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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죽질않아!
작가 : JasonJK
작품등록일 : 2017.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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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7-14     조회 : 460     추천 : 1     분량 : 4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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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세계에 인간들은 일곱 개의 도시에 뭉쳐 살고 있었다.

 도시의 외곽은 미지의 세계.

 인간의 손길이 전혀 닿지 않은 태초의 숲.

 무엇이 나올지 모를 숲의 위험으로부터 도시를 지키기 위해 도시 외곽지역에는 무인들이 경계를 서곤 했다.

 

 무인武人.

 

 칼과 검, 각종 병장기류를 다루는,

 혈도血途라는 체내에 내재된 특수한 길을 통해 내공內攻이란 자연의 순수한 무력을 다루는 자들.

 태어났을 때부터 타고난, 오직 싸움에 특화된 존재들.

 도시 안에 살고 있는 일반인들의 힘은 그들 앞에서는 어린아이의 재롱과도 같았다.

 그리고 그들의 세력이 최고조이던 어느 날,

 6명의 각기 살성을 중심으로 계가 나뉘어 싸운 '교단전쟁' 이 발발했다.

 

 6대 살성殺星

 

 무武를 추구하는 무인들에게 신화로 추앙받는 6명의 존재.

 하나하나가 개인의 무력을 넘어 자연재해로까지 취급 받는, ‘단수單數’가 ‘복수復讎’를 압도하는 지존至尊 중의 지존.

 이 6명이 서로를 향해 칼을 겨눈 교단전쟁 이후 무인의 세력은 급속히 쇠퇴했다.

 이제 그들의 남은 숫자는 소수였다.

 결국 경제권을 가진 대다수의 일반인들에게 밀려 과거의 모든 영광은 빛바랜 흑백 사진이 되었다.

 현대에 무인들은 몇몇 명문가문을 제외하고는 그저 최저임금을 받으며 낙오자 취급을 받은체 도시변방에 '가드'란 이름으로 근근히 먹고 살뿐이었다.

 

 그리고 시간은 흘러 교단전쟁 발발이후 103년이 지났다.

 

 

 

 "놓치지 마!!"

 

 도시 외곽의 울창한 숲.

 

 보름달이 뜬 밤.

 

 한 무리의 남자들이 숲속을 가로질러 뛰어가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검은 색의 옷을 입고 있었다.

 그들 오른켠에는 길이 120cm의 칼을 차고 있었다.

 옷 아래에는 얼른얼른거리는 검은 갑주가 달빛에 빛나고 있었다.

 그들의 옆으로 도시로부터 뿜어져나오는 창백한 LED 불빛이 밤하늘을 수놓고 있었다.

 

 파파팟

 

 달리던 모두가 발걸음을 멈추었다.

 

 "부교주님."

 검은 무리들 중 유일하게 복면을 하지 않은 남자가 입을 열었다.

 

 "이 근처입니다."

 "그래?"

 

 부교주라 불린, 키는 190cm에 거대한 팔뚝을 지닌 남자가 어둠 속의 숲을 바라보았다.

 모두의 무감각한 안광은 일제히 단주가 바라보는 그곳을 향해 겨눠져 있었다.

 

 "......!"

 

 순간의 술렁임이 무리들은 스쳐지나갔다.

 

 킷!

 

 미세한 소음과 함께 남자들의 손이 움직인다.

 칼집에서 칼들이 뽑혀나왔다.

 뽑힌 칼들에서 반사광이 번쩍거린다.

 그 검신에는 하나같이 흠집이 나있었고 이가 빠져있었다.

 박물관의 장식물이 아닌 하나같이 격렬히 사용한 흔적이 있는 무기.

 

 샤아아아

 

 그동안 없었던 바람 한점이 숲을 어루만지며 지나갔다.

 무리들 중 한명의 턱에 맺힌 땀방울이 바닥에 떨어졌다.

 

 툭

 

 그 소리는 고막을 때리듯이 커다랗게 들렸다.

 눈동자가 초당 좌우를 반복한다.

 침을 삼킨다.

 

 "거기 누구냐."

 

 부교주는 어둠을 향해 말했다.

 

 푸드득

 

 숲 속에 있던 새들이 일제히 필사적으로 날개짓을 하며 날아가기 시작했다.

 

 "설마...."

 

 모두의 눈동자가 커졌다.

 

 채채챙!!!

 

 다급히 모조리 칼집을 집어던지며 양손으로 있는힘껏 검을 바로잡는다.

 검은 풀숲에서 한 남성이 걸어나오고 있었다.

 

 "......."

 

 키는 170대 초반.

 체중은 70kg도 체 되지 않을정도로 호리호리한 체형이었다.

