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용사님도 마음의 준비가 된 듯 하니 바로 시작 할 까?"
그 말과 동시에 공허한 공간에 큰 액정화면만 떠 있던 세상이 바뀌기 시작했다.
액정화면이 작게 줄어들더니 작은 아이콘처럼 변했다.
그 말과 동시에 액정 화면에 프로필 영상으로 띄워져 있던 베티가 걸어 나왔다
베티가 나오는 동시에 공허한 공간에 중력이 생긴다.
중력이 생기고 그녀가 떨어지며 발을 디딘 자리부터 평평한 무채색의 단색 바닥이 무한이 펼쳐진다. 거리감을 주기 위해서 인지 1미터마다 옅은 선이 그어져 있고 100미터, 1키로마다 좀더 진한 선이 그어져 있다.
"엘이 말했지만. 지금 용사님 몸은 가상의 신체야. 용사님의 원래 몸은 너무 연약해서 지금 엘이 좀 개조 하고 있지.
용사님 원래 몸을 지금 그 수준까지 강화를 하는게 우리 목표 거든."
그리고 베티는 진하의 육체 개조 방식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쓸데없는 지방을 줄이고 근육을 늘린다. 근육을 그냥 늘리는게 아니라 근섬유의 구조를 바꿔서 훨씬 큰 힘을 낼 수 있는 구조가 된다.
뼈도 훨씬 튼튼한 구조로 재 배열 되고 마나라는 입자를 품을 수 있는 구조로 변경된다. 진하의 지식에 맞추어 보면 무협지에서의 환골탈퇴라는 단어와 비슷 한 것 같다나?
그 뿐 아니라 온 몸을 구성하는 모든 장기가 개선된다. 튼튼하고 효율 적 인건 기본이고 마법과 같은 각종 이적을 행 할 수 있는 몸이 된다는데 진하는 모든 말을 이해 하진 못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용사님의 유전자 구조가 바뀌는 건 아니니 걱정 마. 애도 멀쩡히 낳을 수 있으니까."
"... 어 그..그래."
"그런데 내 몸이 정말 이렇게 되는 건 가?"
진하는 지금 가상의 신체라고 하는 이 몸의 능력이 정말 어마어마 하다는 걸 느끼고 있었다.
몸 안에 흐르는 원천적인 에너지가 느껴지고(요정들은 이 에너지를 마나라고 했다.) 신체가 강인 해 진 후,
뭐 든지 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긴다. 대단한 존재가 된 기분. 단지 육체가 바꼇을 뿐인데 진하는 자신의 내면 조차 바뀌고 있다는걸 느끼고 있었다.
베티가 그 의념을 읽고는 말했다.
"그래 용사님 원래 육체와 정신은 서로 강하게 상호 작용을 하는 거야. 자신감이 생기는 건 당연하지. 게다가 이 공간은 용사님의 정신력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 굉장히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하지만 각오는 제대로 해야 할 걸? 그 지금은 가상의 육체라 다치더라도 바로 회복이 되지만, 통증은 그대로 느끼니까. 이 곳에서 죽을 일은 없지만 죽을 만큼 아프긴 할거라고."
"뭐? 훈련인데 생명이 위험한 상황이 온다고?"
"당연하지. 싸우는 훈련인데. 아 물론 기초적인 연습은 하고 싸울 테니까 너무 걱정 하진 말고."
"빌어먹을.."
"우선 용사님의 훈련 계획부터 설명 할 께. 우리의 최종목표는 당연히 마왕을 처치 하는 거야.
종말의 발동 될 때까지 앞으로 5분 밖에 남지 않았는데, 우리가 이곳에서 훈련하며 1분정도를 소모하게 될 거 같아.
싸울 시간은 4분남짓? 마왕의 방어력 능력이나 생명력을 생각하면 정상적으로는 이길 수 없는 싸움이지.
그래서 우리는 용사님을 일격 필살에 특화된 스타일로 훈련 시킬 거야."
"게임에서 폭딜러나 누커 스타일을 말 하는 건 가?"
