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테마파크] 값을 무명 20필로 깎아주시오! - 지팡이 짚고 오가며 밭을 사다
글쓴이 : 스토리야  16-04-01 05:28   조회 : 1,6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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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중기 토지매매를 어떤 식으로 했는지 알 수 있음>

1612년 1월 17일, 택룡은 아들 대생과 함께 가동(檟洞)에 갔다. 반유실(潘有實)이 밭을 판다고 하기에 살펴보기 위해서였다.
가동의 노비 천실(千實)의 집에서 만나기로 해 그 곳으로 갔는데, 천실은 외출하고 없었고 반유실도 오지 않았다.
택룡은 늙은이를 진흙밭에 불러놓고 일부러 고생시키는 것 같아 마음이 좋지 않았다. 택룡은 지팡이를 짚고 간신히 집으로 돌아왔다.
사흘 뒤, 반유실이 가동의 밭을 팔기 위해 다시 찾아왔다. 밭 면적은 한 섬지기[일석락(一石落)]정도였는데, 반유실이 부른 가격은 무명 50여필이었다.
택룡은 무명 50여필을 소 2마리, 옷 2벌, 무명 20여필로 대체 환산해 지급하고 샀다. 매매문서를 만들고 공증인으로 하여금 문서를 작성하게 해서 바치도록 하였다.
30일 날, 반유실과 임수공(林守工)이 밭을 거래하는 문서 일 때문에 택룡의 집에 찾아왔다.


배경이야기

◆ 조선시대 토지매매 김택룡의 일기에는 토지매매와 관련된 일들이 적지 않게 기록되어 있다. 그의 재산을 정확하게 추정할 수는 없지만, 세거지인 예안 한곡 이외에 영천(榮川)과 구미(龜尾) 지역에 ‘산장(山庄)’으로 불리는 생활 근거지가 있었으며 또 그의 선조 무덤이 있는 가동(?洞)에도 전답이 있었다. 이 토지들은 집안의 노비들을 보내 직접 경작시켰으며, 그 노비들은 다시 주로 아들들을 보내 감독하게 하였다. 일기의 기록을 통해 볼 때 김택룡의 주요한 경제적 소득은 토지에서 나왔으며, 그 토지들은 김택룡 본인 및 집안 식구들의 생활 근거지에 산재되어 있었고 그 관리는 가족들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때문에 그가 토지매매에 관심을 갖고 거래 성사에 애썼던 것은 매우 당연한 일이었다.  위의 장면은 가동에 소재한 반유실 소유의 밭 한 섬지기를 김택룡이 사들이는 과정이다.  조선시대에 토지나 가옥을 매매하는 경우, “매매가 유효하게 성립하기 위해서는 매매 당사자의 합의를 비롯하여, 매매대가의 교부, 매매목적물의 인도 등이 요구되는 要物契約이었다.” 또한, 이렇게 매매합의와 목적물의 인도가 이루어짐과 동시에, 그에 대한 계약서를 작성하여 주고받음으로써 물건의 소유권이 이전되는 것이 당시의 거래 관습이었다. 이를 명문(明文), 문기(文記) 또는 문권(文券)이라고 하였다. 또한 토지나 가옥을 매매하는 경우, 매도인은 기존의 권리관계를 증명하는 모든 문기[舊文記]를 매수인에게 이전하여야 하였다. 현대적인 등기제도가 아직 완성되지 않던 시기에, 권리관계를 확정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소유권의 증명에 필요한 서류가 필요했던 만큼, 이러한 제도는 필수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문기와 소유권의 증명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사이트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출전 : 조성당일기(操省堂日記)
저자 : 김택룡(金澤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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