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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통일 후 한반도사람들 일기 (근미래 실화임)
작가 : 미스테리
작품등록일 : 202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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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추석~ 새로운 음식으로 차례. 그러나 평양추방으로 심난한 사람 얘기.
작성일 : 20-10-01     조회 : 220     추천 : 0     분량 : 30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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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추석이다. 나는 평양 천리마 거리에 사는 김광철이란 올해 꼭 20세 되는 한 남자다~

 

 

 

 

 일전엔 고작 제사음식이래봤자, 사과나 배 한두 알에다 옥수수밥을 올리거나 잘해야 찰떡 한 덩이를 올려놓고 하는 게 보통이었지만 올해부터는 다르다.

 

 

 

 

 통일된 후에 맞는 첫 추석...!!

 

 

 

 

 아니 정확하게는 두번째지만, 작년엔 전쟁 통에 멀리 피난갔던 탓에 아예 추석을 지내질 못했다. 그때 종전 직후, 피난지에서 집으로 돌아오던 중에 추석을 맞아서 말이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정말 성대하게 추석상을 차릴 수 있었다!~

 

 

 

 

 

 

 

 일전엔 평생 구경하기도 벅찬 남조선산 감귤과 남방산 과일들. 즉 바나나나 파인애플, 망고 등등을 살 수 있었다. 지난 봄부터는 평양 시장에 흔하게 나오는 과일들이다.

 

 

 

 

 그리고, 막 생긴 남조선 기업들의 대형마트에선 소고기나 돼지고기도 얼마든지 막 판다. 일전 북조선 시대엔 일생에 한번 먹어볼까 말까하는 걸 말이다. 올해는 작년에 추석을 못 지낸 걸 기념해서 돼지갈비도 통째로 한 짝 아예 사들여 푸짐한 상을 차렸다.

 

 

 

 

 떡도 고작 북조선 때처럼 쌀을 아끼자고 해서 수수나 감자로 만든 게 아니라, 순 하얀 입쌀로 만든 찹쌀떡을 엄청나게 많이 살 수 있었다. 부침개라는 녹두나 부추전도 함께 올릴 수 있었다.

 

 

 

 

 거기에다 빠다(버터) 바른 빵에다 곶감, 곶감은 일전엔 당간부들이나 잿상에 올리는 것이었다. 배나 사과도 일전과는 비교도 안되게 알이 굵고 커다란 걸 한꺼번에 대여섯 개나 올렸다.

 

 

 

 

 더구나, 종전엔 있는지도 몰랐던 한과(강정이나 산과 등)를 함께 올렸다. 남조선에선 항상 차례상에 올리는 것이라고 한다.

 

 

 

 

 

 

 

 제사상에 이런 푸짐한 음식들을 막 올려놓고 제사를 지낸 후, 종전엔 한번도 누려본 적 없는 입호사를 올해는 누린다.

 

 

 

 

 

 

 

 그러나?? 비록 올해는 이런 것이 좋지만 우리 심사는 지금 매우 나쁜 거라고 봐야 한다.

 

 

 

 

 왜??? 우리는 올해를 마지막으로 내년 봄 아니 눈만 녹을 때면 바로 함경도 남단으로 강제이주되기 때문이다. 아니 쫓겨난다!~

 

 

 

 

 

 

 

 현재 통일 정부 즉 남조선 당국에선, 자꾸 북조선으로 쏟아져들어오는 남조선 징용자들의 숙소를 마련하기 위해 평양에선 따로 남한 출신의 신원보증인이 없고 또한 확실한 직업도 함께 갖고 있지 않은 사람들은 모두 북쪽의 살기 험한 지역으로 강제이주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새로 여기 북조선 땅에 유입될 남조선 출신 이주자들을 위해 우리가 집을 비워주지 않으면 안된단 뜻이다.

 

 

 

 

 내년엔 올해보다 더 많은 남조선 사람들이 여기 북조선 지역으로 강제이주하러 온댄다.

 

 

 

 

 그들도 모두들 싫다는데, 남조선 당국에선 막 강제로 여기로 오게 한단다.

 

 

 

 

 하긴~ 여기 평양보다 더 좋고 시설도 많은 남조선 지역에서, 그리고 훨씬 따뜻하고 비옥한 데서 누가 북조선 지역으로 오고 싶겠는가??~ 아무도 오기 싫은 건 당연하지.

 

 

 

 

 하지만 별 수 없단다...!! 우리 북조선 사람들은 신기술신지식이 전혀 없다. 남조선에선 애기들도 제대로 잘 할 줄 아는 스마트폰조차도 우린 어른이면서도 전혀 할 줄 모른다. 나 역시 음성통화밖에 할 줄 모른다.

