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자는 가지고 있던 손수건으로 입을 적당히 가린 후 먼지를 털어가며 제목에서 느껴지는 느낌대로 직감에 따라 적당한 위치에 책을 꽂았다.
한 시간 정도를 정리하고 있자 제목에서는 도저히 감을 잡을 수 없는 책이 한권 나왔다. 달자는 그 책을 들고 오구를 불렀다.
“오구 씨. 이 책은 어디다 놔야 해요?”
“무슨 책?”
“무슨 한자로 되어있어요. 이거 제목이 필, 흠.....필.....명?”
원고에만 집중하느라 달자는 바라보지도 않던 오구가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들었다.
“필률공명.”
“제가 한자가 좀 약해서.”
“정말이지 고등학생이 되서 공부를 하는 건지 마는 건지.”
“네네. 생각도 없고 지식도 없어 죄송합니다. 자! 이 책은 어디에?”
또 잔소리를 늘어놓을 것만 같은 오구의 말을 싹둑 잘라버리고 달자는 책의 표지를 오구를 향해 들어 보였다. 오구는 역시 살짝 눈을 찌푸리더니 손을 내밀었다.
그것은 즉 자기에게 가져오라는 뜻이다.
“이건 무슨 책인데요? 제목을 보니 피리에 관한 거 같기도 하고. 그럼 음악 쪽인가?”
“괴담.”
“괴담? 귀신 나오고 그러는 거요?”
달자의 흥미진진한 얼굴에 오구는 혀를 찰 뿐이다.
“괴담이라고 해서 귀신이 나온다고 생각하다니."
"아니, 괴담이라니깐 귀신이죠! 그럼 뭔데요?!"
"인간."
"인간?"
"인간이란 우숩게도 사람의 모습을 하고있지만 한과 분노와 질투 등 온갖 감정에 휩싸이다 보면 귀신 못지않은 귀신이 되지."
달자는 오구가 뭐 저딴 농담을 하냐....생각했다. 분명 자신이 멍청하다고 생각하며 말갖지도 않은 소릴 지어낸 것이다.
정말이지 삐뚤어진 영조이다.
"어쨋든. 그래서 그 책은요?"
오구는 달자가 건네준 책을 책상 위에 던졌다.
"500년 전인가? 중종 때 이었던 거 같은데, 하여간 항간에 떠돌던 괴상한 얘기들을 몇 가지씩 묶어 마치 오늘 날 시리즈 책처럼 만든 것이 있었는데 이게 그 책들 중 한권.”
“그렇구나. 그런데 무슨 이야기 인데 제목이 이렇담. 혹시 피리 부는 귀신이 나와 사람들을 괴롭히고 죽이려 하는 내용? 심지어 무기는 피리!”
“넌 좀전에 내 이야기는 뭘로 들었냐. 귀로 듣고 뇌까지는 전달 못하는 거야? 바로 또 귀신이란다. 그리고 책 제목에 있는 걸 무작정 살인 무기라고 생각하다니 하여간. 너는...,”
“생각 좀 해라! 이거죠?”
“알면 됐고. 그나저나 방학인데 어디 놀러가거나 하지도 않냐? 매일같이 찾아오고.”
“울 할머니가 가라가라 하기도 하고, 제가 여기 안 오면 누가 이 곰팡내 나는 서방아 청소하겠어요. 그리고 지금은 방학이긴 해도 아직 보충수업 기간이라 학교는 계속 다닌답니다.”
“보충? 그건 언제 끝나는데?”
“다음주요. 그러면 2주간은 자유! 친구들이랑 놀러가기로 했어요. 1박 2일로.”
“흠―”
흥분하며 여행 얘기를 하려는 달자를 무시하고 오구는 다시 노트북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런 태도의 오구가 조금은 불만스러웠지만 이젠 알고 지낸지 꾀 시간이 되어서인지 달자는 그러려니 하고 다시금 책 정리의 일로 돌아갔다.
환기를 시키기 위해 열어둔 문틈으로 습기를 머금은 여름날의 바람이 불어 들어왔다.
그 바람은 오구의 머리카락을 살짝 헝클였고 그 옆에 높인 필률공명의 책장을 넘겨준다.
사라락 -
해묵은 종이의 향기를 흩날리며 몇 장인지 조차 알 수 없는 종이들이 넘겨졌고 바람이 멈추자.........
한 편의 시인지 노래인지 모를 어느 글이 펼쳐졌다.
군데군데 먹물인 번 진채
피리야 피리야
늴리리 늴리리 울어라
너의 아버지 나무하러 갔다가
범한테 물려 죽었단다.
