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수학자
작가 : 김선을
작품등록일 : 2020.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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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9-26     조회 : 321     추천 : 0     분량 : 28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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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하하하 으히히히 캬악 퉤 퉤퉤.”

 가죽재킷 사내의 손이 그녀의 옷에 닿으려는 순간 그녀는 미친 듯이 웃으며 얼굴을 마구 일그러뜨렸다. 그러면서 가래침을 사방으로 뱉었다.

 “어 뭐고? 이거 완전히 미칬는갑따. 어어어.”

 가죽재킷의 사내가 겁을 먹고 뒤로 슬금슬금 물러섰다.

 “야이 병신아.”가죽재킷 사내의 뒤통수를 때린 칼자국 흉터남이 다가와 그녀의 윗옷을 잡았다. 민서희는 그를 노려보며 얼굴을 붉어지도록 힘을 주었다. 칼자국 흉터남은 그런 그녀의 얼굴을 이상하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지금까지 이런 여자는 없었기 때문에 그도 어찌해야 할 바를 몰랐다. 하지만 의뢰받은 이상 자신이 해야 할 일만 하고 빠지려고 하였다.

 뿌드득 부웅 지익

 이상한 냄새가 풍겼다. 오줌 지린내와 똥냄새였다. 놀란 칼자국 흉터남은 그녀의 바지를 내려다보았다. 민서희의 청바지가 어느새 물에 젖어 있었다.

 “으아악 미.. 미친년아. 으아.”

 칼자국 흉터남은 자신도 모르게 뒤로 물러섰다.

 뷔용뷔용 뷔용뷔용

 경찰차 소리가 들리며 사람들의 발자국 소리가 났다. 하지만 너무도 기이하고 더러운 광경에 세 남자는 사태파악을 제대로 못하고 있었다.

 동네 지구대와 거의 동시에 도착한 최진철은 황급히 범행 현장으로 갔다.

 “아.. 아니 서 서희씨.”

 최진철은 너무 충격적인 장면에 말을 잊지 못했다.

 “아악 어서 풀어줘요. 빨리.”

 “아 예 예 어서 풀어줘 빨리.”

 지구대 경찰들에게 깡패 세 명을 체포하라고 지시한 최진철은 민서희를 풀어주기 위해 그녀에게 다가갔다.

 “오지 마. 오지 마. 아악.”

 “아 알았어요. 알았어요.”

 최진철과 지구대 경찰들은 그녀의 물면서 소리를 지르는 모습에 당황하여 자세를 낮추고 뒷걸음질로 물러서기 시작했다.

 “아악 악 어디 가요. 이거 풀어줘야지. 흑흑 어흑흑.”

 민서희가 다시 울면서 소리치지 최진철과 경찰들은 다시 그녀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흑흑 스탑 거기서 그만 오란 말이에요. 오지 마. 오지 마. 흑흑흑.”

 최진철과 경찰들은 다시 그 자리에서 멈춰 서서 오지도 가지도 못하고 있었다.

 용역 깡패 세 명은 얼마 도망가지 못하고 결국 다 잡히고 말았다. 칼자국 흉터남은 지도산 형사에게 잡혀서 끌려가고 있었다.

 “와 내 지금까지 별 짓을 다 해봤는데, 저런 미친 가시내는 진짜 처음이다 처음이야.”

 “뭐라 캐쌌노? 빨리 안 가나?”

 지도산이 머리를 때리며 소리를 쳤지만, 자신도 이런 상황은 처음이었다.

 

 민서희는 약 10분 뒤 여경들이 와서 풀어주기 전까지 그렇게 악을 쓰며 울었다.

 “서희씨 괜찮아요?”

 근처 모텔에서 씻고 나온 민서희에게 최진철이 물었다. 어찌나 울었던지 아직도 퉁퉁 부은 눈을 하고선 민서희가 대답했다.

 “이거 진짜 어디 가서 얘기하면 안 돼요. 진짜 얘기하면 죽는 거예요. 내 손에.”

