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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냇가의 꽃들
작가 : 누리아리마리소리
작품등록일 : 2019.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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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화. 발렌타인의 과거 1
작성일 : 19-11-10     조회 : 485     추천 : 1     분량 : 26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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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 전 봄...>

 

  50명 정도가 편히 쉴 수 있을 정도의 헛간 안에는 구린내가 진동을 한다.

 아직 초저녁이지만, 변변한 전등시설 하나 없는 헛간 안은 음침한 기운이 감돈다.

 헛간 안 구석구석에 어느 정도 간격을 두고

 지저분한 넝마를 입은 수십 명의 소년 소녀가 올망졸망 움집 해 있다.

 두려움만이 감도는 공간이다.

 

  한 구석에서 여러 명이

 한 초췌하고 비쩍 마른 소녀, 민지를 둘러싸고 있다.

 13살인 민지는 생후 1달이 넘지 않은 듯한 강아지를 안고 있다.

 

  “야! 좋은 말 할 때 내놔!”

 

  “아... 안돼...”

 

  “이게! 너도 조금 준다니까!”

 

  “시.. 싫어.. 얜 내가 키울거야..”

 

  “미친년... 니가 어떻게 키워! 여기서!!”

 

  “야! 여기로 기어 들어온 게, 네 꺼야!

 누가 그래! 아무나 가져가면 되는 것 아냐!”

 

  “지금 10일 째야... 이대로는 못 견뎌...

 봐! 다들... 한입 준다면 당장에라도 이거 찢어 죽일 걸”

 

  “안 돼! 그래도... 이름까지.. 지었어...”

 

  “오호.. 그래.. 그럼, 네가 대신 죽을 래!!

 사람고기가 그렇게 맛있다던데... 안 아프게 해줄게!”

 

  허리춤에서 칼처럼 갈은 동물 뼈를 빼든다.

 

  민지를 둘러싸고 비열한 미소를 짓는 가해 소녀 셋.

 

  헛간 안의 나머지 아이들은

 쥐죽은 듯 움츠리고 앉아 민지와 가해 소녀들을 주시한다.

 

  살기등등한 눈빛으로 민지에게 다가가는 가해 소녀.

 떨고 있는 강아지를 더 꼭 안아 주며 몸을 움츠리는 민지.

 

  민지를 향해 거침없이 날카로운 동물 뼈를 휘두르는 가해 소녀.

 민지는 팔과 다리에 찢기고 패인 상처가 늘어간다.

 

  “휙휙! 아아아! 휘~익! 악, 아파!!”

 

  민지가 고통에 비명을 지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벌벌 떠는 강아지를 감싼 팔을 풀지 않는다.

 

  헛간 안 누구도 민지를 도와주지 않는다.

 

  가해 소녀가 숨을 가다듬고 민지를 향해 세찬 일격을 가한다.

 어디선가 날아와 가해 소녀를 발로 차는 15살 발렌타인.

 

  구정물이 가득한 구석으로 쳐 박히는 가해 소녀.

 나머지 가해 소녀들은 움찔하여 뒷걸음질 친다.

 

  민지를 등 뒤에 두고 발렌타인이 소리친다.

 

  “썅 년 들아! 조용히 좀 해라!

 배고픈데, 괜히 힘쓰게 하지 말고!”

 

  가해 소녀 둘이 뒤를 돌아보며 뛰어간다.

 

  “대.. 대장!!”

 

  멀리서 지켜보다 스윽 자리를 털고 일어나는 17살 지옥의 개.

 비열한 미소를 흘리며 발렌타인을 향해 곧장 걸어간다.

 

  “어이 씨발 년! 죽고 싶나!!

 내가, 찌그러 지라 했제!!”

 

  발렌타인은 피하지 않고 지옥의 개를 꼬나본다.

 민지와 발렌타인 둘 다 맘에 안 드는 지옥의 개

 

  “저 년이 뭔데, 니가 상관이고? 어이?

 니가 자 언니가? 엄마가? 뭔데!!

 와? 자 보니까, 어릴 때, 잡혀왔던 니 생각나서!

