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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ORDERS – 삼형제, 끈을 다시 엮다.
작가 : 윌리암
작품등록일 : 2018.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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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짐!
작성일 : 18-12-22     조회 : 237     추천 : 0     분량 : 3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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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곧 짧지만 포근했던 내 꿈은 끝나고 잠에서 깨어났다.

 

  “형님, 깨어났군요? 다행이다!”

 

  날 보며 놀라 상기된 동생 준상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가, 준상이었구나! 무사했었어! 다행이다.”

 

  “예, 막내도 무사했어요. 다행히...”

 

 

  준서는 아직 몽롱하게 누워 자신이 폭주했을 때의 일을 준상에게 전해 들었다.

 

  대부분은 기억에 있었지만 왕실장이란 것에게 휘둘려 사람들을 공격했다는 사실은 기억에 없었다.

 

  ‘아, 나도 아버지와 같은 짓을 해버린 건가?’

 

  준서는 예전 아버지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때, 아버지도 나처럼 누군가에게 조종당했던 게 아닐까? 아버지도 마지막엔 나처럼 주저하시지는 않았을까?’

 

  준서는 의문을 품었다.

 

  “그 왕실장 그놈은 주저하던 형님한테 아버지와 비슷하다고 했어요. 혹시 왕실장이 아버지도 조종했던 것 아닐까요?”

 

  ‘그렇구나, 그런 거였어...’

 

  “어쨌든 일단락이 되었으니 좀 쉬세요. 형님. 잘 쉬시고 이쪽에서 뵈어요. 중요한 것 같은데, 이 편지도 읽어보시고요.”

 

  준상은 그 말을 끝으로 책상에 쪽지하나를 두고 집을 나섰다.

 

  준서가 아직 비몽사몽 주변을 보니, 그가 있는 곳은 이젠 유미와 서진이의 흔적만 남은 준서의 집이었다.

 

  한숨을 쉬며 멍하니 있던 준서의 눈에 책상에 올려진, 뜯어보지 않은 편지봉투가 들어왔다.

 

  준상이 두고 간 쪽지 옆에 놓여있었다.

 

  영어로 발신지 주소가 적혀있는 약간 색이 바랜, 누렇게 된 하얀 편지봉투가...

 

 

  내 사랑하는 남편, 준서씨에게...

 

  여보, 서진아빠! 잘 지내는지 모르겠네.

  당신의 변화를 피해서 이곳 캐나다 유진이네 온 지도 벌써 2년이 다 되어가네.

  서진이는 이제 많이 나아졌어.

  당신이 걱정하던 서진이 간질은, 의사말로는 이제 호전 중이래. 1~2년 정도 재발만 안 되면 이젠 괜찮을 거래.

  당신이 그랬지? 이렇게 변해가는 당신 신경 쓰지 말고 멀리 떠나서 살라고!

  그래, 그땐 정말 당신도 싫고 그 상황 전부 다 싫었었어!

  그래서 에라 모르겠다, 당신 말대로 서진이 데리고 신경 안 쓰고 살고 싶어서 왔는데...

  그래도 서진이 생각만 하면 눈물을 흘리고 하는 당신 생각이 계속 눈에 선해서 잠도 잘 못자겠더라.

  서진이도 아직 아빠를 부르는 것 같고 말이야.

  언제가 될 진 모르겠지만, 당신의 그 병도 고쳐지면 찾아와줘.

  이렇게 당신 힘든데, 서진이랑 이렇게 멀리 떠나와서 편히 지내서 미안해.

  당신의 마음의 병이 고쳐지길 매일 기도할게!

  아직도, 꼭 그렇게까지 자신을 망가트렸어야 했는지 완전히 이해되지는 않아.

  하지만 그것 또한 내가 사랑한 당신의 모습일 테니까, 인정하려 노력하는 중이야.

  그리고 이 편지를 읽었다면 아직 희망이 있는 거잖아?

  꼭, 읽는 당신의 모습이 있길 기도할게! 꼭!...

  그리고 오랜만에 할게! 부끄럽지만 할게. 오글거려도 참아줘.

 

  사랑해 요보!

 

  -당신을 사랑하는 아내 유미와 당신아들 서진이가-

 

 

  편지지엔 수많은 눈물자국이 글씨들 사이로 군데군데 물결치고 있었다.

 

  준서의 눈물도 그런 유미의 눈물이 그리웠는지, 왈칵 편지지에 쏟아져 마중을 나갔다.

