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럽게 우는 알람음에 몸을 뒤척이면서 머리맡에 있는 서랍위로 손을 뻗어 핸드폰을 집어들었다.
흐릿하게 보이는 바탕화면엔 AM6시를 가리키는 숫자를 보며 하품을 길게 하면 기지개를 폈다.
한손으로 눈을 비비면서 침대에 걸쳐 앉은채 두눈을 감고 있다가 눈을 살짝 떠서 침대 위에 올려져 있는 배개를 바라보았다.
'한시간 더 잘까...'라는 생각도 했지만 이내 좌우로 머리를 흔들고는 침대에서 일어나 앉잤다.
평소보다 1시간 일찍 일어나서 인지 더 자고 싶었지만.. 1시간뒤에 일어나면 날 깨우러 들어오는 엄마의 얼굴을 보기 싫었기에 일찍감치 나가기로 결심했기 때문이다.
바로 앞에 있는 옷장 손잡이에 걸려있는 교복을 입은뒤 가방을 들고 방에서 나왔다.
자 이제 나가보실...
드르륵-
"은영아? 벌써 일어났니?"
신발을 다 신고 현관문 손잡이를 잡을려는 순간 등뒤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는 이내 엄마의 목소리가 들리자 자동적으로 아랫입술을 지긋이 물었다.
"은영아 어젠.."
"아침부터 기분 안좋게 하지마"
"은영.."
"다녀올게요."
현관문을 열어 문을 닫은뒤 현관문에 기댄채 한숨을 쉬었다.
어제이후로 나오지 않을꺼 같은 눈물이 다시끔 눈에 맺히자 옷깃으로 대충 닦고는 버스 정류장으로 걸음을 옮겼다.
버스 정류장으로 도착하고 얼마있지 않아 버스가 오는것을 보고는 교통카드를 찍은뒤 버스 안을 둘러보았다.
역시 새벽이라서 그런지 빈 자석이 많이 있었고 난 뒷문이랑 가까운 빈자석에 앉잤다.
내가 다니는 학교는 집에서 버스를 타고 3~40분정도 떨어진 학교이다.
이 동네에선 알아주는 학교여서 성적등급을 잘 받아야지 겨우 들어갈까 말까 하는 학교라서 응시하는 사람이 많았다.
월래로 따지면 나는 그 학교에 들어가지도 못할 정도의 형편이였지만 운이 좋은건지 학교쪽에서 지원을 해준다는거에 이 학교를 다니게 된것이다.
처음 다니기 시작할때는 적지만 몇명의 반친구들과 잘 지내고 했지만 그 평범한 생활도 얼마가지 않아 사라지고 말았다. 날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좀 노는애들이 내 가정형편을 반에 떠벌리고 다니고 하면서 나를 깔보고 하자 얼마않가서 내 주위로 반애들은 날 약간씩 뒷담을 까는등 행동을 하는 애들도 늘어났었다.
뒷담을 까는 정도는 그냥 무시하고 지냈지만 2학년이 된 순간 왕따라는말과 찐따라는 소리까지 듣게 되었다.
마음같아서는 그런 소리를 하는 애들을 뭐라고 따지고 하겠지만 이 이상으로 일을 키우기 싫었고 동시에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켜서 부모님 소환을 하기도 싫었기에 그냥 그러러니 하면서 지내는 중이다.
'이번 정류장은 청진고등학교 청진고등학교 입니다. 다음 정류장은...'
"이제 슬슬 내려야 겠다."
나는 옆에 있는 빨간버튼을 누르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뒷문에 서 있자 몇분뒤 버스가 멈추고는 문이 열린것을 보고는 버스에서 내린뒤 기지개를 폈다.
한시간 일찍 일어난게 이렇게 많이 피곤하다니..학교에 가서 조금 자야겠다.
학교 정문은 버스정류장에서 얼마 않걸리는 거리이기에 난 약간 차가운 바람을 맞으면서 정문으로 향했다.
