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연재 > 판타지/SF
우주 정거장
작가 : 헤이미치
작품등록일 : 2021.4.12
  첫회보기
 
18장. 누구나 인공 지능이 될 수 있어!
작성일 : 21-04-30     조회 : 380     추천 : 0     분량 : 3148
뷰어설정열기
기본값으로 설정저장
글자체
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윤서가 돌아보니 유리 통로를 통해 시훈이 관광객들을 이끌고 움직이고 있다. 이걸 본 윤서의 몸에서 번쩍 불이 나더니 로켓 추진체를 켜고 스티브 쪽으로 날아간다.

 

 하지만 스티브는 이미 레이저 총을 발사해 불빛이 유리 통로를 향해 날아간다. 샥.

 

 레이저 불빛이 우주 공간을 가로질러 통로 유리에 닿자 마자 ‘퍽’ 소리가 나며 유리가 깨진다. 깨진 유리 사이로 우주 정거장 안 공기가 순간적으로 빠져 나온다. 여행객들이 으악 소리를 지르고 몸이 깨어진 통로 유리 사이로 빨려 나가 정거장 바깥으로 튀어 나온다.

 

 그 중에 시훈이 있다.

 

 시훈과 10여명 여행객들의 맨몸이 우주 공간으로 튀어 나온다. 다들 이미 호흡을 못해 시체가 되어 둥둥 떠나온다.

 

 윤서가 경악해서 온 몸에 불이 번쩍번쩍난다. 뒤에 있던 영준, 예주, 동현이 재빠르게 보트를 작동시켜 스티브 쪽으로 날아가며 그물을 던진다. 스티브가 맞대응해 날아와 그물에 레이저 총을 쏴서 찢고 몸으로 보트에 맞부딪힌다. 펑.

 

 스티브의 강력한 힘에 맞부딪혀 보트가 전복하고 영준, 예주, 동현이 우주 공간으로 떨어져 둥둥 뜬다. 윤서가 그쪽으로 날아가려는데 시훈의 시체가 다가오는 걸 본다.

 

 윤서가 ‘안돼’하고 소리지르며 온 몸에서 광채가 뿜어져 나온다.

 

 윤서가 떠오는 시훈의 시체를 손으로 잡는다. 시훈이 눈을 뜬 체 아무 반응이 없다. 윤서가 시훈의 시체를 몸으로 안는다. 눈에서 눈물이 푹풍처럼 흘러나온다.

 

 윤서가 한참 울다가 고개를 돌려 스티브를 찾는다. 스티브는 이미 멀리 사국 정거장으로 달아나고 있다. 로켓 추진체의 불빛이 보인다.

 

 윤서가 공중에 떠 있는 영준에게 손을 흔들어 시훈의 시체를 부탁한다. 바로 전복된 보트 쪽으로 날아가 괴력을 발휘해 보트를 제대로 돌린다.

 

 보트가 제대로 자리를 잡자 운전대를 잡고 뒤를 돌아본다. 영준이 시훈의 시체를 잡고 있다.

 

 윤서가 고개를 돌려 보트의 추진체 버튼을 누르자 보트가 꼬리에 불꽃을 내며 빠른 속도로 사국 정거장으로 날아간다.

 

 스티브가 로켓 추진체의 힘으로 날아와 사국 우주 정거장 에어록 열린 문으로 들어간다. 에어록 문이 조금씩 닫히는데 그 안으로 스티브와 로봇 몇 대가 있는 게 보인다.

 

 우주 공간에 불빛이 보이더니 윤서가 탄 보트가 에어록 문 앞까지 빠르게 날아온다.

 

 에어록 문이 서서히 닫히는데 윤서의 보트가 아슬아슬하게 에어록 문 사이로 끼어든다. 퍽.

 

 스티브가 놀라서 돌아 보는데 윤서의 보트 운전석 쪽이 아슬아슬하게 닫히는 문 안쪽으로 들어와 걸쳐져 있다. 문이 다 닫히지 않아 피웅피웅 경고음이 들린다.

 

 유연한 재질의 보트는 반토막이 나서 운전석 쪽이 바닥으로 떨어진다. 퍽. 운전석 안에 있던 윤서가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진다. 펄썩.

 

 순간 로봇들이 레이저 총을 윤서에게 쏜다. 피웅피웅.

 

 윤서의 몸에 레이저 불빛이 닿을 때마다 피부가 갈라지며 피가 나온다. 윤서도 고통스런 얼굴로 이리저리 몸이 흔들린다. 마치 총으로 벌집을 쑤시는 것 같다.

 

 

 미처 상처가 아물 새도 없이 불빛이 쳐서 윤서의 몸이 곧 부서질 것 같다. 그때 스티브가 소리 지른다.

 

 “스탑.”

 

 로봇들이 총 쏘는 걸 멈춘다. 스티브가 재빨리 윤서의 몸을 잡고는 로봇에게 윤서가 등에 맨 로켓 추진체를 벗기게 한다. 추진체가 벗겨지자 팔을 잡아 뒤로 꺽는다. 윤서가 아파서 얼굴을 찌푸리고 신음소리를 낸다.

 

 스티브가 재빨리 로봇이 들고 있던 수갑을 건네 받아 윤서의 두 손에 끼운다. 철컥.

 

 옆에 있던 로봇이 윤서의 몸을 눌러 바닥에 웅크리게 한다. 바닥에 웅크리고 있던 윤서가 고개를 들어 스티브를 본다. 윤서의 몸은 온통 상처 투성이에 피가 베어져 나와 있다.

