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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크레딧
작가 : 문달
작품등록일 : 2019.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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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한 걸음, 한걸음
작성일 : 19-10-25     조회 : 241     추천 : 0     분량 : 6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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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당 안은 밖에서 봤던 모습과 마찬가지로 크고 웅장했다. 전체적으로 나무로 인테리어 된 식당 내부는 LED 등이 아닌 나무 등으로 빛을 밝히고 있어 큰 규모지만 따뜻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한식당이라기보단 하나의 작은 성 같은 모습에 놀라 멍하니 서 있던 설아는, 주인으로 보이는 사람과 반갑게 인사하던 해준이 손짓하고서야 그에게 다가갔다.

 

 곱게 개량한복을 차려입고 있던 여자는 설아가 다가서자 인자한 웃음을 지으며 인사를 건넸다.

 

 “먼 길 오느라 힘드셨죠.”

 

 “아뇨, 금방이었어요. 가게가 너무 예뻐요.”

 

 여기저기 둘러보며 작게 감탄하는 설아의 모습을 지켜보던 여자는 눈가에 주름이 가득 지게 웃었다.

 

 “해준이가 개인적으로 손님을 모셔온 건 처음인데 마음에 들었다니 다행이에요.”

 

 거리낌 없는 호칭에 놀라 시선을 옮기자 해준이 아리송한 미소를 띠며 웃고 있었다.

 

 “맛있게 부탁드릴게요.”

 

 “그럼. 모시고 안으로 들어가 있어. 안쪽으로 들어가서 편안히 계세요. 금방 준비해드릴게요.”

 

 작게 고개를 꾸벅이며 설아에게 인사를 건넨 여주인은 해준의 어깨를 툭툭 가볍게 치며 반대 방향으로 걸음을 옮겼다.

 

 궁금증을 가득 담아 그를 바라보자 해준은, 그 시선의 의미를 알았음에도 대답 없이 작게 웃으며 따라오라 눈짓했다.

 

 그를 따라 안으로 걸음을 옮기자 가게 내부에 숨겨져 있던 정원 옆 안채가 나타났고, 해준은 가장 앞에 있는 창호지 문을 옆으로 밀어 열었다.

 

 “와….”

 

 통유리로 이뤄진 방은 나무 등 불빛을 받아 노란빛을 내는 정원이 한눈에 보이는 위치였다. 하나의 수목원을 바라보는 것 기분에 감탄을 내뱉자 해준은 작게 웃으며 설아가 앉을 자리의 의자를 빼주며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마음에 들어요?”

 

 “…네. 서울에 이런 곳이 있는 줄 몰랐어요.”

 

 “다행이다. 설아 씨가 좋아하는 분위기가 아니면 어쩌나 걱정했어요.”

 

 해준은 테이블 위에 놓여있던 물 잔에 물을 따랐고, 시원한 물을 가득 담은 잔을 설아의 앞으로 내밀었다.

 

 “아까…되게 반갑게 인사하시던데.”

 

 자리에 앉은 설아가 물을 한 모금 마신 후 그를 바라보며 묻자 해준은 의미 모를 웃음을 지었다.

 

 “그래 보였어요?”

 

 “자주 오시나 봐요.”

 

 “뭐, 그렇기도 하고.”

 

 그는 보는 이가 더 간지러워지는 미소를 띠며 말을 이었다.

 

 “어머니세요.”

 

 “…네?”

 

 놀란 설아가 되묻자 그는 어머니요- 하고 나긋하게 대답했다. 말하는 대상을 향한 애정이 가득 담긴 게 느껴질 정도로 다정한 목소리였다.

 

 그의 말을 듣고 생각해보니 눈가에 주름이 지도록 웃던 여인의 모습이, 눈을 반달로 휘며 웃는 해준의 모습과 놀랍게도 닮아있었다.

 

 “작품 할 때 가끔 우리 팀이랑 온 적이 있었어요. 누굴 개인적으로 데려온 건, 설아 씨가 처음이라 조금 떨리네.”

 

 우리 팀……. 입안에서 둥글게 부서지는 단어를 곱씹으며 설아는 그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다들 맛있게 잘 먹었었거든요. 설아 씨도 가게 일하다 보면 밥은 잘 못 챙겨 먹을 것 같아서 일부러 여기로 온 건데…입맛에 맞았으면 좋겠네요.”

 

 그는 턱을 괸 팔을 기울이며 느른하게 웃었다.

 

 설아는 그런 해준은 바라보며 참 신기한 사람이다, 생각했다.

