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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딪힘의 이야기
작가 : 원하늬
작품등록일 : 202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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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하지 않은 이야기
작성일 : 21-08-04     조회 : 286     추천 : 0     분량 :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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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사이트가 말하는 바에 의하면 독자가 작가에게 무언가의 의사표현을 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고 할 수 있다. 위

 의사표현이라 함은 결말에 분노해 5700자의 장문의 댓글을 단다던가 작가의 글이 마음에 들어 끝까지 같이 읽는 다거나 그 소설을 읽지 않는다거나 등이 포함된다.

 

  이리 생각하다보면 한가지 생각나는 것이 있다. 소설을 읽고 비난의 댓글을 달아도, 칭찬의 댓글을 달아도, 댓글을 달지 않아도, 심지어 소설을 읽지도 않아도 위험하다면 자신이 사실상 무엇을 해도 위험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도대체 그 위험이 무엇인지에 생각이 닿게 된다. 그리고 그 위험에 대해서는 내가 잘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지금 본인이 위험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얼굴에 흘러내리는 머리카락을 가지런히 옆으로 모으며 온몸을 감싸고 있는 이불을 치우고 일어나면 벌써 해가 중천에 떠있다. 익숙한 몸짓으로 옷을 갈아입고 잘 잠기지 않는 가슴 지퍼를 올리며 추리닝을 입고 나면 거울 앞에 털털한 옷을 입은 흑발의 미소녀가 서 있다. 벌써 이 알수없는 몸으로 이 세계에 떨어진지 엿새가 지났으며 오늘일 소설 속에나 등장하는 아카데미의 입학시험 날이라는 사실은 나에게 이 세계사 소설 속이 아닌가라는 의심을 증폭시켰다.

 

  핸드폰을 보고 1시쯤 시작한다는 임학시험을 치르기 위해 집 밖을 나섰더니 둔탁한 소리가 울려퍼진다.

 

 "꺅!"

 

  비명소리와 함께 머리를 누군가 어루만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눈앞으로 화분조각과 흙이 쏟아져내렸다.

 

 

 "학생?! 괜찮아?"

 

  상황을 보아하니 누군가 떨어트린 화분이 내 머리에 명중한 듯 하다. 다행히도 이 세상에 떨어지고서 변한 것 중에 가장 큰 것이 있다면 그것은 상상을 초월하는 돌머리였다. 머리가 단단한 것이 신기하여 심지어 벽에까지 박아본 머리였지만 아직까지는 아픈 적이 없었다.

 

 

  하나의 해프닝이 있었지만 나는 무사히 시험장에 도착했다. 오래된 학교처럼 보이는 건물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니

  시험장에 학생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단발머리의 여자애나 장발의 양아치처럼 보이는 여자애, 그리고 또 멍해보이는 소년 등 여러사람이 보여있었다.

 

 "자, 슬슬 사람들이 모인 듯 하니 시작해도 되겠네."

 

  마침 내가 도착했을즈음 듬직한 체격을 한 아저씨가 말을 하였다.

 

 "나는 아이 아카데미의 체육교사이자 오늘 너희들의 심사를 맡을 원강룡이라고 한다."

 

  큰 목소리를 아저씨가 주의를 모으면서 말했다.

 

 "오늘 너희들이 치룰 시험에 대해 고지하겠다. 방법은 간단하다. 저 구덩이 안에 있는 조각을 고개를 숙여 줏으면 된다."

 

  그 구덩이는 양쪽에서 두개의 구멍이 나와 있었고 두 구멍이 만나는 곳에 조각이 놓여있었다. 어찌보면 아카데미의 시험치고는 너무나 간단해 보였다.

 

 

  "그럼 단순히 줍기만 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너무 쉽지 않나요?"

 

  단발머리를 한 여학생이 손을 들더니 물었다.

 

  "그래! 그렇게 물어볼 줄 알았다. 사실 이 두 구멍은 서로의 시각에서 보이지 않는다. 그러니깐 서로 동시에 조각을 줍기위해 양쪽에서 머리를 집어넣으면 구덩이 한 가운데에서 시원하게 박치기할 수 있지."

 

  그제서야 이 시험의 의도가 이해 되었다. 상대방의 기척을 얼마나 느끼고 피할 수 있는가가 이 시험의 목적인 것이다. 하지만 나에게는 이와 상관 없이 너무나 쉬운 시험이 될 예정이었으니, 그는 내 머리의 강도에 있었다.

 

 

 

 

  "그럼 자네들 모두 자리에 서고, 시작하게나!"

 

  나는 바로 구멍에 머리를 집어넣었다. 나와 비슷하게 바로 시작하려는 학생이 있었는지 반대편에서 기척이 느껴졌다.

 잠시후 여러곳에서 돌 부딪치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내 머리에서 큰 소리가 울렸지만 나에게는 살짝 가려울 따름이었다. 조각을 들고 고개를 꺼내니 아까 단발머리 여학생과 양아치 여학생이 서로 노려보며 머리를 붙잡고 뒹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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