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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자가 이혼하는 이유.
작가 : 심성보3
작품등록일 : 2019.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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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선우와의 하루.
작성일 : 19-11-17     조회 : 309     추천 : 0     분량 : 6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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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선우와함께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있는 아쿠아리움으로 차를 이동했고 선우는 뒤에서 어린이집에서 배웠다며 신나게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잠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고 우리는 기분좋게 아쿠아리움에 도착 할 수 있었다.

 

 

  평일이라 사람이 없을거라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사람은 많았고 우리는 1시에나 입장이 가능했다. 현재 시간이 11시 20분이니 나는 선우와 이른 점심을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 우리 선우. 뭐 먹고싶어? ”

 

 

  “ 음... 우동! 치킨! ”

 

 

  선우는 요즘 우동과 치킨에 빠져있었고 이 작디 작은 아이가 성인 우동 한 그릇을 다 먹을 정도로 우동을 아주 좋아했다.

 

 

  “ 그럼 우동하고 치킨 먹으러 갈까? ”

 

 

  “ 네에!! ”

 

 

  선우의 신나는 대답과 함께 나는 가까운 우동 전문점을 찾았고 근처에 우동과 닭강정을 함께 파는 곳을 찾았다.

 

 

  차를 주차하고 선우를 내려주니 선우는 다시 나를 꽉 안았고 내가 또 없어질까 불안함 마음 때문이란 걸 아는 나는 선우에게 많은 죄책감이 들었다.

 

 

  “ 선우야. ”

 

 

  “ 웅? ”

 

 

  “ 아빠가 우리 선우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지? ”

 

 

  “ 응! 나도 아빠 사랑해! 하지만 엄마랑 아빠를 고를 순 없어! 선우는 다 사랑해! ”

 

 

  선우는 가끔 내가 짖굳게 물어보니 이젠 저런식으로 답을 찾았고 나는 그런 선우의 볼에 뽀뽀를 한 뒤 선우를 내려놨다.

 

 

  딸랑.

 

 

  “ 어서오세요. ”

 

 

  가계 안으로 들어가니 정말 깔끔하게 정리가 되어있는 식당이었고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손님은 한명도 없었다.

 

 

  “ 편한 자리에 앉으세요. ”

 

 

  “ 네. 감사합니다. ”

 

 

  나는 선우가 앉기 편한 곳으로 이동해 앉았고 점원으로 보이는 분은 물과 메뉴판을 가져다주셨다.

 

 

  “ 우동 두개랑 닭강정 하나 주세요. ”

 

 

  “ 어린이 우동이 따로 있는데 일반 우동으로 드릴까요? ”

 

 

  점원분은 친절하게 설명해주셨고 선우 혼자서 어른 양을 다 먹는 걸 아는 나는 일반 우동으로 달라고 말씀드렸다.

 

 

  “ 아들이 많이 먹어서요. 아. 사이다도 하나 주세요. ”

 

 

  “ 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금방 가져다 드릴게요. ”

 

 

  친절한 점원분은 메뉴판을 들고 안으로 들어가셨고 나는 오랜만에 선우와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 우리 선우. 엄마 말씀 잘 듣고 있었어? ”

 

 

  “ 네! 엄마가 울었는데 선우가 토닥해주고.. 음.. 엄마가 힘들어해서 선우가 엉덩이 춤도 춰 줬어요! ”

 

 

  선우에 말에 나는 정말 힘들었을 서아에게 다시 한번 마음이 저릴 정도로 미안한 기분이 들었고 엄마를 잘 위로해 준 선우가 정말 대견했다.

 

 

  “ 그래? 우리 선우 대단하네? ”

 

 

  “ 응! 엄마도 괜찬다고 했어요! 아빠도 힘들면 말해. 선우가 엉덩이 춤 춰줄게요! ”

 

 

  선우는 지금 당장이라도 출 듯이 엉덩이를 들썩거렸고 나는 그런 선우가 너무 사랑스러워 눈을 뗄 수 없었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아이와 아내를 놔두고 떠날 순 없었다. 난 더 살아야겠다는 의지가 생기기 시작했다.

