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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통일 후 한반도사람들 일기 (근미래 실화임)
작가 : 미스테리
작품등록일 : 202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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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통일 직후 남한 제주도에 잠수함관광온 한 북한소녀 이야기.
작성일 : 20-11-04     조회 : 240     추천 : 0     분량 : 36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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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이름은 김은실이다. 황해북도 평양 바로 아래 도시인 황주군에 살고 있고, 그 군의 당서기(군수)가 바로 우리 아버지다.

 

 

 

 

 불과 2년 전, 내가 초등학교 4학년일 때(그땐 소학교라 불림) 갑자기 남조선군과 미군이 북진해 우리 북조선을 점거하고 하루아침에 통일이 되어버렸다.

 

 

 

 

 그로부터 이태가 지나, 난 오늘 처음으로 남조선 그것도 북조선 사람이라면 서울보다 더 보고 싶어하는 우리 민족 최남단의 영토(실제론 마라도지만)에 구경을 왔다.

 

 

 

 

 우리 아빠는 황해도의 도당서기신데, 전후 남조선에 놀라울 정도로 변절을 해서 점령군에 협조를 잘해 공직도 조금 강등되긴 했어도 유지할 수 있게 되셨고 그래서 오늘날엔 남조선 지역 제주도 관광도 올 수 있게 된 것이다.

 

 아빠가 여기 오기 위해, 일년 전부터 여러번 상급기관에 신소를 넣어 겨우 오늘 성사된 것이라고 한다.

 

 

 

 

 물론 여기 와서 1주일 간 관광만 하고, 무슨 다른 일은 일체 않고서 바로 다시 비행기로 북조선 평양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런 계약서를 쓰고 겨우 남조선 제주도 방문허가를 받은 것이란다!!~

 

 

 

 

 오늘 아침, 평양까지 가서 비행기를 평생 처음으로 타봤다. 아버지도 그건 마찬가지라고 하셨다.

 

 

 

 

 공항에 비행기가 내리자, 멀찍이 아직 눈을 뒤집어쓴 거대한 산이 보였다. 저게 바로 남쪽을 상징하는 한라산이구나!!~ 불과 한시간 날아서 평양에서 여기 제주도까지 올 수가 있었구나.

 

 

 

 

 공항에 내리자, 여기저기 마치 야자수같은(정말 야자수인지도 모르지만) 열대나무들이 우거진 모습이 보여서 우리가 한반도 최남단 아열대 지역에 왔다는 걸 시각적으로도 실감할 수 있었다.

 

 

 

 

 "오늘 맨 첨으로, 비행기도 생전 첨이지만 더 놀라운 잠수함이란 걸 타보자."

 

 

 

 

 여기 제주도의 제주시와 서귀포에서는 잠수함 관광이 오래 전부터 20세기부터 시작되고 있었단다.

 

 

 

 

 잠수함이란, 바로 물 아래로 가는 배를 말하는데 남조선에선 약간의 돈만 있으면 아무나 여기 제주도나 부산 등지에서 타볼 수가 있단다. 오늘 그걸 타보기로 하고 여기 제주도에 온 것이다.

 

 

 

 

 "자, 잠수함 관광하실 분들, 얼른 타십시오. 곧 물속으로 들어갑니다."

 

 

 

 

 잠수함관광은 잠시 동안만 물속으로 다니는 관광과, 아예 제주시에서 출항해 서귀포까지 가서 내리는 관광이 따로 있단다. 아빤 후자를 하기로 하셨단다. 세 시간 동안 물속 관광을 즐기면서 가는 것이다.

 

 

 

 

 '위이이잉!~'

 

 

 

 

 이상한 기계음이 들리면서 잠수함이 바다 밑으로 가라앉는다. 안전벨트를 매고 물속으로 들어간 잠수함...

 

 

 

 

 "창문을 통해 물속 경치를 즐기십시오."

 

 

 

 

 우리 객석 옆에도 물론 창문이 있었는데, 정말 바닷속 풍경이란 게 아름다웠다.

 

 

 

 

 물고기 떼가 휙하고 옆으로 지나가고 저 너머론 온갖 해초가 우거진 암초가 보였는데???

 

 

 

 

 '아!~;

 

 

 

 

 놀랍게도 산호가 여기저기 자라고 있는 것이 보였다. 열대나 아열대에서만 자란다는 울긋불긋한 산호가...!!

 

 

 

 

 하긴 제주도는 원래부터 아열대이고, 요샌 지구온난화로 아예 열대에 점점 편입되어 간다는 걸 들은 적은 있다. 아무리 내가 북한 아이라고 그런 것도 모르는 건 아니다.

 

 

 

 

 

 

 

 

 

 무려 세 시간 동안, 잠수함은 계속 물속 50미터 깊이를 달려서 마침내 서귀포에 당도했다.

 

 

 

 

 "아!~"

 

 

 

 

 잠수함에서 내린 항구... 그 저 멀리로 제주도 특유의 아름다운 경치, 유채꽃밭이 한도끝도 없이 펼쳐져 있었다.

 

 

 

 

 우리 북조선엔 날씨가 춥고 벌판은 다 농경지로 개척해서 이런 유채꽃 벌판은 보기 불가능했다. 내가 드디어 남조선에 와 있다는 걸 실감하는 모습이었다...

