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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자가 이혼하는 이유.
작가 : 심성보3
작품등록일 : 2019.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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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선의의 거짓말과 정확한 진단
작성일 : 19-11-07     조회 : 300     추천 : 0     분량 : 5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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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깜빡 잠이들고 눈을 뜨자 선우가 날 깨우고 있었다. 방긋 웃으며 나에게 뽀뽀를하며 깨우는 선우는 껴안았다.

  

 

  “ 아빠. ”

 

 

  이제 4살이 된 선우는 내 손에 얼굴을 비비며 나를 반겨줬고 나는 그런 선우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어제 일이 모두 꿈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선우는 내 손을 잡고 일으켰고 나는 침대에 앉아 멍하니 선우를 바라봤다.

 

 

  아내를 닮아 예쁜 우리 아기. 미운 4살이라고 부르는 이 시기에도 말도 잘 하고 듣는 우리 사랑스러운 아기.

 

 

  선우는 내가 멍하게 쳐다보자 나에게 안겼고 나는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했다.

 

  

  다행이도 오늘은 출근을 하지 않는 토요일이었고 시간은 9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너무 조용한 집에서 나는 뭔가 불안함과 이상함을 느꼈고 아내가 걱정되는 마음에 잠시 선우에게서 눈을 도리고 방 문을 활짝 열었다.

 

  

  다행이도 아내는 식탁에 앉아있었고 나와 눈이 마주치자 슬픈 눈을하며 웃고있었다.

 

  

  밤새 울었는지 두 눈이 퉁퉁부어있었고 그 모습마저 사랑스러워 기억속에 담기위해 조금 멍하니 아내를 바라봤다.

 

  

  “ 선우야. 아침 먹어야지. 이리 와. 여보도. ”

 

  

  평소처럼 대하는 아내의 모습에 나는 선우의 손을 잡고 자리에서 일어나 식탁으로가서 앉았다.

 

  

  무슨 말을 하더라도 선우 앞에서는 하면 안 될 것 같았고 아내도 그걸 알고있는지 어제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고 정말 평소처럼 앉아 식사를 시작했다.

 

  

  “ 선우야. 오늘 할머니가 선우 보고싶으시다고 아침먹고 데리러 오신데. ”

 

  

  아내의 말에 할머니 할아버지를 가장 좋아하는 선우는 행복한 얼굴을하며 급하게 밥을 먹었고 아내는 내게 이따가 이야기하자는 눈빛을 보냈다.

 

 

  아내의 상냥함에 다시 한번 가슴이 미칠 듯이 아프고 눈물이 날 것 같았지만 아내와 나를 번갈아가며 쳐다보는 선우 앞에서 그런 모습을 보일 순 없었다.

 

  

  식사를 다 한 뒤 아내는 선우의 짐을 싸기 시작했고 나는 식탁을 정리하고 설거지를 하기 시작했다. 선우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만난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며 아내와 같이 옷을 입고 있었다.

 

  

  띵동.

 

  

  설거지를 다 마치자 집 현관 벨이 울렸고 아직 준비를 하는 아내 대신 현관에 나가보니 장인, 장모님께서 와계셨다.

 

  

  “ 오셨어요. ”

 

  

  장인, 장모께선 정말 좋은 분들이시다. 아무런 능력없는 내가 애지중지 키운 아내를 데려간다고 했을 때 너라면 무슨 일이던 잘 할거라며 오히려 나를 챙겨주셨고 그 후에도 좋은 말씀과 지원을 끊임없이 해주셨다.

 

  

  “ 응. 잘 있었어? ”

 

  

  “ 네. 요즘 자주 못 찾아뵈서 죄송해요. 집도 가까운데.. ”

 

  

  내 말에 장모께선 인자한 미소를 지으시며 대답없이 내 어깨를 두드려주셨고 장인어른께선 선물로 사오셨다며 귤 한 박스를 주셨다.

 

  

  주방에 귤을 가져다 놓고 오니 선우는 이미 할아버지 품에 안겨 애교를 부리고 있었고 아내가 챙겨줘야 할 것 같은 걸 설명해드리고 있었다.

 

  

  “ 아유. 다 알아. 우리가 무슨 처음보는거니? ”

 

  

  “ 그래도 계속 알아두면 좋은거에요. ”

 

  

  “ 잘 할테니 걱정하지마. ”

 

  

  장모님께선 더 있다간 오늘 저녁까지 설명을 들어야 할 것 같다는 농담을 하시며 선우를 안고 현관으로 가셨고 나와 아내는 배웅을 해드리고나서야 다시 식탁에 앉을 수 있었다.

