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연재 > 현대물
태권도사
작가 : 우주수
작품등록일 : 20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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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화
작성일 : 22-02-18     조회 : 252     추천 : 0     분량 : 40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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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가지 확실한 것은 태권도 기술로는 이길 수 없다는 것이었다.

 사실 태권도도 원류를 따지자면 일본의 가라데와 공수도 등 온갖 무예가 짬뽕 된 복합 무술이었다.

 

 태권도라고 하는 이름이 처음 정해진 것은 1955년, 그리고 1959년 국군태권도시범단을 통해 처음으로 세상에 공개되었다.

 태권도의 역사는 바로 이때부터 시작되었다 할 수 있다. 이제 60년 겨우 지난 셈이다.

 

 그래서 초기 태권도의 이름은 1955년 최홍희에 의해 태권도라는 이름이 나오고서도 한참을 태수도, 화수도, 당수도, 공수도의 이름이 혼용되고 있었다.

 

 이름만 태권도일 뿐 기술에 있어서도 여전히 가라데에 아류에 머물러 있던, 그저 이름만 한국식으로 바꾸었을 뿐인 가라데였던 것이다.

 그러던 것이 1965년 최홍희씨가 다시 대한태권도협회의 회장으로 취임하여 명칭을 태권도로 통일했다.

 그리고 기술을 현대적으로 체계화하여 재정립함으로써 태권도는 비로소 가라데와는 다른 고유한 특징을 가지게 되었다.

 사실상 이때부터가 하나의 무술로서의 태권도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출처] 태권도의 기원-

 

 여튼 본론으로 돌아와 나는 좀 더 실용적이고 좀 더 심플한 방어술이 필요했다.

 그래야만 학주 선생님의 저 돌진을 뿌리치고 공격다운 공격을 한번이라도 할 수 있을 터였다.

 

 휘리릭!-

 

 나에게 접근한 학주 선생님의 날카로운 밀어차기가 내게로 날아왔다.

 그야말로 무시무시한 속도였다.

 평범한 태권도 기술로는 피할 수 없었다.

 그런 나에게 순간 떠오른 기술이 있었다.

 그것은 ‘반보’라고 불리는 팔괴장의 보법, 태권도로 치면 스텝이었다.

 ‘파보(擺歩)’와 ‘구보(扣歩)’로 이루어진 이 팔괴장의 특이한 보법은 회피기술로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나는 회귀전 학주 선생님께 배웠다.

 

 ‘첫째 일부러 상체를 아슬아슬한 순간까지 적의 공격에 노출시킨다. -구보-’

 ‘둘째 단숨에 적의 측면으로 돌아 발을 움직여 돌아간다.-파보-’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이 두 동작은 이론상으로 모든 기술을 피할 수 있는 기술이었다.

 물론 어디까지나 이론 상일 뿐, 실제 내가 사용해서 성공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지금에 나에게 있어 이 기술을 사용하든 안하든 패배는 확정적이었다. 나는 될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반보를 사용했다.

 

 슥!-

 

 순간 나의 몸은 회전하며 학주 선생님의 측면으로 돌아갔다. 학주 선생님의 날카로운 밀어차기는 보기 좋게 빚나갔다.

 순간 당황한 학주 선생님. 나는 그런 학주 선생님의 옆구리를 향해 뒤치기를 찔러 넣었다.

 

 퍽!-

 

 둔탁한 소리가 순간 도장안을 울렸다.

 뒤치기의 위력은 약했다.

 그래서 잔 점수를 얻는데 말고는 그다지 쓸모 없는 기술이었다.

 하지만 정확히 학주 선생님께 일격을 날릴 수 있었다는 것 만으로도 성공한 샘이었다.

 

 “제법이구나. 그 기술, 어디서 배웠냐?”

 

 학주 선생님의 물음에 나는 침묵했다. 그도 그럴 것이 미래의 학주 선생님께 배웠다고 말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비밀이냐? 그럼 어쩔 수 없고.”

 

 학주 선생님은 자세를 풀었다. 아마도 대련은 끝난 것 같았다.

 애초에 체급 차이로 실제 있을 수 없는 대련이었다.

 나는 그때서야 온몸에 긴장이 풀렸다. 얼마나 긴장했던지 손에 식은땀이 흔건했다.

 재대로 걷기도 어려워 잠시 비틀거렸지만 이내 몸을 가눌 수 있었다.

 

 “칫 재수 좋은놈.”

 

 이를 본 정태는 혀를 찼다. 정태는 내가 학주 선생님께 보기 좋게 당하기만을 내심 빈 모양이었다.

 하지만 내가 의외로 선전하자 기분 나쁜 모양인지 뒤돌아 섰다.

 어쨌거나 현재 나의 실력을 확인할 수 있었으니 나에게는 꽤 유익한 시간이었다.

 

 ‘금메달 까지는 한참 멀었구나. 더 열심히 해야지.’

 

 세상에는 학주 선생님과 같은 괴물이 수도 없이 많을 것이다.

 지금 내가 조금 다른 아이들보다 앞섰다고 자만할 때가 아니었다.

 나는 좀 더 연습에 집중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날 태권도 훈련은 그렇게 끝나가고 있었다.

 

 ****

 

 그것은 꿈이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잊혀진 기억이랄까?

 그 기억은 과거, 내가 회귀하기전 고 2 여름방학 직후였다.

