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戰爭과 사랑 (소설 2차세계대전)
작가 : 미스테리
작품등록일 : 202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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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로 도망친 두 사람~
작성일 : 20-09-24     조회 : 397     추천 : 0     분량 : 4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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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고로 양심 바르고 깨끗하게 살려고 하고, 정직하고 성격 좋은 착한 놈이 돈 벌거나 권력잡는 걸 내가 이 나이 먹도록 단 한 번도 못 봤다. 보긴 커녕 소문도 못 들었어.

  돈이란 건, 자고로 어떤 놈이 버는 거냐? 남이야 천명 죽든 만명 죽든 상관없이 전쟁터에 무기나 물자를 팔아먹어 남이 피 뿌리고 죽는 대가를 가로챌 줄 아는 아주 야비하고 더러운 전쟁상인이나... 주택이나 토지, 생활필수품이나 식량 등을 투기하거나 매점매석을 해 불쌍한 사람들의 피를 빨아 자기만 잘 먹고 잘 살려고 드는 악덕 재벌, 남의 노동력과 임금과 시간을 착취하여 자기 이익만 더 늘리려는 부정한 사업만 할 줄 알고 거기다 세금 안내려고 사업 안된다고 온갖 가짜 엄살 잘 피우고 부정특혜를 잘 받아 자기 사업 빨리 키우고 늘리고, 자기 재산 만드는 데 신용대출이라는 미명 아래 공금이나 은행금고를 제 개인금고마냥 왕창 합법적으로 잘 유용해다 쓰는 사람, 그리고 자기 돈도 아닌 남의 돈으로 생색 잘내고 인심 잘 쓰는 척 할 줄 아는 남을 잘 이용하고 손해를 잘 떠넘길 줄 아는 아주 파렴치한 인간성 더러운 사람이 버는 거야.

  그리고, 권력이란 것도... 무지무지하게 거짓말을 잘해서 우매한 사람들을 현혹시켜 자기 정권 잡는 데 이용을 잘 하고, 의리도 없어서 권력 잡거나 불리할 때에는 자기 친구나 동료라 해도 절대 외면하고, 거짓공약을 잘 내뱉어서 유권자들로부터 표를 잘 긁어모으고, 총칼이나 주먹 잘 써서 폭력으로 남의 입을 닫게 할 줄 알고, 책임회피를 잘하고 뻥을 잘 떨어 남에게 잘못을 뒤집어 씌우고 공은 자기에게만 돌리며, 말로만 남을 위한다고 하면서 뒤로는 자기 뱃속만 채우는 이중인격자에다 아예 염치를 모르는 후안무치한 사람, 그런 성격을 가진 인간이 아니라 짐승보다 못한 사람들이 잡는 거야.”

  “그럴 수가?”

 

  벤더는 적잖이 놀랐다.

 

  "너, [부자가 된다]는 것이 뭐를 의미하는 거 같니?"

  "?"

  "다시 말해, 돈이나 재물을 많이 얻어온다는 뜻인데, 그렇다면 그 재물은 어디에서 얻어와야 할 거 같니? 자기가 가질 재물을 어디서(?!) 가져와야 하냔 말이다."

  "그, 글쎄요...?"

  "넌 모르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 속시원하게 알려주마! 결국엔 뻔하다...! 뺏어와라, 즉 [이 세상의 사회적인 약자들로부터 착취해 뺏어오라]는 뜻이다. 부자들이 어디서 재물을 모았겠니? 결국엔 다 가난한 자들로부터 권력 금력을 이용해 그 사람들 몫을 가로채 뺏은 것이지... 재물도 한계가 있고, 임자가 있기 마련인데 자기만 왕창 가진 사람(부자)이 [빼앗지 않고서야 무슨 수로 저만 몽땅 차지]할 수 있겠니?"

  "..."