 오히려 왜소한 쪽에 더 가까웠다.

 남자의 허리춤에는 무기로 보이는 어떠한 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는 눈에 썼던 안경을 벗으며 짧은 검은 머리를 털었다.

 

 "모두 진형을 갖춰!"

 

 단주의 마지막 말이 허공을 가르기도 전에 눈앞의 남자 목소리가 또렷히 울려퍼졌다.

 

 "무기를 내려놔. 쓸데없는 피는 보고싶지 않다."

 "이미 네놈은 선을 넘어섰어!"

 

 단주의 손짓에 무리들은 사방팔방으로 흩어지기 시작했다.

 진형이었다.

 그들은 무수히 훈련해왔듯이 눈앞의 남자를 가운데에 두고 재각기 위치하며 살아 꿈틀대는 진형을 만들어나갔다.

 

 "후우.....그럼."

 

 남자는 한숨을 쉬며 품속에서 두 손을 꺼내었다.

 모두가 흠칫한다.

 남자는 아무것도 아니라는듯이 손바닥을 휘휘 저었다.

 

 "아, 미안. 별거 아니고. 잠깐 메시지가 와서......아슈나에게 근처 마트간다고 둘러댔거든."

 

 남자는 휴대폰의 전원을 꺼서 다시 뒷주머니에 넣는다.

 부교주는 기가찬듯이 칼을 겨누며 인상을 찌푸렸다.

 

 "네놈, 지금 우리를 능멸하는거냐?"

 "아니. 그럴리가. 나름 긴장하고 있어."

 

 남자는 천연덕스럽게 말한다.

 

 "아무리 네놈이......그 '살성' 으로 의심가는 존재라 해도, 우리들 앞에서 무사할꺼 같아?"

 

 남자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그럴리가. 그래서, 지금."

 

 남자는 양 손을 허공을 향해 뻗는다.

 

 "시작하잖아."

 

 그리고 중얼거린다.

 

 "시동어, 남상濫觴."

 "모두 조심해. 진언이다....! 초식을 발동하는건가?"

 

 단주의 외침에 모두가 칼자루를 터질듯이 움켜잡으며 침을 삼킨다.

 바람이 몰아닥쳤다.

 남자의 양 손가락이 허공을 움켜잡듯 손톱을 세움과 동시에 남자는 강하게 읊조렸다.

 

 "격발어, 삼매三昧...!"

 

 말이 끝남과 동시에 폭탄터지듯 검은색의 스파크가 손바닥부터 휘감으며 세차게 타올랐다.

 

 "검은색 스파크...?! 설마!!"

 "소문이 사실이었....!"

 

 그 불꽃을 바라봄에 검은 무리들은 재각기 경악에 가득찬 목소리로 외쳤다.

 

 "그러게 피보고 싶지 않다 할때 순순히 항복하지 그랬어!!"

 

 남자는 양손에 맹렬히 스파크를 피워올리며 검은 무리들을 향해 패기어린 목소리로 외쳤다.

 

 "다시한번 말해봐, 뭐라고? 무사할꺼 같냐고? 그래, 심신이 아주 온전해 미칠지도 모르겠다, 이자식들아!!"

 "으...으으!"

 

 무인들의 얼굴에 죽음을 체감한 듯 그림자가 드리워져갔다.

 

 파지지직!!!

 

 시간이 지날수록 손아귀부터 시작한 검은 스파크는 점점 맹렬히 타오르고,

 

 "어.....어?"

 

 두꺼비집이 내려간듯 스파크는 일순간에 꺼졌다.

 

 "어...?"

 

 남자는 스파크가 사라진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보름달 아래에 빛나는 그의 손은 그냥 평범한 손이었다.

 

 "안돼, 지금 이러면 안된다고....야, 메피스토!!"

 

 남자는 당황한듯 자신의 양손을 흔들며 누군가를 향해 외쳤다.

 하지만 대답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마치 누군가와 대화하는듯 남자는 지속적으로 중얼거렸다.

 

 "....과부하는 무슨 과부하야. 내가 죽으면 너도 죽는다고! 어떻게 좀 해봐. 야...야!! 남상, 삼매!"

 

 파직.

 

 그것은 마치 다 낡은 경운기 시동거는 장면을 보는듯 했다.

 푸드득, 소리와 함께 양손에 스파크는 피어오름과 동시에 촛불처럼 꺼져버렸다.

 거기에 처음같은 맹렬한 기세는 없었다.

 어둠 속 저 너머 창백한 보름달 빛 아래에서 남자는 스윽 검은 무리들을 쳐다본다.

 

 "하...하하..."

