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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ORDERS – 삼형제, 끈을 다시 엮다.
작가 : 윌리암
작품등록일 : 2018.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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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좋아하는 대통령?
작성일 : 18-12-22     조회 : 256     추천 : 0     분량 : 4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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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준상이 열어준 덕에 쉽게 들어온 일행은 대통령에게 접근했다.

 

  대통령은 일행이 들어온 건 신경을 안 쓰는 건지, 온지도 모르는 건지 계속 쭈그려 있었다.

 

  같은 말들만 계속해서 중얼거릴 뿐이었다.

 

  “엄마, 나 게임하고 싶어! 게임기 안 틀어주고 어디 간 거야?”

 

  그 모습을 본 길동은 참으로 기묘하다 생각했다.

 

  이 시대의 대통령이란 자의 모습이 악귀에 휘둘렸던 연산군의 모습과 너무도 흡사했기에.

 

  ‘설마, 정말로 그때 도망간 요괴가 이곳에 온 것인가?’

 

  그러나 악귀의 기운은 느껴지지 않았다.

 

  저승사자는 복도 미로에서부터 이곳저곳을 둘러보다가 검은색 깃털 몇 개를 발견하였다.

 

  준서가 만든 괴수의 깃털임이 확실했다.

 

  준서는 이곳을 이미 다녀간 것이다.

 

  ‘또 한발 늦었군! 어디로 또 간 것이냐! 저 놈은 저대로 두고! 너에겐 저 놈은 악이 아니었던 것이냐? 아니면...’

 

  저승사자는 머리가 복잡해졌고, 앞으로 또 어디로 가야할지 막막했다.

 

  턱 밑까지 내려온 다크써클이 그의 얼굴을 한 바퀴 두 바퀴 도는 것 같았다.

 

  ‘준서 그놈이 먼저 다녀갔다면 반실신한 이것은 왜 안 데리고 간 거지?’

 

  답답한 마음에 저승사자는 대통령의 뇌 속 인생영상을 보려 손을 뻗었다.

 

  그러나 무언가 장금장치라도 된 냥 영상들을 건져 올리는 걸 막아섰다.

 

  그제야 목에 걸쳐진 한 목걸이가 눈에 들어왔다.

 

  ‘이 물건을 이 자가 어떻게! 이런 한낱 인간의 목에 걸려있다니!’

 

  이 목걸이는 옥황상제나 염라대왕쯤 되는 높은 신격쯤 되는 존재들만이 취급하는 것이다.

 

  저승사자는 더욱 더 영문을 모르게 되었다.

 

  ‘이대로 그냥 이곳을 빠져나가야 하나? 그러면 어디로 가야되지?’

 

  여러 생각으로 행동을 멈추게 된 저승사자였다.

 

  옆에 있는 길동과 영실도 어찌할 바를 모르는 건 마찬가지였다.

 

  그 방엔 어느새 준상은 보이지 않았다.

 

 

  일단, 대통령을 데리고 나가려 했다.

 

  길동이 쭈그린 대통령을 업으려 몸에 손을 댔다.

 

  그 순간 어디선가 충격파가 일어, 길동을 벽까지 날려버렸다.

 

  길동이 부딪혀 한쪽 벽이 와장창 무너져 내렸다.

 

  동시에 그 반대쪽 벽도 무너지며 두 사람이 안으로 굴러 들어왔다.

 

  “헛, 너는! 어헛, 음, 으으음... 어...”

 

  저승사자는 놀라며 한번 쳐다보다가 왠지 민망한 사람처럼 똑바로 쳐다보질 못했다.

 

  한사람은 준서였다.

 

  “엄마! 나 게임기! 게임기 틀어줘~! 게임기~!”

 

  지금까지 멍하던 대통령이 입을 열었다.

 

  “아이 씨, 이놈아 지금 게임하게 생겼니?”

 

  인상을 팍 쓰며 대꾸하는 또 다른 사람은 준서가 잡은 우두머리 민은국까지 조종하던 왕실장이란 자였다.

 

  대통령은 굴하지 않고 계속 얘기했다.

 

  “그럼 저, 나 스마트폰이라도 좀 줘~ 엄마! 게임하고 싶어 미칠 거 같애!”

 

 

  몇 시간 전, 무인도에서 증인들로 괴수를 만든 준서는 청와대로 향했다.

