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문고가 울려 퍼지고, 시조가 읊어 지고 있는 그 왁자지껄한 곳, 거기 어느 방 한 칸에 홀로 앉은 도영이 술을 마시고 있었다.
그 때 스르륵 문이 열리더니 한 여인이 들어왔다.
“어찌 혼자서 청승을 떨고 계십니까? 연화라도 부르지 않으시구요.”
“오직 너 만이 내 술 맛을 돋워 주는걸 알면서 어찌 그런 서운한 말을 하느냐?
도영은 가까이 다가와 앉는 여인의 허리를 제 쪽으로 확 잡아 당기며 말했다.
“그간 잘 있었느냐. 소월아.”
한껏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도영이 소월에게 물었다.
“어찌 또 이러십니까?”
소월은 그의 장난이 익숙하다는 듯 도영의 손을 거둬내며 거리를 두고 앉았다.
“너는 그것이 문제다! 아무리 일패기생이라 해도 잠시 곁만 내주면 되는 것을. 그것도 마다하니. 그러니 네가 조선을 못 가지는 것이다.”
“무슨 말씀이어요?”
“너는 조선을 가질 수 있대두. 나랑 함께 떠나서 한양으로 가자. 그러기만 하면 너는 임금의 눈에까지 들것이야.”
“그만하셔요.”
“어리석은 여인 같으니라고.”
도영은 진심으로 안타까워하며 말했다.
자신과 소월은 벗이다.
소월을 찾는 다른 양반들은 소월이 일패기생인 것을 알면서도 일말의 욕망을 가지고 소월을 대했다.
언젠가는 자신에게 밤을 허락할 것이라는 일종의 자만심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도영은 달랐다.
자신도 소월을 탐하지 않았으며 소월도 부드럽고 예의바르게 행동하는 도영에게 다른 마음을 품지 않았다.
진정한 벗으로서 잘난 벗이 제 능력을 맘껏 펼치고 더 큰 세상에 나가길 바랐다.
그래서 한양에 데려다 주겠다고 말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소월은 미색도 뛰어날뿐더러 시와 노래를 잘 하니 분명 한양에 가도 잘 해낼 것이었다.
그러면 여기서 보다 더 많은 것을 누리며 살 것인데.
아무리 말을 해도 듣지를 않는다.
언젠가 도영이 그 이유를 물어보았을 때 소월은 대답을 못한 채 잘 익은 복숭아 마냥 얼굴이 선홍빛으로 물들었다.
그 때의 그 얼굴을 회상하며 옆에서 제 술잔에 술을 채우는 소월을 바라봤다.
소월이 어느새 다 따른 술병을 상 위에 내려놓고 술잔을 들어 도영에게 권하였다.
“너의 정인(情人)은 잘 있느냐? 한양의 임금까지도 마다하고 이 촌구석에 붙어 있는 이유. 그 자와는 관계의 진척이 있느냐 말이다.”
“...”
여전히 아무 말을 하지 못하는 소월을 보니 도영의 속이 더 갑갑할 지경이었다.
“어찌, 천하의 소월이가 사내 한 놈의 마음을 얻지 못해서 이럴꼬.”
도영은 술잔을 단번에 들이켜며 말했다.
“독신대첩이 열린 것은 아시지요?”
소월이 비어진 그의 술잔에 다시 술을 채우며 말했다.
“잠시 구경하고 왔다. 흥미로운 장면도 봤고.”
“또 열린다고 합니다.”
“...”
그 때 일을 생각하며 술잔을 입으로 가져가던 도영이 깜짝 놀란 얼굴로 술잔을 멈추고 소월을 바라봤다.
“지난번 불미스러운 일이 오해로 판명되어 개편을 해서 다시 연다고 합니다.”
“그래?”
술잔을 시원하게 들이켠 도영이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마침 흥미로운 일이 지난번 한번으로 끝났다고 하여 서운한 참이었다.
그런데 다시 열리다니. 도영의 마음 안에서 ‘흥미’라는 욕구가 마그마처럼 끓어대기 시작했다.
“사또가 참으로 재밌는 사람인가보구나.”
“좀 지켜보셔야 될 듯합니다.”
“...”
도영은 고개만 끄덕이며 맑은 술을 들이켜기만 했다.
*
관아는 마치 큰 잔치가 열린 곳 마냥 시끌벅적 했다.
관아의 대문 위에는 하얀 천 위에 ‘독신대첩’이라고 크게 적혀 있었다.
대문 앞 양쪽에는 남녀가 나누어져 참가표를 받으려고 줄을 서 있었고 관아 대문에서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는 사람들이 그 광경을 구경하고 있었다.
