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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예술고 축구부 감독이 되었다
작가 : 철학숙제
작품등록일 : 2020.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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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지옥훈련-2
작성일 : 20-10-06     조회 : 66     추천 : 0     분량 : 5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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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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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녁 훈련은 없었다. 대신 푸짐한 보상이 주어졌다. 바비큐 파티였다. 소속사 직원들이 와서 구워주고 날라줘서 먹방에만 집중하면 됐다. 이미 카메라도 모두 세팅되어 있다.

 

 직원들은 휴일인데 멀리까지 와서 귀찮아 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이따가 고기와 술 마실 생각에 들떠있다.

 

 화난 표정이었던 선수들이 고기와 탄산 음료를 무한 방출하니 바로 풀려버린다. 애는 애다. 샤워까지 해서 그런지 모두들 볼이 빨개진 채 노곤한 표정이다.

 

 "이런 걸로 분이 풀리지 않아!"

 공준호가 외치지만 네 머리 위 이모티콘은 더 없이 행복한 표정이란다.

 

 "한입만!"

 문재윤이 거대한 쌈을 한입만이라고 외치며 집어 넣자 학생들이 환호한다.

 

 하나 / 둘-두

 서로 눈치 게임을 하며 고기꼬치에 있는 야채를 한 사람에게 밀어 넣어준다. 편식하지 말라고 친절하게 뒤에서 붙잡은 채로 입안으로 밀어넣어 준다.

 

 당연히 둘러싸진 않는다. 모두 옆으로 서서 카메라를 잔뜩 의식하면서도 의식하지 않은 듯 먹고 있다. 흘리지도 않고 깔끔하게 먹는다.

 

 감독이 된 후로 선수 부모님들에게 종종 문자가 왔는데, 우리 아들 잘 부탁한다 이런 내용이 아니라 축구부 감독님 오시고 밥을 흘리지 않고 깔끔하게 먹는다.

 언제나 카메라가 있는 것처럼 대들지 않는다. 이런 칭찬이었다. 왠지 모르게 뿌듯했다.

 

 -이야 저걸 다 집어넣네!

 >>9000원 후원이 들어왔습니다.

 

 명색이 예술부 축구부 채널인데 먹방 할 때가 제일 인기가 좋았다.

 

 "그냥 편히 먹어."

 갑자기 배일도가 공을 가지고 볼 트래핑을 했다.

 

 "먹을 때도 축구를 잊지 마라!"

 박가후가 한술 더 떠서 트래핑하던 공을 음식을 먹던 다른 사람에게 기습적으로 띄워주며 외친다. 의식하지 말고 그냥 밥만 먹으라고!

 

 언제나 탄수화물 위주로 많이 먹는 재윤이가 물만난 고기처럼 돋보인다. 별다른 통제를 가하지 않는 이유는 별명이 '근육돼지'답게 오히려 저렇게 먹어야 제 실력을 내기 때문이다.

 

 프로축구 101 오디션을 벌이며 맘고생을 많이 했다고 내색하진 않았지만 확연히 보였다. 며칠 뿐이었는데 눈에 띄게 볼살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종 명단에 든 후 많이 먹었다고 했다. 확 쪘다.

 

 "축구부에서도 이렇게 잘 먹을 준 몰랐어요."

 살 빼려고 들어왔는데 살이 쪘다고 즐거워한다. 그때는 스트레스 받아서 먹었는데 지금은 좋아서 먹는다고 했다.

 

 재윤이를 보고 놀란 게 바로 이거다. 놀랄만한 유연성 그리고 근육돼지라기보단 근육물찬돼지라고 불러야 하는 더 놀라운 운동신경이다. 하체 힘이 붙으며 스플린트 능력이 돋보이기 시작했다.

 

 "너는 볼터치도 좋고 패스센스도 있어서 중앙쪽으로 가도 될 것 같은데."

 "사이드에 있는 음료수를 마시려고요."

 

 오른쪽이든 왼쪽이든 심지어 풀백도 상관없다고 하긴 했다. 지구력도 중요하지만 문재윤의 엄청나게 짧지만 대신 폭발적인 스플린트 능력은 축구부원들도 인정하고 있다.

