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광경은 마치 들소들의 이동 같은 특이한 광경이었다. 아마 멀리서 바라본다면 진짜로 들소나 코끼리 때처럼 보이지 않을까. 아직 조금은 쌀쌀한 봄이건만 집을 희망하는 흔한 학생들의 흥분한 발걸음은 자신들까지 이리저리 치여가며 내달려 자연스럽게 주변 공기까지 덥게 만들었다. 언제나 반복되는 일이였지만 그녀는 여전히 불만스러운 얼굴이었다.
지금까지 어깨를 치고 지나가며 아, 미안. 이라고 말한 이는 단 3분만에 7명이였다. 심지어 2명은 미안하다고 말하지도 않은채로 제 갈길을 가버렸다. 이런 상황은 충분히 싫어할만한 상황 아니냐고 그녀는 속으로 궁시렁거리며 느릿느릿 하게 계단을 내려갔다. 바로 옆에서는 우르르르 몰려들어 달려가는 무서운 인파들이 있지만 이와중 본인만 평화롭지 싶었다. 어쨌든 나갈건데 몇 초 빨리 나간다고 그게 대수인건지. 그녀는 아직도 다른 이들의 심정을 이해하지 못했다.
“ 이사나! ”
갑자기 뒤에서 제 목을 끌어안은채 귓가에 소리친 누군가 때문에 그녀는 잠시 휘청이고 눈살을 찌푸렸다. 정상적으로 부르라고 말한지 어언 1시간밖에 지나지 않은 것으로 기억하건만. 이사나라고 불린 그녀는 나지막하게 한숨을 쉬고 특유의 까칠한 목소리를 짤막하게 내뱉었다.
“ 왜. ”
“ 무드없는 년. ”
이사나의 목을 끌어안았던 팔을 풀고서는 고개를 젓는 소녀는 하여간 재미가 없다며 다 들리는데도 의도적인 중얼거림을 불만이 있는 듯이 뱉었다. 이사나는 금세 흐트러져버린 제 진한 바이올렛 색 부드러운 파마머리를 재정리하며 계속 걸음을 옮겼다. 날씨가 선선하게 햇빛이 비춰와서 그런지 오늘따라 더 밝아보이는 색 이였다. 물끄러미 제 풍성하게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응시하다가 이사나는 눈이 부신지 살짝 눈을 가늘게 떴다.
크라벤디아의 어느 곳, 지루할 정도로 평범해보이는 어느 학교 계단에서의 소소한 일상이였다.
...이때쯤이면 좀 재미있는 사건 하나쯤은 터져줘야 인생이 살 이유가 있지 않을까. 라고 이사나는 생각했다. 이상할정도로 지극히 평화로운 곳 한복판에서 본인은 지루함에 제 마음 속에서만 몸을 수백번은 비비꼬고 있었다.
느긋하게 길거리를 걸으면서 들려오는 소리는 언제나 한정적 이였다. 한정적 이라는 것은 지루함의 근원이였다. 지루함이 일상에 베여있는 나날은 지극히 당연하게도 무료할 수밖에 없었다. 이사나는 애써 나른해지는 눈가를 비비며 유난히 시끌시끌한 건너편 도로를 힐끗 바라보았다.
[ 유나스를 없애고 시민들이 정치를! ]
[ 우리들은 노예가 아니다! ]
[ 마법사와 마녀는 전부 뮤러네베이로 꺼져라! ]
그 외 등등. 왠 아저씨 한명이 스탠드에 올라가 확성기를 들고 소리치고 있고, 다른 이들은 현수막이나 피켓을 들고 단체로 원주민이라도 된 마냥 똑같은 말만 소리치고 있었다. 어른들의 행위라고 생각되기에는 너무 유치해보였다. 어쩌면 시위라는 것은 늘 이리도 패턴이 똑같을까.
~ 하라! ~ 하라! 라는 말만 아마 몇시간째 했을것이리라 장담할 수 있었다.
그래봤자 그 조직은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주지 않을탠데.
저들이 계속 타도하라 소리치는 ‘유나스‘ 라는 조직은 그들이 전부 벌때처럼 몰려와도 한두명으로 이길 수 있을만큼 강력한 집단이였다. 거의 이 나라를 먹여 살리다시피 한다고 해도 과장이 아닐만큼 규모 또한 어마어마 하였다.
그 조직에서 작은 일이라도 맡고 있다면 바로 어느곳에서든 VIP취급일 정도로 누군가에게는 존경, 숭배의 대상 정도가 되는 그런 매우 잘나신 배알 꼴리게 만드는 조직이라 하시겠다.
그러니 저들이 아무리 앵앵거리고 소리쳐봤자 그저 한 마리의 거슬리는 초파리 정도로 취급하고 있을게 뻔하였다.