 

  “요보!”

 

  연애할 때부터 유미가 그 말을 할 때의 그 사랑스러운 표정이 떠올라 한마디 읊조렸다.

 

  ‘아, 나 같은 건 이제 잊으라니까. 이 착한 여자는 왜 이렇게...’

 

  준서는 눈물을 한동안 멈출 방법을 몰랐다.

 

  ‘그러나 아직, 이 상태로는 유미와 서진에게 갈 수 없어. 내겐 맘 속 응어리도 풀고, 무엇보다 할 일이 있으니까!’

 

  준서는 메인 목에 침을 꿀꺽 삼켰다.

 

  ‘그래, 일단 이곳부터 가보자!’

 

  준서는 일단 준상이 남긴 쪽지에 적힌 주소로 가보기로 마음먹는다.

 

  그런데 그때!

 

  치잉~!

 

 

  “아주, 눈물겹군 그래.”

 

  익숙한 목소리와 함께 검 하나가 또다시 준서의 목에 다가왔다.

 

  이번에도 저승사자가 든 검이었다.

 

  “그래, 이제 좀 제정신으로 돌아왔나? 자, 이제 정산할 시간이다! 이 검 기억하지? 소멸의 검!”

 

  저승사자는 준서에겐 여전히 차가운 말투였다.

 

  “저에게도 기회를 주시면 안 될까요? 꼭, 해야 할 일이 있어서 말입니다!”

 

  준서는 침착하게 부탁을 했다.

 

  “기회라면 지금까지 받은 것도 분에 넘친다 생각 안 되나? 더 이상의 뭐가 또 필요하다는 것이냐?”

 

  준서는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와 누군가에게 조종당해 가족이 흩어지고 계속 갑질러들에게 가정을 지킬 수 없던 속사정을 저승사자에게 털어놓았다.

 

  “그런 것 쯤, 이미 그때 너의 머릿속 영상에서 다 보았지 않았느냐? 허튼수작 말거라!”

 

  저승사자는 칼날을 목 가까이 더욱 더 밀어붙였다.

 

  “믿든 안 믿든, 어쩔 수 없어요. 그땐 이 사회에 대한 분노에 가득 차 복수에 눈이 멀었지만, 지금은 좀 더 냉정하게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제겐 이제, 형제들도 다시 생겼으니까, 전과 같진 않을 겁니다.”

 

  준서는 뭔가 결의를 하듯 단호했다.

 

  “그러고 보니 나도 지쳤어! 오랜 세월동안 자네 같은 사람 한명 없었겠나? 이번엔 좀 제대로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만 있을 뿐이지!”

 

  한숨을 한번 길게 내쉰 저승사자는 여전히 검을 겨눈 채로 말했다.

 

  “좋다! 한번만 더 기회를 주지. 대신!”

 

 

  으아아악!

 

  다음순간, 준서는 고통스러워 소리쳤다.

 

  “너에게 기회를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주겠다! 그러나, 나도 안전장치라는 걸 해둬야지 않겠나?”

 

  저승사자는 검을 준서의 몸 안으로 쑤욱 집어넣었다.

 

  검은 몸을 찌르는 것이 아닌 말 그대로 흡수가 되듯 빨려 들어갔다.

 

  “허튼 수작하면 알지? 그 소멸의 검이 너에게 판결을 집행할 것이야! 뭐, 자동 집행 장치인 셈이지...”

 

  쓰러져 아파하는 준서를 두고 저승사자는 공중에 뜨더니 이내 천장위로 사라져갔다.

 

  “강준서! 정말, 이번엔 날 실망시키지 마시게. 망토와 정화의 검은 다시 빌려 쓰게나. 자네 동생이 옷장 안에 잘 넣어두었으니...”

 

  저승사자는 하늘 위로 올라가며 생각했다.

 

  ‘정녕 그 검이 효과가 있어야 할 텐데. 잘 되겠지 뭐, 이번엔. 아 몰라 배고파. 햄버거세트나 먹으러가야겠다.’

 

  준서의 통증은 서서히 가라앉고 준서의 왼쪽 팔목엔 작은 검 모양의 작은 표식이 자리 잡았다.

 

  “아, 씨, 저 먹보탱이! 완전 벼르고 있었어! 으, 아파라...”

 

  덕분에 정신을 차린 준서는 망토를 꺼내 입고, 동생 준상이 준 쪽지에 적힌 장소로 날아갔다.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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