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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통일 후 한반도사람들 일기 (근미래 실화임)
작가 : 미스테리
작품등록일 : 202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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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한 북한여군의 남한관광기~ 타임머신 타고 백년 타입슬립한 기분??
작성일 : 22-01-10     조회 : 300     추천 : 0     분량 : 3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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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전경희란 전직 북한의 여군이다. 올해 꼭 만 23살이다.

 

 통일된 직후, 나는 용케 운이 좋아 남조선 구경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지금 관광열차를 타고 내가 평생 보는 게 소원이던 한반도 최남단인 한려수도로 가는 길이다. 교과서에서 배운 이순신 장군이 활약한 바로 그 현장...!! 김씨네 일가를 뺀 정말 북조선 교과서에서도 나오는 몇 안되는 우리 민족의 영웅이자 상전국가였던 섬나라를 격파한 불세출의 영장이 활약하던 그 곳을 정말로 한번 보고 싶었다.

 

 

 나는 통일 당시 꼭 2년 전에 개성 부근에 근무하는 여군연락병이었는데, 갑자기 전쟁이 터지고 나서 남포쪽으로 상륙해온 남조선군에 포위되는 바람에 도망도 제대로 치지 못하고 그들의 포로가 되고 말았다. 그리고 부리나케 전쟁은 끝나고 말았다. 불과 한달여만에 끝났으니까...!!

 

 밝히긴 부끄러운 일이지만, 나는 그때 남조선군 장교에게 몸을 팔고 살아남았다...!! 비록 그땐 그들이 우릴 무참하게 살해한다고 한 전직 북한 당국의 선전을 믿고 한 짓이었지만 말이다. 내가 징징 울며 싹싹 빌면서 엎드려 제발 살려만 주면 자신에게 몸을 바치겠다고 하니까, 꽤 곱상한 한창때 여자인 내가 그러니 싫은 건 아닌 듯 그 날 밤에 그는 나를 자기 장막으로 끌고 들어가 가졌다.

 

 기실, 지금 생전 처음 여기 온 남조선 관광도 그가 주선해줘서 하게 된 것이다...!! 그가 내 신원보증을 서주는 바람에 말이다. 물론 난 주제파악을 잘하는 성격이어서, 아무렴 몸을 바쳤다고 해서 그와 결혼할 생각은 없다. 하긴 그는 알고보니 남조선 현지에 이미 아내가 있는 유부남이라 그럴 수도 없었지만...!!

 

 

 여기 남조선에 내려오자마자, 난 흡사 세월을 백년은 뛰어넘은 선계에 온 기분이다.

 

 마치 지금 타고 있는 고속철 KTX가 기차가 아닌 [타임머신]이 된 기분이다...!!

 

 한없이 죽 뻗은 도로와 철도, 거기에다 북조선에선 절대로 볼 수 없는 빨간 지붕을 가진 서양식의 전원주택들... 평양 말곤 절대로 볼 수 없는 건물들이다. 거기다, 어디 가나 기름지게 익어가는 곡식의 논밭과 채소농장...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만 해도 보기가 너무나 즐겁다.

 

 놀라울 정도로 자동차가 많아 차창 밖으로 보이는 도로엔 빼곡하게 줄을 잇고 있고, 멀찍이서 우뚝 솟은 빌딩들은 내가 자라난 평양은 물론 텔레비전에서 본 적이 있던 미국 일본 중국의 도시들보다 더 크고 웅장해뵌다. 정말 우리가 과거 김씨정권 거짓말에 속았을 뿐, 남조선이 그들보다 더 잘 사는 나라가 아닐까?? 내가 보기엔 적어도 지금은 꼭 그래보인다.

 

 아니, 그보다 훨씬 더 보기 좋은 것이 있었다. 바로 산, 바로 '산' 이었다.

 

 

 북조선에선 산이라면 벌건 황토와 암석만이 덮인 흉물스런 모습이다. 그런데?? 남조선의 산들은 신록이 우거지고 나무가 정말 울창하다. 그러니 널리서 그냥 보기만 해도 눈이 즐겁고 보기가 너무 좋은 것이다. 그 푸르고 상큼한 녹음이 너무나 좋은 것이다~!!

