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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가 눈을 뜨는 순간 우린 늘 함께였어
작가 : 류희수
작품등록일 : 202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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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날(7)
작성일 : 21-02-02     조회 : 253     추천 : 0     분량 : 3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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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때 카페에 손님이 들어오셨다.

 “야, 그런 이야기라면 이렇게 짧은 시간엔 못 말하겠다. 이따 퇴근 때 다시 얘기하자.” 친구는 그렇게 말하고는 도시락을 먹던 방을 나와 손님을 맞이했다.

 “그래, 그러자.” 주영도 밥을 먹다말고 카운터로 나왔다.

 

 

 10시 30분 주영과 친구는 손님들께 양해를 구하고 커피머신과 커피 찌꺼기를 청소하였다. 그리고 50분 쯤 되어 손님들이 나가시고 그들은 빗자루와 걸레로 카페 바닥을 청소하기 시작했다.

 주영은 바닥을 다 쓸고 카운터로 가서 말했다.

 “슬슬 시킬까?”

 친구는 걸레질을 멈추고 말했다.

 “난 순살 좋아하는 거 알지?”

 “오키. 그럼 시킨다?”

 주영은 카페 전화기로 치킨집에 전화를 걸었다.

 '뚜루루루'

 “네~ oo치킨입니다.”

 “저희 간장순살 한 마리 배달해주세요.”

 “주소가 어디세요?”

 “조례동 xxx번지 heaven blew 카페입니다.”

 “아~ 거기요? 그럼 30분 쯤 뒤에 도착합니다.”

 “네, 알겠습니다.”

 주영이 전화를 끊자 친구가 말했다.

 “야, 맥주 사러 가자.”

 친구는 카페 창문 블라인드를 내리면서 말했다. 주영은 커피기계들의 전원을 끈 뒤 앞치마를 벗고 카운터에서 나왔다. 친구는 open이라 써져있는 네온사인을 끄고 주영과 같이 인근 마트로 갔다.

 

 

 마트로 가서 주영은 테O 3병을, 친구는 하O트와 카O을 각각 한 병씩 들고 계산대로 향했다.

 친구가 양손에 맥주 한 캔씩을 든 상태로 말했다.

 “더치페이지?”

 “야! 찌질하게 무슨 더치페이야. 몰빵가자!”

 “몰빵? 아, 오케이! 해보자 이거지?”

 친구는 왼손으로 맥주 2캔을 다 들고 오른손 손목을 이리저리 돌리며 전투준비를 하였다.

 “안 내면 진 거 가위바위보!!!”

 

 친구= 주먹

 주영= 보

 

 “이런 젠장!” 친구는 자신의 오른손의 주먹을 보며 말했다.

 “땡큐~ 잘 마실게.”

 결국 친구가 5캔을 계산했다. 주영은 속으로 웃었다. 왜냐면 자기는 3캔, 친구는 2캔이었기 때문이다. 친구도 그 사실을 알았으나 2캔 가격도 내기 싫어서 도전을 수락했는데 결국 이렇게 되고 말았다.

 

 

  그렇게 맥주 계산을 하고 카페로 돌아와서 홀 테이블에 앉은 다음 각자 맥주 한 캔을 깐 다음 홀짝홀짝 마시면서 대화하고 있었는데 치킨이 도착했다. 친구는 카드를 꺼내 손에 쥔 다음 카페 밖에 있는 배달원에게 갔다.

 “네, 18000원입니다.”

 배달원이 오토바이를 내려 짐칸에서 치킨을 커내며 말했다.

 “카드 되죠?”

 “물론이죠.”

 친구는 카드를 배달원에게 건넸다. 배달원은 그걸 카드 단말기에 꽂았다. 그리고 영수증과 카드, 그리고 치킨을 친구에게 준 뒤 유유히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친구는 그것들을 들고 주영이 앉아있는 홀 테이블로 가져갔다.

 “이건 내가 밤에 보자 해서 산거다. 다음번엔 니가 사라.”

 “야, 그런 말은 월급 좀 올려주고 해라.”

 “싫어 임마, 오늘 지각한 주제 그런 말을 잘도 하네. 조용히 하고 치킨이나 먹어.”

 친구는 치킨 봉지를 뜯고 상자를 열었다. 그 속엔 아직도 뜨끈뜨끈한 치느님이 자리 잡고 계셨다. 주영과 친구는 저녁도 간단하게 편의점 음식으로 때웠기 때문에 열자마자 서로 아무 말 없이 빠른 속도로 먹었다.

 

 

 그렇게 배도 약간 부르기 시작했고 치킨도 절반 이상 먹었을 때 친구가 먼저 말을 꺼냈다.

