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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1 기동조사반
작가 : 칠미리
작품등록일 : 2018.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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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화] 함정에 빠진 기분이야
작성일 : 18-12-13     조회 : 275     추천 : 0     분량 : 6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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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까지가 우리가 알고 있는 전부야.”

 

 자정이 가까운 시간, 401호 기동조사반에는 잠시 침묵이 흐르고 있다. 찌그러진 맥주 캔이 응접실 테이블 위에 가득 놓여있는 걸로 봐서 꽤 긴 시간동안 이야기가 이어진 듯하다. 엄기동과 장연성, 그리고 꼬마 아니, 그냥 박문수가 각자의 파트를 정해 번갈아가며 상황설명을 이어갔다. 울적한 기분이 들었는지 엄기동은 말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촉촉해진 눈가가 지금 그의 심정을 대변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런 숙연한 분위기에서 서유림은 한 가지 의문이 들었는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런데 있지……, 왜 3인칭 시점이야? 여기 세 사람이 없던 상황도 꽤 사실적으로 얘기하고 있잖아.”

 

 아앗!

 정곡을 찔린 세 사람은 서로 눈치를 보느라 바빴다. 그렇게 잠시 허둥대던 엄기동이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한다.

 

 “아하하하……. 그, 그게 말이지. 이게 또 살을 붙여서 꾸며야지만 극적인 상황을 연출할 수가 있는 거거든. 몰입도가 있잖아, 몰입도가…….”

 “이야~, 역시 변호사라 그런지 예리해. 작은 것 하나도 결코 놓치는 법이 없어요. 크하하하!”

 

 큰 소리로 웃으며 얼렁뚱땅 넘어가려는 엄기동과 장연성을 서유림이 한심하게 쳐다봤다. 그 와중에도 엄기동은 “사실적 증언에 입각해서 한 말이니까 아마 틀림없을 거야.”라며 너스레를 떨고 있다. 귀신이 출현했던 에피소드는 도대체 누구의 증언이었을까, 생각하며 서유림은 또 하나의 질문을 조심스럽게 꺼냈다.

 

 “그럼 문수 씨 아버님께서도…….”

 “우리 아버지요? 지금 편의점 하시는데, 왜요?”

 

 아아, 답답해. 집에 가고 싶어……. 그런 서유림의 마음을 알아차리기라도 한 건지 박문수는 “맞다, 그 다음 얘기를 안했네.”라며 뒤늦은 설명에 들어갔다.

 

 “건물 안에 갇혀있던 사람들은 모두 무사히 대피했어요. 그 과정에서 기만이 아저씨만 못 빠져나온 거죠. 그것도 1층에서…….”

 “1층에서?”

 “형이 1층에서 발견됐거든.”

 

 소파 깊숙이 몸을 파묻고 있는 엄기동이 말을 이어받았다.

 

 “바보도 아니고, 다 내려와서 그걸 빠져나오지 못하다니.”

 “그럴만한 일이 있었다는 얘기잖아. 설마…… 그것도 혹시?”

 “그냥 짐작만 할 뿐이야. 중요한 건 불이 어떻게 나게 됐냐는 건데. 그놈들……, 정말 다 태워죽일 작정이었던 걸까?”

 “이건 어디까지나 추측인데…….”

 

 이번에는 장연성이 나섰다. 골똘한 표정인 걸로 봐서 아마 오래전부터 들었던 생각을 말하려는 모양이다.

 

 “이것들이 뜻대로 안되니까 노선을 변경한 것 같아. 몰아내기에서 전쟁으로……. 보는 사람도 없겠다, 손쉽게 할 수 있는 게 뭐겠어. 그냥 질러버린 거지. 결국 애꿎은 주민들만 방화범으로 몰렸잖아. 얼마나 억울하겠어. 죽다가 살아나왔는데.”

 “어쨌거나 참 대단한 분이세요. 꼭 그렇게까지 했어야 했나 싶기도 하지만, 불의에 항거하는 그 강한 정신과 근성, 그리고 용기 있는 결단력만큼은 지금까지도 저희들 사이에서 자주 회자되곤 하니까 말이에요.”

 

 장연성의 말을 끊고 누군가가 끼어들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다. 낯선 인물의 출현에 장연성은 심기가 불편해졌다.