 

  

  아내는 언제 가지고왔는지 종이와 펜을 들고 식탁에 앉았고 그 예쁜 눈을 슬픔으로 물들인 상태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 다른 여자가 생겼다고? ”

 

  

  “ 응. ”

 

  

  나는 아내에게 티를 내지 않기 위해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대답했고 짧은 시간 흔들리는 아내의 눈을 볼 수 있었다.

 

 

  아내는 내 대답을 들은 후 종이에 펜을 가져갔고 무언가를 쓰며 나에게 말했다.

 

  

  “ 언제 어디서 만났는데? 나이는? ”

 

  

  아내는 나를 만나기 전 까지 미술학원 선생님이었다. 진로 상담도 많이 해주고 가르치는 아이의 문제점이나 그런 것들을 잘 판단해서 알려주었기 때문에 학생들도 학생을 부모들도 좋아하는 그런 선생님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아내는 항상 무언가 일이 생기면 일단 적는 버릇이 생겼고 이번에도 역시 아내는 나에게 취조하듯 질문을하며 종이에 무언갈 적기 시작했다.

 

  

  “ 1년전에 만났고 나이는 28세. 그런데 내가 왜 이런 걸 설명해야 하는데? ”

 

  

  이런 것 까지는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대충 둘러다며 아내에게 퉁명스럽게 말했고 아내는 펜으로 나를 가르키며 말했다.

 

  

  “ 당신. 나랑 결혼 할 때 기억나? 당신. 당신이랑 결혼해준 나한테 감사하다고 모두 앞에서 신랑신부 인사 할 때 절 까지 한 사람이야. 난 당신이 아무런 이유 없이 바람을 핀다거나 이런 말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 나랑 정말 이혼하고 싶으면 모든 걸 다 말하고 내가 이해하기를 바래야 할 거야. ”

 

 

  아내의 말에 나는 잠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아내는 정말 똑부러진 사람이었고 한다면 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 난 솔직히 아직 당신이 바람을 피웠다고 생각하지 않아. 난 알 수 있거든 아직 당신이 날 사랑하는 걸. ”

 

 

  아내 앞에서는 티내지 않았지만 내 마음은 한 없이 무너져내리고 있었다. 이런 아내에게서 떨어져야한다니. 정말 절대 그러고 싶지 않았다.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하는 아내는 어제의 그 슬픈눈으로 울던 아내가 아니었다. 아직 슬픔이 다 가시지는 않았지만 당당하게 말하는 아내의 눈이 나는 왜인지 더욱 슬퍼보였다.

 

  

  “ 당신 무슨 일 있는거지? ”

 

  

  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아내는 걱정이 가득한 목소리로 그 따듯한 손으로 내 손을 잡으며 말했고 나는 고민이되기 시작했다. 솔직히 무서웠다. 내가 죽을 지도 모르는 것. 아픈 것. 하지만 제일 무서운 건 역시 아내와 아이를 두고 떠나야 한다는 것 이었다.

 

  

  지금이라도 솔직히 말하고 아내 앞에서 어린아이처럼 펑펑 울고싶은 마음이 가득했지만 그 순간 잔인하면서 다행이도 위가 다시 아파오기 시작했다.

 

 

  참을 수 없는 고통이 쏟아지기 시작했고 입 밖으로 조금씩 신음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이 통증으로 인해 나는 다시 한번 정신을 차리게 되었고 조심스럽게 아내의 손 위에 내 손을 살며시 올렸다.

 

  

  “ 여보. ”

 

  

  아내는 걱정되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고. 나는 내 손 위에있는 아내의 손을 들어 옆으로 치우며 다시 한번 아내의 가슴에 못을 박았다.

 

  

  “ 나 아무 일도 없어. 이제 당신을 사랑하지도 않고... 바람피운 것도 맞아. 우리 아직 젊으니까. 각자 새 삶 찾아가자. ”

 

  

  내 독한 말에도 아내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으며 나에게 말했다.

 

 

  “ 아니. 거짓말인거 알아. 당신은 내 앞에서 거짓말 절대 못 해.지금도 봐. 이렇게 티가나잖아. ”

 

  

  더 이상 있다가는 내가 포기하고 아내에게 안기던지 아님 더 상처만 줄 것 같아서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고 선우 방으로 들어가며 말했다.

 

  

  “ 내 말은 끝났어. 나 잠시 나갔다올게. ”

 

  

  “ 나는 아직 안 끝났어. 앉아. ”

 

  

  평소 같을때엔 아내가 저런 말을 하면 알겠다고 얼른 뛰어가서 다시 앉았겠지만 지금은 그러지 못하는게 조금 슬픈 기분이 들었다.