  "그러니까, 부자는 양심 더러운 자가 아니면 될 수가 없는 거야. 착취자가 양심이란 거하고 관계가 있을 수가 없으니까... 파울이란 놈은 그러니까 안되지. 양심이 바르니까 앞으로 부자로 다시 될 수 있는 가능성조차도 별로 없으니까."

  "그, 그런 건가요?"

  “알 거 같냐? 따라서 파울 그놈은 이제 돈이나 권세 같은 게 없기만 할뿐 아니라 장차 그런 걸 가질 가능성조차도 없는 거야. 한마디로 이젠 투자가치도 없는 사람이란 얘기지. 그러니 내가 어찌 그놈에게 너를 줄 수 있겠느냐? 안 그래?”

  “그런 더러운 게 세상이친가요? 아버지도 그런 속물이셨군요.”

 

  벤더는 하도 그 이론이 어이가 없어 반문했으나 아버지는 당연하다는 듯 말한다.

 

  “그래! 분명한 사실이야. 나 자신도 참 인정하기 싫고 승복하기 어려운 사실이지만 이건 분명한 현실의 진리다. 난 네가 곧고 바르게 커주길 바랬기 때문에 이런 더러운 세상의 이치는 너에게 가르쳐주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이젠 너도 알건 알아야 해. 이건 엄연한 사실이야. 너도 이제 클만큼 컸으니 현실을 자각해야 한다. 넌 나와는 달리, 태어날 때부터 가난하게 살아보질 못해서 인생을 행복하게 해줄 재물이 없는 가난이란 게, 얼마나 서러운 건지 알지 못해.”

  “달면 삼키고 쓰면 뱉고, 이게 아버지가 저에게 바라는 것인가요?”

  “그래, 나도 그걸 바라진 않는다. 하지만 그 서글픈 사실이 바로 세상의 이치다. 이것은 피할래야 피할 수 없는 현실이야.”

  “너무해요. 그런 더러운 이치를 좇으라고 하시다니.”

 

  벤더가 울먹이며 말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좋다. 허나 널 그 놈에게 보낼 수는 절대 없어. 이제 파울 그 놈은 거지야. 게다가 사람 취급도 못 받는 유태인 집안이니 그냥 거지보다도 오히려 더 나쁘지. 그놈은 이제 널 사랑할 자격이 없는거야. 알았으면 이제 그는 잊어라.”

  “저도 누가 뭐래도 좋아요. 전 그와 결혼할 거예요.”

 

  그녀의 확고한 결심을 듣자 아버지는 화를 버럭 내었다.

 

  “이 바보 같은 것, 넌 지금까지 풍족하게만 살아와서 돈 없고 권세 없는 설움이 얼마나 큰 줄을 전혀 모르니까 그런 소리를 하고 있는 거야. 태어날 때부터 비단 포대기에 싸여서 나온 네가 뭘 알아? 너 이 세상에서 돈 없고 권세 없는 사람이 사람인 줄로 아니? 그건 사람이 아니라 개돼지만도 못한 하등동물인거야.

  하기는 나도 젊었을 땐 너와 같은 경험을 한 적이 있었다. 너에게도 비밀로 해 왔었지만 나도 네 엄마를 만나기 전에 진심으로 사랑했던 여자 하나가 있었다. 나도 그녀를 일찍이 김나지움 시절부터 만나 너무 사랑했었지. 그 땐 나도 지금처럼 갑부도 아니었고 한낱 월급장이 가난뱅이에 불과했어. 난 그녀에게 값진 보석도 멋진 자동차도 사 줄수가 없었다. 하지만 난 행복했어. 그녀도 또한 그랬다고 그랬지. 허나...,”

 

  벤더의 아버지 슈마허 씨는 과거의 괴로웠던 사연을 말하기가 싫은 듯, 잠시 말을 끊고 꼬리를 흐렸다.