 어릴 때 암 것도 모를 때! 지 새끼 길바닥에 쳐 버린!!

 그 십년들 대신! 와? 니가 엄마라도 되 줄라는 갑쥐!!”

 

  어느새 발렌타인의 코앞까지 와 있다.

 발렌타인은 대꾸 할 가치도 없다는 눈으로 지옥의 개를 째려본다.

 

  “쫘악!”

 

  발렌타인의 뺨을 후려친다.

 

  “와? 함 해볼라고?”

 정신 차리라! 개 씨발 년아!

 내, 여기 좀 있었그든... 해마다, 수도 없이 잡혀 온다...

 오늘 죽을지, 내일 죽을지 모르는데..

 니처럼 그카다, 디지는거 마이 봤그든...

 처음엔, 서로 돕고, 정도 쌓고, 물고 빨고..

 아주 지랄병을 튼다... 니 처럼!...

 좀 지나믄, 우째 되는지 아나?... 잘들어라이...

 밤에, 눈도 몬 깜고 잔다! 잘 때, 지 직일까봐! 아나!!

 1년에 한명! 졸업한다... 운 좋게 살아도, 졸업 못하면...

 죽을 때까지 이짓 하다 디지는 기다... 감이 오나?...

 언니가 니를 생각해서~ 쪼매 찌끄렸으니까...

 대가리에 새기라... 존. 말. 할. 때... 존. 마. 나...

 

  발렌타인의 정수리를 손가락으로 콕콕 찌른다.

 

  “촥!”

 

  지옥의 개의 손을 낚아채는 발렌타인

 발렌타인을 뚫어지게 째려보는 지옥의 개

 

  “이거 안 놓나!! 진짜 죽는다이 오늘!!”

 

  슬며시 손을 놓는다.

 

  또 다시 비열한 미소를 흘리는 지옥의 개

 

  “씨발 년.. 조또 안될 끼, 깝치노..”

 

  부하 소녀들 쪽을 돌아본다.

 

  “마! 니들도, 자빠지 자라!

 그거 우째 묵을긴데? 털도 안 뽑고 씹어 먹을래?

 식중독 걸려 죽을래요! 다들!!

 하이고~ 돌대가리들...”

 

  발렌타인 쪽을 째려본다.

 

  “마! 다음엔 죽는다이! 찌그러지라이... 존 말할 때...”

 

 한 마디 없이 지옥의 개를 뚫어지게 째려본다.

 

  “쫘악!!”

 

  다시 한 번 발렌타인의 뺨을 후려친다.

 

  “눈 안 깔래요! 씨발 존마나!”

 

  발렌타인을 째려본다.

 

  지옥의 개를 노려보던 벌겋게 충혈 된 눈을

 서서히 땅바닥으로 내리까는 발렌타인.

 

 

  밤이 되어...

 배고픔을 잊고 모두가 잠들어 있는 어두컴컴한 허름한 헛간.

 살짝 열린 출입문으로 강아지를 내보내는 민지.

 

  “잘 자~ 순심아~”

 

  어두운 밤하늘 아래 강아지가 근처 옥수수 밭 사이로 사라진다.

 

  조용히 문을 닫은 후 까치발로 걸어서 잘 곳을 찾는 민지.

 발렌타인을 발견하고 옆자리에 대충 눕는다.

 

  인기척을 느끼고 자리를 뒤척이는 발렌타인.

 

  발렌타인이 잠에서 깰까봐 꼼짝을 안하는 민지.

 

  뒤척이다가 민지 쪽으로 몸을 돌리는 발렌타인.

 잠꼬대하면서 민지를 살며시 안는다.

 깜짝 놀라서 발렌타인을 뚫어지게 바라보는 민지.

 

  세상모르게 새근새근 잘만 자는 발렌타인.

 살며시 발렌타인을 껴안는 민지.

 이내 포근한 미소를 머금고 눈을 감는다.

 

  “잘 자 언니...”

작가의 말
 

 발렌타인의 과거 이야기가 4편 예상됩니다.

 그 후에 다시 현재로 돌아갑니다.

 공모전 마감일이 지나서도 계속 이야기를 연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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