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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아이
작가 : 이별
작품등록일 : 2019.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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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 - 남매
작성일 : 19-10-29     조회 : 227     추천 : 0     분량 : 3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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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르셨나요, 대신관님?"

 

 대신관에게 부름을 받은 여성은 문을 두드리며 말했다.

 

 "들어오세요, 클리에."

 

 그가 들어오라 말하자 클리에는 문을 열어젖혔다.

 

 들어서자마자 무더기로 쌓인 책이 발끝에 닿아 무너져 내렸다.

 

 그녀는 기분이 안 좋아져 미간을 찌푸렸다.

 

 "…누차 말씀드렸지만, 무리는 하지 마세요. 이렇게 계속 해면 대신관님만 힘드실 겁니다."

 

 "하하. 맞지 않는 능력을 사용했더니 조금은 힘이 부치네요. 클리에, 제가…."

 

 "알고 있습니다. 남매로서 새로이 태어난 둘을 데려오라는 말씀이시지요?"

 

 클리에는 대신관의 말을 툭 끊고 말했다. 그가 지친 얼굴로 싱긋 웃었다.

 

 긍정의 의미로 받아들인 그녀는 조용히 허리를 숙이고는 방을 나섰다.

 

 그녀가 발걸음을 옮겨 도착한 곳은 허름한 문 앞이었다.

 

 그것을 열어젖히자 어두운 내부를 볼 수 있었다.

 

 "또 무슨 짓을 하신 것인지…."

 

 그때 클리에의 눈동자가 빛을 발했다. 그와 동시에 시야가 점차 밝아지기 시작했다.

 

 이후 밝게 빛을 내기 시작한 공간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목소리가 들려왔다. 서로 다른 두 어리숙한 울림이 느껴졌다.

 

 "처음 뵙겠습니다."

 

 "…!"

 

 클리에가 둘에게 인사를 건넸다. 카일론과 리엘은 잠깐 놀란 눈치다.

 

 "저는 클리에 알비라고 합니다. 둘의 이름을 알려주실 수 있나요?"

 

 그녀는 최대한 공손하게 말했다. 둘은 잠깐 망설이더니 입을 열었다.

 

 "[카일론 아르하거드]입니다."

 

 "[리엘 아르하거드]예요."

 

 

 ****

 

 

 대신관은 자신의 집무실에서 책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똑. 똑. 그때 밖에서 클리에가 문을 두드렸다.

 

 "대신관님, 클리에입니다. 카일론이랑 리엘을 데려왔어요."

 

 문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들어오세요."라며 짧게 대답하자 문이 열렸다.

 

 클리에와 함께 들어온 카일론은 두 눈을 크게 뜨고 있었다.

 

 리엘은 아직 소심한 것인지 그의 뒤에서 고개만 빼꼼 내민 상태였다.

 

 "안녕하세요. 카일론, 리엘 대신관 루트비히입니다."

 

 대신관은 자신의 이름을 밝혔다. 손등이 보이도록 어깻죽지에 가져다 댄 상태였다.

 

 그러자 카일론이 허리를 숙였다. 그의 뒤에 숨어있던 리엘도 허겁지겁 따라 했다.

 

 "카일론 아르하거드라고 합니다."

 

 "리, 리엘 아르하거드입니다!"

 

 둘은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인사했다. 대신관은 그런 그들의 눈동자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맑은 하늘색 눈동자가 빛을 발하고 있었다.

 

 본래 하나이자 둘로서 셀레스티얼에 현현 해야 했을 둘은 이제서야 이어졌다는 것이다.

 

 대신관은 읽고 있던 책을 덮었다. 그리고는 둘에게 다가가 한쪽 무릎을 꿇고 말했다.

 

 "카일론, 리엘 만나서 반가워요~."

 

 둘은 아직 이곳을 모르기에 많이 혼란스러울 것이다.

 

 그래서인지 절로 한껏 누그러진 목소리로 말했다.

 

 "저도 반가워요!"

 

 리엘은 그제야 환하게 인사를 건넸다. 대신관은 그것이 마냥 기쁜지 싱긋 웃었다.

 

 "하하. 일단은 제가 할 일이 많아서 말이죠. 클리에, 아이들을 위한 방을 마련해주세요."

 

 "네, 대신관님. 저를 따라와 주세요 카일론, 리엘."

 

 클리에는 그의 말을 듣고는 둘을 데리고 방을 나섰다.

 

 이후 카일론과 리엘은 앞으로 지낼 방 앞에 도착했다.

 

 "여기가 앞으로 지낼 공간이에요."

 

 클리에가 문을 열어주었다. 방 내부에는 양쪽에 침대 두 개가 비치되어 있었다.

 

 그 사이에는 다리가 기다란 탁자가 놓여있었고, 두 개의 의자가 수줍게 숨어있었다.

 

 그리고 시선을 조금만 뒤로 향하면 바깥 풍경을 볼 수 있는 창문이 보인다.

 

 "우와앙~!"

 

 리엘은 침대에 뛰어들었다.

 

 "카일론! 여기 와서 앉아봐. 엄청 푹신푹신해!"

 

 그녀는 침대 위에 걸터앉아 이불을 손으로 부드럽게 쓸며 말했다.

 

 카일론은 그런 그녀의 옆자리에 앉아 똑같이 이불을 만지작댔다.

