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봐 난 아무 능력 없는 일반인이라고! 아까 싸워 보지도 못하고서 죽는 거 못 봤어? 난 내가 어떻게 반 토막이 된 지도 몰랐다니까? 그 괴물을 나보고 어떻게 이기라는 거지? 그 괴물에게 계속 죽으며 싸우 느니 마왕에게 목숨을 구걸 하고 종말 이라는 게 올 때 까지 얌전히 구경만 하는게 훨씬 나을 거 같은데? 죽음의 고통을 너희들이 알기나 해?”
진하의 말을 들어주던 엘이 말했다.
"흠..역시나..지금의 용사님은 너무 나약한 존재군요.”
"이런 상태로 마왕 앞에서. 이상한 얘기나 행동 이라도 한다면, 우리 작전을 간파 당할 수도 있겠 어요. 어쩌죠 베티? "
"그러네. 이 용사님이 생각보다 천박하고 가벼운 거 같아. 말을 못하게 용사님 입을 붙여버릴까?"
"뭐? 자..잠깐 그냥 집에 돌려 보내 달라고!"
리플이 해맑게 웃으며 답변한다.
"헤헤 용사님은 일방통행으로 소환된 거라구요~~ 돌아갈 방법이 없어요~~ "
처음에는 귀엽게 생긴 리플의 웃음에 넋을 잃은 진하였지만.. 이제는 그 표정이 악마의 미소로 느껴졌다.
요정들은 말로만 해서는 부족하다고 느꼈는지 진하에게 자신들이 진심임을 전달하는 무언가를 담아 전달하기 시작했다. 진심이 담긴 의념을 주입 받은 진하는 결국 세 요정들의 말을 믿게 되어 버렸다.
“제길..못 돌아간다고?”
"흠.. 드디어 좀 받아 들이는 거 같네. 그건 그렇고 엘? 용사님이 마왕에게 이상한 말을 하는 상황만 좀 막아보자고."
"네 그렇군요. 의사를 전달하는 수단은 다양하니까, 말을 못하게 하는 것 보다는 더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 같네요. 베티 언니 용사님 뇌를 좀 고쳐서.. 그러니까 행동에 변환 필터를 설치한다는 느낌으로 가면 될 거 같은데.. 한번 해볼까요?"
" 어..어? 야야! 잠깐 지금 나 한테 뭘 하는 거지?! 크아아아아아악!!"
공허의 공간에 강진하의 비명찬 의념이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고통이 끝나자 서로의 말만 출력하던 액정화면에 시스템 메세지 같은 것이 올라왔다.
* 이제부터 용사님의 말과 행동이 마음 먹은 것과 전혀 다르게 표현됩니다. *
시간의 요정 리플이 호들갑스럽게 반응한다.
"우와아!! 방금 용사님 영혼이 번쩍번쩍했어요! 완전 멋있다 꺄하하!"
"용사님의 뇌를 조금 손봤어요. 지금부터는 용사님의 말도 표정도 생각과는 다르게 표현 될 거 에요. 부정적인 생각이나 표현을 하면 전혀 다른 행동이 나올 테니 기왕이면 긍정적인 모습으로 있어 주길 바래요."
'이런 빌어먹을! 이게 대체 무슨 짓 이지? 나한 테 뭘 한 거냐!'
라고 생각 한 진하는 전혀 다른 말이 자신에게서 나오는 걸 보고 기겁했다.
"좋아! 내가 저 마왕을 쳐부수고 세상을 구하 겠어!"
이 곳은 속 마음이 그대로 의념으로 방출되는 곳인데 하물며 그 의념조차도 전혀 다르게 표출 된다. 자신의 말과 행동이 생각하는 것과 전혀 다르게 표현 된다니!?
육체에 대한 제어권을 잃었다.
자신의 의사가 전달되지를 않는다.
자신이 생각한 대로 행동 할 수 조차 없다.
'그렇다면 앞으로 저 요정들의 꼭두각시같이 처 럼 살아야 하는 건 가?'
단지 부정적인 생각을 했을 뿐인데 굉장히 자신감 있는 의념이 자신에게서 뿜어져 나간다.