 시아가 자살했다. 이유는 석환이 그녀를 성폭행 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이 모든 것이 내 잘못 같았다.

 전날만 해도 시아와 나는 여름방학을 기념해서 근처 유원지에 함께 데이트 아닌 데이트를 했었다.

 그리고 돌아가는 길에 시아는 석환 일당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석환은 퇴학당했지만, 그런다고 시아의 고통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었다.

 결국 시아는 자살했고, 나는 반 패인이 되고 말았다.

 만약 학주 선생님이 나에게 태권도를 권하지 않았다면 나도 시아의 뒤를 따라 자살했을지도 몰랐다.

 어찌 되었건, 그 날은 시아가 죽은 뒤 1주일 지난 뒤였다.

 

 콰아아앙!-

 쏴아아아-

 

 그날은 번개가 치고 비가 몰아치는 날이었다.

 대낮인데도 방은 어두 컴컴했다.

 나는 촛불 두 개를 켜놓고 헌책방에서 구해온 오래된 책을 펼쳐놓았다.

 그책은 솔로몬의 작은 열쇄, 레메게톤이었다.

 레메게톤은 게티아, 데얼지아-게티아, 알스 포울리나, 알스 알마델 살로모니스, 알스 노바 이렇게 다섯으로 나뉘는데 내가 지금 펼치고 있는 것은 그중 게티아였다.

 

 게티아에는 솔로몬의 72 악마의 대해 적혀있었다.

 그 내용은 악마를 소환하는 법과 악마들의 인장, 그들의 능력과 외모에 대한 것들이었다.

 악마를 소환하기 위해서는 인장을 만들어야 하는데 순위가 높은 악마일수록 희귀한 재료를 써야했고, 최상위 악마는 금으로 만든 인장을 요구했다.

 

 물론 나는 그런 것을 만들 돈이 없었기 때문에 영문으로 적혀있는 책을 대충 해석해서 조약한 인장하나를 만들었다.

 

 내가 지금 악마를 소환하려는 이유는 단 하나였다.

 악마의 힘으로 시아를 되살리기 위해서 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 어리석었지만, 그 때 당시의 나는 꽤나 진지하게 흑마술에 빠져 있었다.

 그래서 수도 없이 악마소환의 비술을 행해 보았지만, 결과는 대실패였다.

 

 악마는 고사하고 파리 한 마리, 모기 한 마리도 오지 않았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이상한 일이었다.

 한 여름날 문을 열어놔도 파리나 모기 한 마리 안들어온다는 것이 사실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게 오늘 나는 마지막으로 악마소환의 인장을 만들었다.

 오늘이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인장을 만든 후, 나는 방 바닦에 종이 천에 닭피로 그려진 마법진을 펼쳤다.

 

 펄럭-

 

 이제 남은 것은 기다림 이었다.

 주문같은 것도 있었지만, 나의 영어실력은 처참해서 번역을 재대로 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과감하게 주문을 생략했다.

 그리고 그 대신 마법진위에 손가락을 살짝 칼로 찔러 내피를 그 마법진 위에 뿌렸다.

 

 “...”

 

 근 한시간을 기다렸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당연한 일이었다. 21세기에 무슨 얼어죽을 악마란 말인가?

 나는 실망하여 켜놓았던 촛불을 껐다.

 그리고 방을 밝히려고 전등의 스위치를 넣었다.

 

 찰칵

 

 그러나 방안에 불은 들어오지 않았다.

 그대신 지독한 유황냄새가 내코를 자극했다.

 이렇게 강한 유황냄새는 과학실에서도 맡아보지 못한 것이었다.

 그리고 들려온 목소리. 그 목소리는 처음 들어보는 여자의 것이었다.

 

 “흥미롭군. 너 따위가 나를 소환하다니.”

 

 나는 깜짝놀라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바닥도 없고, 천정도 없었다. 그저 눈에 보이는 것은 끝없는 어둠 뿐이었다.

 

 “넌 뭐야?! 여긴 어디야?!!”

 

 나의 외침에 그 여자는 시리니컬 하게 말했다.

 

 “여기가 어딘지, 내가 누구인지 알면 넌 죽어.”

 

 그녀는 이렇게 말하며 내 주위를 천천히 돌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분명 느껴졌다.

 그렇게 그 여자는 내 주변을 몇바퀴 돈 뒤 입을 열었다.

 

 “난 위대한 악마지만, 사람을 살리는 능력은 없어. 안타깝게도 말이지.”

 “그, 그럼 날 원래의 세계로 돌려 보내줘!”

 “그럴수는 없지. 솔로몬 이후로 네가 처음이야. 나를 불러낸 것은 말이지.”

 

 나는 그재서야 이 존재가 악마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소스라치게 놀란 나는 온몸을 벌벌 떨면서 정체 불명의 악마를 향해 말했다.

 

 “나에게 뭘 원하는 거야?! 난 줄게 아무것도 없어.”

 “그건 네 생각이고. 날 불러 낼정도의 순수한 영혼이라면, 그래 가능할지도 모르지.”

 “뭐, 뭐가?”

 “‘시아’라는 애 살리고 싶지 않아?”

 

 그것은 그야말로 악마의 유혹 그 자체였다. 악마와 계약을 해서 좋을 것이 없다는 것은 나역시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시아가 없는 이 세상은 나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나는 미련 없이 그 악마의 유혹에 답했다.

 

 “살리고 싶어. 살리기 위해서 라면 뭐든지 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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