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상뫼 Haunted Mountain
◎ 작품소개
송악에 묻힌 저주의 예언서를 찾아라!
작품 속 괴상뫼는 송악산이라는 산입니다. 그렇습니다. 고려의 황성이 자리했던 개성의 명산입니다. 이 이야기는 고려 말기와 조선 말기 혼란의 시기를 담고 있습니다. 핍박당하던 고려 왕족이 조선에 남긴 저주의 예언서를 찾아 송악산에 모여든 조선과 열강들, 그리고 몰락한 고려 왕족의 후예가 펼치는 판타지 팩션입니다. 또한,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찬란한 유산 개성에 대한 재발견이 되길 간절히 희망해봅니다.
◎ 등장인물
첫째, 선진상회
- 전도지
‘한 폭의 수채화를 그리는 화가의 붓놀림이야! 정말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게야!’
전설적인 의적‘예술적 몸놀림’
그는 고려의 무술 ‘수박희’의 유일한 계승자다. 고려의 멸망과 함께 사라진 이 아름다운 무예는 오직 고려 왕족의 후손들에게 전해진다. 그렇다. 그는 몰살당한 고려 왕족의 후손이다. 때는 조선의 말기, 역사의 혼란 속 불운한 이 고려 왕족의 후손은 특출 난 능력을 발휘할 기회조차 얻지 못한다.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내던 그는 결국 한양을 뒤흔드는 의적이 되었다. 그리고 어떤 운명적 이끌림으로 은인 박만덕을 만나게 된 후 그의 인생이 변해가기 시작했다. 그 누가 알았으랴 조선의 운명이 핍박받던 고려 왕족의 후예의 손에 쥐어 쥘 줄을….
- 전애란
‘왜? 또 도적질이나 하게, 그럴 바엔 내 앞에서 사라져줘!’
애란이, 전도지의 하나뿐인 동생. 그녀에겐 부모의 기억이 남아있지 않다.
어린 시절 돌아가신 부모님을 대신해 자신을 돌봐준 오라버니에 대한 기억뿐이다. 어린 자신을 먹여 살리려 도적질을 마다하지 않던 오라버니에 대한 연민이 있다. 그녀에겐 오라버니뿐이고, 오라버니에겐 애란뿐이다.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하려는 의지 또한 강하다.
- 박지하
‘시용승수 환이두수, 되로 줬으면 말로 받을 것이며, 잃은 것이 있으면 그 곱절로 찾아와야 할 것이야.’
자줏빛 부채, 검붉은 베일. 그녀의 주변을 둘러싼 요염한 색깔의 향연은 신비감을 준다. 청나라에서 유학 후 상단에 돌아온 날, 그녀의 아버지 행수 박막덕이 사라지고, 새로운 행수가 되어 상단을 청나라 사람들로 채운다. 아버지를 따르던 상단 사람들은 그녀를 요망한 것이라 부르며 두려워한다. 하지만 보이는 것과 달리 그녀의 인생은 불행하다. 이미 갓난아이 때부터 정해져 있던 불행한 운명으로 자신의 인생을 개척하지 못했다. 항상 감시당하고 조정 당할 뿐이다.
- 사라진 행수 박만덕
‘나는 장사치요, 너는 예적이라. 타고난 장사치는 뛰어난 사람을 얻는 것.
내가 펼친 종이 위에 너와 함께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고 싶구나.’
사라진 행수 박만덕. 그는 예지몽을 통해 전도지를 만났다. 그리고 그를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수많은 재산을 소비했다. 성공한 거상, 그리고 금지옥엽 아끼던 외동딸. 모든 이들에게 존경받았지만, 그의 과거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사람들은 그가 그토록 아끼던 외동딸에게 살해되었을 그것으로 추측했다. 그가 사라지고 상단은 청나라 사람들로 채워졌다.
- 을이
‘그니까 그때, 도지는 내가 해준 얘기가 떠오른 게지.’
