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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통일 후 한반도사람들 일기 (근미래 실화임)
작가 : 미스테리
작품등록일 : 202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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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가을소풍날~ 그 이모저모 이야기
작성일 : 20-10-07     조회 : 246     추천 : 0     분량 : 3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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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올해 초등학교(종전엔 소학교라 부름) 졸업반(6학년생)인 유의성이란 아이다.

 

 

 

 

 재작년에 급작스레 부리나케 통일이 이루어진 후... 올핸 첫번째로 가는 가을소풍이다.

 

 

 

 

 작년엔 바로 통일된 직후라, 혼란 통에 학교에 간 날이 많지 않아 소풍을 가질 않았었다. 올해야 봄부터 겨우 소풍을 가게 됐다.

 

 

 

 

 초등학생으로선 올해가 마지막 소풍이라 감회도 새롭다.

 

 

 

 

 내가 재작년... 봄 소풍 때엔 선생님들 식사도 우리가 책임져야 했다.

 

 

 

 

 "뭐 맛있는게 있으면 한가지씩 걷겠어요."

 

 

 

 

 뭐, 그런 식으로 학생들 도시락에서 한두 가지를 걷어다 먹는 식이었다.

 

 

 

 

 그때 나도 짝동무와 함께 먹으려고 계란을 싸갖고 왔지만, '와 맛있는 닭알을 싸왔군요' 하면서 선생님이 두 개를 가져가 버리는 바람에 냄새만 맡은 채로 끝나고 말았었다.

 

 

 

 

 그나마 우린 그래도 밥과 반찬을 제대로 싸왔으니 다행이었다. 다른 애들은 맨몸으로 와서 민들레나 나물을 캐서 뜯어먹는 애들도 통일 직전까진 많았었다. 흡사 농촌동원가서 일할 때처럼 말이다.

 

 

 

 

 

 

 

 그랬던 판에, 올해는 통일 되기 전엔 듣도보도 못한 햄이란 반찬을 엄마가 싸주셨다. 듣자하니, 돼지고기를 뭉쳐 만든 고기반찬이라고 하셨다.

 

 

 

 

 하지만 그걸 자랑할 수도, 남과 나눠먹자고 할 수도 없었다. 지난 봄소풍때부턴 아무도 그런 반찬 안 싸온 애가 사실상 없어졌기에...!!

 

 

 

 

 이따위 고기반찬보단, 김밥이란 걸 싸온 애들이 엄청 늘어났다.

 

 

 

 

 우리 북조선에서는, 통일 전엔 김이란 건 아주 금수저들이나 먹는 귀한 것이었기에 김밥이란 건 구경하기도 어려운 고급음식이었다. 그런데, 어느 새 이렇게 많은 아이들이 먹을 수 있는 흔한 식품이 되다니 참 격세지감을 느낀다.

 

 

 

 

 (주 : 꼭 김이 귀했기 때문에 김밥이 없었던 건 아니었다. 통치자 두목인 김씨네들이 '김밥' 은 스시가 원조기 때문에 왜놈음식이라고 해서 먹질 못하게끔 탄압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김밥이 없었던 것이다~)

 

 

 

 

 이제는 계란 따위는 아무도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소세지나 햄도 마찬가지다.

 

 

 

 

 우리 마을 앞엔 바로 얼마 전부터 [대형마트] 란 것이 세워졌다.

 

 

 

 

 일종의 초대형공급소인데, 인민들에게 필요한 음식과 옷을 비교적 싸게 공급하기 위해 세운 실내시장이란다.

 

 

 

 

 우리 북조선에서도 물론 이런 실내 시장이 아주 없던 건 아니다. 단지, 규모와 물건품목이 질이 형편없고 양도 얼마 안되기에 현재의 대형마트에 비할 바가 아니었을 뿐이었다.

 

 

 

 

 (주 : 평양에 갖다온 사람들은 21세기가 된 후부턴 차츰 이런 대형마트가 거기에도 보인다고 하고, 최근엔 양강도 중심지인 혜산에도 망원경으로 살핀 결과지만 시장 한복판에 대형마트가 생겼다고 한다. 단, 사갖고 나오는 물건을 살피거나 혹은 거기 갔다 온 북한내 밀정들의 보고에 의하면, 옷은 겨우 중고품 정도나 팔고 식재료들도 흙도 털어내지 못한 수준이고 과자 등도 시멘트바닥에 내려놓고 파는 등 별로 신통한 수준은 아니라고 한다.)

 

 

 

 

 

 

 

 

 점심 다 먹고, 노래자랑이 벌어졌다.

 

 이전엔 혁명가요니 김씨가족네 찬양노래가 주요 가락이었지마는, 이제는 경쾌한 연변노래나 남조선노래 심지어 미제의 노래인 팝숑까지 울려퍼지는 세상이 되었다.