 

 그래서 항상 연습경기 때도 1.5리터를 중앙 사이드 지역에 가져다 놔야 했지만 괜찮다. 엄청난 스플린트 능력은 그 음료수가 동기부여가 되니까 말이다. 어쩌면 연료로 작용하는 것일 수도 있다.

 

 경기 중에 자꾸 카메라를 의식해서 1.5리터 음료를 한번에 들이키려는 게 문제지만 요즘엔 잘 자제하고 있다. 본인이 그만큼 축구에 진지하게 임한다는 뜻이다.

 

 "너 마시는 거 가지고 뭐라고 하지 마라."

 권태 형이 내게 삿대질까지 해가며 단단히 주의를 줬지만 무시했다.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스플린트로 순식간에 안으로 침투하는 것보다 1.5리터를 한 번에 원샷하는 게 후원이 많이 들어와서라는 것도 안다.

 

 그런데 최근 <동네 한 바퀴>라는 개인 먹방 채널을 개설해 돌아다니며 동네 음식점 홍보 겸 식사를 하는 바람에 최근에 너무 많이 쪄 여기 오기 전에 면담을 갖기도 했다.

 

 이번 단합 훈련 후 다이어트를 하기로 해서 지금 최후의 먹부림을 관대하게 지켜보고 있다. 물론 권태 형은 내 결정에 불만을 표했다.

 

 -당장 철회하시죠.

 -한창 먹어야 할 나이라고.

 동네 음식점 사장님들이 자꾸 협박 비슷하게 문자를 보낸다.

 

 *

 

 "이 자식들, 정신 차려라! 무박 2일 일정이다 야간 훈련 개시!"

 야심한 밤인데도 미리 예고가 되었는지 채널 방에 시청자들이 꽤 들어와 있는 상태다.

 

 -새벽에도? 오늘은 다 잘 줄 알았는데.

 뒤늦게 소식을 듣고 들어오는 사람들도 있다.

 

 -축구부에서 흉가체험이라니 미친새끼들 적당히 해라......

 -그런데 왜 이렇게 즐거워하냐? 잠이 없냐

 

 그래도 축구부에 체계적으로 훈련을 해서 그런지 지치질 않고 있다. 문제는...

 

 '내가 졸려 죽겠다!'

 권태 형과 초저녁에 잠을 충분히 자고 온 조교들과 형평성이 안 맞잖아! 나한테 미리 좀 얘기 해달라고!

 

 "으아아아학!"

 기겁하며 놀란 반지성이 바닥에 드러누운 채 감전된 것처럼 부들부들 떤다.

 

 마추픽추 박 만득이는 덩치에 맞지 않게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하고 울상을 짓고 있다. 이날만큼은 적극적으로 카메라를 가린다.

 

 언제나 똘기 넘치는 락 스프릿 충만한 민용래는 흉가를 나왔을 땐 바지가 바뀌어 있었다. 나중에 알았는데 물어보지 않고 그냥 지나가줬다.

 

 흉가체험 편집된 영상은 순식간에 최고 인기 영상이 되었다.

 

 *

 

 "축구부니까 축구 컨텐츠가 있어야지."

 흉가 체험이 끝이 아니었다. 원래 밤샘 행군이라는데 밤샘 축구로 대체했다고 했다.

 

 "최대한 감각을 느껴라 오감을...마음의 눈을 떠라!"

 권태 형이 사이비 교주처럼 선수들을 불러놓고 외친다.

 

 "우오오오옷!!"

 이상하게 선수들이 현혹당한다.

 

 "필-승!"

 얘는 왜 이래?! 전석원조차 포효한다.

 

 모래와 돌멩이가 굴러다니는 곳에서 난데없이 야밤 축구가 시작된다. 선수들은 그래도 공을 차니 또 좋아한다. 얘네들에게 꼭 1승을 하게 만들고 싶었다.

 

 -야밤에 조명 없이 축구 신박하다!

 -카메라 좋다!

 

 그래 조명 하나 안 켜고 피아 식별만 가능하게 야광봉과 손전등 들고 뛰고 있다. 공도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는데 야광 공이다.