 

 

  아내에게 사실대로 말하고 같이 힘을 내는 방법도 나쁘지는 않지만 나는 항상 만약을 중요시 여기기 때문에 이런 선택을 내리게된게 아내에게 정말 미안했다.

 

 

  선우의 말을 들어보니 선우는 요즘 어린이집에서 율동을 배우는 거 같은데 신기하게도 내가 어렸을 때나 유명했던 클론의 쿵따리 샤바라인가 그걸 배우고 있는 것 같았다.

 

 

  선우와 한창 재미있는 대화를 나누고 있을 무렵 음식이 나왔고 눈 앞에 우동과 치킨이 보이자 선우는 침을 흘릴 정도로 기뻐하고 있었다.

 

 

  어린이용 그릇에 우동을 덜어 식혀주니 선우는 포크와 젓가락을 같이 이용해서 먹기 시작했고 내 그릇에 우동을 더 덜어 식힌 후 나도 우동을 먹기 시작했다.

 

 

  “ 선우야. 맛있어? ”

 

 

  “ 웅! 우동은 아주 맛있어요! ”

 

 

  선우는 기분이 좋은지 콧노래까지 부르며 우동을 먹었고 나는 닭강정을 조각내어 선우 그릇에 옮겨줬다. 선우는 포크로 닭강정까지 찍어먹으며 맛있다는 말을 연달아했고 곧 이어 사장님으로 보이는 분이 나와 선우 곁으로 다가왔다.

 

 

  “ 애기가 정말 잘 먹네요. ”

 

 

  “ 선우 애기 아닌데! 형아에요! 형아! ”

 

 

  선우는 요즘 자신에게 애기라고 부르는 걸 싫어했는데 알고보니 이 나이때 애들은 거의 다 그런 것 같았다.

 

 

  선우의 말에 사장님은 밝게 웃으며 음료수를 식탁에 내려놓으셨고 선우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씀하셨다.

 

 

  “ 우리 형아 참 잘 먹네. 아저씨가 음료수는 서비스로 줄게! ”

 

 

  “ 아니에요. 계산하겠습니다. ”

 

 

  내 말에 사장님은 괜찮다며 자기가 만든 음식을 어린아이가 맛있게 먹어주는 것 만으로도 행복하다는 말을 남긴 뒤 다시 주방으로 들어가셨고 선우는 먹던 우동을 내려놓고 주방쪽을 바라보며 크게 소리쳤다.

 

 

  “ 감삼니다! ”

 

 

  아직 발음이 제대로 되지는 않지만 감사 인사도 할 줄 아는 선우를보고 내가 너무 애처럼 생각했나라는 기분이 들었다. 나는 사이다 뚜껑을 열어 선우 컵에 따라줬고 선우는 사이다를 마신 뒤 우동을 마저 먹기 시작했다.

 

 

  결국 선우는 혼자서 어른 우동 한 그릇과 닭강정 5조각을 먹었고 마지막으로 사이다를 원샷한 후 배가 빵빵빵이라는 노래를 부르며 기뻐하고 있었다.

 

 

 

  나는 이미 다 먹은 상태였기 때문에 배불러하는 선우의 손을 잡고 일어났고 계산하고 밖으로 나오니 12시 30분 정도가 되어있었다.

 

 

  “ 선우야. 우리 이제 물고기 보러 가자. ”

 

 

  “ 웅! 물고기 완전 귀여워. ”

 

 

  선우는 볼에 두 손을 붙히고 물고기 흉내를 내기 시작했고 나는 그런 선우를 카시트에 태운 뒤 아쿠아리움으로 출발했다.

 

 

  선우는 물고기를 볼 생각에 신이났는지 아쿠아리움에면서도 신나게 노래를 불렀고 우리는 도착하자마자 안으로 입장 할 수 있었다.

 

 

  선우는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많은 종류의 물고기와 해마 등 해양생물들을 구경했고 입에선 연신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 선우야. 저기 물개 볼 수 있대. 저기 가자. ”

 

 

  “ 웅! ”

 

 

  나는 선우의 손을 잡고 물개를 볼 수 있는 곳으로 걸어갔고 도착하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와 있었다. 다행히 자리를 잡은 우리는 자리에 앉아서 물개를 구경했고 선우는 정말 좋아했다.

