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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샤
작가 : 한송이장미
작품등록일 : 2016.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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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의 파편 조각: I (1)
작성일 : 17-07-12     조회 : 413     추천 : 0     분량 : 43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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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실의 파편 조각: I> (1)

 

 마법 스크롤에서 어렴풋이 느꼈던 마나의 흐름이 방금 전 확실하게 느껴졌다. 현은 그 느낌에 더는 지체할 필요성을 못 느끼며 기운이 느껴지는곳으로 달려갔다.

 

 "..류,양?!"

 

 눈을 크게 뜨며 별안간 뛰어가는 그녀를 놀란 눈으로 바라보다가 이내 인상을 찡그리며 그녀를 따라 뛰어갔다.

 

 하지만 현은 멈출수 없었다. 자신의 눈앞에서 더이상 사람이 죽는것을 보기 싫었다. 더욱이 전생의 인혁과 같이 자신의 만족을 위해 남의 죽음을 즐기는 사람이 멀쩡하게 살아있는것 또한 싫었다.

 

 현은 계속해서 드는 생각을 갈무리 하며 정신을 집중 시켰다.

 

 '동쪽..!!'

 

 동쪽에서 강하게 마나의 파동이 느껴지자 현은 지체하지 않고 그곳으로 향해 달려갔다.

 

 틀림 없었다. 웨이험 산맥의 구로브 지방에서 쓰러진 마물의 주변에 떨구어져 있던 스크롤 조각들. 그것들에게서 느껴졌던것과 똑같은 마나의 흐름이었다.

 

 현은 분명하게 느껴지는 그 흐름을 좇으며 목적지를 향해 달려갔다.

 

 동쪽을 향해 달려가면 달려갈수록 기운이 점점 더 또렷하게 느껴지자 현은 이곳에서 리베르의 증거를 찾을수 있을것이라 확신을 하였다.

 

 "..어?"

 

 하지만 이내 뚝 하고 끊겨버린 흐름에 현은 멈춰설수 밖에 없었다. 누군가가 팽팽했던 실타래를 아무 예고 없이 가위로 잘라버린것처럼 갑작스레 사라진 기척에 현은 그 자리에서 우두커니 있었다.

 

 '뭐지..?'

 

 설마 상대가 자신의 기척을 느낀것인가.

 

 "류양!!"

 

 하지만 자신을 부르는 2 황자의 목소리에 현은 생각을 멈출수밖에 없었다.

 

 "2 황자님?"

 

 "갑자기 그렇게 뛰어가시면 어떡합니까?"

 

 "죄송합니다. 하지만.."

 

 "위험합니다, 일단 돌아가시죠."

 

 사과를 하며 반박하려는 현의 말을 가로막고 그녀의 손목을 붙잡으며 끌어당겼다.

 

 '부시럭-'

 

 "응?"

 

 하지만 자신의 발밑에서 종이가 구겨지는 소리가 나자 현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바닥을 내려다 보았다.

 

 "황자님, 잠시만 기다려주시겠습니까."

 

 자신의 손목을 붙잡은 아헨의 손을 정중하게 놓고 바닥에 떨어진 무언가를 집어들었다.

 

 "이건..."

 

 그때와 똑같은 마법 스크롤이었다. 찢어진 탓에 비록 일부분이었지만 현은 그것이 전에 구로브 지방에서 발견했던것과 똑같은 마법진이 그려진 스크롤이라는것을 깨달았다.

 

 '쿵-!!!'

 

 "..!!!"

 

 하지만 그때 거대한 무언가가 지면을 울리는 소리와 함께 자신의 앞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마물..!!'

 

 "위험해!!"

 

 거대한 마물이 솥뚜껑만한 발을 들어 그녀를 짓밟으려 하자 그리 멀지 않은곳에 서있었던 아헨이 그녀를 끌어안고 피하였다.

 

 '하성오빠..?'

 

 왤까. 자신을 향해 달려와 감싸안은 저 모습이 왜 하성 오빠와 겹쳐보이는걸까.

 

 그때 아헨이 몸을 일으키며 그녀에게 소리쳤다.

 

 "바보냐?! 왜 빤히 보고만 있는거야!! 피해야될거 아니야!! 하여튼 무모하기는 더럽게 무모하다니깐!!"

