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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통일 후 한반도사람들 일기 (근미래 실화임)
작가 : 미스테리
작품등록일 : 202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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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평양에 살고 싶던 한 여성의 이야기.
작성일 : 22-01-20     조회 : 279     추천 : 0     분량 : 5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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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류현애라는 한 20대 여성이다.

 

 

 나는 아주 어릴 적엔 평양에서 살았었다. 내가 다섯 살 때까지라고 하던데 그러고 보니, 어릴 적에 주체탑과 거대한 백오빌딩(류경호텔)이 보았던 거 같은 기억도 난다. 어릴 적이라 꼭 꿈에 꾼 기억같이 희끄무레해서 난 정말 꿈에서 본 거나 아닌가 했는데 그건 아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아버지가 그만 권력다툼에서 밀려나 평양에서 추방되어 버렸다.

 

 그래서, 우리는 황해도 연백평야의 황주군 쯤으로 내려왔는데 내가 철들고 나서는 거기 농촌 지역의 기억밖에 없던 듯 하다. 권력다툼에서 밀려나 평양에서 쫓겨났는데 이 정도로 끝난 것도 다행이라고 하였다.

 

 내가 장성하고 고등중학교(한국 고등학교)를 졸업하자, 나는 군대에 갈까 했는데 다행히 지방의 전문학교에 진학할 수 있게 되었다.

 

 아버진 어떻게든 우리 가족을 기어이 평양으로 다시 올려보내겠다고 이 곳에서 정말 열심히 노력하셨다. 아버진 새 직장이 과수원의 관리자였는데, 온 나라의 과수원이란 덴 다 다니면서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고 과수원 설계에 평생을 바치셨다.

 

 결국, 그래서 평양시는 아니지만 역포구역 능금동 지역으로 올라왔다. 능금이란 말 그대로, 수령에게 바치는 사과가 많이 나서 지어진 구역 이름이었다.

 

 그래서, 전문학교에 올라온 담엔 가끔씩 버스를 타고서 평양시내에 들어가 볼 수도 있었다. 다른 데선 여기 들어오려면 통행증이 있어야지만, 평양과 행정구역이 같은 능금동에선 주민증만 있으면 됐다!~

 

 평양에 올라와 백오층 빌딩이 거의 완공되었다는 사실과 평양동물원에도 새로운 동물들이 많이 들어왔다는 것도 알았다.

 

 그러던 중, 우연히 평양의 길거리에서 어떤 호위군관의 눈에 들었는데??~

 

 글쎄 날더러 이번에 남측에서 벌어진 세계최고란 올림픽 체육행사에 남조선의 응원단으로 갔다오지 않겠냔 제안을 해왔다. 이래봬도 외모는 꽤 수준급이고 키도 북조선 여자 중에선 꽤 컸다.

 

 지금 우리의 수령 부인인 리설주 여자도 이런 남조선 파견 응원단 출신이란 건 물론 우리 북조선에서도 잘 알았기에 남조선이란 어떤 덴가 해서 한번 가보기로 했다.

 

 그래서, 버스에 타고 남조선이란 델 그 해 겨울엔 한번 갔는데???

 

 평창이란 덴 그야말로 호화찬란했다. 평창이란 데가 남조선에서도 지방도시에 불과하단 건 이미 거기서 파견행사를 할 때 교육받았었다.

 

 그런데?? 이건 왠 일... 그 보잘 것 없던 지방도시가 평양보다 더 호화롭고 아름다운 듯 했다.

 

 아름다운 네온 불빛과 온통 포장된 아스팔트 길...

 맛있고 푸짐한 음식에다 휘황찬란한 호텔 방...

 동계올림픽이라고 만들어진 시설들은 그야말로 평양의 안골체육촌보다 훨씬 더 뛰어나고 웅장했다.

 그 동계올림픽 경기장이란 덴, 여기 오기 전에 한번 가보았던 김일성 경기장보다 더 크고 웅대하고 아름다웠다.

 

 우리는 이런 시설이 평양밖에 없고, 또 그나마도 이렇게 웅장하고 아름답게 꾸미지도 못하는데 남조선은 지방도시가 이렇다니...!!

 

 물론 우리는 서울이란 델 가보지도 못하고, 평창이란 데서만 며칠 지내다 돌아왔다. 거기서 남조선이 무려 두 자리 숫자 금메달을 따서 엄청난 민족자긍심을 가져왔다. 우리는 한개도 못 땄는데...!!

 

 

 올림픽이 끝나고 고향 평양 근교에 돌아온 나는, 차츰 북조선에 대해 반감과 수치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같은 민족인데도 남조선은 그렇게 호화롭고 잘 살고 잘 먹는데, 우리 북조선은 고작 이런 신세에 이런 정도의 생활밖에 누리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 대한 자괴감이랄까...?!