 

 

 

 

 이제 특히 남조선 노래는 급기야 미제의 팝송까지 누르고, 전세계의 주요 가락이 될 정도로 크게 발전했는데 이걸 이제는 K팝 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우리들은 거의 해가 질 때까지 놀고 먹었다.

 

 

 

 

 

 

 

 소풍은 이제 끝나고, 집으로 돌아간다.

 

 

 

 

 버스를 타고 하나씩 승차하여 우리 마을로 가는 것이다.

 

 

 

 

 이전엔 몇 십리 길이건 타박타박 걸어서 거기까지 가서, 소풍 끝나고 집에 돌아오면 한밤중인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젠 땅거미가 질 정도까지 거기서 놀고서도 자동차를 타고 돌아오기 때문에 그럴 걱정은 없어졌다.

 

 

 

 

 

 

 

 

 버스를 타고 마침내 집에 돌아왔다!!~

 

 

 

 

 집에 들어서자, 두 동생이 나오면서 소풍 갔다가 남긴 건 없냐고 묻는다.

 

 

 

 

 물론 오징어 한마리와 과자 한개. 콜라는 남겨뒀다. 그리고, 오늘 보물찾기해서 얻은 남조선 만화영화 캐릭터 노트와 연필도 애들에게 넘겨줬다. 뭐 나는 사프펜슬을 바로 한달 전에 사서 별 쓸모가 없고, 공책도 이제 석달 후면 중학생이 되어 새로 사야 하니까 상관은 없다.

 

 

 

 

 돌아와서 저녁을 먹은 후, 부모님이 하시는 말씀을 들었다.

 

 

 

 

 두 분은 지금 날 멀잖아 중학교에 보낼 일이 걱정이라고 한다. 학비 문제가 아니다. 애초 남조선은 물론 북조선도 중학교는 다 등록금을 안 받았기에 그건 문제가 아니었다.

 

 

 

 

 내가 중학교에 가려면, 이 마을엔 중학교가 없고 무려 8킬로나 떨어진 군에 가야만 있는데 매일 걸어서 통학할 수도 없고 버스가 아직 여기엔 거기까지 가는게 개통이 안됐기 때문이다!~ 오늘 타고 온 버스 말인데, 그건 오늘 소풍가기 위해 빌린 1회용 전세버스지 그걸 타고 갈 수는 없다. 더구나 이 근처 중학교 있는 군은 그 전세버스 간 쪽과는 정반대에 위치해 있으니...!!

 

 

 

 

 일전 통일 전엔 한때 고작 2킬로 밖에 농촌중학교가 있었는데, 우리 북조선도 저출산 심각한 문제로 3년 전에 문을 닫았기 때문이었다. 또, 하긴 애당초 농촌지역 중학교엔 말이 학교지 맨날 공짜로 농사만 지어주는 게 수업이니 애초 그런 학교엔 부모님은 날 넣고 싶어하지 않으셨다.

 

 

 

 

 그렇다고 중학교가 있는 군에서~ 거기서 하숙을 하자면 돈이 많이 들고 하니...!! 그것도 그렇지만, 겨우 중학생을 객지에 혼자 보내 숙식을 하게 할 일도 난감하다고 하고.

 

 

 

 

 우리 부모님은 장남인 나에게 애착이 매우 크다.

 

 

 

 

 반드시 장차 대학에 보내고, 평양이나 개성에 있는 대학에 보내겠다고 하신다. 할 수만 있다면 남조선에 있는 대학에 보내겠다고 하시고...

 

 

 

 

 그러므로 난 반드시 중학교에 보낸다고 하신다.

 

 

 

 

 나는 부모님께 [8킬로 떨어진 중학교라도 가겠어요] 라고 비장하게 밝혔다. 까짓 먼 거리쯤, 수업시간 시작 2시간 전에 일찍 새벽녘에 집을 일찍 떠나면 될 일이라고 하면서...!!

 

 

 

 

 이제 앞으로 서너달 후면, 학교를 가기 위해 매일 새벽녘에 일어나 뛰다시피 학교를 통학해야 할 터이니 이제부턴 열심히 달리기를 하면서 체력을 연마해둬야만 하는 일일까...??

 

 

 

 

 

 

 

 (주 : 그러나 이 학생은 다행히 그럴 필요가 없었다. 그로부터 두달 후, 이웃에 이사온 남한 이주자 말이 좋아 이렇지 실은 북한지역강제징용자 가족들에게, 그 집 아이가 타던 낡은 소형 중고자전거를 공짜로 얻었기 때문이다. 이 학생은 중학교 등교 때부턴 이걸 타고 8킬로 넘는 거리를 통학할 수가 있었다, 비록 자전거 배우느라 한달 넘게 넘어지고 엎어지면서 그 해 2월달엔 고생을 꽤나 하긴 했지만 말이다. 이 학생은 남한에선 자전거가 그렇게 쉽게 구하는 물건이란 사실을 몰랐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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