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연재 > 로맨스
안경을 벗고
작가 : 잡학다식생
작품등록일 : 2017.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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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재회
작성일 : 21-06-09     조회 : 286     추천 : 0     분량 : 1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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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 캠퍼스는 개강한 학생들의 물결로 활기가 넘쳤다.

 삼삼오오 나무 그늘 아래에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강의 준비를 하는가하면 누군가는 홀로 벤치에 앉아 정오의 태양을 만끽하고 있다.

 

 "아~날씨 진짜 좋네. 오늘 같은 날은 지아랑 우리 히로우들 덕질해야하는데.."

 노트로 얼굴을 가리고 혼자 중얼대는 세경은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과 캠퍼스의 싱그러움에 노근함을 느낀다.

 그때,세경의 노트가 얼굴에서 떨어지며 따가운 초가을의 햇살이 세경의 시야에 들어와 눈부시다.

 "어..내 노트.."

 

 몸을 숙여 노트를 줍는 세경은 자신과 같이 노트를 줍는 큰 손을 발견한다.

 구릿빛의 힘줄이 강하게 느껴지는 큰 손에는 세경의 노트가 들리어져있다.

 "아.가.감사합니다.."

 

 고개를 들며 노트를 주어준 손의 주인을 바라보던 세경은 놀라움에 두 눈이 휘둥그레진다.

 "다.당신은...다.당신이 여기에는 왜..?"

 "잘 지냈어? 세경 신."

 

 필리핀의 밤거리를 드라이브 시켜주며 필리핀의 추억을 만들어 준 바로 그 남자, 루가 세경의 앞에서 햇볕을 등지고 활짝 웃는 얼굴로 서 있다.

 

 잠시후,학교앞 카페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벌컥벌컥 들이기는 세경을 킥킥 재밌다는 듯 보고 있는 루.

 그러다 얼그레이를 살짝 입에 대고는

 "나, 니네 학교 교환학생으로 온 거 써니한테 못들었구나.난 아는 줄 알았는데."

 "그.그게 써니랑 하,한동안 여,연락을 못했어요.개,개강 주,준비로 조금 바빠서요."

 

 왜 이 남자가 내 앞에,그것도 한국에서,학교에서 있는 거냐구..

 세경은 연신 안경을 치켜올리며 당황해하고있다.

 

 루는 1학기동안 교환학생자격으로 한국에 왔으며 학교 근처 오피스텔에 머물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한국은 어머니의 나라라 가능한 한 자주 오려고 생각중이고 좋아하는 곳이라고.

 

 세경은 지난 여름 써니가 해 준 이야기를 상기시킨다.

 루는 엄마는 한국인,아버지는 일본인으로 루의 아버지는 필리핀과 동남아시아등지에서 리조트 사업을 하는 사업가이며 써니의 아버지가 일하는 회사의 보스라는..

 루의 어머니는 동경,서울,마닐라등지에 샵을 가지고 있는 의류디자이너라고..

 

 "엄마가 지금은 동경에 계셔서 현재 서울엔 나 혼자야.

 외할머니는 몇년전에 돌아가셨고 우리 엄만 외동이라 여긴 패밀리가 없어.그래서 외로워.신이 가끔 나랑 놀아줄래?"

 "하,학교 치,친구들은요? 그,그리고 아는 사람은 하,한명도 없어요?"

 당황하면 말을 더듬는 세경은 갑작스런 루의 출현과 카페내의 시선들로 몸둘바를 모르고있다.

 카페내 학생들의 시선이 일제히 루에게 쏠려 있는 것쯤은 눈치 없는 세경도 체크할 정도로 타인의 시선들이 뜨겁다.

 

 "일주일에 한,두번만 놀아줘. 나 경복궁, 에버랜드, 석촌호수 가 보고 싶어."

 나도 잘 안가는 관광지야..세경은 속으로 답답해 어쩔줄 모른다.

 "놀아주는 대신 내가 신의 코디네이터가 되어줄게.필리핀에서 신, 안경 벗으니까 이쁘던데?"

 누가봐도 루는 인싸로 패션 리더, 세경은 아싸로 패션 테러..

 둘의 동석은 타인의 시선을 불편해하는 세경에게는 고역이었다.

 

 커피를 코로 마신건지,입으로 마신건지 분간이 안되는 정신으로 정신을 수습해보니 세경은 루와 경복궁행 버스를 타고 있었다.

 '헉..현실을 감당 못해서 정신이 살짝 외출했었구나.

 우째..현실세계에서 입체형 남자랑 이렇게 장시간 있는건 내 20살 인생에 처음 있는 일..힘들다.괴롭다..아아..살려줘.'

 

 혼자 고뇌하는 세경을 루는 흥미롭다는 듯 계속 쳐다보다 버스 안내를 듣고 머리를 쥐고 있는 세경에게 내리자는 신호를 한다.

 "신,경복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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