 

  “이제, 이 판도 한 놈만 남았군!”

 

  세간에 떠들썩해진 하나 남은 갑질러, 대통령을 잡아들이기 위해서였다.

 

  우두머리란 놈의 머릿속에서 들은 왕실장이란 목소리가 걸리긴 했으나 지금으로선 방법이 없었다.

 

  대통령도 마저 붙잡아 머리를 들여다 볼 수밖에.

 

  준서는 요란한 번개를 동반하며, 입구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괴수들은 입구의 경비원들을 보더니 짖기 시작했다.

 

  “그래, 니들이 배가 고프구나, 한 점도 남기지 말고 저 구역에 있는 놈들을 전부 먹어 치워라!”

 

  준서는 손으로 괴수의 엉덩이를 한번 세게 쳤다.

 

  괴수는 경비원들에게 달려들었다.

 

  경비원들은 총을 꺼내어 괴수에게 쏴댔지만 소용없었다.

 

  그마저도 몸에 붙은 여러 대가리들이 앞 다투어 먹어치웠다.

 

  입구 문을 부수고 여러 건물에 있는 사람들도 전부 다 먹어치웠다.

 

  그들이 입고 있는 옷이며, 살점은 물론이고 뼈까지 다 씹어댔다.

 

  그렇게 삼켜 피 한 방울 바닥에 흘리는 법이 없었다.

 

  다 먹어치운 괴수는 포효하듯 하늘에 대고 울어댔다.

 

  그 순간 음산한 빛을 뿜으며 몸통 양 옆으로 날개가 하나씩 펼쳐졌다.

 

  “네깟 놈들도 진화라는 걸 하는구나!”

 

  걸걸한 목소리로 준서는 웃으며 말했다.

 

  “자, 이제 굵직한 걸로 한 놈 또 잡으러 가자!”

 

  준서는 괴수를 타고 대통령에게 향했다.

 

  미로가 펼쳐져 있는 걸 본 준서는 이리저리 벽들을 부숴가며 다녔다.

 

 

  곧, 화려하고 거대한 문을 부수고 어느 방으로 들어갔다.

 

  그곳엔 한 중년의 여성이 앉아있었다.

 

  대통령이 아니었다.

 

  “넌, 누군데 여기 앉아있어?”

 

  준서는 황당하여 물었다.

 

  “그건 침입자가 할 소리는 아니지 않아?”

 

  담배연기를 뿜어대며 여자는 말했다.

 

  “그러는 넌, 너도 침입자 아냐? 아, 네가 그, 왕실장이구나? 변조하면 내가 모를 줄 알았니?”

 

  준서는 우두머리 머리에서 들었던 목소리 톤을 단번에 알아차렸다.

 

  “오호호, 판단력 죽이는데?”

 

  여자는 잡아들인 우두머리완 달리 당황하는 모습은 없었다.

 

  오히려 당당했다.

 

  “판단력은 개뿔, 네가 뭘 믿고 계속 까부는 진 모르겠다만, 이젠 니네 장난도 끝났거든요? 이 아줌마야! 니네 부하 애들 다 내가 처리했다구요! 아세요?”

 

  준서의 말에도 여자는 콧방귀를 끼며 말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어쩌라고? 어차피 쓰고 버린 애들, 내 알바 아니야.”

 

  준서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서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내저었다.

 

  “됐고, 니 뒤로 누구 또 있냐? 아 됐어. 있어도 얘기안하겠지, 그냥 잡아서 영상보면 되!”

 

  준서는 왕실장에게 달려들어 머리채를 잡으려했다.

 

  왕실장은 순간 사라지더니 벽 쪽에서 나타나며 우쭐대며 웃었다.

 

  “오호, 얘 봐라, 능력자였어? 너도?”

 

  준서도 재밌다는 듯 웃어댔다.

 

  “잘됐네, 몸 좀 풀고 싶었는데, 여태 상대가 있었어야 말이지!”

 

  곧 방 안에 둘의 모습은 사라지고 날개를 퍼덕이는 괴수의 모습만이 보일뿐이었다.

 

  건물 여기저기서 작은 번개들이 치기 시작했고, 벽도 점점 부서져 내리기 일쑤였다.

 

  준서와 왕실장은 그렇게 한참을 관저건물을 부셔가며 싸우다가 준서의 그 무인도까지 이동해 갔다.

