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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무례한 첫사랑
작가 : 송볕
작품등록일 : 2016.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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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네게 좋은 인연이 될지, 악연이 될지...
작성일 : 16-09-23     조회 : 552     추천 : 1     분량 : 6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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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정은 거래를 하자는 금명의 제안이 황당했다. 자신은 지금 빈털터리, 가진 게 아무것도 없었다. 아니다. 그나마 값나가는 게 있다면 비단 쓰개치마 하나뿐이었다.

 

 “저랑.. 거래를 하자고요?”

 

 “그래.”

 

 “저.. 이런 말이 어떨지 모르겠는데.. 혹, 약 드십니까?”

 

 “뭐?”

 

 옆에서 조용히 듣고 있던 염서방이 피식 웃다가 쏘아보는 금명의 눈빛에 얼른 낯빛을 바꾸었다.

 

 “제겐 팔 만한 물건이 없습니다.”

 

 “너는 아무 물건도 내놓을 필요 없어. 다만 며칠 동안 나와 같이 일해주면 돼. 그 대가로 100냥을 주지.”

 

 “예에? 100냥이요?”

 

 하정은 너무 놀라 눈이 휘둥그레지고 입까지 헤벌어지고 말았다.

 

 “그래, 100냥. 약속하지.”

 

 하정은 정신이 반쯤은 나간 듯 멍해졌다.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잠깐! 정신 차려!

 그녀는 반쯤 나갔던 정신을 수습하려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그녀는 금명이 자신에게 했던 말을 떠올렸다.

 

 --이 문서는 가짜야. 너는 사기꾼에게 속았어. 도대체 시전을 겨우 100냥에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니... 세상 물정을 이리 모르니 사기를 당할 수 밖에.

 

 세상 물정! 그렇다. 며칠 일하고 100냥이 가당키나 한 것인가.

 

 “무슨 일을 하는데 겨우 며칠 일하고 100냥이나 주신다는 겁니까?”

 

 금명은 그녀의 태도에서 경계심을 읽을 수 있었다.

 

 “알다시피 난 면주전 5방의 주인이야. 사기당할 염려는 할 필요 없어.”

 

 “저도 그랬으면 좋겠는데요.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이제는 행수님도 사기꾼으로 보이고, 누구를 믿어야 될지도 모르겠고... 이런 제 마음 모르시겠죠?”

 

 주절주절 하소연하는 하정의 순수한 눈빛에 무표정이던 금명의 얼굴에 당황하는 빛이 감돌았다.

 

 염서방은 이제껏 금명과 일하면서 그가 이처럼 쉽게 당황하는 것을 보는 건 처음이었다. 그동안 아리따운 여인들이 노골적으로 추파를 던질 때도 무덤덤했던 금명이었다.

 

 “아니, 알아. 그러니까 나와 거래 할거지?”

 

 그는 그녀의 중얼거림에 당황했지만 일을 성사시켜야 했기에 모른다고 대답할 수는 없었다. 그의 대답에 하정이 반색하며 대답했다.

 

 “어머, 아세요? 아.. 다행이다. 저는 또 저 혼자 떠들었다 생각했거든요. 얘기를 하다보면 마음을 이해해 주는 사람 만나기가 어렵...”

 

 하다가 하정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런데 아시면서 아까는 왜 저를 짐짝 버리듯 밖으로 쫓아냈어요?”

 

 하정은 금새 의아한 표정으로 바뀌어 있었다.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 해 봐.”

 

 “입장을 바꿔요?”

 

 “내어 놓은 적도 없는 내 전방을 내놓으라는 사람이 나타났는데 기분이 어떻겠어?”

 “아.. 하긴, 그렇겠네요. 사기 친 사람이 나쁜 놈이지 행수님이 무슨 잘못이 있겠어요.”

 

 그제야 하정은 금명의 행동이 이해되었다.

 

 “그래도 저한테 좀 심했다고 생각하는 거죠?”

 

 이 계집애가! 금명의 귓불이 붉어졌다. 이를 본 염서방은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참느라 입술을 깨물었다. 하지만 금명은 오로지 윤대감만을 생각하자고 속으로 외치며 인내하고 있었다.

 

 “그래, 심했어. 그러니까 나와 거래 할거지?”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듣고 결정하면 안될까요?”

 

 “좋아. 대윤 윤대감 따님을 만난 적 있나?”

 

 “윤대감이 누구신데요?”

 

 “들으면 알아?”

 

 “아... 한양에 계신 분이라면 제가 들어도 모르겠네요.”

 

 “윤대감 따님이 너에게 은혜를 입었다고 하던데?”

