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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CLEAR
작가 : 강민성
작품등록일 : 2018.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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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분 좋은 바람
작성일 : 18-12-28     조회 : 201     추천 : 0     분량 :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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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121년 강원도 어느 지역, 오랜만에 따스한 햇볕과 바람이 기분 좋게 부는 아침이었다. 바쁜 출근 시간 임에도 수호는 여유롭게 아침을 먹고 있었다.

 

 

 “수호야, 요즘 학교생활은 잘되는 거지? 이 아빠가 다른 아빠들이랑은 다르게 너에게 신경을 쓰지 못해서 마음이 쓰여. 너도 알다시피 아빠가 큰 책임을 다하고 있잖니..”

 

 

 세계 최고의 종묘회사를 가지고 있는 수호 아빠의 말이 여유롭던 분위기를 깨고 밥상 주위를 맴돌았다.

 

 

 그러자 수호는 어색한 아빠의 말에 환하게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네 아버지. 말썽 피우지 않고 친구들이랑 잘 지내고 있어요.”

 

 

 “그래, 역시 내 아들이야. 내 아들이고 말고. 그래서 말인데 이제 너도 나이가 있으니 경영을.......”

 

 

 전에 대답과는 다르게 수호는 뚜렷한 눈으로 명확하게 아빠에게 말했다.

 

 

 “아버지 그 얘기는 안 하시기로 했잖아요. 저 먼저 일어날게요. 학교 늦겠어요. 잘 먹었습니다.”

 

 

 아빠의 회사는 정말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는 회사였다. 식물 다양성의 축소와 예전 같지 않은 식물들의 생기 없는 모습으로 거의 죽어가던 2100년,

 

 

 강하고 생기있는 식물들이 필요한 시점에 수호 아빠가 하던 종묘회사에서 번식력과 힘이 강한 새로운 생물을 만들어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어 단숨에 세계 정상에 자리 잡는 대기업이 되었다. 고작, 21년 만에 이뤄낸 쾌거였다.

 

 

 이런 회사를 물려주고 싶은 아빠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회피만 하는 아들의 모습을 본 아빠는 답답해하고, 그런 아빠의 마음을 모르는 수호는 오랜만에 부는 기분 좋은 바람을 따라 학교로 향한다.

 

 

 “차 타고 가라 수호야”

 

 

 “아니에요. 날씨가 좋아서 걸어갈게요, 다녀오겠습니다!!”

 

 

 “저 녀석을 누가 말려,,,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걸어 다니는지 참...”

 

 

 기분 좋은 바람을 가르며 걸어가는 등굣길에는 사람이라고는 산업혁명에 피해로 실직하여 돈이 없는 거지들과 하늘과 땅으로 바쁘게 움직이는 차들, 빽빽하게 올라와 있는 고층 건물들로 정신이 없다. 그런 정신 없는 등굣길에 수호 귀에 꽂혀있는 이어폰 사이로 흘러나오는 80년도 더 된 K-POP과 흥얼거리는 멜로디가 하모니를 이룬다.

 

 

 음악에 빠져 몇 분이나 걸었을까, 수호가 다니는 고등학교에 도착했다.

 

 

 학교에 도착한 수호는 끼고 있던 이어폰을 빼 정리를 해서 주머니에 넣고 자리에 앉았다.

 

 

 어디선가 씩씩하지만 예쁜 여자아이의 목소리가 수호의 귓속을 찌른다.

 

 

 “야 백수!!! 너 또 옛날 노래 들었지? 하여간 취향 한번 독특해요~”

 

 

 ‘백수’ 수호의 별명이다. 세계 최고 기업의 아들이지만, 백수호라는 이름을 가졌다는 이유로 백수로 불린다.

 

 

 “김하은 까불지 마. 요즘 나오는 알아들을 수 없는 기괴한 음악보단 예전 노래가 백번 낫지”

 

 

 “됐고, 매점에서 밥 좀 사줘 나 아침 못 먹었단 말이야”

 

 

 “하...”

 

 

 하은의 뻔뻔한 부탁에 수호는 책상에 매점 기능으로 밥을 시켜준다.

 

 

 삑- 삑- 삑-

 

 

 “항상 먹던 너희 아버지 표 고기 감자 샐러드로 부탁해”

 

 

 “이게 어떻게 우리 아빠 표냐? 만든 건 학교인데”

 

 

 삑-

 

 

 “고기 감자는 너희 아버지 회사에서 탄생시켜 주셨잖아~ 어쩌면 이렇게 맛있는 걸 발견하셨을까? 나는 평생 너희 아버지한테 감사하면서 살 거야.”

 

 

 수호와 하은이 장난을 주고받는 사이 주문한 하은의 아침이 도착하고 반 아이들의 시끌벅적하고 생기 넘치는 분위기와 함께 첫 수업이 시작되었다.

 

 

 평소처럼 학교 수업을 무사히 마친 수호.

 

 

 담임 선생님의 종례와 함께 오늘도 무사히 수호의 학교생활이 끝났다.

 

 

 수호는 아침에 넣어둔 이어폰을 주머니에서 주섬주섬 꺼내 다시 귀에 꽂고 있었다.

 

 

 “야 백수, 담임 말 들었지? 내일 체육대회니까 일찍 와라. 네가 일찍 와야지 밥을 일찍 먹는단 말이야. 오늘 급하게 먹느라 체해서 온종일 죽는 줄 알았다고!”

 

 

 뻔뻔하다.

 

 

 “나는 먼저 간다! 내일 꼭 일찍 와 안녕!!”

 

 

 수호는 확신했다. 정말 내일 당장 어떤 일로 지구가 멸망한다고 해도 하는 이는 뻔뻔하게 밥을 달라고 할 사람이란 것을.

 

 

 이어폰을 귀에 꽂고 수호는 다시 집으로 걸어간다. 아침과는 다르게 바람이 조금 오싹해졌다.

 저녁이 돼서 바람이 차가워진 걸까.

 

 

 수호는 이어폰 사이로 흘러나오는 멜로디에 몸을 맡기고 리듬을 타며 하늘을 보면서 생각했다.

 

 

 “정말 오랜만에 예쁜 하늘이야.”

 

 

 그렇게 천천히 정말 오랜만에 예쁜 하늘을 감상하며 수호는 천천히 집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강민성,이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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