아이들은 무엇이 그리 좋은지 연까지 날리며 떼를 지어 돌아다니고 있었다.
비단옷을 입지 않은 희원도 그 무리에 어정쩡하게 끼어 있었다.
집안에서 혼인 이야기가 나온 이후에는 행동을 조심하려 했고, 부모님 몰래 외출은 하지 않으려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째 망나니 같은 성도영을 만난 이후로는 정숙해지려 해도 그것마저도 안되는 중이다.
“사또가 준비를 단단히 하였나보오.”
비단 옷이 아닌 무명옷을 입은 도영이 희원의 뒤에서 다가오며 한껏 들뜬 표정으로 말했다.
“그리 좋으십니까?”
희원이 신기한 눈으로 도영을 바라보며 물었다.
지난번 적병강에서 만났을 때 독신대첩에 함께 가자는 말이 농담인줄 알았다.
헌데, 독신대첩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도영은 저를 찾아왔던 것이다.
양가 어르신들께 걸리면 큰일이 날까 두려워 희원이 머뭇거리자 도영은 본인이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며 옷까지 준비해 주었던 것이다.
한순간 멍 하니 옷과 도영만 바라보던 희원에게 도영은 걱정 하지 말라며 씽긋 한 쪽 눈을 감아 보였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함께 청유를 가고 싶다며 희원의 부모님께 허락을 맡고는 지금 여기로 데려온 것이다.
‘참으로 이상한 선비님이다.’
희원은 도영이 신기했다.
자신은 너무도 어려웠던 외출 하나하나가 도영이 말하기만 하면 너무 쉽게 허락이 되었다.
자유연애를 꿈꾸며 춘화책을 사기 위해, 정인(情人)을 찾기 위해 했던 노력이 도영을 만나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버릴 줄 알았다.
그런데 이 사람, 성도영은 지금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해주겠다며 이 곳으로 데리고 온 것이다.
“대체 무슨 꿍꿍이십니까?”
도영의 일련의 행동을 생각하던 희원이 화가 나서 물었다.
꼭 도영이 저를 심하게 놀리는 것 같아 기분이 나빴기 때문이다.
“꿍꿍이라뇨? 정인(情人)을 찾아보고 싶다 하지 않았소?”
“...”
희원은 당최 도영의 생각을 읽을 수 없어 새초롬한 얼굴로 노려보기만 했다.
그러자 도영이 심각한 얼굴을 하며 제 얼굴을 희원의 얼굴에 가까이 댔다.
그리곤 손등으로 천천히 그녀의 뺨을 쓸어내리더니 턱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이런. 이런. 지금 당신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알고는 있으면서 그런 표정을 짓는 것이오?”
“무슨 개떡 같은 말을...”
“세상 천지에 이리 어여쁜 개떡을 보았소? 아니 대체 최희원, 당신은 언제부터 그리 아름다웠소?”
도영은 한껏 꿀 떨어지는 눈빛과 소리만 들어도 푸근해지는 매력적인 저음의 목소리로 희원에게 물었다.
그러자 희원이 도영의 머리에 제 머리를 쿵 찧었다.
도영이 예상치 못한 공격에 놀라 소리를 질렀다.
희원은 제 이마에 손을 얹어 비벼대며 아파서 허리까지 굽히고 있는 도영을 쳐다봤다.
“지금 뭐 하는 것이오?”
도영은 여전히 허리를 숙인 채 고개만 돌려 억울한 눈빛으로 희원에게 말했다.
“어디서 수작입니까? 희롱하지 마십시오.”
희원이 매서운 눈빛으로 도영에게 말했다.
“쯧쯧. 이러니 꿈만 꾸고 제대로 했던 것이 없지.”
“뭐라구요?
“나 같은 사람 없습니다? 부인 될 사람의 정인(情人)까지 찾아 주는 그런 사람. 나. 성도영.”
도영은 어깨를 으쓱 거리며 희원에게 가슴을 펴 보였다.
“어련하시겠습니까.”
희원은 도영이 또 제 잘난 체를 하려 들자 더는 듣고 싶지 않은 듯 말했다.
“자 갑시다. 정인(情人) 찾으러.”
도영은 희원의 손목을 잡아 끌고 관아 앞으로 터벅터벅 걸어갔다.
*
관아의 마당에는 작은 탁자와 그에 걸맞는 의자들이 꽉 차 있었다.
하나의 탁자에는 두 개의 의자가 앞뒤로 쌍으로 묶여 있고, 옆에 있는 것과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 하고 있었다.
참가표를 받은 사람들은 포졸들의 안내에 따라 여인들이 한 줄, 맞은편에 사내들이 한 줄로 앉았다.