 

 한없이 차가운 얼굴로 무심한 태도를 취하던 그가, 보는 사람이 다 나른해질 정도로 풀어진 분위기를 풍기며 상대방 또한 여유를 찾을 수 있게끔 하고 있었다.

 

 설아는 만약 자신이 해준의 차가운 얼굴을 보지 못했더라면, 그가 원래부터 다정한 사람이라고 착각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만큼 부드러운 미소가 그의 얼굴에 그려져 있었다.

 

 “감독님은…되게 잘 웃으시네요.”

 

 “내가요?”

 

 “네. 처음 뵀을 때도 그랬고, 지금도요.”

 

 그는 의식하지 못했던 듯 입가를 매만지며 고개를 비뚜름히 했고, 어깨를 가볍게 으쓱했다.

 

 “그런 소리 처음 들어봐요. 김민…, 아니 우리 회사 대표가 그 소리 들었으면 경악했을 거예요.”

 

 말미에 붙은 옅은 웃음기가 장난스러웠다. 의자에 등을 깊숙이 기대어 앉은 해준이 천천히 설아에게 시선을 옮겼다.

 

 “설아 씨한테 잘 보이고 싶었나 보다.”

 

 눈을 맞춘 해준은 사르르 눈을 접으며 웃었고, 설아는 그런 그를 바라보다 저 역시 피식 웃으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도 충분해요.”

 

 “하긴, 설아 씨 내 얼굴 처음 봤을 때 잘생겼다고 칭찬해줬죠.”

 

 “아니, 그건….”

 

 해준이 그 얘기를 꺼낼 줄은 몰랐던 설아가 순식간에 당황해서 말을 잇지 못하자 해준은 피식 웃음을 흘리며 장난이라고 덧붙였다.

 

 물 잔을 집어 들면서도 바람 빠지듯 웃음을 흘리는 해준을 약간의 원망을 담아 장난스럽게 쏘아 본 설아는, 작게 웃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은근히 짓궂으신 거 아세요? 제가요? 설아 씨 설득할 생각에 애타는 중인데 장난칠 여력이 어디 있어요. 두런두런 웃으면서 가볍게 얘기를 주고받은 지 얼마쯤 지났을까.

 

 똑똑- 작은 노크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고, 저도 모르게 멍하니 쳐다볼 정도로 음식이 가득 담긴 수레를 끌고 직원이 들어섰다.

 

 한 종류씩 음식이 나오는 보통의 한식당과 다르게 한 번에 모든 음식이 나오는 듯, 하나둘 옮겨진 접시들은 테이블 위를 가득 채웠다.

 

 윤기가 흘러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잡채부터 예쁘게 부쳐진 화전, 가운데에 놓인 갈비찜까지 무엇 하나 정성이 들어가지 않은 음식이 없었다.

 

 “맛있게 먹어요.”

 

 테이블 위로 음식을 모두 옮긴 직원이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고 나가자, 해준은 설아에게 수저를 건네며 말했다.

 

 “먹을 게 너무 많아서 뭐부터 먹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이 정도면 합격이에요?”

 

 작게 소리 내어 웃은 해준은 설아의 앞 접시에 먹기 좋은 크기로 잘린 갈비찜을 올려놓았다.

 

 “감사히 잘 먹을게요.”

 

 “네, 천천히 많이 먹어요.”

 

 해준이 올려준 갈비를 입에 넣은 설아는 입안에 확 퍼지는 달달한 양념 맛에 눈을 키웠고, 그런 설아를 바라보던 해준은 뿌듯한 얼굴로 저 역시 젓가락을 놀렸다.

 

 “…맛있어요. 진짜로요.”

 

 “어머니가 가게를 오래 하셨거든요. 한번은 아버지 촬영장에 어머니가 도시락을 돌린 적이 있었는데, 그때 어머니 음식 맛본 분들은 여전히 아버지랑 일하세요. 도시락 맛을 못 잊는다고.”

 

 해준은 조곤조곤 듣기 좋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전했고, 중간중간 설아의 손이 많이 가는 반찬을 슥- 그녀를 향해 밀어주기도 했다.

 

 이제 겨우 두 번째 얼굴을 보는 사이였지만, 설아는 해준과의 식사 자리가 전혀 불편하지도 어색하지도 않았다. 방 안에 낮게 깔리도록 나긋나긋 이야기를 전하는 해준의 덕도 있었지만, 그냥 한해준 이라는 사람 자체가 묘하게 사람을 안정시키는 것 같았다.