 

 '이 말투는..?'

 

 현은 떨리는 두눈을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2 황자님..?"

 

 떨리는 목소리로 그를 부르자 그가 움찔 하는것이 느껴졌다. 하지만 이내 그녀에게서 고개를 돌리며 말하였다.

 

 "..으흠..!!이러고 있을때가 아닙니다, 일단 저 몬스터부터 어떻게든 해봐야될것 같군요."

 

 "...그러네요."

 

 현은 정신을 차리고 눈앞의 마물을 바라보았다.

 

 "크오오오!!!"

 

 마물이 고개를 들어 괴성을 지르자 현과 아헨은 인상을 찡그렸다.

 

 "지금쯤이면 몇몇 눈치있는 분들은 저 몬스터의 기척을 느꼈을지도 모르겠군요."

 

 "그렇겠죠."

 

 "올때까지 버텨야겠죠?"

 

 "..그렇죠."

 

 현이 굳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일단 보험으로 이 사실을 모두에게 알려줄 누군가를 불러야겠네요."

 

 "..류양께서 가셔서 지원병을 요청해주시겠습니까, 이곳은 제가 막고 있겠습니다."

 

 아헨이 허리춤에 있는 검집에서 검을 뽑아들며 말하였다. 하지만 현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하였다.

 

 "혼자서는 무리입니다. 그리고 굳이 사람일 필요는 없죠."

 

 "그 말은 다른 누군가가 있다는겁니까?"

 

 그의 물음에 현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어떠한 존재를 불러내었다.

 

 "실레스,"

 

 '..네, 이스님.'

 

 아헨은 자신의 눈앞에 소리없이 나타난 존재에 눈을 휘둥그레 떴다. 투명하지만 또렷하게 형체가 보이는 소녀의 형상을 한 기묘한 존재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사람들을 불러와줄수 있겠어?"

 

 '알겠습니다.'

 

 "부탁할게."

 

 '네.'

 

 그 말을 끝으로 실레스는 소리없이 바람을 날리며 사라졌다. 아헨이 그녀에게 물었다.

 

 "방금..그건 뭡니까?"

 

 "정령이에요. 저희의 주위에 항상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이들이죠."

 

 "정령..그렇군요."

 

 그녀의 대답에 아헨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이내 자신들의 눈앞에서 무시무시한 기운을 뿜어내고 있는 마물을 보며 검을 고쳐쥐었다.

 

 "그럼..한번 있는 힘껏 버텨 봐야되겠군요."

 

 언뜻 비장함이 서린 그의 말에 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와 동시에 둘은 무기를 들고 거대한 마물을 향해 달려들었다.

 

 현은 기운을 압축한 암기를 마물의 눈을 향해 날렸다. 하지만 이번 마물을 그리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닌지 꼬리를 휘두르는 것으로 날아오는 암기를 튕겨내었다. 바로 그때, 마물이 신경이 현에게 집중 되어 있을때 아헨은 그 틈을 타 마물에게 달려들어 검을 휘둘렀다.

 

 "하앗!!"

 

 "크아아아!!"

 

 '성공인가??'

 

 현은 희망에 찬 눈빛으로 마물을 올려다보았으나 상처를 입기는 커녕 오히려 신경질만 돋군셈이 되었다. 마물의 우악스러운 몸짓에 마물의 몸에 올라가있던 아헨은 가벼운 몸짓으로 지면에 뛰어내렸다.

 

 "..이번 마물은 꽤나 단단한 표면을 가졌네요. 이 살은 검기로 밖에 베어내지 못하겠군요."

 

 "검기.."

 

 검기라는 말에 에릭이 떠올랐다. 소드마스터인 그 라면 이런 마물 따위 간단하게 없앴을것이다.

 

 검기를 사용할수 있는것은 소드 유저부터였다.

 

 하지만 지금 이곳에 있는것은 자신과 2 황자, 단 둘뿐이었다. 자신이야 검기 대신 정령의 기운으로 공격할수 있었지만 옆에 있는 2 황자가 소드 마스터는 커녕 소드 유저일리는 없기 때문에 단 둘이서 저 거대한 마물을 쓰러뜨리는것은 불가능하다는것을 느꼈다.

 

 "뭐, 어쩔수 없군요."