 

 한창 때, 저기 동남아나 아프리카로 일하러 갔다 오신 사촌오빠가 [거기는 어딜 가도 산에 나무가 빽빽해서 정말 보기가 좋았다] 던데, 여기 남조선이 딱 그런 지역인 것 같았다. 하도 숲이 울창해서 멧돼지나 노루 고라니가 너무 많아 늘어나 가끔 시내로 뛰어나와 난리를 피우기도 한다는 남조선의 산들... 정말 저렇게 되기에 얼마나 많은 노력과 힘이 들었을까? 듣자하니 1960년대엔 우리처럼 하나 다를 게 없는 나무가 거의 없는 민둥산이었다고 하는데 말이다.

 

 그래서, 최근에야 알게 된 사실이었지만 [남조선의 단기일내 산림녹화 업적은 세계적으로 유명해서 다른 나라들 대부분이 이 기술과 방법을 배우려고 많은 학습단을 보내오기도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역시 산엔 나무가 울창한 것이 보기가 좋다는 걸 새삼 실감하는 것이 바로 이 남조선이다.

 

 그러고 보니, 내가 군대가기 직전 하도 먹을게 없어서 어떤 사람들은 아주 먼 산속까지 가서 솔잎과 솔방울을 따다 죽을 끓여 먹었다는데 저 산들을 그 사람들이 보면 얼마나 좋아할까? 하긴 남조선의 소나무들은 속성 성장으로 경제성이 좋은 니기테다 북미산 소나무라서 저 소나무엔 독이 있어 먹으면 큰일난다고 해서 솔잎과 솔방울을 먹진 못하겠지만...!!

 

 

 이윽고 기차는 한려수도에 도착하였다. 내가 도착한 데는 바로 이순신의 본부기지가 있다고 했던 여수였다. 그러고 보니 과거 해양엑스포도 벌어진 적이 있다는 유서깊은 도시라지...?!

 

 너무나 아름답게 크게 펼쳐진 맑고 푸른 바다...!! 아, 이 바다가 바로 남해로구나. 우리 북조선에선 과거에 절대 보질 못했던 그 바다였다. 서해동해 바다는 우리 북조선에서도 본 적이 있지만 말이다.

 

 여수 앞바다에서 케이블카를 타며 그 아름다운 바다의 풍광을 맘껏 즐겼다. 놀라운 것은, 이 케이블카를 타고서야 알게 되었던 사실인데 [이런 여수같은 최남단의 지방도시조차 우리 평양보다 더 커보이고 호화롭다]는 사실이었다. 고층빌딩도 많았고, 어두워지자 불야성의 도시로 반짝거리는 것이었다. 놀라운 것은 여수앞바다에 놓인 다리가 해가 지고 밤이 되자, 오색찬연한 네온불을 두른 채 자태를 뽐낸다는 것이었다. 지방도시가 이 정도인데 서울이나 부산은 과연 어떨까?? 서울에 갔다가 여기 오긴 했지만, 대낮에 들러서 밤의 야경은 아직 본 적이 없다.

 

 이 맑고 시원한 남해... 여수 시내를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울창한 숲을 이고 있는 수려한 산들의 모습...!! 너무나 황홀한 풍경이다. 난 지금 여기서 영원히 살고 싶은 충동이 문득 크게도 일어났다.

 

 하지만 그것은 바랄 수 없는 꿈이지... 우리 북조선 사람들에겐 남조선 영주허가가 나질 않는다. 하긴 남조선 사람들마저 5백만은 족히 북조선에 이주시켜야 할 판에 우리 북조선 사람들이 남조선에 내려와 살게 해줄리가 없지. 나도 그걸 모를 정도로 어리석진 않다~

 

 

 이제 여기서 하루밤 자고서는 서울로 올라갔다가 며칠 후면 개성으로 돌아가야지. 그리고 평양으로 올라가려 한다. 거기선 나를 기다리는 가족들이 아직 남아있다. 부모님과 남동생이...!! 거기서 다시 남조선 기업에서 정해준 데서 열심히 일해 하나뿐인 동생이나 평양대학에 보내도록 해야지.

 

 현실을 자각하고 약간은 무거운 걸음을 다시 옮기기로 한다...!! 너무나 아름다운 남조선이여. 안녕. 하지만 다시 보자. 언제든 좋은 세월이 됐을 땐 난 반드시 남조선에 내려와 살도록 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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