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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ORDERS – 삼형제, 끈을 다시 엮다.
작가 : 윌리암
작품등록일 : 2018.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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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실장, 녹수의 처분!
작성일 : 18-12-22     조회 : 235     추천 : 0     분량 : 4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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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고 보니, 형님과 함께 길동 그 자를 만나게 된 그 때...’

 

  이도는 생각을 이어가려다 다시 2016년 경복궁으로 눈을 돌렸다.

 

  일단, 양 검으로 포박되어있는 왕실장이라 불리는 장녹수부터 처리해야했기에.

 

  “전하, 신 전우치, 도착했사옵니다.”

 

  누군가 소리치며 구름을 타고 내려왔다.

 

  삼형제 중, 막내 길동도 정신을 차릴 무렵이었다.

 

  “자네, 뭐하다 이제 왔는가?”

 

  “아이 참, 너무 빡빡하게 그러지 마쇼! 저도 한참 기다리다 온 거에요. 전하는 너무 빡빡하시다니깐? 개똥, 아니지 길동이 오랜만이야.”

 

  전우치는 길동과 이도에게 정신없는 인사를 건넸다.

 

  “개똥이라니, 이놈! 이 길동성님을 몰라보는 것이냐?”

 

  분명, 막내 길동으로 돌아왔을 텐데, 도적 홍길동의 말투였다.

 

  “혀, 형님! 죄송합니다. 이 아우, 우치가 오랜만에 형님을 뵙나이다!”

 

  전우치는 이도보다 홍길동을 더욱 무서워하는 듯 재빠르게 내려와 고개를 숙였다.

 

  “그래, 별일은 없었고? 우치 아우!”

 

  홍길동은 아주 근엄한 표정으로 목을 끓여가며 말했다.

 

  “흐으음, 우치야~! 새겨들으라. 난 너의, 큰 형님, 홍길동이니라~!”

 

  길동은 배를 잡고 깔깔댔다.

 

  그 말에 눈치 챈 전우치는 표정이 일그러졌다.

 

  “개똥이 이놈이 돌았나? 엇다대고 큰 형님 행세여? 나랑 해보자는겨? 내가 무서워할 줄 알고?”

 

  “방금까지 겁나 무서워했음서, 이제와 뭘 그러냐?”

 

  길동은 웃음을 멈추지 않았고, 우치는 계속 씩씩댔다.

 

  “으이그, 고주망태 영감이 사람 여럿 망쳤다니까?”

 

  “그 영감탱이 얘긴 꺼내지도 마! 나도 짜증나니까!”

 

  싸우는 건지 뭔지 모르는 두 친구간의 고성방가가 오가자 이도는 한숨을 한번 내뱉었다.

 

  “자자, 그만, 그만, 인사는 그쯤 해라! 쫌!”

 

  항상 그렇듯 이도가 중재했다.

 

  “아 놔, 왜 내 주변에는 다 이런 애들만 있어?”

 

  “저는 어떻사옵니까? 전하!”

 

  “자네도 작작 좀 허시게, 작작 좀!”

 

  어느새 다가온 영실영감이 묻자 이도는 또 다시 성질을 죽였다.

 

  사실 개똥이었던 길동과 우치, 이 둘은 도적 홍길동이 거둔 아이들이던 것이다.

 

  물론, 만나면 항상 이렇지만...

 

  친구사이가 다 이런 게 아닌가?

 

  서로 툴툴대지만, 어려울 땐 힘이 되어주었다.

 

  “이보게 우치, 일은 어찌되었는가?”

 

  이도는 이제 화제를 바꿔서 우치에게 물었다.

 

  “예, 전하! 알아냈사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이것을 보시옵고, 돌아가는 대로 상세히 보고하겠나이다.”

 

  우치는 두루마기를 건넸고, 이도는 받아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시각, 왕실장인 녹수는 이도와 길동이 휘두른 두 칼에 포박당한 채 엎어져있었다.

 

  그 곁으로 소연이 다가와 말을 걸었다.

 

  “그대, 나를 기억하겠는가?”

 

  녹수는 기억이 나지 않는지, 한참을 그냥 쳐다보기만 했다.