 

  

  “ 그만하자. 나 약속있어. ”

 

  

  선우 방으로 들어가 어제 입었던 옷을 다시 대충 챙겨입고 거실로 나오니 아내는 아직 식탁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 그 여자한테 가는거야..? ”

 

  

  현관으로 가던 나에게 아내는 툭 던지듯이 이 말을 내뱉었다.슬픔이 가득 차오른 말투에 나는 잠시 자리에서 서서 멍하니 있을 수 밖에 없었다.

 

  

  “ 아니... 오늘은 다른 약속이야. ”

 

  

  그 말을 끝으로 나는 현관문을 열고 도망가듯이 밖으로 나왔고 터질 것처럼 아픈 가슴을 부여잡고 지하주차장에있는 차에 급하게 올라탔다.

 

  

  “ 아... 하.. 하하.. 흐.... ”

 

 

  지금껏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서일까. 아님 위가 아파서일까. 나는 차가 몇 대 없는 지하주차장에서 정말 미친 듯이 울었다.

 

  

  울다 정신을 잃고 잠이 든 것 같았다.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서 핸드폰을보니 이미 점심시간이 지나있었고 나는 차를 끌고 어제 갔던 병원에서 추천서를 써준 병원으로 찾아갔다.

 

  

  주말이고 큰 병원이라 그런지 사람이 더욱 많았는데 카운터에서 예약을하니 전광판에 내 이름이 제일 위로 뜨며 나를 가장 먼저 불러주었다.

 

  

  진료실 안으로 들어가니 50대 정도 되어보이는 의사 선생님이 계셨고 인사를 한 뒤 자리에 앉았다.

 

  

  “ 어제 자료는 다 받았어요. 뭐 불편한 건 없으셨어요? 모르는 상태에서 갑자기 알게되어 그 전에 모르던 통증이 생겨날 수도 있어요. ”

 

 

  “ 이상하게도 더 아픈 것 같더라고요. ”

 

  

  내 말에 의사선생님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셨고 간단하게 담배와 술의 양과 피해야 할 음식 같은 걸 알려주셨다.

 

  

  “ 조금 늦긴 했는데 4기도 아니고 3기는 수술하면 30% 정도의 생존률이 있어요. 수술 날자를 잡아야 할 거 같은데. 언제가 괜찮으세요? ”

 

  

  30%. 이정도면 아주 낮은 확률은 아니었다. 게다가 살 수 있는 확률이있다는 거니까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 제가 수술하기 전까지 시간이 얼마정도 있나요? 금액은요? ”

 

  

  “ 최대한 빨리 해야해서 오시기전에 먼저 일정을 확인해놨는데 항암치료도 같이 해야해서 한 2주 정도는 지나야 수술이 가능 할 것 같습니다. ”

 

  

  “ 네. 알겠습니다. 수술 일정 잡아주세요. ”

 

 

  그 후 의사생선생님 수술 일정을 잡아주신 뒤 다시 한번 조심해야 할 것 들을 설명해주셨고 수술이 성공하면 그 후 어떻게 되는지까지 자세히 설명해주셨다.

 

  

  금액은 수슬이 끝나봐야 정확이 나온다고했고 보험에 가입되어있는 나에겐 큰 부담까지는 없었다.

 

  

  수술 전 까지 먹을 약과 그 전에 준비해야하는 것 등을 적은 서류를 받아 병원에서 나오니 시간은 저녁시간이 다되어가고 있었다.

 

  

  어서 빨리 집에 들어가고싶은 마음이 가장 컸지만 지금 들어가면 마음이 풀릴 것 같아 나는 가장 가까이살면서 가장 친한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 왜. ”

 

  

  “ 뭐하냐. ”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인 이승찬. 아내와도 친한 이놈의 목소리를 들으니 뭔가 마음이 한껏 가벼워졌고 나는 혹시모를 나중을 위해서라도 승찬이에게 말해야겠다라고 생각했다.

  

 

  “ 나 그냥 집에있지. 왜? ”

 

  

  “ 술 한잔 하자. 나와. ”

 

 

  “ 왠일이래? 어딘데? ”

  

 

  오랜만에 건 내 전화에도 승찬이는 바로 나와주겠다고 말했고 나는 승찬이네 집 근처로 가겠다고 말한 뒤 차에 올라탔다.

 

  

  얼마 뒤 승찬이에게 여기로오라는 톡이왔고 나는 뭔가 알 수 없는 긴장감을 가진 체 승찬이가 있는 술집으로 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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