"와하하~ 용사님 지금 굉장히 밝고 희망찬 표정을 하고 계셔요."
공간의 요정 엘이 말했다.
"용사님 너무 걱정 마세요. 긍정적인 생각이나 행동만 한다면 딱히 의사소통에 문제는 없을 테니 까요."
전투의 요정 베티가 이어 말했다.
"흠..뭔가 굉장히 잔인한 방법인 거 같은데? 뭐 어쨌거나 효과는 좋네. 용사님도 굉장히 의욕 넘치는 표정이 되었고 말이야."
‘인간이라는 존재를 인간답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는 의사소통이야. 원하는대로 말과 행동을 못하는것도 무서운데, 전혀 다른 뜻으로 표출된다니!?
이 건 내 자아와 인간성에 대한 모독이야! 절대 이렇게 살 수는 없어!!.'
진하는 요정들이 계속적으로 보내는 의념을 통해 마왕을 무찌르는 것 외에는 크게 관심이 없다는것 을 깨 달았다. 그리고 그 과정에 방법과 수단은 가리지 않을 것이다. 지금처럼.
'저 녀석들이 내 인권 따위를 생각해 줄리 없다. 합리적인 이유로 잘 설득 해야 해.'
"후.. 그래 좋아. 너네 들이 시키는 대로 하겠 어. 근데 이 뇌 조작한 것만은 고쳐 주는게 어때?
이런 상태라면 마왕과 싸울 때 막기 힘든 공격을 피하지 않고 막거나 맞아주려고 할 게 뻔해.
내가 어떻게 그런 괴물과 싸울 수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상태 라면 더 가능성이 없어지겠지."
"흠. 일리가 있는 생각 이군요. 좋아요 되돌려 드릴 께요.
대신 혹시나 마왕에게 우리의 계획에 대해서 말하거나 하는 행동을 한다면.."
"그럴 일은 없을거다. 약속하지."
" 이 의념은..진심 이군요. 후후 좋아요. 그럼 제약을 풀어 줄 테니 저희들 말을 잘 듣고 훈련에 참여해 주세요."
"후..그래 좋아. 내가 뭘 하면 되는 거지?"
그 말에 공간의 요정 엘이 처음으로 활짝 웃으며 말했다.
"좋은 마음 가짐 이군요! 우선 이 공간부터 설명드릴께요. 아 참. 우선 뇌부터 돌려놔 드리고.."
그 말과 함께 강진하의 눈앞이 번쩍인다.
"크아아아아아아!!"
좀 전의 고통이 다시 찾아왔고..
*지금부터 용사님의 말과 행동이 정상적으로 표현됩니다.*
액정화면에 시스템 메세지가 떴다.
진하가 잠시동안 횡설수설하며 자신의 말을 체크하는 것을 지켜보던 엘이 설명을 시작했다.
"용사님 우선 들어보세요."
액정화면 왼쪽에 커다란 동그라미가 그려진다.
"이 곳이 용사님이 원래 살던 세계. [지구]가 있는 차원 이 에요."
액정화면 오른쪽에도 커다란 동그라미가 그려진다.
"이곳이 우리가 지켜야 하는 [로이덴 대륙] 이 있는 차원이죠 "
엘은 로이덴 대륙의 바로 옆에 새로 그려진 작은 원을 가르키며 말했다
"그리고 이곳이 우리가 있는 곳 이구요. 마왕은 로이덴 대륙에서 멸망의 의식을 진행하고 있지요. 아까 용사님이 만난 그 녀석 말이 에요."
"마왕이 처음 멸망의 의식을 시작하고나서 대륙에 있는 나름 강한 존재들이 막으려고 시도 했지만 모두 실패했어요. 그리고 우리가 나섰죠. 우리가 그 사람들 모두를 합친 것 보다 강하거든요? 충분히 이길 거라 예상했어요. 하지만 막상 마주치고 보니까 이건.. 힘차이가 너무 나더라구요. 도망치는 것도 간신히 성공 했어요. 그리고 나서 만든 공간이 우리가 지금 있는 이 공간이 에요."