 

 머리 위에 전등을 단 반지성이 포즈를 취하며 수비하는 선수들의 눈에다 빛을 쏜다.

 

 -태양권이닼ㅋㅋ

 >>3만원 후원 감사합니다.

 

 후원이 폭발한다.

 

 지금 우리 선수들은 그저 야밤 축구라는 색다른 경험과 공을 차서 재미를 느끼지만 설치된 고가의 카메라로 비춰지는 영상은 야광 투시경으로 바라보는 듯 안광이 빛나며 차별화된 볼거리를 제공 중이었기 때문이다.

 

 -골!

 

 호난도가 양발 페이크 드리블로 낮에 혹독하게 굴린 조교 둘을 앵클 브레이커 시킨 후 골을 성공시킨다. 그리고 코너쪽에 설치된 카메라를 향해 네 발로 야수처럼 걸어간다.

 

 -아이 무셔!

 -관종력 충만!!!

 

 후에 호난도가 공준호를 불러 이 편집된 장면의 삭제를 요청했고 씨알도 안 먹히자 명치를 세게 때린 적이 있었다.

 

 호난도의 안광이 빛나며 마치 네 발 걷는 귀신 같아 보이는 골세레머니는 해외에서까지 공포 짤방으로 나돌게 된다.

 

 "나도 편집해주라..."

 "그런 기술은 없어요!"

 

 그리고 이날 전석원의 축구실력을 처음 봤는데, 이후 공준호를 불러 자신만 투명인간 처리해달라고 괴롭힌다고 고통을 호소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따로 불러 뭐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

 

 ***

 

 "마지막으로 오전 주간 행군."

 "진짜 맞는다!"

 

 권태 형은 오전 주간행군을 강행하려 했지만 내가 진짜로 때리려는 마음을 품는 순간 인심 쓰는 척 물러난다.

 

 점심을 먹고 여전히 퉁퉁 부은 눈들로 짧은 행군을 한다. 이번 무박 2일 단합 마지막 훈련이었다. 이번 무박 2일 내내 채널방에 접속해 있던 할 일 더럽게 없는 다섯 명에겐 소정의 상품을 주기로 했다.

 

 -철푸덕!

 

 무거운 군장을 든 채로 걷다 보면 접질리거나 앞으로 구르는 사람이 나오게 마련이고, 오르막길에서 앞으로 넘어진 전 강태가 뒤로 데굴데굴 굴러가다가 마추픽추 박 만득이가 발로 막아준다. 유어 웰컴.

 

 "괜찮냐 강태야?!"

 강태의 표정은 보이지 않았지만 머리 위 이모티콘이 굉장히 놀라 가슴이 철렁했다.

 

 -이야 연기 아니냐?

 -미췬,놈아 저게 연기 같냐? 콘크리트 바닥에

 -왜 욕해 XXX야!

 

 채팅창이 불을 뿜는다.

 

 -약값이나 해라.

 -우리 군대간 아이가 생각이 나서.

 >>십삼 만원 후원 감사합니다.

 

 "뭐야...괜찮냐? 축구 잘하라고 보낸 곳에서 다치고 오면 안 되잖아."

 상태를 체크하던 권태 형이 엄지를 추켜세운다. 십삼 만원 후원 때문인가...하여튼 다행이었다.

 

 "내놔라. 두 번 말하게 하지 마라!"

 해병대 출신 전력분석원, 전석원이 강태의 군장을 빼앗는다.

 

 "묵직하군...성실한 녀석."

 강태를 배려해 대신 군장을 들어주는데 예상치 못하게 FM으로 쌌는지 당황한다.

 

 야밤 축구로 인해 선수들이 전석원을 약간 무시하는 듯 보였는데, 다시 우러러보는 눈빛으로 바뀐다.

 

 "어이쿠야!"

 그리고 연쇄적으로 넘어진다.

 

 "퍽럽!"

 이례적으로 극비로 단합대회에 참가한 이 백헌이 드라마와 영화에도 종종 출현하듯 멋진 헐리웃 액션을 선보였다.