 

 “감독님은 그럼 아버님 때문에 이 일 시작하신 거예요?”

 

 “음. 영향이 아예 없지는 않은데…굳이 따지자면 아버지보다는 지환 형 쪽이죠.”

 

 익숙한 이름에 해준을 바라보자 그는 그때 생각이 난 듯 픽 웃으며 말했다.

 

 “지환 형이 아버지 밑에서 배웠거든요. 보조 출연 아르바이트로 온 주제에, 감독 앞으로 달려가서 본인이 만든 포트폴리오를 내밀더라고요. 그 당돌함이 마음에 든다고 그때부터 데리고 다니셨어요, 아버지가.”

 

 제가 알지 못했던 지환의 패기 넘치는 과거에 설아는 작게 감탄하며 소리 없이 웃었다.

 

 “내가 15살 때였을 거예요. 그때부터 계속 지켜보니까, 대단하더라고요. 나보다 겨우 다섯 살 많을 뿐인데 커 보이고.”

 

 “진짜……형제 같으시겠네요.”

 

 “모르긴 몰라도 싸우긴 많이 싸웠어요. 주로 내가 맞는 쪽이었지만.”

 

 물을 한 모금 마신 해준은 웃으면서 덧붙였다. 지환을 생각하며 말하는 그의 표정이나, 목소리로 바로 알 수 있었다. 말은 그렇게 해도 지환을 맘속 깊이 좋아하고, 존경하고 있다는 것을.

 

 “아, 혹시 몰라서 한 번 더 얘기할게요. 이번 일에 지환 형은 정말 조금도 영향 없어요.”

 

 “…알아요. 제 글, 좋다고 해주셨잖아요. 감독님 오해 안 해요.”

 

 “솔직하게 말하자면……설아 씨 시놉시스 읽기 전까지는 대체 어느 정도길래 김지환이 인정을 했을까, 하는 마음이었어요.”

 

 테이블 가장자리 어딘가에 시선을 던져둔 해준은 조용히 속삭였다.

 

 “근데 읽고 보니까……이건.”

 

 “…….”

 

 “이렇게 부탁을 받을 수준의 작품이 아니었거든요.”

 

 기가 찬다는 듯 헛웃음을 켠 그는 고개를 들어 올려 설아를 바라보았다.

 

 “설아 씨 이게 첫 작품 맞아요?”

 

 물어오는 그의 표정을 읽을 수 없어 설아는 그의 시선을 피해 눈을 아래로 내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학교 다닐 때 공연 올릴 극본 쓰고 했던 게 전부예요.”

 

 방 안 조용히 울린 설아의 목소리에 해준은 아, 외마디 말을 내뱉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표정을 한 해준은 왼손으로 테이블을 톡톡 두드렸다.

 

 시선을 내리깐 설아의 하얗다 못해 창백한 얼굴을 기민하게 살피던 해준은 이내 손을 멈췄고, 입가에 미소를 띠며 입을 열었다.

 

 “뭐, 어쨌든. 지금은 그냥 설아 씨를 알게 해준 김지환한테 고마운 정도? 그것뿐이에요. 온전히 내 의지고 내 욕심이에요.”

 

 “제가 그 정도가 될까 모르겠어요.”

 

 “되고도 남죠. 오히려 내 쪽에서 영광인걸요? 설아 씨 같은 훌륭한 작가님이랑 작업하게 되면.”

 

 거짓 하나 없는 눈빛과 목소리로 저를 칭찬해오는 해준의 모습에 설아는 울컥 무엇인가가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자칫하다간 그의 앞에서 눈물을 흘릴 것 같아 두 손으로 부여잡은 물 잔으로 얼굴을 가리듯 들어 올려 물을 마셨다.

 

 “나 뭐 하나 물어봐도 돼요?”

 

 설아는 해준의 입에서 튀어나올 질문이 대충 예상이 되어 긴장되는 마음에 고개를 끄덕이며 천천히 잔을 내려놓았다.

 

 “혹시 내가 이러는 거 많이 부담스러워요?”

 

 “…네?”

 

 확신할 순 없어도 당연히, 무슨 사정으로 작품을 할 수 없느냐고 물어올 줄 알았다. 그는 자신과 같이 작업을 하고 싶어 했고, 그 이유를 알아야 저를 설득시킬 수 있을 테니까.

 

 해준의 입장에서는 제일 궁금하고 당연한 질문이겠지만, 저의 입장에선 가장 숨기고 싶고 떠올리고 싶지 않은 그 기억.

