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수학자
작가 : 김선을
작품등록일 : 2020.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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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9-26     조회 : 37     추천 : 0     분량 : 2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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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진철은 최태준의 행적을 계속 뒤쫓기 시작했다.

 그는 최태준 동네 주변의 모든 CCTV를 모두 뒤지기 시작했다. 분명히 최태준은 자신에게 뭔가 숨기는 게 있었다. 이제 자신의 역할은 그 뭔가를 밝혀내는 것이었다.

 “아 거기서 한 번 돌려봐.”

 “아따 마 니가 해라. 귀찮게시리 나한테 와 이카노?”

 지도산 선배가 CCTV 화면을 빠르게 조작하며 귀찮다는 듯이 최진철을 돌아보았다.

 “아 예. 알겠어요. 일단 좀 봐줘요.”

 “아 이 새끼가. 졸라 짱나네.”

 하지만 툴툴거리면서도 지도산 선배는 계속 기기를 조작하며, 화면 속에서 최태준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마 일마 이거 아이가? 옷이 맞네.”

 화면이 흐릿하였지만 최태준의 옷이 맞았다. 후드티를 입고,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그러고는 그는 골목으로 사라졌다.

 “어? 그 다음 시간대 반대편 CCTV로 한 번 넘어가 봐요.”

 “아따 새끼야. 지금 내가 한다아이가? 와이래 급하노? 아 진짜.”

 “예 예 예.”지도산 선배는 CCTV 테이프를 뒤져 반대편 골목의 화면을 보았다. 그는 집밖으로 나와 어디론가 가고 있었다. 하지만 일정한 목표가 없었다. 단순히 동네 골목 여기저기를 떠돌며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시간이 흐르고 있었다.

 그는 큰 거리로 나가더니 사라져버렸다.

 “찾아봐. 선배.”

 “말이 짧다. 새끼야.”

 “아이 예, 알겠어요.”

 지도산 선배는 보기와는 달리 꽤 머리도 좋고, 기기를 다루는 것도 매우 능숙하였다. 그는 익숙하게 다른 위치와 각도의 테이프들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화면속의 최태준은 사라져버렸다.

 “아 씨 여기 어디 있는데? 어딨노? 나와라. 새끼야.”

 지도산 선배는 초조한지 혼잣말을 하며 화면을 샅샅이 살펴보고 있었다. 최진철도 지쳐가고 있었다.

 “어? 이거네.”

 지도산 선배가 소리를 질렀다.

 “뭐에요? 이게 뭡니까?”

 “크하하하 결국 내가 잡았다. 아이가? 이기 버스정류장이다. 이 새끼 버스 타고 가삤네. 아따 새끼 그라문 이거 버스 CCTV 또 다 뒤지야 된다아이가. 아 졸라 귀찮게 하네.”

 최진철은 지도산에게 다시 요청을 했다.

 “아이 선배 그러면 일단 얘가 여기 도착하는 것도 찾을 수 있지 않나요? 집에 돌아가는 거 한 번 찾아보죠.”

 

 시간이 흘렀다. 지도산과 최진철의 집념과 끈기로 반대편 차선을 뒤진 끝에 최태준이 버스에서 내리는 것을 발견하였다.

 “아따 이 새끼 졸라 돌아댕기쌌네.”

 그는 마침내 집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버스를 타기 전과는 달리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황급히 달려가기 시작했다.

 “절마 미친거 아이가? 또라이네. 니는 또 어디서 저런 또라이들만 델꼬 오노?”

 다시 지도산 선배의 손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테이프를 갈고 기기를 조작하며, 최태준의 뒤를 쫓기 시작했다. 그는 마침내 아파트 입구에 닿았다. 화면에 최태준의 모습이 잡혔다. 그는 고개를 들어 CCTV 방향을 쓱 바라본 다음 아파트 안으로 들어갔다.

 “끝났네. 절마 졸라 또라이다. 니처럼.”

 하지만 최진철은 뭔가 이상했다. 분명히 자신이 뭔가 놓친 게 있었는데, 무엇을 놓친 건지 몰랐다.

 “선배. 근데 최태준이 저 녀석 뭔가 좀 이상하지 않아요? 뭐가 이상한데 뭐가 이상한지 모르겠어요.”

 지도산 선배가 웃으면서 최진철의 머리를 손으로 밀면서 말했다.

 “니도 미쳐서 그런거다. 마 비키라 물 좀 빼자.”

 화면을 앞뒤로 돌리면서 살피던 최진철이 외쳤다.

 “바지. 바지가 바뀌었어.”

 최진철은 넋을 놓은 사람처럼 화면을 정신없이 돌리기 시작했다.

 “바지? 진짜가?”

 자리에서 일어서려던 지도산도 자리에 앉아서 보았다. 버스에서 내려 시장골목을 들어갈 때 최태준이 입은 바지는 분명 트레이닝복이었다. 하지만 시장골목 밖으로 나오는 최태준은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

 “이기 뭐꼬? 마술이가?”

 “아니 이 가방. 가방이 작아졌어. 그럼 바지를 벗어서 어디 버렸다는 건데.”

 “진짜가? 이거 진짜로 또라이네.”

 최진철은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바지를 찾아야 해. 그 바지에 뭔가 증거가 될 만한 게 있을 거야.”

 지도산 선배가 최진철의 팔을 잡으며 물었다.

 “니 우짤라고? 설마 그 동네 다 뒤질끼가?”

 최진철은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지도산 선배를 바라보며 말했다.

 “왜?”

 지도산은 질렸다는 듯이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내는 그냥 여서 그 새끼가 버스타고 어디서 뭐 했는지 한 번 찾아보꾸마. 니나 가서 골목 다 뒤지봐라”

 “에휴 그럼 나 혼자 갈게요. 생각바뀌면 오세요.”

 말을 마친 최진철은 지도산의 어깨를 두드리곤 나서 문을 열고 걸어 나갔다.

 “아따 절마도 완전히 또라이네. 아씨 내는 또 뭐꼬? 아씨 진짜 완전 꼬있네. 수녀원 도둑놈 새끼 잡아야 되는데 이기 뭐하는 기고.”

 지도산은 머리를 마구 헝클어뜨린 뒤 다시 화면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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