 

 “은혜요?”

 

 하정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번개같이 스치는 일이 생각났다.

 

 “아! 그 분인가?”

 

 “누구?”

 

 “오늘 아침에 한양으로 통하는 고개를 넘어오는데 어디서 비명소리가 나잖아요. 소리 나는 곳으로 달려가 봤더니 어떤 아가씨와 계집종이 계곡물에 빠져서 막 허우적거리고 있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뛰어들어서 구해드렸거든요.”

 

 금명은 처음 하정을 봤을 때 그녀의 머리와 옷이 젖어 있었던 이유를 알게 되었다.

 

 “자기 때문에 제 옷이 다 젖었다면서 그 아가씨께서 이 쓰개치마를 주셨어요.”

 

 “아...”

 

 내내 궁금했던 조화롭지 못한 차림새의 속사정을 알게 된 염서방이 짧게 내뱉었다.

 

 “아가씨에게 면주전 도원이라 했어?”

 

 금명이 물었다.

 

 “예. 그때는 사기 당한 줄도 모르고 정말 그런 줄 알았으니까요.”

 

 “윤대감께서 너에게 사례를 하고 싶어 하신다.”

 

 “사례요?”

 

 하정은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조금 놀라기는 했지만 기분이 좋은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아니, 뭐.. 꼭 사례를 받겠다고 한 행동은 아니었는데...”

 

 “근데 그 분은 니가 면주전 도원으로 알고 있어.”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윤대감님께 잘 설명할게요.”

 

 “아니. 하지마.”

 

 “예?”

 

 하정은 그녀의 풍성한 속눈썹을 깜빡깜빡 거리며 의아한 표시를 나타내었다.

 

 “니가 나와 할 거래는 며칠 동안 면주전의 수습생 행세를 하는 거야.”

 

 “수습생 행세요? 왜요?”

 

 “상거래 전략을 말하면 이해할 수 있나?”

 

 “아.. 아니요.”

 

 “윤대감께서는 네게 무엇을 받고 싶은지 물으실 거야. 그러면 넌, 혼례를 앞둔 아가씨의 혼수품 준비를 5방에 맡겨달라고 말하면 돼.”

 

 표면적인 나라의 근본정책은 검소한 혼례를 권한다. 하지만 임금조차 왕자녀의 혼수로 거금을 들이는데 민가의 사치혼수가 근절될 수는 없었다.

 

 금명은 단순히 혼수품 준비로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이 아니었다. 사대부의 혼례에서 중국에서 들어온 값비싼 혼수품들이 유행하고 있었다. 사무역이 금지된 상황에서 중국산 귀한 혼수품을 준비하는 과정 중에 오히려 자신이 손해를 볼 수도 있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이 일로 윤대감의 신임을 얻게 된다면 앞으로 그의 장사에 큰 보탬이 되는 것이다. 당장 면주전 9방과의 방납 경쟁에서도 이길 수 있는 것이다.

 

 “혼수품 준비가 끝나고 나면 넌 내게서 100냥을 받고 니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가면 돼.”

 

 “정말 그것만 하면 된다고요?”

 

 “그래. 어렵지 않고 간단해.”

 

 “대가댁 혼수품 준비로 돈을 많이 벌 수 있나 봐요? 저에게 100냥이나 준다고 하고.”

 

 “윤대감께서 기다리시고 계셔. 시간이 없으니 결정해. 거래를 할거야 말거야?”

 

 100냥을 자신에게 줄 만큼 대가댁 혼수품 준비로 많은 돈을 번다고 생각하니 하정은 일단 안심이 되었다. 나쁜 짓을 시키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에게는 돈이 필요했다. 그 100냥이 그녀 가족이 가진 재산의 전부였다.

 

 “하겠습니다.”

 

 하정이 짧고 밝게 대답했다. 그러자 금명이 염서방에게 지시를 했다.

 

 “아저씨, 온통 흙먼지 날리는 이 몰골로 갈 수 없으니 이 사람에게 새 옷을 주고 몸단장을 시키세요.”

 

 “그러지. 이봐 처자, 날 따라와.”

 

 하정은 금명에게 인사를 한 후 염서방을 따라 방을 나갔다.

 

 ***

 

 따뜻한 물통에 몸을 담그고 있는 하정은 기분이 나른하고 좋았다. 목욕을 하고 있는 염서방의 집 부엌은 석대골 자신의 집 부엌보다 넓었다.

 

 하정은 한양으로 오는 동안 희망에 부풀었던 자신의 모습이 떠올랐다. 열심히 장사를 해서 조금 더 넓은 부엌, 조금 더 넓은 방, 조금 더 넓은 집을 갖는 상상으로 행복했었다.

