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만두 1인분이요!”
장안을 가득 메운 꽤나 걸죽하고도 고독한 나의 ‘신’. 그에 의해 나는 창조되었다.
부르튼 조물주의 손에 의해 한 땀 한 땀 빚어진 채로 이 좁은 공간에서 바깥만을 그리던 나는 마침내 뜨겁고도 고통스러운 탄생의 시간을 거친다. 메말라있던 나의 표피는 숨을 쉬고, 나의 내장들은 생기를 얻어 탱글해진다. 모든 만두들은 이 탄생의 시간을 위해 평생을 ‘바짝 말라있다’가, 가장 아름다운 자태를 내보이고는 금새 산산조각 나 흩어져버린다. 나의 파괴를 위한 탄생이라. 하지만 그 파괴는 나의 파괴자가 내뿜는 표정의 강도에 따라 가치 있어진다. 메마른 입가에서, 그 동안의 ‘메말랐던’ 유년기를 똑같이 반복하며 울적한 하직의 순간을 씹어 넘기는 만두도 있는 반면, 자신보다 더한 온기로 자신을 휘감아주는 껴안음에 풍족하게 녹아가는 만두들도 있다. 찜기의 뚜껑이 열린다. 마침내 이 세상 속에 자리하게 된 나와 동료 만두들은 우리의 탄생과 파괴를 집어삼킬 당신의 정체를 고대한다.
“감사합니다! 잘 먹을게요 아주머니~”
우리와 눈이 마주치자 그녀의 광대는 약간 더 솟아오른다. 그녀의 후후- 불어오는 세심한 입김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가장 기다려지는 순간이다.
나는 사라지고, 그녀는 채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