 

 "응, 부드러워."

 

 "그렇지?!"

 

 리엘은 그를 바라보며 싱긋 웃는다. 그의 아름다운 푸른 눈을 보고 의아함이 들었다.

 

 `나… 분명 카일론이랑 처음 만났었지…?`

 

 어디선가 많이 본 것 같았지만 그런 의문도 오래가지 않았다.

 

 남매라서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깊게 자리를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카일론, 리엘 이따가 다시 데리러 올 거예요. 그때까지 여기서 기다려 주실 수 있죠?"

 

 그때 방을 나서려던 클리에가 말했다.

 

 카일론은 알겠다며 대답했고, 리엘은 팔을 번쩍 들어 올려 손을 흔들어 주었다.

 

 "다녀오세요~!"

 

 그녀의 모습에 클리에도 손을 흔들어 주었다. 달칵. 문이 닫히자 방 안은 쥐죽은 듯 조용해졌다.

 

 …심심해!

 

 얼마 지나지 않아 침대에서 일어난 리엘은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창문도 열어보고, 베개를 가지고 놀아도 보았다.

 

 그런데도 심심한 것인지 이유 없이 탁자 주변을 돌아다니기도 했다.

 

 `으… 이렇게나 할 게 없다니….`

 

 그녀는 힘이 축 빠져버렸다. 눈을 가늘게 뜨곤 주변을 돌아보았다.

 

 그때 침대에 누워 눈을 감고 있는 카일론이 눈에 들어왔다.

 

 `후후… 심심하니 카일론이랑 놀아야겠다.`

 

 누가 보면 수상하다 생각할 만큼 그녀의 눈이 빛을 낸다.

 

 카일론은 시선이 느껴져 눈꺼풀을 들어 올렸다.

 

 "우와아아앙~!"

 

 "으아악!!"

 

 쿠당탕! 그의 위로 뛰어든 리엘은 "에헤헤." 하며 웃었다.

 

 그는 빠르게 정신을 차리고는 벌떡 일어났다.

 

 "뭐 하는 거야!"

 

 "심심해~ 같이 놀아줘~."

 

 말끝이 축 늘어질 정도로 심심했나 보다. 카일론은 한숨을 내쉬더니 주먹을 내밀었다.

 

 "응? 주먹?"

 

 "리엘, 고개 숙여봐."

 

 "고, 고개는 왜?"

 

 "그러지 말고, 빨리."

 

 리엘은 그의 언행에 잠깐 의심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것도 잠시 순순히 고개를 숙이자….

 

 따악! 주먹을 쥔 손이 그녀의 머리를 쥐어박았다.

 

 리엘은 "으귝!!" 하는 소리와 함께 얻어맞은 부분을 감쌌다.

 

 "아프잖아…!"

 

 눈물을 머금은 그녀가 말했다.

 

 "네가 먼저 나한테 무슨 짓을 했는지 생각해봐."

 

 카일론의 말에 그녀는 기억을 되짚듯 목소리를 울렸다.

 

 "난 카일론 때린 적 없어!"

 

 시선을 피하고 땀을 삐질삐질 흘려대면서 대답만큼은 당당했다.

 

 카일론은 미간에 손가락을 꾹 누르며 한숨을 내쉬었다.

 

 "휴우… 내가 말을 말지……."

 

 카일론이 말을 끝내자마자 누군가 밖에서 문을 두드렸다. 그에 리엘은 재빠르게 달려나가 문을 열었다.

 

 "클리에~!"

 

 문을 두드린 사람은 다름 아닌 클리에였다.

 

 "어머나, 벌써 제 이름을 외워주신 거에요?"

 

 클리에는 마냥 기쁨에 손을 뻗어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그녀의 손길이 나쁘지만은 않았다. 리엘은 목소리를 그릉그릉 울렸다.

 

 "오래 기다리셨죠?"

 

 "엄청 심심했다고요! 그래서 카일론한테 놀아달라고 했더니 여기 맞았어요!"

 

 리엘이 아까 얻어맞은 부분을 손으로 콕 가리키며 말했다.

 

 아주 약간 혹이 올라온 것을 본 그녀는 고개를 획 돌려 카일론을 째려본다.

 

 그는 식은땀을 흘린다. 아니라는 듯 고개와 손을 저으며 강력하게 부정했다.

 

 "무, 물론 때린 건 맞지만, 이유 없이 때린 것은 아니에요! 갑자기 제 위에 달려들길래…!"

 

 그가 이토록 안절부절못하지 못하는 모습에 클리에는 피식 웃었다.

 

 "후후, 어쩔 수 없네요. 자, 따라오세요."

 

 그녀는 팔을 길게 뻗었다. 카일론은 마지못해 그녀의 손을 잡고 따라 나갔다.

 

 시간이 지나 도착한 곳은 아이들이 뛰어놀고 있는 한 운동장이었다.

 

 "카일론, 리엘 아이들이랑 함께 놀고 계실래요?"

 

 클리에는 멈춰선 자리에서 쪼그려 앉아 시선을 맞춘 상태로 말했다.

 

 "정말로 그래도 괜찮아요?!"

 

 리엘이 두 눈을 반짝반짝 빛낸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여 긍정의 의사를 건네주었다.

 

 "앗싸~! 가자, 카일론!!"

 

 "뭐, 뭐? 으아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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