦게 후회가 들었는데, 전석원이 내가 이성을 잃은 걸로 오해해 뜯어 말리는 바람에 잠시 경기가 중단된다. 권태 형이 여덟 발자국 앞에서 진정하라고 외친다.

 

 호난도가 평소처럼 태클 후 큰 부상을 입은 것처럼 무릎을 부여잡고 뒹굴다가 내 반응을 보고 곧바로 일어나 눈치를 본다.

 

 "미안하다."

 분노조절 못하는 수비수가 이제야 정신이 드는지 떨떠름한 표정을 하다가 호난도에게 사과하고 바깥으로 나간다. 다시 김 가을을 넣었다.

 

 "다시 마법의 가을이 시작된다!"

 김 가을이 카메라를 안보는 척 말하고 뛰어 간다.

 

 호난도가 여지없이 직접 프리킥 골을 성공시킨다. 약간 운이 좋았다. 김가을이 펄쩍 뛰었는데, 옆 머리에 맞고 굴절되어 들어갔다.

 

 "흐...흑마법의 가을..."

 너 뭐냐아아아앙! 민용래가 분노해 김가을에게 다가가다가 김가을이 읊조리는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듣고 조용히 제자리로 간다. 머리 위 이모티콘이 겁에 질려 있다.

 

 킥미업 일레븐은 3분 후 반 지성의 인터셉트로 시작된 역습을 골로 연결해 3-5 역시 이미 선발된 관종 일레븐이 격차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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