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안에 들어가니 미리 대기해 있던 마리아가 있었다.
"아가씨? 벌써 끝나셨나요?"
"응. 정말 간단하게 설명만 하더라고."
그리고 나서 나는 방안을 둘러보았다.
의외로 방안은 깨끗했다.
넓은 침대, 책상, 옷장, 화장실 등 있을껀 있는 여관느낌이려나.
"아가씨. 씻으실 껀가요? 물 받아 놨습니다."
"알겠어. 마리아, 내가 내일 나가면 수수한 옷으로만 3벌 사와줘."
"괜찮으시겠어요?"
"응."
마리아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보았다.
보통 귀족 영애들은 수수한 것보다는 화려한 걸 선호하니까 마리아의 마음이 이해는 간다.
솔직히 예전의 나도 그런 걸 즐겨했으니까. 지금은 아니기도 한것도 있지만,
사칭영애를 위해서이기도 하니까.
"네. 알겠습니다."
마리아는 나를 욕실로 데려간 뒤 옷을 구하겠다며 나갔다.
나는 목욕할 때 누군가 있는 것을 싫어해서 마리아는 내 의견을 존중해 주었다.
"장미꽃인가..."
장미향이나는 입욕제를 섞은 물에 천천히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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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녀를 안다.
정확히 말하면 오늘 있던 사칭영애를 회귀 전에 알고 있었다.
그때는 머리색 때문에 몰랐었지만, 지금 보면 내가 회귀 전에 알고 있던 사이였다.
그녀의 이름은 뮈젤란 바이올렛. 지방귀족의 차녀.
사교계에서 유명했다.
조금 안 좋은 쪽으로.
그녀는 핑크색 긴머리에 연두빛 눈을 가진 소녀로 티에른 영애의 종, 개로 소문이 나있었다.
거의 시녀급으로 티에른 영애를 보필했다나.
그녀가 뭐 때문에 염색을 했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그녀가 나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그냥 넘어갈 것이다.
이런것에도 많이 지쳤으니까.
더 이상은 싸움에 휘말리고 싶지 않다.
만약, 그녀가 선을 넘으면 대항할 것이다. 확실히.
"이제 일어날까."
나는 욕조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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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받은 교복을 주겠어?"
마리아는 아카데미에서 지급하는 교복을 받았다.
뭐. 교복이라기 보다는 드레스에 가깝지만.
"다녀올께, 마리아."
"다녀오세요."
나는 기숙사에서 나와 아카데미로 가고 있었다.
그때 저 멀리서 금발의 긴머리를 땋은 영애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를 나를 보고 반가워하며 나에게로 다가왔다.
"안녕하세요."
"아...안녕하세요."
그녀는 하키드란 엘리사 영애였다. 그녀가 그 말 뒤로는 아무말도 하지 않자, 내가 먼저 입을 열었다.
"어제 상처는 괜찮나요?"
"아...아! 네. 덕분에요."
"...."
"...."
어색하다. 솔직히 엄청 어색하다. 회귀 전에도 별로 안면이 없던 사이였는데.
".... 저기... 같이가도 될까요??"
"아. 네. 그럼요."
내가 허락을 해주니 뭔가 긴장한 게 풀린듯이 나를 따라왔다.
뭔가 살짝 수줍어 하는 것 같은데 기분탓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