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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통일 후 한반도사람들 일기 (근미래 실화임)
작가 : 미스테리
작품등록일 : 202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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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남한신랑감 데리고 간 북한여자.
작성일 : 20-11-23     조회 : 254     추천 : 0     분량 : 2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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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이름은 채은경이란 전직 북한여군이다. 올해 만 22세가 된다.

 

 오늘 드디어 내 고향 평양에 가짜 신랑감 데리고 가고 있다.

 

 

 무려 올해로 5년만에 만나뵙는 부모님이다. 평양 모 구역으로 간다~

 

 북조선 시절엔 군대에선 도대체 휴가를 보내주질 않아 만나보질 못했고, 또 통일전쟁시엔 북진하는 남조선 군대와 싸우다가 한 명의 남조선군을 쏘아 죽이는 바람에 포로수용소에 잡혀 2년간 있어야 했다.

 

 겨우 2년이 훨씬 지난 이 시점에서야 풀려나 자유의 몸이 된 것이다.

 

 우리 북조선에선 2014년부턴 남녀 모두 의무복무제로 변했었다. 그래서 평양에서 사는 사람들은 특권계급답게 적정연령에 도달하면 무조건 다 입대하도록 되어 있었다.

 

 우리 집안은 나하고 오빠 둘 뿐인데, 5년 전쯤에 우리 둘다 군대에 갔었다. 그리고 통일전쟁을 치르고 이제 집에 돌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참으로 슬프게도 겨우 며칠 전에야 알게 된 사실인데 오빠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이미 상당히 지난 세월인 2년 반 전에 죽었다고 한다. 통일전쟁 당시에 말이다.

 

 오빠는 놀랍게도, 지난 통일전쟁시에 남포 인근에서 상륙해오는 남조선군과 싸우다 포탄에 맞아서 전사했는데 난 당시에 그들에게 잡혀 막 포로수용소에 갇혀있느라 그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런데, 고향에 내려가는 김에 여기 그동안 포로수용소에서 살면서 사귄 한 남조선 사병을 꼬셔서 우리 부모님과 만나 가짜 신랑감 역할을 해달라고 했다. 그는 여기 수용소 경비를 맡고 있었던 한 남자였는데, 나보단 나이가 한살 더 많았다. 올해 3년째 여기 북한땅에서 복무하고 있었는데, 나는 그더러 함께 고향에 가달라고 했다.

 

 나는 이래봬도 북한여성 중에서는 꽤 곱상하게 생겼고, 이례적으로 키도 크고 늘씬했으므로 별로 잘나지 못한 남한남자 하나 꼬이긴 별로 어렵지 않았다. 그리고, 벽촌서 근무하는 것보단 평양서 근무하는 게 나을 거라고 내가 보직이직을 하게 해주겠다고 그를 애써 설득해서 지금 평양에 함께 데리고 가는 것이다. 물론 이 남자도 휴가신청을 내고 날 따라가느라 시간과 노력이 수월찮게 걸리곤 했다.

 

 평양에 도착~!! 마침내 집에 가서 부모님을 만나고 인사를 드렸다.

 

 "은경아. 이 남조선 남성분이 바로 정말 네 신랑감이냐??"

 "네. 오마니..."

 

 우리 집에 돌아와보니, 우리집은 그래도 오빠는 죽었어도 상당히 형편이 많이 좋아져 있었다. 우리 아버지가 마침 평양 교외에 있는 우리집에서 통일 당시에 주변의 땅을 상당히 점유하고 있었기에, 놀랍게도 그 땅이 전부 우리 것으로 새로운 통일세상에선 인정된 것이다. 금싸라기 토지가 된 그 땅...!! 통일 후 남조선 기업과 정부가 그것을 엄청나게 비싸게 사주기로 한 것이었다. 우리집은 백만장자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부모님께 인사드리고, 다시 수용소로 가기 위해(비록 이제 거기서 풀려는 났지만, 통일 후에도 남한군과 싸운 경력이 있는만큼 수용소로 돌아가 몇 년간 더 이상 있어야 했다. 단지, 이전과는 달리 거기서 갇혀있지 않고 독방생활에다 맘대로 나다닐 수 있을 뿐이다)남쪽으로 가는 기차를 탄 객실 내부에서 우린 나란히 앉아 있었다.

 

 나는 기차 안에서 그와 같은 좌석에 앉아 나즉하게 물어보았다. 너무나 애처로운 목소리로...

 

 "동무, 이제 우리 부모님께 인사도 끝났으니 우리 헤어질 거에요?"

 "글쎄..."

 "부탁이야요. 그냥 나와 결혼해서 여기서 살 수 없을까요? 남조선 분이라고 우리 부모님께 기대도 엄청난데, 이젠 오빠도 없는데 부모님을 실망시켜드리고 싶진 않아요..."

 

 내가 그렇게 그를 얼싸안고 애원하자, 강형준이란 그 남조선 병정은 뭔가를 심사숙고를 해보는 듯 하더니 이처럼 밝히고 만다.

 

 "알겠어. 정 그렇다면 당신과 결혼하지..."

 "어머, 정말?? 고마워요."

 "그럼 이젠 남한엔 못 돌아가게 됐네. 북한사람인 당신과 결혼하면 평생 여기서 살아야 하니까... 혼인거주제한법 때문에...!!"

 "괜찮겠어요?? 남조선에 못 돌아가도..."

 "뭐~ 괜찮겠지. 난 남한 강원도 지역 농가의 세째아들이야. 어차피 돌아가도 형제와 부모들에게 귀찮은 짐 취급만 받을 게 뻔해. 그러니 젤 먼저 북한땅에 징병 끌려왔지. 그러니 징병기한 풀리려면 십년 넘게 걸리고 그나마 연장될 게 뻔해. 여기서 그냥 당신과 살지..."

 

 그 남자는 우리집이 그래도 많은 땅을 점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와 결혼하려 한다고 숨기지도 않고 사실대로 자백했다.

 

 

 그러나, 목적 따위는 아무래도 좋다.

 

 마침내 극히 드물게 몇 천명 중에 단 한명 꼴로 남조선 사람과 결혼해 부부가 되는데 성공한 북조선 사람... 그게 내가 될 줄이야.

 

 이제 남조선 출신 남편과 함께 여기서 부모님 모시고 살아야겠구나. 이제 별다른 욕심은 없다. 오랫동안 여기서 부부로서 잘 살도록 해야지...!! 이 넓은 땅을 일궈서 곡식을 가꾸면서...

 

 

 (주 : 하지만 머잖아 이 여자는 엄청난 부자가 되었다. 이 남편이란 자가 그걸 노리고 이 여자와 결혼한 걸 이땐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이 점유하고 있던 엄청 넓은 땅은 후일 북한지역에선 극히 드물게 땅값이 뛰어올랐고 대기업들이 비싼 값으로 사들였기 때문이다. 이 여자의 남한남편은, 이 토지의 가치를 잘 알고 일부러 결혼한 것이다. 위치와 특징상, 북한개발이 시작되면 엄청나게 비싸질 것을 미리 깨닫고 여기 와서 살기로 한 것이다...!! 이 여자는 후일, 수완이 좋은 남한출신 남편 덕분에 북한사람들로선 만명에 한명 꼴로 통일사회의 금수저가 되는 혜택을 누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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