이렇게 생각하니 저들이 불쌍해지는 것은 어찌보니 당연했다.
이사나는 혀를 쯧쯧. 소리나게 차면서 이내 그들에게서 관심을 돌린채로 마저 이어지던 길을 걸었다. 생각해보면 자신의 알 바 인지 싶었다.
시위를 하건 무엇을 하건 자신에게만 피해가 끼치지 않으면 되니까.
“ 유나스 요즘 욕 많이 먹더라. 무슨일 했어? ”
“ 알바야? ”
이사나는 더욱 퉁명스레 목소리를 내었다. 퍽이나 마음에 안 드는 눈치였다. 이 다음에 나올 말이 무엇인지 대충 예상이 갔기 때문이리라. 본인의 표정을 눈치채지 못했는지 이 못난 인간은 제 입술을 열어 자신에게 말할 준비를 하였다.
“ 근데 너. ”
나온다.
“ 유나스 소속이니까 뭐라도 알거 아니야. ”
이사나는 바로 인상을 확 찌푸리고 더욱 빠르게 길거리를 걸어갔다.
****
슬슬 해가 내일 만나요 안녕 을 고하며 사라지고 있는 늦은 저녁 시간에 이사나는 떨떠름한 얼굴로 출입구 앞 거울 앞에 서서 검은 망토를 걸쳤다. 몇 년째 입어도 적응이 되지 않는 너무나 밋밋하고 촌스러운 옷 이였다.
흔히 고정관념이라고 말하는 것들이 있다. 평소 그 부분에 대해서 많이 신경쓰는 것은 아니지만 이 옷을 입을때마다 고정관념을 버리자고 소리치는 사람들 틈에 껴서 항의라도 하고싶을 지경이였다.
생각해보도록 하자. 보통 마녀라고 한다면 모두들 검은 망토에 검은 모자를 떠올린다. 누구나 떠올리는 지극히도 당연한 복장이였다.
그런데 굳이 지금 이 완벽한 민주주의 나라에서 이런 복장을 고수할 생각은 도대체 누가 했냐는 것 이다. 하의는 자유였지만 상의만 보고있자면 찝찝함이 제 몸 안에 벌레라도 돌아다니는 듯 소름끼치게 느껴졌다.
간단하게 입고 나온 하얀색의 얇은 와이셔츠 위에 떡 하니 얹혀진 검은 망토는 정말이지 마음에 드는 구석이 하나도 없었다. 그나마 자신이 늘 메는 고동색 벨트라던가, 옅은 청회색의 정장바지마저 금지당했었다면 자신은 정말로 조직에서 벗어나기위해 소리를 지르며 절벽에서 뛰어내렸을 것이다.
이건 정말로 우스운 소리가 아니라 진실이였다. 본인은 아주 진지하였다.
마지막으로 햇빛가리개 하면 정말 좋을법한 검고 챙이 긴 모자까지 (심지어 끝은 뾰족한 그러한 전형적인 모자 있지 않은가) 쓰고나서야, 이사나는 출입구 안으로 들어갈 준비를 마칠 수 있었다. 이사나는 마른세수를 한번 하며 착잡한 마음을 굳이 숨기려하지 않았다.
오히려 누가 봐줬으면 좋겠다. 이 망할 대마법사와 대마녀의 무능한 패션감각 으로 인하여 지금 한명의 청춘 소녀가 고통을 받고 있다고 떵떵거리며 외치게 말이다.
어찌됐건, 이사나는 다시 한번 제 모습을 확인하고 난 뒤에야 문고리에 손을 잡았다. 본인은 전혀 원하지 않는 회의였지만 참석을 안할 시에는 집을 뺐는다는 날강도의 유치한 수법을 쓰는 이들이였기 때문에 그 뻔뻔함에는 내로라하는 성격파탄자인 자신도 어쩔 수 없었다. 문고리가 열리자, 문은 뻑뻑한 기분나쁜 소리를 내며 자신의 어둠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듯 어둑어둑하게 열리기 시작하였다.
“ 정확히 3분 29초 늦었다. 이사나 시그리드. ”
들어오자마자 제 머리위로 꽂히는 딱딱하면서 날카로운 여성의 말에 이사나는 미간을 좁히며 위로 고개를 들어보였다. 흑발을 길게 골반까지 늘어뜨린채 자신을 칙칙한 청안으로 내려다보는 한 여자가 있었다. 아마 평범한 사람이 봤다면 귀신으로 착각하고 졸도 하지 않았을까 내심 생각하였다. 도대체 저 머리 스타일은 언제 바뀌려는지.