 “그 귀신 나쁜 귀신이었냐 아님 착한 귀신이었냐?”

 “착한 귀신이야. 얼굴도 예쁘고.”

 “그럼 무섭진 않겠네?” 친구는 치킨무 하나를 집어먹으며 말했다.

 “맞아, 무섭진 않아. 근데 내 진짜 고민은 그 귀신이 내 전 여자친구인데 난 그녀에 대한 기억이 없다는 거야.”

 “뭐어?? 그럼 그 귀신이 니 전 여자친구인지 어떻게 알아?”

 “귀신이 말해줬어. 그것도 거짓말이라고 할 수 없을 만큼 자세하게 말이지.”

 “근데 그렇게 확실하게 니 전 여자친구가 맞다면 그걸 찾아보면 되잖아? 물론 2학년 후반 때 우리 학교로 전학 왔기 때문에 몇 장 없겠지만.”

 “응? 뭘 찾아?”

 “야, 이 멍충아. 서로 사귀었다며 그럼 사진 정도는 있을 거 아니야 임마. 허! 답답한 놈.”

 친구는 약간 억양이 높아졌으며 말이 끝난 후에 맥주를 벌컥벌컥 마셨다.

 “야, 니 천재냐? 나 집에 가면 바로 옛날 사진들 뒤진다. 아니다 지금 바로 집에 가서 뒤져야겠다.”

 주영은 남은 맥주 한 캔을 벌컥벌컥 마시고 벌떡 일어났다.

 “나 먼저 간다잉~”

 “야! 뭔 벌써가. 아직 치킨 많이 남았다. 좀 이따가 가.”

 그러나 주영은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가게 밖으로 나가 집을 향해 달렸다.

 “개새끼, 다음에 내가 뭐 사주나 봐라.”

 친구는 그 뒤 약 10분간 혼자서 남은 치킨을 꾸역꾸역 다 먹고 퇴근하였다.

 

 

 주영은 집으로 들어와서 바로 방으로 들어가 옛날 물건들을 모아놓은 상자를 꺼내 열었다.

 

 (다 쓴 노트들, 핸드폰 공기계, 커플링 같은 반지 두 개, 졸업 앨범 등이 있었다.)

 

 주영은 일단 졸업 앨범은 치웠다. 왜냐면 그곳에는 절대 은하의 사진이 있을 리 없기 때문이다.

 앨범은 뒤로 나두고 주영은 핸드폰 공기계에 충전기를 꽂아 전원을 켰다. 화면을 켜니 비밀번호가 있었다. 그리고 화면 상단에 힌트라고 적힌 게 있어서 주영은 그걸 읽어보았다.

 ‘힌트: 우리 처음 사귄 날’

 주영은 이따가 새벽에 은하를 만나면 언제인지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번엔 반지를 꺼냈다. 그런데 그 반지 모양이 왼손 손바닥에 있는 화상 자국과 매우 흡사하게 생겼다. 그래서 주영은 이 반지가 뭐였는지 기억하려고 애썼으나 딱히 무슨 기억이 떠오르진 않았다.

 주영은 반지를 다시 상자에 넣고 다 쓴 노트들을 꺼내 펼쳐보았다. 딱히 은하와 관련된 내용은 없는 것 같아 빠르게 훑어지나가다가 한 페이지를 보고는 손을 멈췄다. 그 페이지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었다.

 

 ‘오늘 무슨 날이게?’ (연필 글씨)

 ‘무슨 날 인데?’ (샤프 글씨)

 ‘우리 해어져.’ (연필 글씨)

 ‘갑자기?’ (샤프 글씨)

 ‘야! 만난 지 100일 되는 날이잖아!’ (연필 글씨)

 

 그 뒤로 얘기가 끊어져있었다.

 

 그런데 인터넷에서 찾아본 결과 그 페이지 수업내용이 2학년 1학기 기말고사 내용이었다. 주영이 계산해보니 아마 4월쯤에 사귀기 시작한 것 같다. 사고는 10월에 일어났으니까 6개월 정도 은하와 사귄 것이다. 주영은 은하에 대해 전혀 기억이 안 나는 것이 다시 한 번 미안했다. 그리고 어떻게든 은하에 관한 기억을 되찾고 말겠다는 다짐을 했다.

 주영은 꺼낸 물건들 모두를 다시 상자에 넣어 제자리에 두었다. 사진을 찾진 못했지만 꽤 괜찮은 수입이었다.

 주영은 씻고 방으로 들어가 잠옷으로 갈아입은 뒤 침대에 누워 은하를 만나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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