"응? 폭딜러? 어디 보자..음 그래 좀 비슷하겠네. 차이가 있다면 용사님 세계의 게임이라는 곳처럼 공격력이 강하면 방어력이 약하다 던 가 하는 건 아냐. 정신력이나 방어 능력이 부족하면 애초에 마왕 앞에 서지도 못하니까."
"자 먼저 새로운 육체에 익숙해 져야 하겠지? 우선 검술의 기본기를 다져야 해. 자 위에서 아래로 휘두르기 백만회로 시작해 보자."
베티의 말이 끝나자 손에는 적어도 수백키로는 나갈 것 같은 칼이 허공에 생겨 땅으로 꼽혔고, 허공에는 위에서 아래를 향하는 포물선 궤적이 생겼다. 그 궤적을 따라 휘두르라는 뜻 같았다.
굉장히 단순해 보이지만 진하는 백만회라는 수치에 기겁했다.
"잠깐만. 백만 회? 그게 무슨 말도 안되는 수치 지?"
"음? 그걸 왜 못해. 동작 연습은 대부분 동작 당 천만회가 기본인데? 그 성능 좋은 몸으로 그것도 못 하진 않아. 여기서는 육체도 정신도 피로가 거의 쌓이지 않는다고. 혹시나 해서 미리 말해 두는 건데, 힘들 다 거나 피곤하다는 이유로 쉬게 해 달라 거나 해도 들어주 진 않을 거야."
진하가 멍한 표정으로 대체 몇일이나 걸릴지 계산하고 있자 베티가 무섭게 노려보기 시작했다.
"용사님. 좋게 말할 때 들어 야지? 우리도 누군가를 훈련시키거나 하는 건 처음이라 문제가 있으면 즉시 개선 할 테니까 교육방식에 대해서 너무 걱정하진 말고."
"여기서는 우리 한 테 무슨 꼴이던 당할 수 있다는 걸 잊지 않는게 좋을거야."
마왕에게 죽음을 경험하고 뇌 조작까지 경험한 진하는 베티의 말에 바로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크윽 제길.."
진하는 거대한 검을 뽑았다. 넘치는 힘으로도 굉장히 묵직한 느낌이 든다. 허공의 궤적을 따라 휘두르기 시작했다.
'이거 정말 수 백 키로는 나가겠 는 걸?'
진하는 자신이 그런 걸 들고 어렵지 않게 휘두를 수 있다고 생각하자 기묘한 기분이 들었다.
이곳에 소환된 것은 납치 된 것이나 다름없다. 그리고 이 기묘한 공간에 감금 되었고, 말이 훈련이지 목숨을 잃을 정도의 훈련이라면 고문이나 다름 없지 않은가. 그럼에도 이런 몸을 실제로 가지게 된다는 게 한편으로 나쁘지 않다는 생각도 들고.. 아 차라리 저 요정들을 신으로 모시고 자기가 천사 라던 가 그런 존재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할 수 있을까? 프로게이머 지망인 자신이 싸움 기술을 익혀서 뭐하나 싶으면서도, 이런 몸으로 운동선수를 하면 온갖 전설을 써 내려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뭐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때 말이지만.
진하가 머리속으로 복잡한 생각을 하자 허공의 궤적과 심하게 빗나가기 시작했다.
"어이 용사님. 휘두르는 꼬라지가 굉장히 무 성의 한데 말이지. 대충 휘두르는 건 무효야. 자 제대로 궤적과 일치 할 때만 숫자가 줄어들 거야."
그 말과 함께 저 멀리 허공에 큼지막하게 [1,000,000] 이라는 글자가 생겼다. 그리고 휘두르는 칼과 궤적이 일치 할 때만 숫자가 줄어든다.
...
그렇게 한참동안 무거운 칼을 휘두르고 있자니 숨이 가빠지고 온몸의 근육이 비명을 지른다. 그리고 힘이 빠지는 만큼 궤적과의 적중률이 낮아진다.
"헉헉. 베티. 분명 피로를 느끼지 않는다고 한 거 같은데? 나 지금 굉장히 힘이 들거든? 헉헉.."
허공의 숫자는 [999,010]를 표시하고 있다.