 

 그 잠깐 사이에 그가 물어오면 뭐라고 답을 해야 할지 몰라 머릿속이 잔뜩 엉켰었다. 그런데 그는 부담이 되느냐 물었다.

 

 멍하니 해준을 바라보자 그는 의자에 몸을 깊숙이 기대며 말을 이었다.

 

 “그때 카페에서도 말했었지만 나는 설아 씨를 설득할 생각이에요. 못 한다는 선택지를 아예 배제하려고 하고 있고.”

 

 “…….”

 

 “설아 씨도 분명 하고 싶어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사정이 있어서 하지 못하는 거라고.”

 

 해준의 눈으로 바라보고 나온 답은 정답이었다.

 

 “근데 그런 생각도 들더라고요. 혹시 내가 섣부르게 설아 씨 상처를 건드리고 있는 걸 수도 있겠다, 하는.”

 

 그는 다정함이 깃든 눈빛으로 설아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혹시 글 쓰는 거 싫어요?”

 

 “아뇨. 싫어할 리가…없죠. 세상에서 제일 좋아했던 게 글인데.”

 

 체념한 듯 비식 웃음을 흘리자 해준은 그거면 됐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7살 때였나.”

 

 그는 물을 한 모금 마신 뒤 잔을 내려놓으며 나지막이 말을 뱉었다.

 

 “계곡에 놀러 간 적이 있어요. 혼자 신나서 엄청 뛰어다녔던 기억이 있는데, 그때 흔들리는 돌을 밟고 꽤 크게 넘어졌었어요.”

 

 아직도 흉이 남아있어요. 해준은 덧붙이며 느른하게 웃었다.

 

 “그 이후로 아무리 튼튼해 보여도 섣불리 발을 내딛기가 무서워지더라고요.”

 

 “…….”

 

 “또 넘어지면 어떡하지, 그 생각에 잔뜩 겁을 먹었었는데 그때 이후로 넘어진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설아는 자신과 시선을 마주하며 부드럽게 눈을 휘는 해준을 바라보았다.

 

 “설아 씨도 그런 거 아닐까요?”

 

 그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알 것 같았다.

 

 “설아 씨 사정을 나는 모르지만…생각했던 것보다 그 걱정하는 것들이 무서운 게 아닐 수도 있어요. 내가 그랬던 것처럼.”

 

 겁먹지 말아요. 그는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괜찮아지는 것도 있더라고요. 부딪혀보지 않으면 모르는 거고.”

 

 “…감독님.”

 

 “혹시 설아 씨가 또 무너질 것 같을 때가 온다면, 손 뻗어요. 붙잡아줄게요. 약속.”

 

 “…….”

 

 “그 정도 책임은 질 수 있으니까, 나 한번 믿어 봐주면 안 돼요?”

 

 턱을 괸 팔을 살짝 기울인 해준이 입가에 미소를 그리며 입을 열었다.

 

 “난 얼른 설아 씨가 우리 작가님 해줬으면 좋겠거든.”

 

 설아 씨도 좋을 것 같지 않아요? 가볍게 웃으며 말을 덧붙이는 그의 모습에 설아는 그를 따라 웃을 수밖에 없었다.

 

 * * *

 

 무거웠던 분위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식사를 다 마친 후 설아와 해준은 주차장 앞까지 나온 여주인과 인사를 가볍게 인사를 나눴고, 설아는 다음에 또 놀러 오라는 주인의 말에 고개를 꾸벅 숙여 인사하며 차에 올랐다.

 

 차 안은 무겁지 않은 정적으로 가득 차 있었다. 가로등 불빛으로만 빛을 내는 도로를 차는 매끄럽게 달렸고, 설아는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창밖을 보다 문득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스쳐 지나가는 창밖 풍경처럼, 그때의 일도 스쳐 지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곁에서 묵묵히 운전하는 해준과 함께한다면, 막연히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더 생각이 많아져 또다시 고민에 빠지기 전에 입을 열었다.

 

 “할게요.”

 

 “…네?”

 

 갑작스러운 설아의 말에 놀란 해준이 조용히 되묻자 설아는 그를 향해 고개를 돌리며 입을 열었다.

 

 “같이 해요, 작품.”

 

 확고한 의지로 가득 찬 설아의 두 눈이 어둠 속에서 반짝거렸고, 그를 본 해준은 입가에 동굴이 지도록 활짝 웃었다.

 

 어둠이 내려앉은 도로 위에서 마주한 그들의 뜻깊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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