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테마파크] 친정에 간 여인들, 얼마나 오랫동안 머물렀을까?
글쓴이 : 스토리야  17-05-29 09:31   조회 : 5,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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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암일록』에서 김령은 종종 아내가 친정에 갔다는 기록을 남기고 있다. 1620년 11월, 1622년 2월, 1622년 6월의 기사에 실려 있다. 이를 근친(覲親)이라고 하는데, 시집간 딸이 친정에 가서 부모를 만나는 일을 말한다. 김령의 처가는 내성(柰城)으로, 1620년 11월 13일, 셋째 아이를 대동하여 근친을 간 김령의 아내는 한 달을 친정에서 보내고 12월 13일에 돌아온다. 1622년 2월에는 며느리의 친정에 수연(壽宴 : 환갑잔치) 등 행사가 있자, 며느리를 근친보내기도 하였다. 1622년 6월 20일에는 그해로 84세를 맞는 장모의 생신이 다가오자, 큰 아들과 손자를 대동하여 아내를 근친보내기도 하였다.

배경이야기

◆ 조선시대 부녀자의 근친
근친이란 시집간 딸이 시부모로부터 말미를 얻어 친정에 가서 어버이를 뵙는 일로, ‘귀녕(歸寧)’이라고도 한다.
전통적인 가족제도 아래에서는 며느리의 시집살이는 당연한 것으로 여겨져 왔고, 며느리의 바깥출입도
시부모의 허락 없이는 일체 불가능했다.
또, ‘출가외인’이니 ‘사돈집과 뒷간은 멀수록 좋다’는 속담처럼, 사돈 간에 왕래하면서 가까이 지내는 것도 서로가 원하지 않았다.
따라서 특별한 날, 즉 명절이나 부모의 생신 혹은 제삿날에만 근친을 갈 수 있었다.
그러나 간혹 시집에서 첫 농사를 지은 뒤 근친이 허락되기도 하였다.
근친을 갈 때에는 햇곡식으로 떡을 만들고 술을 빚어 가져가는데, 형편이 넉넉하면 버선이나 의복 등 선물도 마련해서 가져간다.
시가로 돌아올 때도 역시 떡·술 등을 하여 온다. 경상도 일부지방에서는 이 떡을 ‘차반’이라고 한다.
한편, 어떤 피치 못할 사정이 있어서 일찍 근친을 못하게 될 때에는, ‘반보기[中路相逢]’를 하여 친정식구를 만나게 하였다.
반보기란 양가에서 미리 연락하여 날짜를 정하고 시가와 친정의 중간쯤, 경치 좋은 적당한 곳을 택하여 친정어머니와 출가한 딸을 만나게 함을 말한다.
이때에는 장만한 음식을 가지고 와서, 그 동안의 회포도 풀고 음식도 권하며 하루를 즐기다가 저녁에 각자 자기집으로 돌아간다.


출전 : 계암일록(溪巖日錄)
저자 : 김령(金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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