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는 그 순간 눈앞에 강림한 신을 잔혹하게 범하고 짓밟고 싶었다. 그것은 밤의 어둠이, 달을 탐하는 것과 같은 갈망이었다. 신묘한 무녀의 살을 남김없이 핥고 씹어, 뼈조각하나 남기지 않고 온전히 제 것으로 만들고 싶다는 지독한 열망이었다. 황제는 신성하게 빛나는 무녀의 순결한 몸 위로 내려앉았다. 눈을 부릅뜨고, 고함을 치는 무녀를 우악스레 힘으로 짓누르며 황제가 그녀의 입술을 짓이겼다.
“지금 이 순간부터 너는 나의 것이다.”
황제는 세상의 끝, 최후의 신을 손아귀에 그러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