 

 

  “야 그만, 그만하지? 계속 댐빌꺼냐?”

 

  왕실장은 숨을 헐떡대며 물었다.

 

  “병신, 이제 시작도 안했어! 넌, 준비만하고 끝내니? 으이그...”

 

  무인도 해변에 서로 마주보고 있는 둘은 계속해서 헐떡댔다.

 

  둘은 끝도 없을 발길질, 주먹질, 싸대기질을 서로에게 지치도록 해댔다.

 

  속도만 빨랐지 그냥 지나가는 누군가의 눈엔 동네 취객들이 벌이는 한밤중의 개싸움이라 할 모습이었다.

 

  아니면, 지켜보는 이의 귀에 꽂은 이어폰에서 에로틱한 음악이라도 흘렀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관찰자의 얼굴을 홍당무로 만들고 몸도 달아오르게 했을지도...

 

  어쨌든, 이곳은 아무도 없었다.

 

  곧이어 쫒아온 준서의 괴수가 하늘에서 이들을 지켜보고 있을 뿐이었다.

 

  한참을 바라보던 괴수가 갑자기 날개를 퍼덕여 바람을 일으켰다.

 

  나뒹굴고 있는 둘을 다시 청와대, 그 중에서도 거북선 일행이 있는 대통령의 관저로 데려갔다.

 

  둘은 그렇게 진흙탕에나 어울릴 만한 몸싸움으로 나뒹굴며, 본의 아니게 그런 모습으로 등장했던 것이다.

 

  “허허, 참, 남사스럽구만!”

 

  “대감님, 이 시대 사람들은 참으로, 때와 장소를 안 가리나 봅니다!”

 

  길동과 영실은 부둥켜안고 벽을 무너뜨리며 굴러온 두 남녀를 보며 경악하듯 혀를 처댔다.

 

  “야, 야! 아니야~아! 뭔 생각들을 하는거야... 씨, 썅, 지랄맞아서리...”

 

  “염병, 미친놈들, 생각하는 꼬라지들하고는! 근데 저 후즐근한 놈들은 뭐야?”

 

  준서는 여태껏 중 제일 분노에 가득 찬 목소리로 변명 아닌 변명의 목소리를 외쳤다.

 

  왕실장도 길동과 영실을 보며 한마디 거들었다.

 

  “어, 그래그래, 알겠어! 영감님, 옛사람들인 우리가 이해해야겠죠! 시대차이니깐요!”

 

  “헛, 음, 그래야겠지! 길동아, 이곳은 우리의 시대가 아니니라! 눈을 감자꾸나!”

 

  길동과 영실은 그들만의 시선에서 대화를 이어나갔다.

 

  “아, 썅, 뭣들 지껄이는 거야? 그나저나 이런 개새! 왜 갑자기 여기로 보낸 거야?”

 

  흥분을 감추지 못한 준서는 얼굴이 붉어진 채로 괴수에게 화풀이하듯 따져댔다.

 

  “것보다, 엄마! 내 게임기, 연결 좀 해달라니깐? 아니면 스마트폰이라도 주고!”

 

  대통령도 한결같았다.

 

  “에이 씨, 이게 뭐야! 어이~! 대결은 다음으로 미루자! 이런 기분으로 도저히 결판내지 못할 것 같다! 다음에 만날 땐, 목숨을 내놔야 할 것이야!”

 

  준서와 일행들이 대응조차 못하게 강한 바람을 일으키며 왕실장은 사라졌다.

 

  “엄마! 또 어디가? 엄마! 내 게임기, 엄마! 울 엄마 또 어디가? 누가 저, 게임기 연결할 줄 아는 사람? 없네, 누가 울 엄마 좀 다시 불러줘요!”

 

  이 와중에도 대통령은 한결 같았다.

 

  그 다음 순간,

 

  “재미는 좋으셨나?”

 

  준서의 목에 닿은 칼날하나가 있었으니. 준서가 전에 봤던 검, 소멸의 검이었다.

 

  저승사자는 다른 한쪽 손으론 달려드는 준서의 괴수를 막으며, 준서의 목을 위협했다.

 

  “뭐, 아직 분엔 안차지만, 뭐~!”

 

  준서는 약간 껄렁거리며, 순순히 손을 들어 투항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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