특히, 여인들의 뒤쪽에는 포졸들이 사이사이 포진해 있었다.
관아의 대청마루에서 우진은 현감과 함께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김서기 덕분에 이렇게 행사를 치르게 되었소.”
“아닙니다. 사또. 모든 것이 사또 덕분입니다.”
“...”
현감은 이 행사가 부디 제게 큰 운을 가져다 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었고, 이방은 여전히 우진을 못 마땅하게 보고 있었다.
우진의 옆에 서 있는 동복은 모든 물품들을 구하느라 땀흘렸던 지난날을 생각하며 뿌듯함으로 우진과 관아마당을 바라보았다.
독신대첩이 시작되자 사내들과 여인들은 일각씩 서로 이야기를 하였다.
그리고 일각이 지나 북소리가 나면 사내들이 옆자리의 여인에게로 한 칸 씩 움직였다.
지난번과는 다르게 이번에는 어떤 불미스러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평화로움이 가득했다.
또 다시 일각이 지나자 한 사내가 희원의 앞에 앉았다.
“또 뵙니다.”
“어! 혹시... 책방?”
“기억하십니까?”
“예. 그 날은 급히 갈 곳이 있어 감사하단 인사도 못 드렸습니다.”
“아닙니다. 헌데 그 때 그 사내랑은 어찌 아는 사이입니까?”
“어찌 어찌 알게 되었습니다.”
“혹, 그 자가 해코지라도 한 것입니까?”
“아닙니다. 피차 해결해야 될 것이 있었을 뿐입니다. 해결 되었구요.”
“혼자서 무리한 일은 하지 마세요. 사내의 도움이 필요하시면 제게 말씀 하시구요. 도움이 되드리겠습니다.”
희원은 엷게 웃으며 고맙다고 말했다. 그러자 일각을 알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일각이 참 짧습니다. 할 얘기가 많은데 말입니다.”
그렇게 준성이 옆 자리로 옮겨갔다.
희원은 준성과 이야기를 할 때 마음에 편안했다.
마치 오래 알고 지낸 사이 같아 더 길게 이야기 하고 싶은 생각마저 들었다.
내 정인을 이곳에서 만날 수 있다면 그것은 준성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때 도영이 제 앞으로 왔다. 짧은 준성과의 일각이 지나버렸다.
“어떻소? 나만한 사람은 없지 않소?”
“대체 어떤 여인들이 당신이 좋다고 합니까?”
“모.두.”
희원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런 희원의 반응에 아랑곳 하지 않는 도영은 쉴 새 없이 이야기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대부분이 본인이 만난 여인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듯 했다.
그러나 희원에게 그걸 듣고 있는 시간은 너무도 지루하고 힘겹기 짝이 없는 시간이었다.
둥-!
인내의 한계에 다다르기 시작할 무렵. 일각을 알리는 북소리가 들려왔다.
희원은 하늘에 감사하며 큰 숨을 내쉬었다.
“넘어가십시오. 일각이 지났습니다.”
“잘 찾아보십시오. 나도 잘 찾아볼 터이니. 우리 이야기는 그 뒤에 다시 해보도록 합시다.”
대체 저 사람의 자신감을 어디서 흘러나오는 것인지.
도포남의 오만방자함 보다는 덜하지만 저 사람도 만만치 않다.
왜 제게는 저런 남자들만 꼬이는지 희원은 제 자신이 가여워 울상이 되었다.
도영과의 만남을 끝으로 참가자들이 모두 일각씩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자 현감은 참가자들에게 이번엔 마음에 드는 사람과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게 한 식경씩을 허락해 준다고 했다.
현감의 말이 끝나자마자 사내들은 자신의 맘에 드는 여인들에게 몰려갔다.
희원의 앞에는 준성이 서 있었다. 희원은 준성이 와 준 것에 안도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관아 마루에서 이를 보게 된 우진은 희원이 걱정 되었다. 지난번처럼 준성이 이방과 계략을 세우고 희원을 해코지 라도 할까 우려되었기 때문이다.
이번엔 모두가 떨어져 앉아 있는 상황이기에 자칫 준성이 일이라도 벌이면 금방 탄로가 날 것이었고, 오만방자한 여인이긴 하나 또 다시 불미스러운 일을 겪게 놔둘 수는 없었다.
그래서 우진은 그들에게 다가가 준성을 불렀다.
“김준성. 여기서 뭐해?”
“이 여인과 대화를 하고 있지 않은가.”
준성은 갑자기 끼어든 우진에게 못마땅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나가. 여기는 네가 있어야 될 곳이 아니야.”