 

 

 

 

 더구나 역시 애들도 하는 컴퓨터도, 어른이면 팔다리 없는 불구자 빼놓곤 다 하는 운전도 중장비운용도 전혀 못한다.

 

 

 

 

 더욱이 유통 금융 부동산 증권 남조선의 각종 법조나 사회규범 등은 전혀 모른다. 완전 우린 그런 지식엔 백지인 것이다.

 

 

 

 

 우리 2천만 북조선 인구들을 다 훈련시키고 교육시켜 저런 인력을 대자면?? 슈컴 결과라는데 기한은 적게 잡아 30년(그나마 우리 북조선 사람들이 딴짓 않고 열심히 공부하고 기술 익혔을 때 얘기임) 걸리고 교육 밎 훈련비용은 남조선 몇 년치 국민소득을 다 쏟아부어야 가능하단다. 그러니, 비용문젠 차치하고라도 시간만 해도 30년간은 남조선 사람들을 동원해 북조선 산업과 교육 인력을 때우는 수밖에 없단다!!~

 

 

 

 

 (주 : 더구나 어디 질만 모자라나??? 수는 더 모자라지...!! 우리보다 15%나 넓은 땅에 고작 2천만 턱걸이면, 절대부족 인구만 해도 5백만이 더 필요한 건 당연하쥐. 설혹 만약에 남북한간 노동력 질이 똑같아도, 국토균형발전 위해서도 남한인구 북한지역 이주는 절대 필요하다~)

 

 

 

 

 

 

 

 그러니, 남조선 정부도 정말 울며겨자먹기로 강제이주를 단행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는 통일 전, 평양거주자이자 아버지가 당원이었다는 이유로 거들먹대며 잘난 척 하고 머리에 힘주고 살았었다.

 

 

 

 

 그러나??? 이젠 오히려 그것이 큰 부담으로 돌아올 줄이야.

 

 

 

 

 

 

 

 "평양출신 0순위 지방이주자는 과거에 김씨정권에 빌붙어 특혜를 보고 살았던 사람들로 우선한다. 과거에 특권을 받고 살았으니, 이제는 특별한 의무를 져야만 하는 건 당연한 게 아닌가?? 우선적으로 당신들이 살기 힘든 함경도로 가야만 한다."

 

 

 

 

 남조선 당국이 며칠 전에 내린 포고령이었다.

 

 

 

 

 

 

 

 우리 집은 함경도 함흥 인근으로 추방되어, 거기 산맥 아래서 러시아에 잇는 철도를 놓는 작업에 동원된단다. 아버지와 나는 이제 그런 데서 평생 보낼 판이다. 하긴 작업하기 싫으면 안해도 되긴 한단다. 거기 추방되어 다른 직업에 종사할 능력 있다면 안해도 된단다.

 

 

 

 

 하지만 그게 아니면 밥벌이할 방법이 없으니 강제나 다름없는 것이다.

 

 

 

 

 

 

 

 오늘, 차례상을 물리고 나서 난 머리가 좋은 여동생에게 미리 말해두었다.

 

 

 

 

 "넌 내년에 대학입학시험 치지?? 그럼 반드시 올해 대입시험에 합격해서 여기 평양에 남도록 해라. 평양대학(구 김일성대) 입학하면 기숙사에 들어갈 수 있단다. 그래서 우리 식구 추방기한 풀리면 다시 올 수 있도록 미리 여기 평양에 취직해둬라."

 

 

 

 

 내 누이동생은 공부를 잘한다. 나보다 몇 배나...!! 지금도 고등학교 자기 반에서 언제나 1등을 놓치지 않는 수재다. 난 북조선 시대에도 별로 공불 못해 대학에도 못 들어가고 군대갈 궁릴 했지만, 입대를 몇 달 남긴 시점에서 벼락같이 통일되는 바람에 그 짓도 못하고 이렇게 되고 만 것이다.

 

 

 

 

 나도 새롭게 생긴 남조선 군대에 들어갈까 했지만, 북조선 출신은 통일 후 10년간 입대 절대 금지란다...!! 반란낼 위험이 넘 커서라나??~

 

 

 

 

 

 

 

 이제 내년 설까진 잘하면 이 평양에서 지내려나?... 내년 설은 2월 초순이니까 말이다.

 

 

 

 

 내년 추석엔 아마도 확실히 평양이 아닌 함흥에서 보내야겠지? 거기 시가지 내부에서나 지낼 수 있으면 천만다행이지...

 

 

 

 

 그래, 남조선 당국 지시론 나나 아버지나 내년부턴 땀 흘리면서 그 험악한 철도공사장에서 밥벌일 해야겠는데, 생각만 해도 심난하고 짜증이 나는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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