몇분을 걸었을까 문이 굳게 닫혀있는 정문이 보이자 정문근처 경비실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경비실에 불이 있는것을 보니 일어나 계시는거 같은데... 어디로 가신건...
"학생?"
"으아-!!"
"으어억!!!"
갑자기 내 어깨를 잡은 손길에 놀라하며 뒤를 돌아보자 등뒤에 있는 사람도 같이 놀랐는지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등뒤에 서있는 사람이 누군지 알아챈 나는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경비아저씨"
"아니.. 은영학생아녀?"
식은땀을 닦으면서 내 이름을 말하는 경비 아저씨를 보며 나는 짧게 고개를 끄덕인뒤 인사를 하자 나를 빤히 바라보던 경비아저씨는 이내 인자하게 웃으면서 내 머리를 가볍게 쓰담아 주면서 옆에 난 작은 문을 열어주었다.
"어여 들어가자^^"
작은문으로 들어간 경비아저씨는 뒤를 돌아 내쪽으로 손짓을 하며 '학생 들어와' 라며 웃는것을 보면서 난 작게 미소를 지으면서 작은문쪽으로 걸어갔다.
우리 학교 경비아저씨는 60대 초반으로 인자하게 웃으면서 학생들을 맞이해주시고 해서 학생들 사이에선 '친할아버지 않은 존재' 라는 말이 나올 정도면서 또한 학생들도 경비아저씨에게 비타민 음류나 견과, 빵 등 가져다 줄정도로 였다. 뭐..나도 우리학교 경비아저씨를 친할아버지 같아서 편하다고 해야되나.. 마음에 안정이 되는 느낌이였다.
작은 문을 닫은뒤 경비 아저씨에게 인사를 한뒤 교무실로 갈려는 순간
"은영학생 교무실 열쇠 들고 가야지!"
경비 아저씨의 말에 멈칫하고는 이내 멋쩍은 미소를 지으면서 경비 아저씨를 따라 경비실로 들어갔다.
"자 여기 교무실 열쇠여"
"네 감사합니다^^"
"그려 수고혀~"
인사를 하고 나갈려는 나를 향해 손을 흔들어 주는 경비 아저씨를 본뒤 몸을 돌려 교무실로 올라갔다.
"으..피곤하다.."
출석부를 교탁에 올려놓은뒤 내 자리로 가서 앉은 나는 가방을 책상 옆에 걸고는 이내 책상에 엎드린채 눈을 감았다.
웅성웅성
눈을 감은지 얼마 되지 않은거 같은데... 웅성거리는 소리때문에 인상을 쓰면서 고개를 들은 나는 주위를 돌아보자 여자애들끼리 모여서 말하고 있다가 나와 눈이 마주치자 다시끔 웅성거리는 소리가 조금 커진듯한 느낌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뭔가 평소보다 더 요란스러운것에 의문점을 가질때 오른쪽 어깨를 터치하자 고개를 돌려보니 안경쓴 여자애가 흠칫 거렸다.
왠또 무슨 말을 할려고 그러는건지..
안경쓴 애는 나를 보며 우물쭈물 거리는것을 보며 슬슬 짜쯩이 올라올려고 할때
"저 은영아.."
소심하게 내 이름을 부르는 안경쓴 애를 보며 짧은 한숨을 쉬며 다시 책상에 엎드렸다.
"왜?"
"그..소문이 정말이야?"
소문? 또 애들이 이상한 소문을 퍼트린건가...
"뭔 소문? 또 새로운 소문이라도 나온거...."
"너 강 단이랑 사귄다거..."
내말이 채 끝나기도 전 안경쓴 애의 말에 난 잠이 확 달아나면서 엎드렸던 상체를 일으켰다.
이건 무슨 개 뼈다귀가 날아가는 소리야...
강 단 은 또 언놈이고? 아니 애초에 난 강 단이라는애를 모르는데?
"강 단? 난 그 놈 알지도 못하는 무슨?"
내말에 안경쓴 애는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말을 이어 나갔다.