"거의 라고 했지. 피로가 없다고는 안했는데? 이미 그 정도만 해도 현실에서는 불가능 한 수준이야. 그 칼 대단히 무겁다고. 그리고 당연히 한계를 넘지 않으면 회복 시켜 주진 않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깨닫지 못하는 게 있다는걸 알아둬."
“제길! 후욱 후욱 빌어먹을! 내가 왜 이런 짓을 당하는 거냐고!”
욕 하면서도 칼을 열심히 휘두르는 진하였다.
...
진하는 무거운 대검을 10시간 넘게 휘두르고 거의 탈진 상태가 되었다.
사실 그 전부터 조금씩 쉬려고 했지만, 베티는 진하가 그럴 때마다 숫자를 100개씩 되 돌려 버리고 다양한 통증으로 자극하며 몰아 부쳤다.
세명의 요정들은 진하가 훈련하는 동안 원형 탁자를 둘러싸고 앉아서 티타임을 가지고 있었다.
탈진해서 쓰러져 누운 진하에게 다가온 리플은 진하의 얼굴 옆에 쭈그려 앉아서 시원한 물수건으로 진하의 얼굴을 닦아줬다.
"헤헤 용사님 완전 이상하게 생겼다."
"..."
멍한 상태로 고개를 돌려 공허한 하늘을 돌려본 진하는 [971,845]라는 숫자에 한숨이 나왔다.
"10시간 넘게 쉬지않고 칼을 휘둘렀지만 겨우 3만개 정도 인가? 99만 7천 번 남았네.. 하 이 걸 대체 몇일 이나 해야 하는 거지? 그리고 이런 걸 반복한다고 강해지기는 하는 건 가?"
멍하니 있던 진하는 저 쪽에서 베티와 엘이 얘기하는게 들렸다.
"그래요. 그게 맞아요 베티 언니. 한번 해 볼까요? 우선 용사님 부 터 회복시키죠. "
엘이 걸어 와서 진하의 가슴에 손을 대자 온 몸의 피로가 눈녹듯 사라진다.
"자 용사님. 회복 했으니 일어나서 다시 시작 해야 죠."
"용사님의 도전 욕구와 성취감을 좀 더 강화 시키는 방향을 생각했어요. 용사님 세계의 게임 이라는 게 굉장히 좋은 참고 자료가 될 거 같아요. 어디 보자.. 대충 이런 느낌이면 되려 나?"
그 말과 동시에 공중에 떠있던 숫자가 사라지고 마치 게임의 정보창과 비슷한 액정 패널이 생겼다.
그리고 그 곳에 텍스트가 써 내려져 간다.
"첫번째 퀘스트를 진행 중입니다."
"퀘스트: 궤적에 맞춰 칼 휘두르기 100만회"
전투의 요정 베티가 용사님에게 내린 첫번째 미션입니다.
강해지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첫번째 관문입니다. 인내심을 길러주기에 딱 좋은 기회이니 쉬지않고 연마하여 강해지세요.
만약 게으름을 부리거나 멈춘다면 베티의 특급 고통 체험을 경험하게 됩니다! 용사님의 수준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고통이니 마지막 힘까지 쥐어 짜 내서 꾸준히 단련하세요.
"진행상황: 28,155회/1,000,000회
보상: 소드 마스터리(하급) 획득
‘요정들이 하는 말로 보아 내 기억을 읽어 그동안 해온 게임을 분석해 저런 걸 만들어 내는 것 같군’
진하는 LAL에 입문하기 전에는 안 해 본 게임이 없을 정도로 모든 게임을 플레이 해보던 게임 광 이었다.
그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단지 게임처럼 꾸며놓은 화면을 보자 마자 의욕이 생기기 시작한다.
'저 소드 마스터리(하급)을 습득하면 뭔가 스킬 같은 걸 쓸 수 있는 걸 까??'
스스로 일어나서 묵묵히 칼질을 시작하는 진하였다.
테이블 앞에 앉아 진하를 보는 요정들은 생각보다 큰 효과에 본인들도 당황했다.
자신들의 요청이 없이도 연습을 시작하는 진하를 보던 리플은 과일을 입에 넣고 우물거리며 한마디 했다.
"푸흡 용사님.. 움므 완전 단순하다. 우물움므 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