 

 

 

 

 "유채꽃에선 아주 고품질의 벌꿀이 채취되지... 아카시아꿀 다음 가는...!! 그래서 5월까진 놔두고 벌을 기르는 장소로 쓰고, 그 후엔 유채꽃을 추수해서 식용유로 쓰이는 유채기름을 짜내 채취하고 나머지 찌꺼긴 가축사료로 쓴단다. 기름진 식물이라 소나 말 등이 아주 좋아하거든. 그 후엔 일반 채소밭으로 겨울까지도 다 쓰지... 여긴 따뜻해서 겨울에도 농사를 지을 수 있거든."

 

 

 

 

 관광가이드라는 남조선 언니가 알려주신 내용이었다.

 

 

 

 

 이 남조선은 이런 꽃 하나에도 아주 산업 연관효과가 잘 짜여져 있다는 걸 실감하였다.

 

 

 

 

 

 

 

 그때, 이 서귀포 시내 멀리 한도끝도 없이 망망대해가 뻗어 있는 것도 보였는데...?? 물론 북한 살 때도, 나 이래봬도 바다조차 못 볼 정도로 견문이 없는 밑바닥 계급 아이는 아니다. 나는 원산에서 벌어진 국제청소년 합숙에 작년에 가서 동해 바다구경을 한 적이 있고, 남포에 사는 고모님 댁에 두세 번 어릴 적에도 가봐서 서해 바다구경을 한 적이 많이 있다.

 

 하지만, 남조선에만 있다는 남해바다는 이게 정말 처음이고 이 바다는 훨씬 맑고 커보였다.

 

 

 

 

 저기 멀찍이, 어떤 여자들이 물속에서 자맥질하는 모습도 함께 보였다.

 

 

 

 

 아빠 말씀으론, 해녀라고 해산물을 채취하는 여자 잠수부들이라고 하셨다. 세상에... 북조선에서도 여자 잠수부는 듣도 보도 못했는데, 여기 남조선에선 저렇게 많은 여자 잠수부들이 있다니...!!

 

 

 

 

 "아빠, 저도 장차 여기 와 살면서 저런 해녀 되면 안돼요?"

 

 "안돼~ 얘야. 저거 보기엔 아름다워 보여도 실제론 아주 위험하고 힘든 직업야. 저러다 빠져죽는 여자들도 많아. 상어에게 물려죽는 사람들도 있고... 그리고 여기 제주도와 살고 싶어도 우리 북조선 사람들에겐 이주허가가 안 나와. 그런 쓸데없는 생각은 접고, 장차 열심히 공부해서 여기 남조선 지역에 대학입학할 궁리나 하렴."

 

 "여기 와 살 수 있어요?"

 

 "물론 아주 영주는 안되지만, 대학공부 하는 동안 일시체류는 가능하지. 근데 이것도 4년제 6년제는 안되고 남조선 사람들이 기피하는 단기 대학 즉 전문대 산업대 기능대만 가능하지. 너도 공부해서 컴퓨터나 간호관련 학교의 학과엔 할 수 있단다. 물론 네가 입학할 실력이 있을 때 얘기지... 너도 내년부턴 중학생이니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그러려면..."

 

 "네..."

 

 

 

 

 알만 하였다... 상황이 그렇구나. 장차 여기 제주도 와서 살고 싶은데, 그런 꿈은 헛된 꿈이겠구나.

 

 

 

 

 

 

 

 

 

 나는 제주도 체류기한 동안, 여기저기를 다 구경하면서 맨 마지막 날엔 제주도동물원도 구경했다.

 

 

 

 

 세상에... 북조선에선 평양과 원산에만 있는 동물원이 여긴 이 맨 제일 작은 지방도시 섬 지역에도 있었다니... (동물원이라면 함흥이나 다른 데도 몇 개 있지만, 수십가지 이상 동물을 수용한 정말 정식 동물원 같은 수준은 이 둘 뿐이었음)

 

 

 

 

 거기서 난 기린을 보았다. 재작년... 그러니까 막 북조선 정권 무너지고 통일되기 직전 평양(이 소녀가 살던 데서 정확히 30킬로 거리임, 그래서 평양에 친척도 몇 명이나 있기에 1년에 한번 정돈 평양동물원에 충분히 갈 수 있었음)에 갔을 때에도 기린은 없었다. 어쩌면 저렇게 목이 길 수가 있을까?? 어릴 때 교과서나 그림책에서 본 적은 있지만 실물본 건 오늘이 첨이다.

 

 

 

 

 "자, 기린에게 이 아카시아풀을 줘보렴."

 

 

 

 

 가이드 언니가 아카시아 풀을 직접 기린에게 줘보라고 하였다. 나는 시키는대로 주었는데, 놀랍게도 너무나 긴 혀를 슥 내밀더니 내 손에 든 아카시아 잎사귀를 삭 빼앗듯 낼름 집어삼키는 것이었다.

 

 

 

 

 "기린도 개구리처럼 혀로 밥을 먹네. 오늘 첨 알았네."

 

 

 

 

 나는 너무나 기찬 체험을 하고, 동물원을 나와 숙소인 제주호텔로 갔다. 그리고 단잠에 빠져들었다.

 

 

 

 

 '그래도 한라산 백록담은 끝내 못 올라가본게 천추의 한이네...!! 지금은 한라산 정상이 입산금지 기한이고, 또 2천미터 높이까지 가려면 내 체력으론 무리고 해서 못 간단단다.'

 

 

 

 

 내일 아침엔 공항으로 가서 비행기를 타고 다시 평양으로 돌아가는 날이지... 여기서 찍은 각종 사진과 동영상들을 평양사는 작은아버지의 아이들, 즉 사촌동생들에게 보여줘야지. 너무나 꿈결같은 남조선 제주도에서의 1주일 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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