 

 

  나는 이 시간이 정말 행복했다. 평범한 정말 평범한 일상이지만 오늘 이후엔 이런 일상을 누리기 힘들다고 생각하니 조금 우울해졌다.

 

 

  하지만 앞에서 물개를 가르키며 신나하는 선우를보니 오늘 하루는 선우와 정말 신나게 놀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쿠아리움을 다 본 우리는 밖으로나와 우유를 하나씩 먹었고 요즘 선우가 빠져있는 애니메이션 극장판을 보기 위해 극장으로 이동했다.

 

 

  “ 바다탐험동물 어른 하나. 아이 하나요. ”

 

 

  “ 네. 다른 건 필요 없으세요? ”

 

 

  “ 카라멜 팝콘이랑 사이다 하나 주세요. ”

 

 

  다행이도 영화는 시간이 바로 있었고 예약 한 사람은 얼마 없었다. 극장에 직접 들어가니 사람은 우리밖에 없었고 선우와 나는 팝콘을 먹으며 편하게 영화를 볼 수 있었다.

 

 

  영화를 다 보고 나오니 시간은 5시 정도가 되어있었고 나는 선우와 함께 키즈카페로 들어갔다.

 

 

  나는 이상하게도 키즈카페는 잘 안가게 되었었다. 마지막으로 갔을 때 선우가 키즈카페에서 독감을 옮아 왔었고 그 후로는 정말 한번도 간 적이 없었다.

 

 

  오랜만에 키즈카페에 들어오니 선우는 물 만난 고기처럼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놀기 시작했고 또래아이들과 금방 친해져 같이 놀이도하기 시작했다.

 

 

  나는 잠시 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선우가 많이 컷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예전에는 키즈카페에 와도 내가 옆에 하루종일 붙어서 놀아줘야했는데 지금은 친구를 금방 사귀고 나를 찾지도 않고 있으니까.

 

 

  신나게 놀던 선우는 갑자기 날 바라보더니 빠른 속도로 뛰어왔고 뛰어 온 속도 그대로 나에게 안기며 말했다.

 

 

  “ 물 먹고 싶어요. ”

 

 

  나는 미리 준비해놓은 물을 선우에게 건내주었고 선우는 물을 다 마신 뒤 다시 친구들에게 뛰어갔다. 나는 핸드폰을 꺼내 선우의 사진을 찍었고 그 중에 잘 나온 것을 아내에게 보냈다.

 

 

  아내는 내가 보내고 난 후 바로 톡을 확인했지만 답장을 하거나 하지는 않았고 나도 혹시모를 상황에 대비해 선우를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

 

 

  선우는 키즈카페에서 새로 사귄 친구들과 2시간을 넘게 논 뒤 힘들다며 자리로 돌아왔고 나는 선우에게 저녁을 먹자고 한 뒤 키즈카페 계산을하고 밖으로 나왔다.

 

 

  선우와 나는 저녁 메뉴로 국밥을 선택했고 선우와 나만이 아는 국밥집으로 차를 끌고 이동했다.

 

 

  이 국밥집은 선우와 내가 정말 좋아하는 국밥집이었다. 선우도 여기선 국밥 한그릇을 몽땅 다 먹을정도였고 나도 여기 국밥을 아주 좋아한다.

 

 

  아내와도 같이 오려했으나 계속 시간이 안 맞아 오지 못 했고 결국 이제는 선우와 나만이 아는 국밥집이 되었다.

 

 

  “ 2개 주세요. ”

 

 

  여기 메뉴는 딱 국밥 하나였기 때문에 수량만 말하면 알아서 해주셨다. 처음에는 누구 더 오냐고 물어보시던 사장님도 선우가 먹는 걸 보곤 다음부터는 물어보지 않으셨다.

 

 

  역시 내 예상대로 선우는 국밥 한그릇을 다 비워냈고 우리는 배부르고 따듯한 상태로 만족하며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밖에 나오니 시간은 8시 30분정도가 되어있었고 나는 미리 예약해놓은 숙소로 선우를 데리고 들어갔다.

 

 

  선우는 9시가 넘으면 조금씩 잠투정이 시작되니 지금 들어가서 씻고 준비하면 딱 될 것 같았다.