 

 나는 이번 단합 대회 이후로 다시 한번 이백헌에게 신뢰를 보낼 수가 있었는데, 엄청 잘 생겨서 눈에 띄긴 하지만 특별대우 따위 바라지 않고 오히려 눈에 안 띄어 보일 정도로 잘 녹아 들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PT 중에 이백헌인 걸 알아보고 열외하겠냐고 묻는 조교에게 오히려 뭐라고 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쉬는 시간 셀카 요청과 여동생 전화 연결까지 하며 이후 PT가 상당히 널널하게 만드는데 기여했다.

 

 "하나 둘 셋 넷 하나둘! 하나둘! 해병은...결코 쓰러지지 않는다! 물 좀 주라!"

 결국 군장 여섯 개를 맨 전석원이 악을 지르며 나간다. 이쯤되면 누구를 훈련 시키는 자리인지 모르겠다.

 

 "나는 허리가......"

 권태 형은 손가방조차 들지 않았다.

 

 -짝짝짝 자랑스럽다 해병이여!

 >>5만원 후원 감사합니다.

 -필승! OOO기 입니다.

 >>8만원 후원 감사합니다.

 

 전석원이 해병대 출신이란 게 밝혀진 후 이상하게 고액 후원과 전석원 팬이 늘어나고 있다.

 

 "해냈다!"

 행군이 종료된 후 전석원이 가장 큰 성취감을 느낀다. 조교들이 전석원을 다독여준다. 형 멋쪄요.

 

 "천리행군 때 박스채 먹었던 OOOO 초코바 최고다!"

 전석원이 초코바를 고기 뜯듯 맛나게 물어 뜯으며 외친다.

 

 (PPL 없이 진정 마음에서 우러난 이 전석원의 멘트로 인해 다음 주에 해당 초코바가 박스채 운동장에 도착하게 된다. 이후에도 전교생이 매 시간 하나씩 먹어도 될만한 양이 수시로 배송되었다.//역자주)

 

 *

 

 "일생일대의 도전이었다."

 "이 훈련이 제일 힘들었어요!"

 

 아직 일정 하나 남았다. 뭘 안 먹이고 보낼 수가 없잖아? 스태미나 회복 및 먹방을 위해 각종 해산물이 준비되어 있었다.

 그리고 홍어삼합이 도전과제로 포함됐다. 모두들 지쳐 보인다. 전강태만이 새로운 맛에 눈을 떴다는 듯 신비한 표정이다.

 

 "다음 주에 또 할까?"

 끝내 마음 속이 아닌 진짜로 권태 형의 멱살을 잡을 수밖에 없었다.

 

 "야, 늘 마음 속에서만 말하고 있다가 진짜 잡으니까 오히려 내 속이 후련하다!"

 권태 형이 알 수 없는 소릴 했다.

 

 "얘들아 사진 찍자!"

 열 여덟 명 선발에 전력분석원까지 영입되어 진짜 팀이 결성된 것 같다.

 

 "우승-!"

 이번에도 어김없이 수줍게 미소 지으며 외쳤다.

 

 어...이번엔 아무런 기분이 안 느껴지네. 약간 기대했는데...

 

 "미췬...놈!"

 권태 형이 아까 원한이 남았는지 째려보며 톡 쏘고 간다. 일루와...일루 오라고.

 

 *

 

 집에 돌아와 바로 문서를 작성했다. 이번에 몇 가지 정보를 습득했다. 공포 흉가 체험을 통해 담력이 좋은 다섯을 추려낼 수 있었다.

 

 호난도-이백헌-김진유-박가후-서부열

 킥력은 늘어도 담력은 쉽게 길러지지 않는다. 만약 토너먼트 승부차기에 간다면 이 다섯이 맡게 될 것이다.

 

 "기가 막히다. 정말!"

 본격적으로 승부차기와 세트피스 연습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미친다. 잠이 들려다 유자튜브로 역대 메이저 축구 경기에서 나온 기발한 승부차기 편집본을 본다. 빠짐없이 눈에 익힌 다음 써먹어야지!

 

작가의 말
 

 여기까지 올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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