여름방학 보충수업을 삼일 남겨놓고 여행 계획을 짜기 위해 창가자리에 앉아있던 달자에게 친구들이 모여들었다.
어릴적 부터 친구인 짧은 머리가 어울리는 조금은 보이시 한 이기영.
중학교에 같은 반이 되어 함께 어울린 수다스러운 김희진.
그리고 고등 입학과 동시에 전학와 함께 어울리기 시작한 유하영.
이 세 사람이 이번에 달자와 함께 여행을 가게 될 친구들이다.
“그래서 여행은 어디로 갈까? 역시 여름 하면 바다니깐 부산이나 대천?”
연습장에 바다, 강이라고 적어놓고 바다에 X를 쫙쫙 긋고 있는 기영이 말한다.
“난 바다는 붐벼서 싫어. 강으로 갔으면 좋겠어. 달자는?”
“난 어디든지 좋다고! 하루라도 서방아에서 해방될 수만 있다면!”
“오구 씨 잘 생겼다며. 그런 얼굴 매일 볼 수 있다는 거 행복 아닌 가?”
“모르면 말도 하지 마. 성격이 얼마나 베베 꼬였는데. 말은 또 얼마나 사람 솎을 긁는지. 얼굴만 아니었으면 벌써 들이 받았을 거라고.”
달자는 양 갈래로 길게 땋아 내린 머리의 끝을 살짝 잡아당기며 마치 자신이 투우사에게 덤벼드는 소라도 되는 냥 머리를 들이밀었다.
그 머리를 기영이 밀쳐 내며,
“그 화를 참을 정도로 잘 생겼다면 한 번 보여 줘봐. 우리가 서방아로 찾아가 볼께.”
“아서아서. 괜히 안 좋은 소리 들어 기분 잡칠라.”
“수상해. 왜 그렇게 오구 씨라는 사람을 안보여 주는 거야.”
자신의 짧은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며 불만을 토로하는 희진의 손을 기영은 툭 쳐내고 아까부터 말없이 조용히 앉아만 있는 친구를 바라본다.
“유하영?”
“.....”
“유하영!”
멍하니 있었는지 첫 번째 부름에도 반응이 없던 하영은 기영이 소리를 높여 부르자 그제야 알아채며 번쩍 고개를 들었다. 왜 불렀냐는 식으로 눈만 동그리 뜬 채 달자와 희진, 기영을 바라본다.
그런 그녀의 얼굴에 조금 피로한 기색이 비춰졌다.
"무슨 일 있어? 지금 우리가 무슨 얘기 하고 있었는지 모르지? “
“아, 미안.”
“너 요즘 이상해. 더위 먹었냐? 하긴 요즘 날씨가 장난 아니니. 쨍쨍한 햇볕에 바닥도 이글이글 하잖아.”
장마가 끝나 8월의 중순으로 향해가는 날씨는 팔팔 끓어오르는 찜통 같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사람들의 에너지를 몽땅 빨아들일 심산이다.
하지만 교실 안은 작년에 설치한 에어컨 덕분에 더위는커녕 스산한 찬 공기로 얇은 카디건마저 걸치고 있는 학생도 있다.
“혹시 새엄마 하고 잘 안 되가?”
점심시간.
식사가 끝난 후의 소음으로 가득찬 교실 안이라 소리가 새어나갈 일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기영은 조심스럽게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하영의 아버지가 재혼을 하시고 난 뒤부터 유독 얼굴빛이 안 좋아 졌기에 할 수 있는 질문일 것이다.
“새엄마라…”
하영은 올 봄 자신의 집에 들어온 여자의 얼굴을 떠올려 보기라도 하듯 창밖을 바라보았다.
하영의 집은 부모님과 하영까지 세 식구였지만, 초등학교 3학년 때 엄마가 돌아가시며 아버지가 홀로 하영을 키워 오셨다. 단란하고 행복했던 가족에서 둘만의 시간을 보내게 된 것은 조금 쓸쓸했지만 그럭저럭 행복하게 지내왔다고 하영은 말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미술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계시는 아빠 덕에 가정의 가계는 풍족했고 엄마의 빈자리는 컸지만 그의 몇 배로 부친의 사랑을 받아왔다.
올 봄 고교 입학과 동시에 부친의 재혼 이야기가 나왔다.
처음 재혼 얘기가 나왔을 때 하영은 섭섭했지만도 아빠 혼자서 외로운 인생을 보내는 것보다는 낮지 않을까 해서 재혼에 찬성을 했다. 그러나 처음 그녀를 소개 받은 날은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엄마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젊은 여성이었기 때문이다.