"이 곳은 사실상 존재하면 안되는 시공의 틈새 같은 곳이 에요. 실제로 크기도 왠만한 미립자보다 작을 거 에요, 거의 허차원에 가까운 곳 이랄까요? 이 곳에서는 공간도 시간도 극도로 압축되어 천천히 흐르고 있어요. 여기에서의 1년이 로이덴 대륙의 1초정도 밖에 되지 않지요."
엘은 허공에서 차가 담긴 컵을 만들어 내고 고상한 포즈로 향을 음미 하더니 다시 설명을 시작했다.
"우린 이 곳에서 마왕을 무찌를 수 있는 힘을 가진 분을 한참이나 찾아왔고 결국 용사님을 소환하게 됐어요. 용사님을 소환하면서 용사님의 기억에 맞게 여러가지를 비슷하게 세팅을 해 봤는데 익숙한 느낌이 드셨다면 그런 거 때문일 거 에요."
"그렇다면 저 액정에 채팅 앱 같은 화면은 내 기억을 이용한 방식이란 말 이군."
"네 그렇죠. 용사님은 이제 여기서 우리가 준비한 성장 시스템을 통해 단련하시고 저 마왕을 쳐부수면 되는 거 에요."
"사실 로이덴 대륙 기준으로.. 마왕이 진행하는 멸망의 의식이 끝날 때까지 5분도 안되기 때문에.. 굉장히 빠듯하게 싸워야 할 거 에요. 저희는 용사님의 성장 시간을 60년 이하로 맞춰야 한다는 목표가 있어요. 이 곳에서 60년이면 로이덴 대륙에서의 1분이 지나가 버리니까.. 사실상 마왕과 싸울 수 있는 시간이 4분 밖에 남지 않거든요. "
"잠깐 무슨.. 이곳에서 있어야 하는 60년이라고?
내 나이 21살이야! 80살이면 싸울 수 있을 리가 없 자나? 게다가 내 인생은 그냥 여기서 다 날리고 끝나는 거라고?"
그건 걱정하지 마세요. 이곳에선 실제로 늙지 않는 데다가 다른 공간에서 개조중인 용사님의 육체도 나이를 먹진 않을 거 에요. 그리고 개조가 끝나면 어지간한 사람보다는 훨씬 건강하고 오래 살 테니까 요”.
“내 몸을 개조한다고? 무슨 기계 몸이 되거나 로봇이 되거나 하는 건 아니겠지?”
“기계 몸이라면? 흠.. 어디 보자.. 아 그런 거 군요. 용사님이 생각하는 그런 건 절대 아니 에요. 그 런 걸로 마왕이과 싸울 수 있 을 리가 없어 보이는 데요.”
용사님이 가지게 될 육체는 이런 겁니다.
엘은 커피잔을 옆에 있는 테이블에 올려 두고는 프로필 영상에서 걸어 나왔다.
그리고 동그란 영혼의 형태로 허공에 떠 있는 진하에게 손가락을 가져다 댔다.
엘의 손끝에서부터 진하의 이마가 만들어 지고 순식간에 새로운 육체가 생성되었다. 전지적인 인지능력이 약해지면서 육체의 감각이 생긴다.
“말 도 안돼. 내 몸이 이렇게 된다고?”
한번에 수십 미터 이상을 도약 할 수 있을 거 같다. 전신에 엄청나게 충만한 기운이 느껴진다. 만화 에서처럼 장풍이라도 쏠 수 있지 않을 까? 수백키로도 쉽게 들고 뛸 수 있을 거 같은 자신감을 느낀다. 사람 몸이 정말 이렇게 될 수 있는 건 가?
“후후 쓸 만 하지요? 여기서는 가상의 몸 지만 로이덴 대륙으로 가서는는 실제로 그렇게 강화된 몸을 써 볼 수 있을 거 에요.”
“그렇군.. 그럼 공기도 없는 이 곳에서 숨을 수고 말을 할 수 있는 건 이 몸이 가상이기 때문 인가?.”
“네 정답 이에 요. 그리고 이제 그 몸으로 훈련을 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