"어? 하지만 너랑 강 단이 사귄다고 적혀있던데?"
"뭐...?"
"그 1층 정문 게시판에 적혀있던.."
"씨발.."
안경쓴 애의 말을 다 듣지 않고 난 욕을 중얼거리면서 자리에 일어나 빠르게 1층으로 뛰어갔다.
아니 무슨 자다 일어나서 뭔 소리인지 나는 설마 그런 뭐 같은 것이 적혀 있겠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반 애들의 행동에 왠지모를 불길함에 인상을 쓰며 1층 정문 게시판으로 향했다.
1층 게시판쪽으로 가보니 많은 여학생들이 충격먹은듯한 얼굴로 게시판의 무언가를 보며 심각한 표정과 남학생들은 못 믿겠다는듯한 표정으로 웃고 있는것에 내 불길한 느낌이 점점 맞을꺼 같은 뭐 같은 기분이 들면서 학생들 사이를 헤쳐 나간뒤 게시판 앞에 써서 읽는 순간 점점 내 표정이 굳어져 갔다.
'2학년 1반 한 은영은 내 여친이다. 건들이는 사람은 여자 남자 상관없이 모가지다.-강 단'
프린터로 뽑은건지 글짜 크기를 크게해서 강조한다는듯이 붉은 색으로 적혀있는 게시판 글을 보는 순간 머리로 피가 쏠리는 듯한 기분을 받으면서 주먹을 쥐고 있던 내 두손이 점점 떨려왔다.
"이야 아주 대박으로 한건 터졌네"
내옆으로 다가와서 말하는 목소리에 나는 어금니를 꽉 물었다.
"하아...이율아 이 강단이라는 놈 어디사는 누.구.일.까?"
"아마 우리랑 같은 층에 있는 3반이였던가 했을껄"
"3반? 우리 교실에서 옆옆교실?"
"어 너만 모르지 다른 애들은 다 아는 존재이니깐"
이율이는 그말을 하고는 자신이 들고 있던 딸기 우유에 빨때를 꽂고는 마시는것을 보고는 몸을 돌려서 3반으로 향하자 내 왼쪽팔을 잡는 느낌에 고개를 돌려서 보니 이율이가 내 팔을 잡은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쩔려고?"
"찾아가서 그놈 면상좀 보게"
"면상봐서 뭐라하게?"
"어"
내말에 이율이는 어깨를 으쓱하는가 싶더니 내 팔을 잡고 있던 손에 힘을 풀자 난 빠르게 3반으로 향했다.
어떤 놈이길래 내 이름을 들먹이면서 건들면 모가지네 마네야.
머리 끝까지 분노게이지가 상승한 나는 3반으로 가서 뒷문을 열었다.
드르륵--쾅!
문을 세게 열어서 문소리가 크게 나고 반 안에 있던 애들이 모두 나를 바라보고 있을때 난 교실로 들어가서 바로 앞에 앉자있는 남학생에게 다가갔다.
"여기에 강 단인지뭔지 어디있어"
"강 단? 너가 그녀석을 왜 부를..."
"어.디.있.냐.고"
어금니를 물면서 말하자 남학생은 몸을 흠칫거리더니 이내 손가락으로 어느 한 곳을 가리키자 그곳을 보니 짙은 검은색 머리를 가진 한 남학생이 당황한것인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난 속으로 그 게시판에 뭐 같은말을 적은 녀석이라는 느낌을 받으면서 녀석에게 다가갔다.
"ㅎ..한은영?"
"그래 아침부터 개 같은 게시판에 말을 적은 강 단 놈아^^?"
"무슨 내가 그걸 열심히 만들어서 손수 뽑아서 했구만 개 같다니?"
"그럼 그 헛소리에 아침부터 개 같지 않겠니^^?"
내말에 인상을 쓰며 나를 바라보는 강 단을 보며 아까부터 목까지 올라온 욕을 삼키면서 녀석을 바라보았다.