상대의 여성은 하영 보다 13살 위이며 하영의 부친과도 15살의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저녁식사를 겸한 첫 대면 날.
그녀를 소개하는 부친의 수줍은 미소에 하영은 당혹스러움을 감추느라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는지도 모른 채 식사를 마쳤다.
그녀의 이름은 성미옥.
부친의 재혼 상대인 31살의 그녀는 조금은 화려한 색조 화장과 고급스러운 옷차림에 걸맞게 차를 마시는 동작 하나하나에서도 특유한 매력을 발산했다.
음대를 졸업하고 자그마한 플루트 개인교습소를 한다는 그녀는 하영의 부친이 근무하는 M대학 창립 50주년 기념행사 때 처음 만났다고 했다. 나이차가 좀 있었지만 사랑에 있어 그것은 큰 걸림 돌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녀와 함께 있는 부친의 행복한 모습을 보니 하영은 자식의 입장으로 반대는커녕 축하해 줄 일만 남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식사의 자리는 형식이었을 뿐 어느새 결혼식의 얘기로 그 시간은 마무리가 되었다.
5월에 치러졌던 결혼식은 미옥의 바램대로 성대하고 화려한 식이었다.
식을 보러온 친가 쪽 사람들은 많은 돈을 쏟아 부었다며 말들도 많았다.
하지만 외로움이 길어서였을까?
아니면 젊은 신부에게 반해서였을까?
하영의 아빠는 미옥의 바람을 얼마만큼의 돈이 들던지 들어주었던 것이다.
신혼여행 역시 보름간의 유럽여행이었다.
집에 혼자 남게 될 하영이 걱정이었지만 달자, 희진, 기영이 함께 집에서 묵기로 하여 그 일도 무사히 해결 되었다. 어찌 보면 급하게 치러지고 이루어진 결혼 이었지만 다행이도 큰 탈 없이 마무리가 되었다고 하영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그 이후부터의 생활이 서로에게 작은 트러블을 안겨다 줄지는 생각지도 못했었다.
나이차에서 오는 견해의 차이 때문 일까?
아니면 완전한 타인과 한집에 살게 되면서 겪게 된 자연스러운 마찰인 것일까? 하영과 미옥은 그리 좋다고 할 수 있는 관계로는 발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것들은 자그마한 트러블이 되어 연이어 일어나다 보니 요 근래에 와서는 사소한 일상의 스트레스가 생활에 지장까지 주는 형편이었다.
“무슨 문제인데?”
“문제라고 하기도 뭐해. 그냥 좀 성격이라든가 취향이라든가. 그런 게 맞지 않아. 그쪽도 결혼 하자마자 갑자기 이렇게 큰 딸이 생긴 게 부담이 된다고 생각하니 이해는 가지만…”
“하지만 알고 나서 결혼 한 거잖아. 그런데 이제 와서,”
“그보다 무슨 일로 다투는 거야? 그냥 나이차이 좀 나는 언니라고 생각하면 쉽지 않아?”
잘 이해가 안 된다는 둥 희진은 하영을 바라보았다.
희진의 집은 부모님과 밑으로 남동생이 하나있는 단란한 가족으로 특히 엄마와의 사이가 무척 좋다. 기영의 집은 부모님과 위로 오빠가 셋이어서 오빠들과 공차며 칼싸움 하고 자란 반 머스마나 다를 바 없다. 달자는 엄마의 정을 받아 본적이 없는 아이로 모두들 제각각의 이유로 재혼 가정의 트러블을 접해보지 못해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즉 엄마의 애정을 듬뿍 받았거나 받아보지 못한 아이들이기에 하영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려 해도 상상으로는 잘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다.
“별 것도 아닌 것부터 사사건건 부딪혀. 지금까지 집안일은 이렇게 해왔는데 다른 방식으로 바꿨으면 좋겠다. 샴푸는 자신이 쓰던 걸로 바꾸는 것이 향기도 좋고 머릿결에도 더 좋을 것이다. 옷은 자신이 사다 주는 것을 입는 것이 더 보기 좋다. 뭐 정말 남이 들으면 우스울만한 얘기들이지.”
애써 웃으며 말하는 하영에 목소리에는 씁쓸함이 담겨있다.
“정말 사소한 문제긴 하네. 하지만 그런 사소 한 일들로 부딪히며 싸우는 게 더 힘들잖아."
"응, 그리고…“
하영은 뭔가 더 얘기 하고 싶은 눈치였으나, 오후 수업의 시작을 알리는 벨로
인해 대화는 중단 되었다.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걸까? 라는 자그마한 의문을 가져보며 달자는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는 하영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엄마라…”
달자는 낮은 목소리로 지금까지 인연이 없었던 단어를 말해본다.