“ 늦은게 불만이시면 내보내시던가.. ”
맥없지만 빈정거림이 다분히 느껴지는 말꼬리 흘리기 방식의 말투로 응수한 뒤 이사나는 대충 빈 자리를 둘러보고서는 아무데나 앉아 전혀 경청할 준비가 안된 이처럼 벌써부터 지루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뒤에서 느껴지는 따가운 시선은 착각이리라. 아니 사실 착각이 아니란건 알고 있었다. 상대하기 굉장히 귀찮았을 뿐 이다.
“ 어머, 얘. 넌 오늘도 소환 못했나봐. 도대체 언제쯤 소환할거야? 너무 주위가 빈약해보인다 야. ”
도대체 당장이라도 혀를 잘라버리고 싶은 저 이상한 말투는 어디서 배워먹은 것 인지는 모르겠지만 제 귀를 신경질적으로 긁는 쇳소리의 가성은 자신을 향해 시비를 거는 것이 분명하였다. 사실 한두번의 일도 아니었지만 저 년의 거슬림 순위는 파리에서 슬슬 모기로 발전하는 중이였다. 일단 하찮았지만 쓸데없이 물고 가는 그런 벌레 말이다.
이사나는 아무말없이 머리만 긁적이다가 뒤를 슬쩍 돌아보며 그녀를 위 아래로 훑어보았다. 한순간에 제 몸이 스캔된걸 알았는지 그녀는 흠칫하며 뭘봐!! 라는 유치한 대사를 던졌다. 이사나는 무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다가 이내 함박웃음을 지으면서 입술을 열었다. 딱 그 주변에서만 들릴 것 같은 목소리 톤 이였다.
“ 어머, 얘. 넌 오늘도 가슴이 작아보이네. 도대체 언제쯤 클거야? 너무 빈약해보인다 야. ”
어찌보면 유치함의 대응은 유치함이 맞을지도 모른다. 논리적인 말을 늘어놔봐야 분명 그런 유치한 이들은 전혀 그 말을 듣지 않을것임이 분명하였다.
잠시 침묵이 유지되고, 곧이어 주변에서 약속이라도 한 듯이 순서대로 키득거리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관심 없다 하지만 그녀 주변 마녀들은 그녀를 힐끗힐끗 바라보았다. 금새 얼굴이 못생긴 순무처럼 변한 그녀도 꽤나 즐거운 볼거리 였으니 말이다.
그녀의 말투를 그대로 베껴 복사한것처럼 이사나의 말투는 간드러지기 짝이 없었다. 말을 끝내자마자 다시 무표정으로 돌아와 지루해보이는 표정을 짓는 이사나를 보며 여자는 소리를 버럭 질렀다. 갑자기 시작된 아침드라마에 다른 이들의 시선은 더욱더 집중되었다.
“ 너, 너 이거 성희롱이잖아. 장난해? ”
“ 그런건 성희롱이 아니라 팩트폭력이라고 말하는 거거든. ”
“ 라타님이 널 가만두지 않으실거야! 넌 도가 지나쳤어! ”
“ 내가 좀. ”
“ .. 내 말 하나도 안 들었지? ”
“ 응. ”
“ 죽여버릴거야!! ”
“ 그쯤해요 세리나- ”
아, 이름이 세리나였나. 무슨 채소이름같이 생겼네. 이사나가 졸린눈을 한창 부비고 있을 때 낭랑한 목소리가 차가운 허공을 휘어잡고 울려퍼졌다. 구두소리가 복도에 울려퍼지면서 갑자기 자체발광이라도 된 듯 어딘가가 빛나보이는 이가 등장하였다. 그녀의 등장에 세리나인지 뭔지 하는 여자도 당황하며 금세 말라버린 지렁이처럼 쭈그러졌다.
“ 그럼 다 모인건가요? ”
복사붙이기라도 해놓은 듯이 똑같은 복장을 한 이들이 전부 중앙을 바라보았다. 건너편 마법사 놈들은 적어도 남색이건만, 어째서 마녀들 복장은 어둠의 주술사(사실 틀린건 아니지만) 같은 복장을 하고있는지 여전히 머릿속에서의 불만은 사라지지 않았다. 어찌되었건 중앙에는 금백발의 풍성한 머리의 자태를 뽐내며 팔랑팔랑거리며 걸어오는 한 여자가 보였다. 언뜻 보면 이사나의 또래라고 여겨도 믿을만큼 얼굴에 티 하나없이 아름다웠다. 그녀의 외모 또한 몇 년간 지켜와봤지만 적응이 되지를 않았다. 아예 유나스의 호칭을 바꿔불러볼까, ‘적응불가 조직’.
“ 아이참. 그만 싸워요. 그러다가 사랑도 싹트고 만다구요- 이 유나스에서 커플이라니- 나아차암- 그러면 전 정말로 슬플거랍니다- ”
확실한건 저 여자도 정상은 아니었다. 과대 망상증에 걸린 듯 얼굴을 붉히며 제 손을 볼에 대고 고개를 젓는 것이 상사병도 겹친것처럼. 이사나는 그런 그녀를 매우 한심하게 바라보면서 나는 저렇게 살지 말아야지를 다시한번 다짐하였다. 생존 리스트에 적어놓도록 하자. 절대 유나스의 정신 상태는 되지 말자.