 

 그 행복이 순식간에 무너지기는 했지만 100냥이라도 건질 수 있는 게 다행이라고 생각할 때,

 

 “새 옷을 가져왔어. 이 옷으로 입으면 돼.”

 

 염서방댁이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는 깔끔하게 접혀진 치마저고리를 흰 천이 펼쳐져 있는 부뚜막 위에 올렸다.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있는 염서방댁은 그녀의 남편만큼이나 사람이 좋아보였다.

 

 “예, 고맙습니다.”

 

 염서방이 마당에서 서성이고 있었다. 고개를 들어 하늘의 해를 보며 시간을 가늠해 보고 있을 때 삐걱 소리와 함께 부엌문이 열리며 하정이 나왔다.

 

 새롭게 단장한 하정을 본 염서방의 눈이 흠칫 커졌다. 흙먼지를 털어낸 그녀의 모습은 맑고 밝았다. 조신하고 단정한 여염집의 여인들에게서는 느낄 수 없는 건강한 아름다움이었다.

 

 “처자, 사람이 달라 보이는구만.”

 

 “아저씨, 제 나이도 어린데 하정이라고 부르세요. 편하게.”

 

 그녀가 맑게 웃으며 말했다.

 

 “그러지. 며칠 동안이지만 우리 전방 식구니까.”

 

 “잘 부탁드립니다.”

 

 “서행수가 이리로 오고 있을 거야. 아, 저기 오네.”

 

 사립문을 젖히며 금명이 마당으로 들어섰다. 하정을 본 금명의 눈썹이 미세하게 움직였지만 곧 감정 없는 얼굴로 돌아왔다. 사립문을 들어올 때부터 그를 보고 있는 하정을 향해 물었다.

 

 “준비는 다 됐어?”

 

 “예.”

 

 “주의 사항과 니가 어떻게 대답해야 하는 지는 아저씨께 얘기 들었지?”

 

 “예. 아저씨 집으로 오는 길에 들었습니다.”

 

 “따라 나와.”

 

 “예.”

 

 냉랭하게 말하던 금명이 휙 돌아 성큼성큼 집 밖으로 나가자 하정은 얼른 그의 뒤를 쫓았다. 두 사람이 걸어가고 있는 모습을 염서방이 뒤에서 지켜보며 혼자말로 중얼거렸다.

 

 “금명아.. 감정 담긴 니 얼굴을 보는 게 기쁘기는 한데... 하정이가 네게 좋은 인연이 될지, 악연이 될지...”

 

 그는 걱정 반 기대 반의 눈빛으로 멀어져 가는 그들을 보고 있었다.

 

 ***

 

 윤대감 앞이라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하정은 눈동자를 굴리며 집안을 살피고 있었다. 윤대감이 입고 있는 옷이며 방 안의 작은 가구 하나하나에서 풍기는 위엄이 금명의 집무실과는 차원이 달랐다. 이런 분위기에 압도되어 떨렸지만 그녀를 부드러운 시선으로 보고 있는 윤소저가 있어서 조금이나마 떨림을 덜 수 있었다.

 

 그녀의 옆에 있는 금명은 눈만 아래로 살짝 내리 깔았을 뿐 꼿꼿한 자세로 앉아 있었다. 웬만한 지위와 권세를 가진 사람이 아닌 일개 장사꾼이 감히 윤대감 앞에서 보일 수 있는 자세가 아니었다.

 

 이 녀석 보게?

 상석에 앉아 있는 윤대감은 여유로운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금명의 도발에 흥미가 생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속마음을 숨긴 채 태연히 하정에게 말했다.

 

 “참으로 고맙네. 어찌 은혜를 갚으면 좋을지 거리낌 없이 말해주게.”

 

 “아닙니다. 대감마님. 저는 그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그렇지! 하정이 가르쳐준 대로 대답하자 금명은 조금 안심이 되었다.

 

 “아닙니다. 진도원께서 절 구해주시지 않으셨으면 전 이 세상 사람이 아닐 것입니다. 은혜를 갚을 수 있게 해주세요.”

 

 고맙게도 윤소저가 재촉해 주니 하정은 짜여진 각본대로 말 할 수 있었다.

 

 “은혜라니요.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아가씨.”

 

 “내 딸의 은인에게 빚을 갚을 수 있게 하시게.”

 

 윤대감이 거듭 재촉하자 하정은 금명이 자신에게 지시했던 대답을 할 차례였다.

 

 “말씀드리기 송구하옵니다만...”

 

 “어서 말해 보시게.”