보충수업이 끝난 후, 넷은 점심시간에 하던 얘기도 마저 하고 여행에 관해 구체적인 계획도 짤 겸 학교 근처의 패스트푸드점에 갔다. 그리고 다시 시작된 하영의 얘기는 이러하다.
하영의 집은 드라마나 만화에서 나올 듯 한 행복한 가족의 표본인 것이다.
상냥한 아버지, 자상하고 아름다운 엄마, 그리고 그 둘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외동딸.
하영의 엄마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가족은 언제나 함께 있는 시간을 중요히 여겼고 그러한 시간에는 노래도 부르고 그날 있었던 소소한 일들도 얘기하면서 가족의 단란한 시간을 즐기는 날들이 많았다고 한다.
지금도 하영이 틈날 때 마다 자신도 모르게 흥얼거리는 노래는 어린 시절 그러한 가족의 시간 속에서 배운 노래라 한다.
이러한 단란했던 가족의 모습은 하영의 엄마가 돌아가시고 난 뒤에도 변함없이 아빠와 함께 보내왔었고 새엄마가 들어와서도 그리 지내 것 거니하고 생각했다고 한다.
물론 새엄마가 들어오고 난 뒤 처음에는 잘 지내왔다고 한다.
저녁식사 후의 가족의 시간.
웃음이 섞인 대화, 새엄마의 플루트 연주, 하영의 노래, 아빠의 웃음.
이 모든 것이 함께한 가족의 단란함.
어찌 보면 요즘 같은 시대에 남들에게는 부끄러워 말하기도 그러한 가족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하영에게는 자연스러운 일상의 생활.
그런데 언제부터였을까… 하영은 그런 가족의 단란함을 새 엄마가 부담스럽게만 느끼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말았던 것이다.
셋이 아닌 둘의 시간을 보내고 싶은 미옥.
다 커서까지 부모와 이러한 시간을 ―특히 결혼 한지 얼마 안 된 신혼인 부모님의― 보내는 것이 두 분의 시간을 뺏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하영은 하교 후 독서실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후 귀가해서도 식사를 마치면 곧장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는 생활을 보내왔다고 한다.
방안에서 공부하다 보면 들리는 두 분의 웃음소리에 자신이 한 행동이 옳다고 여겨왔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하영을 대하는 미옥의 행동이라든가 말투가 점점 날카롭게 변해가고 있다는 것이 느꼈다.
“느낌만 그런 거 아닐까? 결혼식에서 보니까 조금 성격이 있으신 것 같긴 하지만.”
“내가 예민하게 느껴서 그렇다고?”
“뭐― 비슷하지. 오히려 네 쪽이 눈치 보고 있다고 생각하니 새 엄마의 언동 하나하나가 신경 쓰여 그리 느껴질 수 도 있잖아.”
하영의 성격이 조금은 소심하면서도 내성적이 다는 걸 알고 있는 기영은 이번 일 역시 재혼하신 부모님에게 자신이 짐이 된다는 생각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다 보니 그리 생각하게 된 것은 아닐까 했다.
그런 생각은 달자역시 마찬 가지였다.
“그 분도 이런 저런 사정이 있겠지. 네 말대로 초혼에, 젊은 나이에 고교생이나 되는 딸이 생겼으니 말이야. 힘들겠지만 살짝 비위 좀 맞춰드려. 그게 너와 너의 아버지가 편히 살 길이야.”
끝은 좀 장난스런 분위기로 달자가 하영을 달랬지만, 사실 이런 얘기는 달자에겐 좀 부담스럽기 때문에 빨리 마무리 짓고 싶어서였다. 부모 없는 달자의 입장에선 하영이 과한 행복에 불만을 늘어놓는 것 같이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런가…”
“그렇다니깐. 징그럽지 않게 애교 부려가면서.”
희진이 옆에 앉은 하영을 봐라보면 두 주먹을 볼 옆에 그러모아 크지도 않은 눈을 깜찍하다는 듯 깜박깜박 해 보였다. 그로인해 한결 가벼워진 분위기를 몰아 달자들은 이번 여행에 관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각각 자신들이 생각해 두었던 여행지를 말해가며, 가서 해먹을 음식들을 생각하니 들뜬 마음은 가라앉히기 힘들었다. 그렇게 두 시간 가까이 수다 섞인 대화를 한 뒤 여행에 필요한 준비물과 여행 날짜, 여행지가 정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