 아직도 울먹이며 민서희는 심각한 표정으로 얘기했다. 하지만 최진철은 그와 반대로 너무 웃겨 죽을 것 같았다. 입술을 깨물며 웃음을 참은 최진철은 그녀의 눈을 보면 웃음이 터질 것 같아 고개를 돌렸다.

 “아? 예? 예 알겠어요.”

 “아이 씨 진짜 도대체 누구에요? 누가 나에게 이런 짓을 한 거예요?”

 민서희는 마치 최진철이 범인이라도 되는 양 노려보며 물었다.

 “글쎄요. 지금 취조중이니까 금방 범인을 알 수 있겠죠. 그리고 서희씨는 일단 집에 가셔서 쉬세요. 참 제가 근처 지구대에서 수녀원 도둑 사건을 조사하고 있었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진짜 큰일 날 뻔 했어요.”

 하지만 민서희의 눈빛이 날카롭게 빛나고 있었다.

 “왠지 범인을 알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박민용 교수에게 메일을 쓰고 난 뒤 이런 일이 발생할 걸로 봐서 박민용 교수가 뭔가 숨기는 게 있는 것 같아요. 지금 바로 만나야 할 것 같아요. 그에게 손재영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확인해 봐야겠어요.”

 최진철은 그런 그녀가 걱정되었다.

 “저 서희씨 일단 쉬세요. 아직은 움직일 때가 아니에요.”

 “아니요. 지금 당장 가야겠어요.”

 민서희는 휴대폰을 꺼내 안경식에게 전화를 걸기 위해 패턴을 풀고 있었다. 휴대폰을 보자 민서희는 자신의 생명을 살려준 휴대폰과 최진철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마지막에 자신이 끌려 내려가면서 누른 앱이 실행되어 경찰에 연락이 갔던 것이었다.

 “그만 하라고. 그만 가서 쉬라고요.”

 갑자기 최진철이 소리를 지르며, 민서희의 휴대폰을 뺐었다.

 “어?”

 갑자기 휴대폰을 빼앗긴 민서희는 최진철을 놀란 눈으로 바라보았다.

 “뭐하시는 거예요? 휴대폰 주세요.”

 “그만 하고 가서 쉬세요. 차라리 제가 가서 물어볼게요.”

 최진철은 민서희의 어깨를 잡고 흔들며 소리를 쳤다. 그는 약간 격앙되어 있었다.

 “왜 그러세요?”

 민서희의 단호한 말투에 최진철은 잠시 머뭇거렸다.

 “위험해요. 그리고 오늘은 너무 늦었어요. 부모님 생각 좀 하세요. 이번 일을 알게 되면 얼마나 걱정하시겠어요. 그러니 일단 쉬고, 내일 저랑 같이 가요.”

 자신만 생각하던 민서희도 부모님 얘기가 나오자 이내 잠잠해졌다. 그녀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최진철이 다시 그녀에게 말했다.

 “모텔이나 호텔은 위험하니까 방송국 숙직실에서 쉬세요. 거기는 안전할 거예요.”

 “알겠어요. 그럼 오늘은 방송국에서 쉬도록 하죠.”

 민서희가 앞장서서 걸어갔다. 방금 감은 그녀의 머리에서 샴푸냄새가 났다. 비록 싸구려 모텔 샴푸 냄새였지만 최진철의 마음을 흔들어 놓기엔 충분했다. 최진철은 뒤에서 그녀의 손을 잡아버릴까도 생각하였다. 자꾸 앞서 나가는 그녀의 손만 보였다.

 ‘잡을까? 말까?’

 그의 심장이 마구 뛰었다. 정말 최진철의 눈에는 그녀의 손밖에 보이지 않았다. 갑자기 소리가 들렸다.

 “문 열어달라고요.”

 민서희가 차 앞에서 서서 그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다.

 “아? 예 예 알급따.”

 당황한 최진철은 얼굴이 빨개지며, 헛소리를 하였다. 그는 스마트키 버튼을 눌러 차문의 잠금장치를 풀었다.

 “예? 뭐라고요? 하하하하 알급따가 뭐에요? 어서 방송국에 데려다 줘요.”

 민서희가 그런 최진철을 놀리며 차에 탔다.

 부우우웅

 이내 곧 그의 차가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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