“ 그래도 이사나도 문제는 있어요- 아직도 소환을 안하면 어떡해요- 이사나가 그러면 전 매우 매우 매우 슬.... ”
“ 준비 거의 다 됬어. ”
“ 흐응-? ”
콧소리가 조금 거슬렸지만 이사나는 잠시 그녀를 바라보다가 꾹꾹 짜증남을 억눌렀다. 그것 때문에 자신의 자존심이 깎이는 것은 더 이상 못 들어줄 것 같았다. 그리하여 전부터 슬슬 준비해놓은 것을 이제는 말할때가 된 것 같았다.
“ 준비 거의 다 마쳤다고. 니네들이 그렇게 발광하면서 소환하라고 하니까 히스테리 올거같아. ”
그녀, 이름하야 ‘라타’는 그 말을 듣자마자 고개를 옆으로 기울여 자신을 빤히 바라보았다. 대마녀가 맞나 싶을정도로 멍청해보이는 안면이였다. 하마터면 웃기다고 말할뻔했다.
라타는 눈을 크게 끔뻑이다가 이내 퍽이나 감격스러운 듯 제 두 손을 모아 눈물까지 글썽였다. 누가보면 돌아온 탕자를 보고 우는 줄 알겠다!
“ 아아..! 드디어 우리 이사나가 철이 들었어요! ”
난 정말로 이 조직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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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대조직이라 해도 회의 내용은 별 내용 없었다. 이번에 새로 개발된 약재는 어떻게 쓸거냐... 너는 뭔데 대출을 이렇게 많이 했냐.. 등등등. 위급상황이 아닌 이상 여기도 역시 지루함의 연속임은 틀림없었다. 아아. 지루하다 지루해- 이사나는 속으로 외치며 뻐근해진 팔을 주물렀다.
“ 이사나. 수고했어요- ”
박수를 옅게 치며 웃음을 지어보이는 라타는 어딘가 모르게 묘하게 이질적인 구석이 있었다. 물론 눈치채지 못할정도로 미약했지만 적어도 그녀가 만만한 멍청이는 아니라는 것은 알았다. 물론 하는 행동은 거지같이 유치하고 꼴불견처럼 보이지만 말이다.
“ 아아, 이사나. 들려요? 저 멀리서 유나스는 죽으라는 소리가 들리고있어요- ”
어쩌라고. 이사나는 매우 불친절한 답변을 내놓은뒤에 날카로운 눈매로 창문 밖을 흘겨보았다. 확실히 어딘가 저 멀리서 물러나라 어쩌구 소리가 들리는 것 같긴 하다. 그러나 별 상관 없지않던가. 한두번의 일도 아니고.
“ 이사나는 저 자들을 어떻게 하고 싶어요-? ”
“ .... ”
이사나는 제 남보랏빛의 오묘한 눈 안에 어느새 뜬 환한 달빛을 담았다. 무언가 묘한 기분이 제 마음속에 비집고 올라와 자태를 드러낸 듯 하였다.
묘하다는 것은 정체를 모르기에 더욱 깊을수도, 얕을수도 있는 감정이었다. 그랬기에 이 감정을 썩 좋아하는 건 아니였지만 어찌됬건 지금 자신의 기분은 그러하였다. 기분이 그런걸 어찌하겠는가.
“ 엎던가. ”
이사나는 눈을 낮게 깔고 잠시 생각하다가 딱 세 글자만 남긴채로 뒤를 돌아 가버렸다. 그녀의 뒷모습을 라타는 한참동안 바라보았다.
엎다. 엎다라. 과연 그녀다운 대답이기는 하였다. 왜인지 모를 우스움에 라타는 다시 미소를 그렸다. 요즘 실로 재미있는 요주의 인물이었다. 그녀는.
“ 들었어, 레디아? 엎자는데. ”
“ ... ”
어둠속에서 있는 듯 없는 듯 묻혀있던 여자가 걸어나왔다. 탁한 청안은 달빛을 받아 더욱 흐릿해져보였다. 그것은 그녀 나름만의 외모를 돋보이게 하였다. 어찌되었건 또 다른 미의 연속인 여자였다.
라타는 그녀를 바라보며 밝게 웃음지었다. 그러나 입으로 꺼내진 말은 실로 간단하면서도 서늘한 말이었다.
“ 엎을까? ”
오늘따라 달은 더욱 높게 떠서 모든 이를 비취며 자신을 드러내었다.
오늘따라,
오늘따라 하늘은 새까만 흑백이 되어 제 자취를 감춰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