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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 리그
작가 : 신통한노트
작품등록일 : 2021.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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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연망은?
작성일 : 22-01-26     조회 : 196     추천 : 0     분량 : 2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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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연망은?

 

 

 살링과 별른이 물결에 비춘 하늘에서 하얀 구름이 흩날리는 것을 바라보았다. 여망은 푸른 숲의 잎들이 바람결에 살랑이고 있는 것을 바라보았다. 길을 걷는 어딘가에선 누군가가 꼭 나타날 것만 같았던 연망이었지만, 아무도 나타나지는 않았다. 살링이 드디어 말을 꺼냈다.

 

 “날씨도 너무 좋은데, 우리 도대체 어디로 가야 하는 거야?”

 “글세, 살링. 연망이 가는 대로 따라 가면 되지 않을까?”

 “왜 나한테 그래? 살링과 별른이 모르는 길을 내가 어떻게 알아?”

 “연망이 모르면 우리도 모르지”

 “살링, 너도 정말 몰라?”

 “나도 모르지. 근데, 전기로봇들이 내 말을 안 듣네!”

 “전기로봇은 왜 이렇게 무섭지?”

 “별른, 원래 전기로봇은 우리들의 말을 듣게 되어 있는데, 저것들은 분명 변이가 된 게 분명해. 뭔가 잘못된 거 같긴 한데, 아, 어떡하지?”

 “살링, 연망이 듣고 있어!”

 “아차차!”

 “뭐야, 너네들, 분명 날 버린 이유가 있지?”

 “연망, 근데, 너 여기 왜 온 거야?”

 “나? 나도 모르겠는데, 어쩌다 보니… 원래 오려던 거는 아니었어.”

 “어떻게 왔는데?”

 “빛을 타고”

 “그래? 빛을 탔어? 우리랑 똑같네.”

 “그래, 빛을 탔어”

 “잠깐만, 저기 저 빛이?”

 “왜 노란빛이 보이지?”

 “노란빛이 꽤 길게 나 있네?”

 

 살링과 별른과 연망의 앞에 길게길게 노란빛이 이어져 있었다. 그 빛은 숲의 어딘가로 향해 있었다. 그 노란빛이 어쩌면, 살링과 별른과 연망을 안내해 줄 것도 같았다. 그때, 어딘가에서 애타게 무엇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연망2, 연망2?”

 그것은 연망6의 목소리였다. 연못팀의 감독이자 심판이 연망들을 부른 소리가 들려왔다.

 

 “연망, 왜?”

 “저 소리 들려?”

 “무슨 소리?”

 “연망들을 부르는 소리?”

 “개가 짖는 소리?”

 “개가 짖는 소리라니? 연망2, 연망2를 계속 부르는데?”

 “개 짖는 소리밖에 안 들리는데?”

 

 연망은 조금 더 귀를 기울여 보았다. 소리는 더욱 더 또렷해졌다

 

 “연망3, 연망3?”

 “연망4, 연망4?”

 “연망5, 연망5?”

 

 연망은 별른에게 다시 물어 보았다.

 

 “저 말소리 정말 안 들려?”

 “개 짖는 소리가 점점 더 커지고 있어. 우리 다른 곳으로 가자. 저기 불길하다.”

 “그래, 다른 곳으로 가자. 연망, 방향 바꿔”

 “아, 아닌데, 저건…”

 “연망, 잘못 들은 거겠지. 혼자 저리로 가려면 가고! 우린 다른 곳으로 갈 테니까.”

 

 연망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연망2, 연망3, 연망4, 연망5”

 

 그 소리가 점점 더 커졌고, 너무도 애처로왔다. 연망6이자 감독이자 심판인 연망6의 목소리는 갈라져 있었다.

 

 “연망, 연망, 연망!”

 

 연망의 귀에 연망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연망, 왜 그래?”

 “너희끼리 가, 나 저기로 가야겠어!”

 “그래? 개가 짖는데도?”

 “개 아니야, 저기로 가야 돼!”

 “그래, 알았어. 우리 여기서 갈라지자.”

 “그래!”

 

 연망이 노란빛이 있는 곳을 향해 나아갔다. 그 나아감은 연망의 평소 행동과는 조금 달랐다. 살링과 별른은 연망이 너무도 씩씩하게 걸어나가서 조금 놀랐다.

 

 “살링, 쟤 갑자기 왜 이렇게 자신감이 생겼지?”

 “그러게, 연망이 갑자기 왜 저래?”

 “평소의 연망답지 않아!”

 “그러네!”

 “살링, 나 아무래도 연망을 따라가야겠어.”

 “응? 연망을? 나는?”

 “넌 혼자 가!”

 “아니, 날 버리고 연망한테 가겠다고?”

 “그래, 그게 좋겠어! 아무래도 연망이 더 안심돼!”

 “음… 그래, 후회하지 않을 거지?”

 “그래, 후회하지 않아. 연망을 따라갈게”

 “그럼, 나 혼자서 전기로봇을 데리고 와서 연망을 어떻게 해도 신경 안 쓰는 거지?”

 “나한테만 못되게 안 굴면 돼!”

 “그건 걱정 마. 연망한테 간다고 해서 연망편 들기 없기다?”

 “그래, 우리는 여기서 갈라지자. 난 연망을 따라갈게”

 “그래, 난 다른 곳으로 가지!”

 “그래, 그러자”

 

 별른은 연망이 간 길을 뒤쫓아가기 시작했다. 살링은 우두커니 서서, 별른이 간 길을 바라보았다. 별른이 간 길 옆으로 갈색 빛이 내려왔다. 갈색 빛은 물결 너머 어딘가로 이어졌다. 갈색빛을 타고 가면 이 물결 너머 어딘가로 가서 말 잘 듣는 전기로봇을 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살링은 갈색빛을 향하여 한 걸음을 내딛었다. 별른이 없는 이 걸음이 너무도 무거웠지만, 이 무거움은 스스로 감당해야 할 몫이었다. 그 감당의 무게는 무겁지만, 그래도 전기로봇은 꼭 구해야만 했다. 불길한 예감이 안에서 사라지고 있었다. 갈색빛이 살링은 자신이 가야 할 길이라고 여겼다. 그 갈색빛이 살링에게는 너무도 아름답고 멋져 보였다. 살링은 마음의 무게를 덜기 위해, 갈색빛으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갈색빛이 살링을 집어삼켰다. 갈색의 회오리가 살링을 몰고 어딘가로 달려가기기 시작했다. 살링에게서 사라졌던 두려움이 다시 떠오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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