 

 그렇게 몇년을 지내왔다...!!

 

 

 이젠 북조선 내부에서도 김정은이란 수령의 말을 잘 듣지 않는 시기가 급기야 오고 말았다.

 

 청년들은 평양청년들만 제외하곤(하긴 요샌 이들도 아닌듯 하지만), 공공연하게 당과 수령의 지시를 전혀 듣지 않고 막 폭동과 저항을 일삼게 되었으며,

 

 이미 지방선 수령의 권위가 땅에 떨어져 그의 지시를 듣지 않는 데가 여러 군데로 늘어나고 막 안전원과 군인들도 누군가에게 살해되는 무법천지로 변하고 있었다.

 

 잘 생각해보니, 이런 일도 내가 남조선 동계올림픽 보고 온 뒤부터 급격히 생기기 시작한 듯 싶다. 맞았다... 모든 다른 동무들도 그렇게 말했지만, [남조선은 벌써 2번째 올림픽할 때 우리 공화국은 뭘했냐?]고 반항심과 체제 저항심이 생긴 게 바로 그때부터였다.

 

 

 그러던 중??? 남북이 서로 급격히 갈등이 심해지는 시기가 오더니?~

 

 어느 날엔간 급기야 전쟁이 터져, 남조선과 미국 군대가 북침해 평양이 열흘 남짓만에 함락되고 북조선 정권은 없어지고 말았다. 급작스레 벼락같이 통일이 되고 만 것이다.

 

 이렇게 북조선 정권이 쉽게 무너진 건, 물론 남조선 미국 연합군이 강하다는 데에도 원인이 있었지만 [이처럼 전혀 수령을 따르지 않게 된 지방의 인민들과 군대가 전혀 싸우지도 않고 그들에게 투항해버린 탓]이 제일 컸다...!! 2003년 이라크전쟁과 같은 상황이 어김없이 여기서도 벌어졌던 것이다.

 

 

 급작스럽게 통일이 되자...?!

 

 우리 북조선 처녀들은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통일하고 나서 남조선 총각에게 시집가겠습니다]

 

 이 말이 최고의 모범답안이었던 우리 북조선 처녀들에게 정말 선망의 대상이게도 쭉쭉하게 키가 크고 잘 생긴 남조선 총각들 주로 군인들은 그야말로 우리들의 맘을 설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전쟁 직후, 전차와 지프를 타고 남쪽에서 몰려오는 수십만 남조선 군인들 보면 전부들 처녀 맘 호리게도 잘 생기고 배운 티 줄줄 나는 청년들 뿐이었다.

 

 더구나???~

 

 남조선 총각하고 결혼하면 남조선 가서 살 수 있다고 누군가가 소문을 퍼뜨렸다. (물론 혼인거주제한법으로 이 꿈은 머잖아 허망한 게 되지만)

 

 특히 서울이란 중국 베이징이나 일본 도쿄보다 더 크고 화려한 아시아 최대의 도시에 가서 살 수도 있다고 하니, 우리 북조선 처녀들은 그야말로 인생역전의 기회라고 남조선 군인들과 연애하려고 난리를 피웠다.

 

 북조선에선, 평양이란 도시가 얼마나 선망의 대상인지 모를 것이다.

 지방처녀들에게 '평양 총각' 이 얼마나 귀한 사람들인지...

 한미디로 '금값' 이다...!!

 

 그런 판에 평양보다 열배는 더 크고 백배는 더 호화롭고 사치스런 서울이란 데를 가서 살수 있다면?? 우리 북조선 처녀들에겐 그런 천국행의 꿈이 따로 없었기에...

 

 그러나??? 당연한 일이겠지만, 여기 올라온 남한 총각들은 거의 모두가 우리 북조선 처녀들에겐 냉담하고 거의 관심 비슷한 것조차 없었다.

 

 우리가 아무리 사귀자고 해도, 작업을 걸어도 거의 소가 닭을 보듯 관심조차 없는 경우가 사실상 백프로였다. 원인이 대체 뭘까?? 저들은 여자가 관심이 없는 고자들이었을까?...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서울에 대해 알게 된 후에나 그 원인을 알게 되었다.

 

 우리 북조선 처녀들보다 훨씬 이쁘고 배운 것도 많고 가진 것도 많은 남조선 처녀들...!! 누가 저 여자들을 버리고(알고 보니 여기 올라온 남조선 군인들 중엔 자기 고향에 애인들 안 놔두고 온 사람이 거의 없다시피 한 상태였다) 우리 촌스럽고 가진 것도 배운 것도 없는 여자들에게 관심을 두겠는가??~

 

 결국, 통일세상에서도 우리 북조선 처녀들~ 특히 지방에 사는 여자들은 찬밥신세에다 개밥에 도토리 신세를 면하지 못하게 된 것이었다.