 

 

  원래는 새로 잡은 원룸에 가려고했으나. 생각보다 기억력이 좋은 선우가 혹시라도 아내에게 말할까봐 그냥 숙소를 잡게되었다.

 

 

  숙소로 들어와 선우와 목욕을하고 나오니 선우는 졸리기 시작하는지 앉은 체로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고 나는 선우를 침대에 눕힌 뒤 이불을 덮어주며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잠시 후 선우는 잠이 들었는지 꼼지락대며 이불 안으로 들어갔고 나는 약을 먹고 이를 닦은 뒤 선우 옆에 누워 핸드폰을 들었다.

 

 

  핸드폰으로 오늘 찍은 사진들을 보고 있을 때 갑자기 오늘 아침과 같은 엄청난 통증이 몰려오기 시작했고 나는 일어나지도 못한 체 몸을 새우처럼 둥글게 말고 조용히 신음소리를 내 뱉었다.

 

 

  “ 으.. 끄으.. 끅... ”

 

 

  혹시라도 선우가 깰까봐 신음소리가 나오는 입을 손으로 틀어막고 고통을 참고있을 때 갑자기 누군가 내 등을 토닥여주며 말을 걸었다.

 

 

  “ 아빠. 아파? 갠차나? ”

 

 

  내 생각과는 다르게 선우는 아직 확실히 잠이 안 들었는지 몸을 반쯤 일어난 상태로 내 등을 토닥이고 있었고 나는 아무 말도 못한 체 선우를 바라보고 있었다.

 

 

  “ 아빠. 선우가 안아프게 해줄게요. 선우가 고쳐줄게. ”

 

 

  선우는 내가 배를 잡고있어서인지 나를 똑바로 눕힌 뒤 배에 손을 올리고 배를 문지르기 시작했다.

 

 

  “ 선우 손은 약 손. ”

 

 

  아내와 내가 선우에게 가끔 해주던건데 기억하고 있는 것 같았다. 선우는 자다 깼는데도 열심히 내 배를 그 작은 손으로 문지르며 괜찮다고 다 나을거라고 주문처럼 말을 했고 신기하게도 통증이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마음의 통증이 심해졌는지 내 눈에서는 결국 참지 못 한 눈물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 선우야... 고마워.. 미안해.. 미안해... 아빠가 미안해... ”

 

 

  나는 선우는 꼭 껴안으며 작게 중얼거렸고 선우는 내 등을 토닥이고 머리를 쓰다듬으며 나에게 말했다.

 

 

  “ 괜차나 아빠. ”

 

 

  선우의 괜찮다는 말은 그 누구보다 나에게 큰 위로가 되었고 그 작디 작은 손은 내가 지금까지 만났던 사람들중에 가장 따듯하고 가장 사랑스러운 손이었다.

 

 

  나는 선우를 껴안은체로 다시 침대에 누웠고 선우의 이마에 뽀뽀를 한 후 껴안은 팔을 풀었고 선우는 나를 똑바로 쳐다보며 잠시 있더니 이마, 볼, 입술을 순서로 뽀뽀를 한 뒤 나에게 안겼다.

 

 

  나는 선우를 다시 안아주었고 잠이 들 수 있게 등을 토닥여줬다. 선우는 5분도 안되서 잠이 들었고 나는 선우를 다시 침대에 눕히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창가를 바라보니 유난히도 밝고 둥그런 달이 떠있었고 나는 그 달을 바라보며 꼭 살아야겠다고 다시 다짐을 하게 되었다.

 

 

  나는 이대로 죽을 수 없다. 사랑하는 아내와 선우를 놔두고. 절대 죽을 수 없었다. 수술에 성공하고 항암치료도 잘 견뎌내서 다 완치가되면 다시 돌아오고 싶었다. 이 일상으로.

 

 

  달을 보며 꼭 살아야겠다고 다짐 한 나는 다시 침대에 누웠고 자고있는 선우의 얼굴을 만졌다. 사랑스러운 아내를 많이 닮아 그 사랑스러움까지 똑같은 우리 선우.

 

 

  나는 조심스럽게 선우의 볼에 뽀뽀를했고 선우 옆으로 다가가 잠을 자기위해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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