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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미친!! 누가 3반에서 귀신봤대!"
"귀신을 믿냐? 왜 이제는 하다하다 요정이라고 하지?"
"아 새꺄- 이번엔 진짜라고 아무도 없는 교실에 가만히 움직임이라곤 1도 없이 창밖만 보고 있었다잖아"
"내 생각에는 분명히 학교에 미련이 있는 거야.. 그래서 아직 학교를 떠나지 못하고..!!"
"오바한다. 그게 진짜 있으면 내가 니 동생한다 "
"어? 니 방금 그 말 책임지는거? 그럼 동생아- 미리 동생이라고 부른다- 오늘 형님이 무시무시한걸 보여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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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벌써 어두운데? 동생아 그냥 가면 안되냐?"
"쫄보가 무슨 형이라고 자- 여기 3반 봐봐 뭐가 있냐? 귀신같은게 니눈엔 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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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아아아아아아아아!!!!!!!"
"야.. 저..저게 뭐냐 진짜 심장마비 올뻔"
"야 유태우 동생아, 이 형님 말이 맞지? 넌 이제.."
"그런데.."
"저거 사람 아니냐?"
샤락-
두 눈이 허공에서 마주쳤다. 그녀의 눈은 언제나처럼 텅 비어 있었고
그의 눈은 서서히 그녀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처음엔 호기심이었다. 어떻게하면 사람 얼굴이 저토록 아무 감정이 없을 수가 있을까.
모든것이 의문점 투성이인 존재였다.
신기하게도 알려고 할수록 모르겠고 알면 알 수록 더 궁금해진다.
'이채이..'
이 이름이 계속 입에서 맴도는 이유는 왜일까.
그냥 궁금해서다. 그냥 오늘따라 궁금해서, 그리고 오늘따라 시간이 많아서 이 시간에 이 방향으로 가고 싶을 뿐 절대 뒤따라가는건 아니다.
"고양아-"
발걸음이 멈춘다.
'넌 맨날 내가 너 보고싶을때 귀신같이 알고 찾아오는거 알지"
"내일 무슨날이게?"
저도 모르게 대화에 귀가 기울여진다. 이건 우연히 듣게 된거다. 우연히..
"내일은 내가 제일 싫어하는 날이다"
"내 생일 이거든"
그리고 그때 알았다.
이 호기심이 무엇인지를
"웃는거 하나는 더럽게 예쁘네"
비온뒤의 무지개처럼 슬픔이 잠시 걷힌 얼굴의 미소는 그 무엇보다 빛났다.
그리고 눈 부시게 찬란해서 저 텅빈 눈과 어울리지 않는, 그래서 더 슬픈 그 미소를 계속 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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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아! 그리고, 나는 네 이름 아는데 너는 내 이름 모르는게 불공평 할거 같아서 알려주는건데,"
"나는 유태우. 너는 이채이"
"절대 까먹지마"
채이의 양 볼을 살포시 누른다.
..
"유태우.."
관심있다는게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는 아직 몰라도 방금 전 일을 생각하면 얼굴이 화끈달아오른다.
잘생겼던가?
진하가 맨날 '울애기들' 이라고 하는 걔네들 보다는 ...
오늘은 처음으로 오늘이 행복한 날이다. 나에게 온 '선물' 때문일까.
손의 곰돌이 키링이 빛을 받아 더욱 반짝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