 

 한없이 창백한 표정으로 남자는 멋쩍은듯 웃는다.

 

 "......"

 

 검은 무리들이 조용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칼날이 얼른거리기 시작한다.

 남자가 황급히 팔을 저으며 말했다.

 

 "저기, 그러니까. 주어가 빠졌어. 그게 내 피를 보고싶지 않으면 무기를 넣으란 뜻이었는데. 그러니까 저기 이게 '암시' 기술이라 가끔 될때가 있고 안될때가 있는데 시간을...."

 "죽여."

 

 부교주의 말에 벌어져 있던 진형이 면도날 달린 올가미처럼 단숨에 조여져간다.

 사방에서 달려드는 칼날을 바라보며 남자는 처절한 비명을 질렀다.

 

 "으아아!! 메피스토 이 개새끼야아!"

 

 푹푸푹

 서걱

 

 서릿발처럼 꽂히는 칼날.

 마치 썩은 포도주 푸대에 칼질하는 소리와 함께 남자는 피하지 못한체 고스란히 꿰뚫리고 베였다.

 

 "죽였다!"

 

 단주가 외쳤다.

 그렇게 무리들 앞에 나타났던 남자는 수초만에 온 몸에 칼이 박혔다.

 빈말로라도 살아있을 수 없었다.

 장기랑 장기에는 손바닥두께의 칼날이 꽂혔다.

 부교주는 칼로 다시금 사방을 가리키며 무리들에게 지시했다.

 

 "이놈은 3명이 남아 뒷수습하고, 나머지 너희들은 이 근방을 수색할....컥!!

 

 콰직

 

 어둠속에서 뻗어나간 남자의 손이 칼날을 덜렁거리며 부교주의 목을 움켜잡았다.

 

 "너...너어....!"

 

 눈에 핏발을 세운체로 부교주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눈앞의 시체에 가까운 남자를 보았다.

 남자는 늪지대에 빠져죽어가다가 잡은 생명줄처럼 목덜미를 움켜잡은 단주를 노려봤다.

 

 "이...무슨 말도 안되는?"

 

 검은 무리들 사이에 술렁임이 퍼진다.

 

 쿨룩 쿨룩....

 

 울컥, 거리는 피를 토하며 남자는 목덜미를 쥔 부교주를 향해 핏물에 절은 눈동자를 번들거리며 말했다.

 

 "이번엔 진짜다. 기대해도 좋아."

 "자, 잠깐!"

 

 부교주가 다급하게 제지했다.

 

 "늦었어. 남상, 그리고 삼매."

 

 콰지지지직!!!!!

 

 LED 등과 보름달로 밝혀진 숲에 검은 스파크의 기둥이 치솟아 올라갔다.

 그것을 시작으로 남자의 몸이 번개처럼 검은 무리흘 향해 쏘아졌다.

 

 쿠구구궁...

 

 곧이어 숲이 뒤흔들리는 폭음과 함께 사방 팔방으로 무인들이 피를 흩뿌리며 날아가기 시작한다.

 

 "왜....죽질 않는거야!"

 

 검은 무리 중 한명이 나무에 내다꽂히며 소리를 질렀다.

 

 "왜! 도대체 죽질 않는거냐고!!!"

 

 마지막 남은 무인마저 머리부터 대지에 거꾸로 꽂히며 이해가 안간다는듯 처절히 외쳤다.

 

 샤아아...

 

 흔들리던 숲은 다시금 아무일 없다는 듯이 조용해졌다.

 보름달 앞으로 아무일 없다는듯이 구름이 지나간다.

 

 "메피스토?"

 

 인기척이라곤 들리지 않는 숲속의 공터에서 남자는 한참을 바닥을 더듬어 안경을 다시금 썼다.

 

 "아까전에 왜 그랬어. 제정신이야? 이 쭈꾸미 볶음으로 만들놈아."

 

 빠각, 소리와 함께 아슬아슬하게 매달려있던 안경알이 깨지며 바닥에 산산히 떨어졌다.

 남자는 머리가 아프다는듯 이마를 매만졌다.

 

 "진통제를 12깍지나 까서 썼다고? 이게 자기 몸 아니라고.....언제부터 문어가 뽕쟁이가 된거지?"

 

 그는 관자놀이에 손가락을 대며 중얼거렸다.

 

 "....후우, 그래. 자세한 거는 나중에 이야기하자. 일단은..."

 

 남자는 한숨을 푹 쉬며 숲 너머로 보이는 도시를 바라보았다.

 

 "도시로 돌아가고 말이지."

 

 숲 너머로 보이는 도시 야경은 처음처럼 창백한 LED등 불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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