그런데...난 이 녀석을 처음 보는건데 왜 낮익은거지? 내가 알게 모르게 이 녀석을 본적이 있는건가?
"넌 어떻게 된게 어제 공원에서도 그렇고 여자애가 어찌 말 하나 질려고 하지 않아?"
"하?"
그리고 강 단이 말한 말이 어제 공원에서 만난 남자가 머리속에 떠오르면서 난 놀라면서 녀석을 바라봤다.
"ㄴ..너어제 그 촌티나는 거지?!!"
"뭐?!! 너 죽고 싶냐!?"
내말에 발끈해서 언성이 높이는 강 단을 보며 헛 웃음을 지었다.
"허 내가 그말을 뱉고 싶은 입장거든?! 내가 왜 니 여친인데!!!"
내말에 발끈 하던 강 단은 표정을 푸는가 싶더니 진지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왜 내 여친인게 그리 불만이냐?"
"너라는 녀석의 여친이라는 거 자체가 불만이다."
"하? 다른 녀석들은 될려고 날린데 넌 아닌가봐?"
강 단의 말에 어이가 없어진 나는 뒷목이 뻐근해 지는 기분을 받으면서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흐음..그럼 넌 어떤 연애를 하길 원했다는거냐?"
내쪽으로 다가오는 강 단을 보면서 욕을 작게 중얼거렸다.
"허..씨발..보통 사귀자는 소리를 듣는게 보통이 아니..."
"난 다른데?"
"그게 뭔 소리..?!!!"
나에게 다가오던 강 단은 내가 말을 하고 있는 도중에 갑자기 내손을 잡아서 자신쪽으로 당기는가 싶더니 이내 내 입술위로 말랑한 감촉과 함께 말랑한것이 입안으로 들어왔다.
"이야 대박이다!!"
"강 단이랑 2학년 1반의 한 은영이 키스한다!!!!"
반 애들의 말 소리에 강 단을 밀어낼려고 했지만 녀석은 꿈쩍 하지도 않은채 오히러 손이 내 뒷목을 잡고 더 들러 붙을뿐이였다.
나는 점점 숨이 차기 시작할때쯤 강 단이 내 입술에서 떨어지고 난 숨을 내쉬면서 녀석을 노려보았다.
강 단은 그런 나를 보며 피식 하고 작게 웃었다.
"하아..시발새끼"
"왜 기분은 좋았잖아?"
"전혀!!!"
강 단의 말에 욕을 하며 녀석을 바라보고 있자 녀석은 뭐가 좋은지 피식하고 계속 웃었다.
"아니면"
웃고 있던 녀석이 내 아랫턱을 잡아 올리면서 내 눈을 바라보면서 천천히 말을 이었다.
"아까보다 더 진하게 해줄까?"
강 단의 말에 난 어금니를 꽉 문채 녀석의 정강이를 발로 세게 걷어찼다.
"닥쳐 병신아"
"뭐 이런..! 야!!!"
정강이를 감싸며 주저 앉은 녀석을 보지도 않고 난 그대로 교실에서 뛰어 나갔다.
교실로 나온 나는 그대로 학교를 빠져 나와 근처에 있는 골목으로 들어가고는 그곳에 털썩 하고 주저 앉았다.
"하아...하아..."
뛰어서 온 탓에 벽에 기댄채 숨을 내쉬고 있는데 방금전 있었던 일이 머리속에 맴돌면서 얼굴이 화끈해 졌다.
" 하.......... "
내 첫키스를 그런 놈한테 줘버리다니....최악이다..
가방도 두고 오고...아니 그나저나........
"내일부터 학교 어떻게 가냐고!!!!!!"
골목길에서 크게 말을 하자 골목으로 내 목소리가 울리고는 사라지는것을 듣고는 한숨을 쉬었다.
"집가서 선생님께 말하고 일단은 집이나 가자.."
한숨을 쉬면서 골목을 나온 나는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면서 제발 오늘 있었던 일이 꿈이길 바라면서 집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