 

 “윤서! 너 나처럼 됐구나.”

 

 스티브가 내려다 보며 차갑게 얘기한다.

 

 “당신 인공 지능이었어?”

 

 윤서는 빨개진 눈으로 스티브를 올려다 보며 되묻는다.

 

 “하하. 그래. 너처럼 반 인공지능.”

 

 “반 인간이잖아. 그런데 왜 인간을 죽여?”

 

 윤서가 울부짖듯이 묻자 스티브가 윤서에게로 몸을 낮추더니 윤서의 눈을 부드럽게 바라보며 속삭인다.

 

 “당신을 죽이진 않을 거야. 당신을 사랑하니까.”

 

 스티브가 윤서의 얼굴에 가까이 오자 윤서가 침을 뱉는다. 팍.

 

 스티브의 얼굴이 굴욕적으로 변한다. 하지만 곧 표정을 바꾼다. 평상시처럼 아무일 없던 것처럼.

 

 “까칠한 매력은 여전하군.”

 

 윤서의 눈에서 불이 나온다.

 

 “당신 사국으로 같이 가자. 정국은 반인공지능이 아직 불법이잖아. 우리 사국은 반인공지능의 권리를 적극 인정해. 휠씬 잘 살 기회가 많지.”

 

 “인간을 죽여 가면서?”

 

 “그렇게 나쁘게 말할 필요 있나? 내가 당신을 잘 아는데. 당신 아들은 정국 유리돔 없는 가난한 곳에서 살다가 죽은 거잖아. 당신은 그것 때문에 힘들어 정국 우주 정거장 요원이 된 거구. 잊어 보겠다구.”

 

 윤서가 금방 대답을 못하고 스티브를 노려본다.

 

 “그런 정국 정말 나쁜 나라 아니야? 빈민들은 폭염과 나쁜 공기에 시달리면서 죽어가는 그런... ”

 

 스티브를 보는 윤서의 눈빛이 흔들린다. 스티브는 윤서의 과거를 알고 있다. 아들과 유리돔이 없는 빈민 구역에 살 때 전기가 끊겨 아들이 미세 먼지를 마시고 죽었다는 걸. 빈민 구역에서는 전기도 자주 끊긴다는 걸.

 

 “정국은 돈 없는 사람들이 죽는 나라잖아. 사국으로 가자. 난 아직도 당신이 그리워. 인공지능이 됐으니 이젠 더 잘 통하겠네. 우리 함께 사국에서 잘 살아. 아이도 낳고.”

 

 스티브가 윤서의 귓가에 대고 부드럽게 속삭인다. 아들의 죽음 때문에 자신이 얼마나 괴로워했는지 스티브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그때 따뜻하게 위로도 해주었다. 윤서는 마음이 흔들리는 걸 느낀다.

 

 그러나 순간 우주 공간에 둥둥 떠 있던 시훈의 시체가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반듯한 이마, 부드럽게 흐르던 머리카락, 굳게 감긴 눈, 차가운 몸.

 

 윤서는 갑자기 믿을 수 없이 분노가 치미는 걸 느낀다. 그 뿐만이 아니다. 시훈과 같이 있던 여행객들도 죽었다. 정아도 죽었다.

 

 또 스티브가 탄소 폐기물 창고를 부셔 지구 위 사람들은 추위에 시달렸을 거다. 한두 사람이 아니라 지구 위의 많은 사람들이, 어린 아이를 포함하여.

 

 스티브는 적이다. 흔들리던 윤서의 눈빛이 단호해진다. 몸에서 불빛이 휘광처럼 뿜어 나온다.

 

 “사국은 인간들이 유리돔 없는 곳에 살면서 인공지능을 떠받들지. 나쁜 공기 마셔서 병들어 죽어가면서도”

 

 “아니지. 돈이 없어 인공지능 수술을 못한 인간들이 그냥 버티는 거지. 사국은 돈만 있으면 누구나 인공 지능이 될 수 있어.”

 

 윤서는 잠시 할 말을 잃는다. 스티브가 윤서의 턱을 손으로 부드럽게 잡으며 걱정한다.

 

 
 

맨위로맨아래로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19 마지막회. 푸른 지구를 내려다 본다. 4/30 378 0
18 18장. 누구나 인공 지능이 될 수 있어! 4/30 381 0
17 17장. 성층권에 오존층을 만들어야 해! 4/30 392 0
16 16장. 지구 전체 죽자는 거야? 4/22 392 0
15 15장. 죽은 후에 계속되는 사랑도 있어. 4/21 386 0
14 14장. 나 인공지능 됐구나. 4/21 361 0
13 13화. 슈퍼 능력이네. 4/21 372 0
12 12장. 반 인공지능 4/21 381 0
11 11장. 스티브! 4/19 377 0
10 10장. 너 자신에게 자신을 가져. 4/16 384 0
9 9장. 인공위성 폐기물 4/15 366 0
8 8장. 뚜껑 없는 동네 4/15 405 0
7 7장. 13살 연상 딱이네. 여친 삼기에. 4/14 391 0
6 6장. 우리 대단한 신입이 오셨어요! 4/13 399 0
5 5장. 탄소 포집 작업 시작합니다. 4/13 393 0
4 4장. 인간이 기계가 된다구요? 4/13 394 0
3 3장. 우주 엘레베이터 4/12 394 0
2 2장. 난 이렇게 악바리인 여자가 섹시하더라… 4/12 419 0
1 1장. 훈련생들 중 최고 기록입니다! 4/12 67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