준성은 대답 대신 한숨을 쉬었다.
‘여기서 까지 형 노릇인가.’
준성은 속으로 생각했다. 동갑인 주제에, 거기에 자신의 아버지마저 빼앗은 주제에 시도 때도 없이 가족이라며 형 노릇을 해대는 우진이 아니꼬웠다.
“그냥 둬. 독신대첩이 왜 내가 있어야 될 곳이 아닌건데?”
준성은 차분히 우진을 보며 말했다.
일촉즉발의 상황인 듯 희원을 둘의 험악해진 얼굴을 보느라 숨도 제대로 못 쉴 지경이었다. 저가 여기서 숨이라도 크게 쉬면 무언가가 폭발해 날아가 버릴 것만 같았다.
‘대체 책방에서부터 두 사람은 무슨 사이인 것이야?’
희원은 그저 속으로만 되 뇌이고 있었다.
“가자. 다른 곳에 가서 이야기 하자.”
순간, 우진이 준성의 팔을 잡아 말하며 그를 일으키려 했다.
“당신 여기 참가자도 아닌데 왜 이러십니까?”
희원은 무례한 우진의 태도에 화가 그에게 매섭게 물었다.
“오만방자한 분이 아닙니까? 전부 그대를 생각해서 하는 일이니 물러나시지요.”
“당신은 여전하군요. 그만두지 못하겠습니까?”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나서지 마십시오.”
우진은 굽히지 않고 희원에게 반박했고, 희원은 씩씩 거리며 우진을 노려봤다.
“그만두게. 자네가 걱정하는 일은 없으니 이만 하시게.”
준성은 희원을 달래며 우진에게 말했다.
그러나 우진은 준성에게 물러서지 않았고 그 바람에 준성은 몸을 일으키게 됐다.
철썩!
찰나에 불같은 쇳덩이가 지나친 것 같았다.
“그만두라 하지 않습니까?”
우진의 무례한 행동에 분노한 희원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우진의 뺨을 내려쳤다.
우진은 희원을 무섭게 노려보며 제 손을 올리려 했다.
“여인일세. 손을 거두게.”
그러자 준성이 우진의 손을 막으며 말했다.
그러나 우진은 끓어오른 분노를 억제하지 못하고 제 앞의 탁자를 힘껏 내리쳤다.
우진의 손이 벌겋게 부어오르고 있었다. 그만큼 우진의 속도 타오르고 있었다.
“오만방자.”
우진은 쓴 맛이 나는 제 혀로 말라가는 입술을 적시며 말했다.
준성은 싸움이 크게 일어날 것 같자 희원의 손목을 잡고 그 자리를 떠나려 했다. 그러자 우진이 희원의 다른 손을 잡고 자리를 뜨지 못하도록 했다.
희원이 양손을 두 사내에게 잡히며 씩씩 거리자 그들은 또다시 군중의 주목이 되었다.
멀리서 이들의 소란을 지켜본 도영이 의자에 앉은 채로 더는 못 참겠다는 듯이 소리쳤다.
“거... 왜 또 소란들이십니까?”
갑자기 자신들을 향하는 소리에 세 사람이 도영을 봤다.
도영은 천천히 제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세 사람이 있는 쪽으로 걸어왔다.
“상관 말고 당신 일 보시오. 여기는 당신 일이 아닙니다. 신경 끄십시오.”
다가오는 도영에게 우진이 말했다.
“아니, 내가 지난번에도 봤거든. 이 세 사람의 그림을... 그런데 오늘 또 그러네?
“사정이 있어 그러니, 당신 일이나 보시오.”
준성이 다가오는 도영을 막으려 한 발짝 앞서며 말했다.
“세 명이 너무 흥미로워서 말이야. 그리고 난 이 여인과 할 얘기도 있고.”
“상관하지 말래두!”
우진이 신경질적으로 받아쳤다.
“당신들 진짜 뭐요?”
희원을 가운데 두고 벌이는 두 사내의 으르렁거림에 도영은 흥미로운 듯이 물었다.
“그러는 당신은 뭔데?”
도영의 비꼬는 듯한 물음에 우진과 준성이 열을 내며 동시에 말했다.
“나 참. 말 안하려 했는데... 큰소리로 떠벌릴 수도 없고...”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능글맞은 표정을 지은 도영이 난처한 듯 말을 흐렸다.
그러자 희원이 절대 말하지 말라는 표정을 지으며 도영에게 눈빛으로 애원했다.
그러나 도영은 또 싱긋 웃어 보이며 양 옆으로 퍼진 우진과 준성의 어깨를 둘러 모으며 말했
다.
“나? 최희원 정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