 

  “누구냐, 넌? 난 네까짓 것은 관심 없는데?”

 

  녹수는 괜한 발악을 하듯 말했다.

 

  “하긴, 네까짓 게 남자나 홀릴 줄 알지, 뭘 기억 하겠느냐? 이 요망한 것!”

 

  소연은 녹수를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네가 다 망쳤다! 연산군 마마는 다 너 때문에 망친 것이야!”

 

  소연은 녹수의 뺨을 사정없이 때려가며 눈물을 흘렸다.

 

  “네깟 것만 없었어도 마마는, 이 나라는...”

 

  울음이 터져 녹수의 뺨을 때리던 손을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그만 됐다, 보명아. 그쯤이면 되었어!”

 

  다가온 이도는 소연을 달래주었다.

 

  “그래, 울지 마. 소연아.”

 

  준상도 다가와 그녀를 안아주었다.

 

  소연은 말없이 준상 품에서 잠시 눈물을 훔쳤다.

 

 

  이도는 녹수에게 물었다.

 

  “그대는 어찌하여, 이런 짓들을 계속해나가는 것이냐? 연산군 한명으론 부족한 것이냐? 아무 죄도 없는 길동과 그 가족은 왜 또 이렇게 노리는 것이야? 길동에게 무언가라도 있는 것이냐?”

 

  녹수는 대답했다.

 

  “그것을 모르고 하는 소리오? 저 길동은 그대와 함께 연산군마마의 원수란 말이오! 단지 원수를 갚으러 왔을 뿐...”

 

  이도는 대답이 영 못마땅한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이젠, 사실대로 말해 보거라! 그 연산에게 붙어있던 그 요괴는 어디로 사라졌지? 지금 이곳에서 하던 짓도 그 요괴가 시킨 것이렸다?”

 

  녹수는 이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으려 작정한 듯 보였다.

 

  얼마 전 청문회의 증인들처럼 말이다.

 

  “대답을 할 생각이 없겠지. 이럴 줄 알고 내 준비한 것이 있지!”

 

  이도는 용포 안에서 하얀색 덩어리를 하나 꺼내들었다.

 

  “죄인 장녹수를 포박하라!”

 

  이도는 그 덩어리를 하늘높이 들어 외쳤다.

 

  그러자 맑았던 하늘에 먹구름이 마구 몰려들었다.

 

  차가운 바람이 몰아쳤고, 그 먹구름은 점점 일행들의 하늘위로 모여 들었다.

 

  얼마 후 구름들은 회색빛을 넘어 한 점의 짙고 짙은 검은 점이 되었다.

 

  우광쾅!

 

  그 구름에서 길고 날카로운 얼음덩어리가 떨어졌다.

 

  한 겨울의 고드름이었다.

 

  정확하게도 그 고드름은 녹수의 몸에 내리꽂혔고, 동시에 녹수는 사라졌다.

 

  “어디로 사라진 거죠? 도망치게 하신 거에요. 설마?”

 

  준상은 놀라 물었다.

 

  “으, 차가워. 무슨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게냐? 감옥으로 보냈을 뿐이다. 지금쯤 동장군한테 보내져 고생 꽤나 할 것이야. 그전부터 밑에 부대장격인 칼바람이라는 자가 녹수 그 요물을 아주 벼르고 있었거든. 어쨌든, 이제 과인도 돌아갈 시간이 되어서 말이야. 여기서 이젠 지체할 시간이 없어. 왔으니 프로레슬링이나 좀 봤으면 했지만, 시간이 여의치 않구나.”

 

  이도는 손에 있는 하얀 덩어리를 털어가며 말했다.

 

  “전하, 전에 그 서랍장에다가 VR 플레이어로다가 구해놓았사옵니다! 그것을 보시옵소서!”

 

  “아, 역시 영실대감은 센스쟁이~ 그런 건 좀 즉각 말해주거라!”

 

  이도는 신이 나 말했다.

 

  “짐은 이제 돌아가겠네. 영실대감, 길동아, 마무리 잘 하고 그곳으로 가 있거라!”

 

  “예 전하~! 편히 가시옵소서!”

