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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구
작가 :
작품등록일 : 2016.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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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솟대의 신
작성일 : 16-08-24     조회 : 790     추천 : 1     분량 : 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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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런, 저런 거기 당신. 이승에서의 명이 다하셨군요.

 

 그러시다면 당신은 이제 저승에 가시는 일만 남았겠군요.

 그런데 저승까지는 어떻게 가실 생각이십니까?

 

 검은 옷에 검은 갓을 쓴 저승사자가 내려오길 기다려 그와 함께 가시렵니까?

 아니면 꼬불거리는 금발머리에 흰 옷과 날개를 달은 천사가 내려오길 기다려 그들과 함께 나팔 불며 가시렵니까?

 ……뭐, 어찌되었든 황천길 걷고 걸어, 삼도천을 건너건 요단강을 건너건 해서 저승이나 천국에만 가면 그만 이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만약, 만약에 말입니다. 그들이 급한 용무나 병환으로 당신을 데리러 올 수 없다면 말입니다.

 어찌 하시겠습니다?

 

 죽은 그대로, 혼자 외로이 이승을 떠돌고 계실 겁니까?

 

 아하, 그건 싫으시다 고요? 하긴 그러시겠지요. 저라도 그건 싫을 겁니다. 그러시다면…,

 제 제안 한번 받아 보시겠습니까? 어떠한 제안이냐고요?

 

 그건 말입니다.

 새의 등을 타고 훠이훠이 날아가는 것입니다.

 솟대의 얹혀진 새의 등을 타고 훠이훠이― 상쾌한 바람을 맞으며, 하늘을 가로질러.

 

 어떠십니까? 생각만 해도 황천 가는 길이 즐겁다고 생각되지 않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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