 

 “그런데 누구실까? 누구신데 아까부터 계속 꼽사리를 끼실까?”

 “저, 저 말입니까?”

 “내가 지금 당신 보고 얘기하잖아. 안 보여?”

 

 험상궂은 얼굴에서 뿜어져 나오는 막말에 이 남자, 눈을 어디다 둬야 할지 모르는 눈치다. 갈 곳 잃은 눈동자가 두꺼운 안경알을 헤집고 다니더니 “뭐죠, 이 분위기는? 어째 괜히 왔다는 생각이 듭니다.”라며 서유림을 향해 긴급 구조를 요청하고 있다. 골똘히 생각에 잠겨있던 서유림이 남자의 존재를 깨닫고는 황급히 놀란다.

 

 “어머나, 언제 오셨어요?”

 “어, 언제라니요. 무슨 말을 그렇게 섭섭하게 하십니까? 이 맥주도 제가 나가서 사갖고 온 건데.”

 “아니, 왜요?”

 “글쎄요. 내가 왜 그랬을까.”

 

 존재감 없는 사람은 대개 각출해서 계산하는 편이 좋다. 아무리 화끈하게 돈을 써본들 전혀 티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남자 역시 그런 유형 중 한명일 것이다, 라는 생각에 서유림은 잠시 측은한 마음이 들었다. 이런 상황을 재밌게 지켜보던 엄기동이 소파에서 몸을 일으켜 기척도 없이 숨어든 남자를 소개했다.

 

 “인사들 해. TBS 사회부 조용한 기자. 지금은 대기발령 중인데, 최태성 잡아서 다시 복직할 거래. 우리랑 목적이 같지.”

 .

 .

 .

 왕복 8차선 대로변에 위치한 지하철역 입구. 두꺼운 패딩 차림의 조용한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모습을 드러냈다. 돋보기를 연상케 하는 두꺼운 안경알이 그의 어수룩함을 한층 돋보이게 만든다.

 먹자골목을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나오는 조용한. 아무래도 마음의 준비가 덜된 모양이다. 한숨을 내쉬며 다시 한 번 초조한 발걸음을 옮겨본다. 마치 어디 죽으러 가는 사람처럼 조용한의 얼굴은 창백하게 굳어있었다. 며칠 전 기동조사반을 찾은 것이 화근이었다. 그날의 기억을 가만히 떠올려본다.

 

 ·

 

 “자, 그러니까 제 말은 강진상과 최태성의 자금이 바로 태성캐피탈에 몰려있다는 겁니다. ‘돈세탁이라면 저에게 맡겨주세요’ 이런 식으로 말이죠. 그럼 그 돈을 강진상이가 바로 회수하느냐. 아니죠, 걔가 바보에요? 그렇습니다. 바로 투자를 하겠지요, 태성캐피탈에……. 정계에 진출을 한다? 고로 비자금이 필요하다? 백프롭니다. 그거 여기 아니면 나올 데가 없어요.”

 

 마치 입시학원의 인기강사처럼 조용한은 화이트보드에 이리저리 화살표까지 그려가며 강의에 열중이다. 그런 조용한의 설명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모두가 귀를 쫑긋 세우며 경청하고 있었다. 특히나 박문수는 “오~ 저 형 끝내준다.”라며 추임새까지 넣고 있으니 존재감 없던 조용한 입장에서 보면 신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니까 일단 거기부터 치자. 뭐 그런 얘기네.”

 “나쁘지 않아. 형사가 됐든 민사가 됐든, 일단 강진상만 열 받게 하면 되는 거잖아.”

 “그렇지. 둘의 관계를 끊어 놓는 게 이번 작전의 핵심이니까.”

 

 엄기동과 서유림이 긍정적인 반응으로 대화를 주고받고 있다. 흐뭇한 미소로 조용한이 고개를 끄덕이는 사이 장연성의 돌발질문이 이어졌다.

 

 “그럼 미끼는 누가 되는 거야? 난 경찰이라서 안 돼. 당연히 의심부터 할 거 아니야.”

 “무슨 소릴 하는 거야 형. 먼저 술 먹자고 한 사람이 술값 계산하는 거 몰라?”