 

 “예. 말씀드리기 송구하옵니다만 아가씨께서 곧 혼례를 하신다 들었습니다. 저의 면주전 5방에서 아가씨의 혼수품을 준비하도록 해주십시오.”

 

 윤대감의 눈길이 금명에게로 향했고 금명은 그의 눈길을 피하지 않았다. 윤대감은 하정의 대답으로 금명에게 다른 뜻이 있음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돈 줄을 쥔 든든한 상인을 곁에 두는 것은 윤대감에게도 나쁠 게 없었다. 단지, 그가 믿을 수 있는 사람인지를 알아내야 하는 문제가 있는데 금명이 혼수품 준비로 자신을 시험해 보라고 하고 있는 것이었다.

 

 “허허허, 장사하는 사람이라 다르군.”

 

 “아버님 허락해 주세요.”

 

 “내 약조를 했으니 지켜야지. 허허허.”

 

 금명의 입가에 미미한 미소가 흘렀다. 하정이도 100냥을 받을 수 있게 되어 기쁜 마음으로 인사말을 했다.

 

 “감사합니다. 대감마님.”

 

 하지만 윤대감은 금명을 보며 물었다.

 

 “자네는 하정 이 아이와는 어떤 관계인가?”

 

 “하정은 계집이고 아직 어려, 도원 자격을 얻을 때까지 수습생으로 5방에서 장사를 배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늘 도원의 자세로 일하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시전에서 취급하는 각각의 품종대로 시전상인들의 조합인 도중이 있다. 도중의 회원을 도원이라 했는데 즉 도원은 시전상인 것이다.

 

 하지만 원한다고 해서 아무나 도원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기존 도원의 아들이거나 사위인 경우가 대다수였다. 즉, 기존 도원의 혈연관계가 아니면 시전상인이 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다.

 

 금명이 하정을 수습생이라 한 것은 진실을 교묘하게 비껴간 것이었다. 도원이 될 수 있지만 아직 자격을 갖추지 못한 채 장사를 배우는 이들을 가리키는 정식 명칭이 따로 있었다. 그들을 아동이라 불렀고 수습기간을 거치게 되어 있었다.

 

 도중이라는 조직에 대해 깊숙이 알지 못하는 윤대감으로서는 수습생이라는 말은 도원이 되는 것을 준비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서로가 혈연으로 연결되어 있으니 조직에 해가 될 일은 하지 않는다는 믿음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듣자하니 자네가 서남수 대행수의 아들이면서도 따로 장사를 한다고 하던데?”

 

 “아버님의 그늘에서 벗어나 부딪치고 도전하며 장사를 배우고자 젊은 객기를 부리고 있습니다.”

 

 “과연, 서대행수의 아들답군.”

 

 두 사람의 대화에 윤소저가 끼어들었다.

 

 “아버님, 제 혼수품에 대해 진도원과 따로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그렇게 하거라. 진도원, 잘 부탁하네.”

 

 “열심히 하겠습니다. 대감마님.”

 

 일어서는 윤소저를 따라 자리에서 일어난 하정은 이제야 숨을 제대로 쉴 수 있을 것 같았다. 압도적인 분위기에서 빨리 벗어나고픈 하정은 고개를 숙인채로 나가면서도 뒷걸음질의 발놀림을 빠르게 했다.

 

 ***

 

 “이름이 진하정이라고 했지요?”

 

 윤소저의 방은 분위기가 아늑했다. 윤대감이 있던 사랑방과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방 안의 장식들도 수수한 것이 윤소저의 마음도 순수할 것 같았다.

 

 “예쁜 이름이네요.”

 

 “아가씨, 말씀을 낮추세요. 혼수품에 대해 당부하고 싶으신 게 있으시면 말씀해 주세요.”

 

 “혼수품에 대한 것은 어머니께서 사람을 시켜 알려주실 거에요.”

 

 “예? 그럼.. 왜 저를 보자고..?

 

 하정이 궁금한 눈빛으로 물으려는데 윤소저가 하정의 손을 덥석 잡았다.

 

 “진도원님, 제 청을 들어주세요.”

 

 “예? 저, 저에게 무슨 청을...”

 

 놀란 하정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제 청을 들어주실 분은 진도원님 뿐입니다. 집 안 사람 누구도 제 마음을 헤아려줄 수 없어요.”

 

 무, 무슨 말이지? 하정은 놀란 눈만 깜빡일 뿐이었다.

 

 “마음의 정인이 있습니다.”

 

 쿵! 하정의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다.

 

 오, 세상에! 내게 왜 이러는 겁니까?

happydream 16-10-09 09:00
 
흥미로운 반전이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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