 

 그때 2 황자가 어깨를 으쓱이며 자신의 앞에 섰다.

 

 "혀..아니 류양이라면 비밀을 엄수해주겠죠."

 

 "예? 그게 무슨.."

 

 현이 되물으려 하자 2 황자는 검을 바로 쥐더니 자신의 기운을 불어넣었다.

 

 '우우웅-'

 

 '검기!!'

 

 하늘색의 선명한 마나가 아헨이 들고있는 검을 둘러쌌다. 그리고 그는 마물을 향해 달려나갔다.

 

 그가 검기가 덧씌워진 검을 마물을 향해 휘두르자 견고해보이던 마물의 살갗이 폭발적인 굉음과 함께 베어져 나갔다.

 

 '콰쾅-!!!'

 

 "크아아아악!!!!"

 

 그의 공격에 꽤나 중상을 입은 마물이 아까와는 다른 날카로운 비명을 질렀다. 마물의 피가 분수처럼 터져올랐으나 아헨은 재빠르게 그것을 피하였다. 그는 그의 유연한 몸짓으로 인해 거무튀튀한 마물의 피를 뒤집어 쓰게 되는 곤욕을 치르지 않을수 있었다.

 

 현 또한 마물의 다리에 기운이 응축된 암기를 휘두르며 중상을 입혔다. 하지만 공격을 하는 내내 여러가지 복합적인 생각이 드는것은 어쩔수 없었다.

 

 비운의 황자라 불리던 2 황자가 소드 마스터라니. 게다가 자신이 알아채지 못할만큼 그 기운을 자신의 깊숙한 곳에 단단히 감추어두고 있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왜 저 자가 자신이 가장 그리워하는 이와 겹쳐보이는지 알수가 없었다.

 

 마물은 계속해서 늘어나는 상처에 괴성을 지르며 더욱 크게 날뛰었으나 재빠르게 몸을 날리며 검으로 베는 이들에게 공격을 할수 없었다. 몸집이 거대한 탓에 행동도 느릴뿐더라 현과 아헨의 몸놀림이 워낙 빨랐기 때문이었다.

 

 그때 현은 등에 허점을 보이는 마물에게 순식간에 달려들어 암기를 휘둘렀다.

 

 '파악-!!'

 

 "크오오오옥!!!"

 

 피가 튀는 소리와 함께 마물이 비명을 질렀다. 마물의 거친 몸부림에 현은 발을 헛디딜뻔 하였으나 자신을 뒤에서 받쳐주는 아헨의 덕에 무사할수 있었다.

 

 마물이 괴성을 지르며 쓰러지자 아헨은 붙잡고 있던 현의 어깨를 놓으며 말하였다.

 

 "등이 급소였나보군요."

 

 "네."

 

 등에 급격히 몰려있는 기운에 현은 직감적으로 그곳이 마물의 급소라는것을 깨달았었으나 좀처럼 틈을 주지 않는 탓에 공격을 할수가 없었다. 하지만 아헨의 일격 덕에 드디어 등에 허점을 보인 마물을 기운이 담긴 암기를 휘두르는것으로 쓰러뜨릴수 있었다.

 

 "역시 마물들의 놀이터군요, 이렇게 다양하고 거대한 마물들이 있었을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아니요,"

 

 하지만 현은 그의 말에 고개를 내저었다.

 

 "인위적인 소환이에요."

 

 현은 품안에 넣어두었던 마법 스크롤 조각을 꺼내들며 말하였다.

 

 그러나 현은 다시 인상을 찌뿌릴수밖에 없었다. 근처에 마법 스크롤에서 느껴지는것과 같은 인위적인 마나의 흐름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자 돌의 언덕에 검은 로브를 뒤집어쓴 누군가와 눈이 마주쳤다.

 

 "..!!!"

 

 하지만 눈이 마주치자마자 그는 검은 후드를 더욱 깊이 눌러 쓰더니 도망을 쳤다.

 

 수상한 마나의 기운을 흘리는 그를 발견한 현은 그 자리에서 일어나 도망치는 그를 쫓았다.

 

 "류..?! 또 어딜 가는..!!"

 

 다시 어딘가를 향해 달려가는 현을 동그랗게 뜬 눈으로 바라보다가 이내 한숨을 쉬며 그녀의 뒤를 쫓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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