 

  “그녀는 돈 때문에 결국 내 곁을 떠나가 버렸지. 갑부 집 아들 녀석이 그녀에게 돈을 물처럼 쓰면서 유혹하자 결국 넘어가 버리고 말았던 거야. 그녀가 그 갑부 아들 녀석하고 결혼식을 올릴 때, 난 멀리서 그녀의 결혼식을 바라보면서 난생 처음으로 뜨거운 눈물을 흘렸어.”

  “그런 일이 아버지에게...”

 

  벤더는 아버지의 사연을 듣고는 적이 놀랐다.

 

  “그래, 내 이야기를 마저 들어봐라. 결국 그녀는 돈 때문에 수년 동안이나 사귀어 온 나와의 사랑을 배신하고 만 것이지. 하지만 난 그런 그녀가 이해가 갔어. 그녀는 사람이었지 천사는 아니었으니까 말이야. 천사야 바람만 먹고도 살수 있고 하늘을 지붕삼아 자도 얼어죽거나 병드는 경우가 없으니까 그건 그럴 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녀는 사람인 이상 돈없이 바람만 먹고 살수는 없는 노릇이었으니까, 난 결국 그녀를 나보다 더 강하고 나보다 더 많은 것을 갖고 있는 그 갑부 아들 놈에게 보내고 말았다. 그 뒤로 나는 돈을 많이 벌어 내 사랑을 빼앗은 그 놈보다 더 갑부가 되는 길만이 이 세상에 복수하는 길이라 생각하고 죽기 살기로 돈을 벌었다. 그래서 지금의 내가 된 것이야.”

  “그래서 지금의 갑부가 되신 거군요?”

  “그래, 그래서 내 인생경험에 비추어 너를 말린거다. 널 이제 유태인에게 줄수는 없어. 절대로 말야. 내가 너에게 알맞는 새로운 신랑감을 구해 줄테니까 이제 파울은 잔소리말고 잊도록 해라.”

 

  슈마허 씨가 벤더를 놔두고 나가자 그녀는 또 다시 침대에 얼굴을 묻고 흐느꼈다. 그녀는 아버지의 말이 수긍은 갔지만 아무래도 파울을 잊을 수는 없었다.

 

  그날 밤, 벤더는 아버지 몰래 집을 빠져 나왔다.

 

  “안녕, 아버지 어머니, 불효한 딸을 용서해 주세요.”

 

  벤더는 멀어져가는 집을 쳐다보며 조용히 말했다. 그리고 파울의 집을 찾아갔다.

  그 때 마침 파울이 자기 집 앞에 서있는 벤더를 발견하고 그녀에게 달려나갔다.

 

  “파울!”

  “벤더!”

 

  두 사람은 와락 끌어안았다.

 

  “어떻게 된 거야?”

  “몰래 집을 빠져 나왔어요, 이제 전 돌아갈 수 없어요. 당신을 따라가겠다고 부모님께 편지까지 써 놓고 왔는 걸요.”

 

  그 소릴 듣자 파울은 벤더를 가볍게 감싸 안으며 속삭였다.

 

  “그래, 벤더, 죽기 전에는 아무도 우릴 갈라놓을 수 없어. 우리 이 밤으로 멀리 떠나자. 어차피 가족들도 이제 이틀 후면 여길 떠날 거야. 우리 아버지인들 당신이 같이 간다고 하면 반가워할리가 없으니 우리 둘이서라도 멀리 떠나자.”

  “사랑해요.”

  “나도 사랑해, 벤더,”

 

  파울은 잠시 후, 자기 소지품과 약간의 돈만을 챙겨 벤더와 함께 프랑크푸르트를 떠났다.

  도망치면서 파울은 자기집을 바라보며 마지막 작별 인사를 가족들에게 했다.

 

  ‘안녕, 잘 계세요, 아버지 어머니... 아브람, 마가레트, 부디 내 대신 두 분을 잘 모셔라.’

 

  그날 밤으로 둘은 영영 종적을 감추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떠나 멀리 프랑스로 도망친 것이었다. 훗날 아브람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네덜란드 땅에서 파울과 재회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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