 

 그러던 중, 우리 마을과 주변엔 많은 남조선 군대가 오게 되었다.

 

 

 레드스타의 교전지가 우리 마을에서 별로 멀지도 않지만, 통일 후엔 치안과 질서를 위해 이들이 오지 않으면 안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기차게 키도 크고 잘 생긴 남조선 군인들 보고, 눈이 홀딱 뒤집어질 정도로 한 눈에 반했다.

 

 아시아에서 제일 잘 생기고 신체적 능력도 젤 뛰어난 남자들이 남조선 남성들이라더니, 그래서 요새 섬나라 일본 여자들도 그들에게 반해 국제결혼을 막 한다더니 과장도 보탠 말도 과연 아니었다.

 

 요새 나 뿐 아니고, 우리 마을 처녀들은 지나가는 남조선 군인들만 보면 얼굴을 붉히며 빨개진다.

 

 그리고, 잘 생긴 건 남자들뿐만이 아니었다. 실제로 남조선 군인들은 여군들도 많았는데 놀랍게도 저들은 우리 구 공화국처럼 의무병이 아니고 다들 완전무결한 지원병인데 저렇게 수도 많고 늘씬한 미녀들이었다.

 

 남남북녀라고 했는데, 그 말은 알고 보면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어느 모로 봐도 남조선 여성군인들은 같은 여자인 우리가 볼 때에도 너무나 늘씬하고 이쁘다. 지성미도 넘칠 정도로 배운 것도 많다.

 

 듣자 하니, 남조선에선 여성들도 대학진학율이 절반에 달할 정도로 여성들이 배울 기회와 학교가 많다고 한다.

 

 우리 북한 처녀들은, 결국 남조선 군인들과 결혼은 아주 요원한 것이란 사실을 저들 남조선 여군들 보고 깨달았다.

 

 미쳤다고 남조선 남성군인들이 우리처럼 못 생기고 키도 작고, 또 배운 것도 없는 여성들과 결혼을 하겠는가??~ 실제로 그들은 우리 북조선 처녀들은 꼭 소가 닭보듯 관심도 없고 안중에도 없는 듯 하다. 아무도 우리에게 사귀거나 가깝게 지내자고 그들 쪽에서 먼저 접근하는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하긴 훨씬 좋은 배필감이 차고 넘치는데(바로 지들 옆에 같이 사는 남측 여군들만 해도), 누가 우리같이 못 생기고 가난한 미개인 여성들 바라나 보겠는가?? 우리같은 북조선 여자들 보면, 눈 버린다며 오히려 지들이 휘휘 손 젓고 외면하는 판이었다.

 

 

 그러고 보니, 내 남동생도 과거 평양 살 때 [늦봄과 가을에 농촌지원] 갔을 때 거기 농촌 여성들로부터 꼭 지금 우리가 남조선 군인들에게 해대는 환대와 껄떡거리는 아양을 수없이 받았다고 한 적이 있다. 학생일 때나 군인일 때나...!!

 

 구 북조선서는 농촌여자가 도시 남자와 결혼하는 것만이 그 후지고 미개한 농촌에서 탈출해 도시에서 사는 유일한 사실상 방법인 것이다.

 

 솔직히, 지금 나도 다른 처녀들도 그러한 특혜...!!

 

 "즉 남조선으로 남조선 사람들과 결혼해 가서 살고 싶은 이기적 욕심"

 

 때문에 남조선 군인들 좋아한다는 게 정직한 이유일 것이다.

 

 

 나도 어떻게든 남조선 군인 하나 낚아 결혼하고 싶다. 내 남동생도 남측 여성과 결혼시키고 싶다!!~

 

 막내인 여동생은 올해 개성대학 시험을 치러 불과 며칠 전에 합격하였다.

 

 [북조선 지역 안의 작은 남조선] 인 개성 시에 이제 내려가 4년간 공부하게끔 된 것이다...!!

 

 여동생이 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기차역에서 떠나던 날, 우리 남매는 나가서 막내 동생에게 이런 충고 한마디를 해주었다.

 

 "현희야~ 절대로 돌아오지 마라. 될 수 있으면 거기서 좋은 남조선 남자 하나 만나 반드시 남측 지역으로 가서 평생 살아야 한다!~"

 

 이 한마디 말이었다. 다시는 이 미개하고 추운 땅으로 돌아오지 말라고...!!

 

 막내동생은 우리 남매와 달리 [머리가 좋다]는 무기라도 있으니, 충분히 남조선 지역에서 어쩌면 살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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