 “맞아요. 얼굴 팔린 우리보다야 조 기자님이 훨씬 낫지. 안 그래요?”

 “얘기 다 끝났네.”

 

 생글생글 웃고 있는 401호 멤버들을 보며 조용한이 가만히 손사래를 쳤다.

 

 “신중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그렇게 성급하게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고요. 아, 내가 이런 것까지 설명해줘야 하나? 잘 들으세요. 상대방의 허실을 살피려면 일단 강렬한 인상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상대방을 방심시킬 수 있는 인물이 적합하다 이 말입니다. 기억에 남지 않는, 어수룩하면서도 존재감이 없는 인물……. 아니, 왜 저를 쳐다보십니까? 안되겠군요. 그럼 다수결로 정하는 게…….”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네 개의 손가락이 누구를 가리켰는지는 굳이 설명을 하지 않아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

 

 유독 매서운 바람이 부는 이 쓸쓸한 거리에서 홀로 생각에 잠겨있는 조용한. '괜히 나서가지고 이게 뭐람. 함정에 빠진 기분이야.'라며 뒤늦은 신세한탄을 해보지만 되돌리기에는 너무 멀리 와버렸다.

 두려운 마음으로 먹자골목을 지나 한참을 들어가자 적색벽돌로 지어진 5층짜리 낡은 상가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어둠의 냄새를 물씬 풍기는 것이 한 눈에 봐도 그가 향하는 곳임을 짐작케 한다. 건물 맨 꼭대기 간판에는 ‘태·성·캐·피·탈’이라는 빛바랜 시트지가 쭈글쭈글한 모양으로 붙어있었다. 퇴폐적인 분위기였다.

 

 “과연 이 안에는 어떤 풍경들이 펼쳐져 있을까. 울퉁불퉁한 몸에 꽉 끼는 셔츠, 그리고 알록달록 문신을 새긴 남자들이 자욱하게 퍼진 담배연기 속에서 험악한 인상을 드러내고 있겠지. 피 묻은 쇠파이프를 만지작거리면서 말이야. 어쩌면 칼을 차고 있을지도 몰라. 아아, 생각만 해도 너무 무서워.’

 

 깊은 한숨을 휴~ 내뱉으며 잠시 긴장을 풀어본다. 마침내 건물 안으로 들어서는 조용한. 영화 속 주인공이라도 흉내 내려는 걸까. 멀쩡한 엘리베이터를 놔두고 굳이 계단을 오르기 시작한다. 코끝을 자극하는 퀴퀴한 냄새, 깜빡깜빡 제 기능을 상실한 형광등을 따라 올라가자 어느덧 5층까지 다다르게 됐다. 떨리는 마음을 간신히 진정시키며 노크와 함께 빼꼼히 문을 열었다. 그러자……,

 

 “반갑습니다, 고객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조용한의 눈에 펼쳐진 풍경은 밖에서 상상하던 것과는 너무나도 달랐다.

 연한 베이지 컬러의 벽면에 환하게 비추는 노란 빛의 조명들, 높은 천정과 통유리로 제작된 깔끔한 상담실은 무척이나 감각적이고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특히나 곳곳에 보이는 인테리어 소품들과 은은하게 퍼지는 로즈마리 향기가 긴장된 마음을 말끔히 해소시켜주는 듯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마음에 들었던 것은 단정하게 유니폼을 갖춰 입고 있는 여직원의 환한 미소가 아니었을까? 어리둥절한 것도 잠시,

 

 “저……, 고객님?”

 “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아, 맞다. 내 정신 좀 봐. 그러니까 제가……, 아까 전화를 드렸었는데.”

 “성함이?”

 

 잠시 망설이는 조용한. 실명을 거론한다는 것 자체가 처음부터 내키지 않았다. 드라마에서 보면 주인공은 보통 위조된 신분으로 적의 소굴에 잠입하지 않던가.

 “그런 건 전부 불법이라고. 나는 내 명성에 흠이 가는 일은 절대로 하지 않아. 그리고……, 명색이 걔네들도 금융권인데, 그런 허접한 짓거리가 통할 것 같아? 쓸데없는 생각 말고, 그냥 돈이나 빌려요. 이자걱정 하지 말고…….”라는 엄기동의 말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 본다.