그의 이야기는 조심하여야 한다. 자칫 방심하면 귀신에 홀리듯 이야기에 몰입하게 된다. 어느 이야기건 그 끝은 자기의 자랑으로 마무리되는 신기한 재주를 가지고 있다. 말이 무공이고 이곳이 강호라면 분명 그는 언귀(言鬼)라 불렸을 것이다. 그는 친구인 전도지에게 구박을 자주 듣는다. 그가 도지의 동생 애란이를 짝사랑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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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조선군과 프랑스군
- 김관서
‘정치란 게 말이야, 세 치 혀만 나불거린다고 되는 게 아니야, 직접 행하고 부딪혀야지.’
무관 김관서. 사교적이고 추진력 강한 그는 대원군의 신뢰를 얻는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를 따라 사냥모임을 통해 세력을 키우고 승승장구했다. 단순하고 무식한 그의 성격은 특유의 친화력으로 대체하였다. 사람들은 모두 그의 활 솜씨에 감탄했다. 가히 조선 최고의 사냥꾼이라 불릴 만했다.
- 로즈제독
‘최악의 상황엔 자네와 지도, 둘 중 하나는 반드시 살아 돌아가야 하네.’
때는 병인양요. 그는 프랑스 군함을 이끌고 당당히 조선에 당도했다.
그는 오만했다. 미개한 조선을 우습게 보았다.
그는 당황했다. 조선 민중의 적개심에 무참히 당하였다.
그는 감탄했다. 화려한 조선의 문화재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리고 그는 치졸했다.
- 미슈앙
‘그 산은 귀신들이 출몰하여 아무도 접근하지 못한다 합니다.’
그는 조선의 보물‘도참록’을 숨겨야 했다. 비를 피해 우연히 들른 주막에서 행상들의 이야기를 귀담아들었다. 그리고 그는 도참록을 괴상뫼에 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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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괴상뫼 혼령들
- 왕진건
‘내 눈이 멀어 겨우 딸린 두 발을 지팡이에 의지하려니 이제야 돌아오고 말았구나.’
그는 고려의 왕족이다. 청나라 신녀의 계략으로 한 갓난아이와 함께 하산 한지 어언 20년, 그는 그렇게 기억을 잃고 잊고 산을 떠났다. 그리고 그는 박만덕으로 살았다. 갓난아기는 그의 딸 박지하가 되었다.
- 김석호
‘이 초롱불이 보인단 말인가? 놀라운 일이네.’
그는 멸망한 고려의 충신이다. 허나 지금은 초롱불을 들고 비석을 지키는 파수꾼 신세다.
나라를 잃은 죄로 땅에 다리가 묻혀 있다. 올빼미를 소환하여 산에 오르는 사람들을 감시한다.
- 소향
‘저에겐 촉수가 있지요. 저는 이 울림으로 사물을 판단합니다.’
그녀는 고려의 예술가이다. 그녀 역시 왕진건과 함께 반란을 도모하다 산으로 숨어들었다. 나라를 잃은 죄로 두 눈이 멀어 오직 거문고의 울림으로 사람을 판단한다.
- 임대환
‘나는 바쁘니 그냥 돌아가게. 이제 나에게 고려는 없어. 나는 이 활로 저 조선 놈들을 쓸어버릴 거야.’
고려의 무사였던 그도 산에 숨어들어 혼령이 되었다. 왕진건의 하산 후, 희망을 잃어버린 그는 바위에서 조선의 땅을 향해 허망한 활시위만 당길 뿐이다. 그의 화살은 하늘로 치솟아 매를 소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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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청나라 사람들
- 당위평
그는 청나라의 안위를 위해 갓 태어난 자신의 딸을 신녀에게 바친다.
그 갓난아이는 산에 버려지고 그녀는 후에 박지하란 이름으로 선진상회의 행수가 된다.
- 청나라 신녀
그녀는 어린 박지하의 눈에 주술을 심어 놓는다.
그녀는 청나라에 있었지만 박지하의 눈을 통해 조선을 꿰뚫어 보고 있었다.
그녀의 눈에 홀린 왕진건은 기억을 잃고 갓난아이와 함께 하산한다.
그렇게 송악의 기운이 점점 소멸 되어간다.
- 그리고 ‘괴상뫼’
먼 옛날, 왕융이란 사람이 송악산에 소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산엔 소나무가 푸르게 우거지기 시작했고,
그 산에서 고려의 태왕 왕건이 잉태되었다. 그 산은 송악산이라 불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