 

  “먼 훗날, 봅세나! 금방이려나?”

 

  이도는 영실과 길동에게 나중을 기약했다.

 

  “아, 오랜만에 정내관 눈치 안보면서 잘 놀았네 그려~! 정내관 있었으면 으휴, 그 싸대기질, 싫다 싫어! 이 얼마나 좋은가?”

 

  이도는 호탕하게 웃으며 돌아갔다.

 

  그 뒤를 젊은 내관이 시끄럽던 등장음악을 다시 켜며 따랐다.

 

 

  나는 눈을 떴다.

 

  어느 방 안, 침대 위였다.

 

  “여, 여기는...”

 

  왈칵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어린 시절 우리 집, 내방이었다.

 

  낯익은 침대, 낯익은 천장, 낯익은 책상, 모든 것들이 아련한 것들이었다.

 

  어린 시절, 행복했던 순간들이 방안에서 마구마구 스쳐지나갔다.

 

  눈물이 흐르면 그 순간들을 선명하게 못 볼 것 같아서 간신히 참았다.

 

  침대 옆에서 쪼그리고 잠든 사람이 보였다.

 

  어머니였다.

 

  나는 가만히 지켜보았다.

 

  자세히 보니, 어린 시절 그때의 어머니 모습이었다.

 

  그리고 거울을 보니 내 모습 또한 그 일이 있기 전의 어린 나였다.

 

  “준서 일어났구나?” 얼마 후, 일어나신 어머니는 날 바라보며 말했다.

 

  “미안해. 준서야, 고생 많았지?”

 

  어머니의 얼굴엔 눈물이 글썽이셨다.

 

  “아니에요, 울지 마세요! 고생은요.”

 

  난 어머니의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저, 열심히 살았어요! 우리 가족 그렇게 되고, 정말 절망적이었지만... 전... 전...”

 

  어머니는 날 안아주셨다.

 

  “그래 우리 큰 아들, 준서야, 엄마가 다 알아! 다, 미안해.”

 

  날 안은 어머니의 몸이 떨렸다.

 

  “아니에요! 엄마 잘못이 아니에요!”

 

  난 어떻게든 어머니에게 죄책감을 덜어 들이고 싶어 말을 계속 이어갔다.

 

  “저 결혼도 하고 정말 열심히 살았어요. 동생들하곤 헤어져 지금까지 못 챙기며 살아왔지만요. 다시 만날 날을 고대하면서 정말 열심히 살았어요. 제 아들 서진이한테도 좋은 아빠가 되고, 나중에 할머니나 삼촌들도 부끄럽지 않은 모습으로 소개시켜주려고, 정말, 열심히 살았어요. 근데, 근데, 사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뜻대로 되지 않는 게 사는 거더라고요. 그러니까, 엄마도 너무 저희한테 미안해하지 않으셔도 되요. 지금 어디서, 어떤 모습이신지는 모르지만, 행복하셨으면 해요. 엄마...”

 

  “에구 준상이랑 비슷한 말을 해주는구나. 내 새끼, 내 새끼들, 다 착하게 자라줘서 고마워. 그리고, 그래서 엄마가 더 미안해...”

 

  “그러지 마시라니까요.”

 

  나와 어머니는 그렇게 한동안 부둥켜안았다.

 

  서로 미안하다며, 서로 괜찮다며, 서로를 위해 울었다.

 

  “준서야, 늦었지만 이제, 너의 가족들도 되찾아보렴. 더 늦어서 돌이킬 수 없기 전에...”

 

  “이미 찾았잖아요. 준상이와 우리 막내...”

 

  “아니, 유미와 서진이 말이야!”

 

  나는 드릴 말씀이 없어 고개를 숙였다.

 

  “너라면, 네 아버지처럼은 되지 않을 거야! 넌 내 아들이기도 하니까! 자신을 좀 더 믿어보렴! 유미도 거기에 응해줄 거라 믿어...”

 

  곧 내 방 공간은 옅어지며, 어머니도 점차 사라졌다.

 

  나지막한 목소리로 한마디를 남기며...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어머니, 저희에게 맡겨주세요!”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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