 

 “조, 조용한.”

 “네? 조용히 뭐요?”

 “아니요. 그, 그러니까…… 제 이름이 조용한이라고요.”

 “어머, 그러시구나. 성함이 참 독특하시다. 한번 들으면 절대 잊어버릴 일 없겠어요. 호호호호!”

 

 아아, 어쩐지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것 같다.

 첫 단계부터 엄청난 차질을 빗었다는 생각에 조용한은 낙심하고 말았다. 그러면서 상담실 안으로 안내를 받았다. 5평 남짓한 좁은 공간에 들어서자 본격적인 작전에 돌입했음을 실감하며 두근거리는 마음에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 윤기 있는 머리를 단정하게 묶어 올린 상담직원이 “오래 기다리셨습니다.”라는 친절한 인사와 함께 눈부신 미소를 마구 날리며 들어온다.

 아, 행복해! 조용한은 또 한 번 무장해제 되고 말았다.

 

 “여기까지 오시는데 쉽지 않은 결정을 하셨을 거라 생각해요. 망설이거나 그러시진 않으셨어요?”

 “네. 아니, 아니요, 아, 그러니까 제 말은…… 조금 망설였다는 뜻입니다. 하하, 하하하하.”

 “어머, 그러셨구나. 아무래도 저희가 3금융권이다보니 당연히 그런 마음 가지실 거라 생각해요.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자금융통에 어려움을 겪고 계시는 고객님들을 저희가 최우선으로 도와드리려고 한다는 점만은 분명히 알아주셨으면 해요. 잠시 만요.”

 

 키보드를 다다닥 두드린 여직원이 화면을 주시한 채 묘한 표정을 짓고 있다.

 

 “방송국에서 일 하시네요? 기자세요?”

 “왜요, 기자는 대출 못 받습니까?”

 “아니요. 꼭 그런 건 아니지만…….”

 

 환한 미소를 짓던 상담직원의 얼굴에 경계심이 드러났다.

 

 “걱정 마세요. 조만간 잘릴…… 아니, 곧 그만 둘 생각이니까요. 타고난 사업가 기질이 저를 가만히 놔두질 않아서 말이에요. 비즈니스 알죠? 비즈니스……. 이 사업이라는 게 말이죠, 투자를 받으려면 또 그만큼의 지출이 필요한 거 아니겠습니까, 안 그렇습니까? 하하, 하하하하!!”

 

 이젠 여유롭다 못해 허세까지 부리고 앉아있으니 혹시 이 남자, 이 아름다운 여성에게 호감이라도 생긴 걸까? 그러거나 말거나 직원은 그저 “아, 네…….”라며 무미건조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키보드를 몇 번 더 두드리며 이번에는 신용등급을 확인한다. 6등급. 이 또한 위조가 아니었다. 몇 번의 카드 값 연체에 은행대출, 그리고 잦은 현금서비스 이용에 의한 당연한 결과라고나 할까. 얼마간의 대화 끝에 조용한은 또 하나의 안타까운 사실을 이야기한다.

 

 “아아, 그놈의 주식에 손을 대는 게 아니었어. 괜히 헛바람 들어가지고……. 안 그래도 힘들어 죽겠는데 아니, 전세 보증금을 갑자기 올린다는 게 말이나 됩니까? 안 그래요?”

 “그런 것까지 굳이 말씀 안하셔도 되는데……. ”

 

 쉴 새 없이 떠들어대는 조용한의 입담에 지루해하던 상담직원이 마침내 본론으로 들어갔다.

 

 “어쨌든 사업자금이 아니라 전세금이 필요하신 거군요. 고객님의 어려운 사정은 잘 알았습니다. 하지만 아시는 것처럼 무담보 대출은 최대 300까지입니다. 그래서 얼마를……?”

 

 직원의 말에 조용한은 잠시 망설이는 기색을 내비쳤다. 이런 말을 해도 되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이다. 그러다 결심이라도 굳혔는지 조용한이 침을 꿀꺽 삼키며 조심스럽게 입을 연다.

 

 “처, 천만 원 이요.”

작가의 말
 

 그랬다고 합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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