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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를 위하여>홍윤:조직을 버린 사내
작가 : 쉼표
작품등록일 : 202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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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를 위하여> 홍윤: 조직을 버린 사내....(13화 - 약속)
작성일 : 22-04-09     조회 : 200     추천 : 0     분량 : 4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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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사 인원은 이 방 인원이 전부입니까?”

 “아니, 엄밀히 말하자면 나와 쿠쟈 소령은 적극적으로 수사에 개입하지 못해. 나 또한 자네처럼 내부자 중에 배신자가 있다고 생각하네. 우린 보는 눈이 너무 많아서 감시당하기에 십상이야.”

 “하지만 클리프 대위님과 둘이서 하기에는….”

 “걱정하지 말게. 한사람 더 있으니. 자네들보다 먼저 내 사람이 된 사람이지.”

 똑똑.

 “제시간에 왔군. 들어오게 ‘샤론’ 대위.”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구릿빛 피부에 육감적인 몸매를 지닌 여성이었다.

 “인류를 위하여.”

 “인류를 위하여.”

 절도있는 경례를 한 샤론 대위는 클리프 대위를 보고 웃으며 말했다.

 “오랜만입니다. 사수?”

 “이젠 클리프 대위라고 부르라니까.”

 클리프 대위는 한숨을 쉬며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후안 소장은 궁금한 듯 물었다.

 “뭐야, 구면인가?”

 “2사단에 있을 때, 클리프 대위님이 제 사수였습니다.”

 “호…. 그런 인연이 있었군. 그럼 토레스 중위와도 안면이 있겠구먼?”

 “네…. 뭐….”

 토레스 중위가 못마땅한 표정을 짓자, 샤론 대위도 싫은 티를 내며 대답했다.

 “동기입니다.”

 “동기? 아! 맞아. 자넨 작년 3사단 격투대회에서 우승하고 대위로 진급하였었지?”

 “맞습니다.”

 “이거 처음부터 톱니가 딱딱 잘 들어맞는구먼.”

 “글쎄요. 클리프 대위님이 항상 저를 피해 다니셔서 잘 들어맞는지는….”

 “피한 적 없어.”

 “그런데 몇 년 동안 같은 사단에 있으면서 얼굴 보기가 힘듭니까?”

 “작년까진 자넨 치료부 소속이었잖아? 지금은 감찰부 중대장이고. 난 계속 치안부 소속이었으니 내가 사고를 당하거나 사고를 치지 않는 한 자네를 마주칠 일이 없지 않은가?”

 “자자, 회포는 나중에 풀고. 아무튼 셋은 이제 한 팀이니, 잘 해보도록 해.”

 “하지만 셋이서 수사를 하기에는 인원이 너무 부족합니다. 적어도 저희 치안부 1중대 정도는-”

 클레프 대위는 토레스 중위의 말을 자르며 말했다.

 “그건 안 돼. 치안부 인원을 쓰면 3 지역 치안에 구멍이 생겨.”

 “그럼 전투부가 있지 않습니까?”

 토레스 중위의 말에 클리프 대위가 후안 소장을 바라보자, 후안 소장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외부의 침입이나 내란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전투부는 함부로 움직일 수는 없어. 게다가 핀토 위원이 특히나 전투부 움직임에 민감해하지. 일단 수사만 자네들끼리 진행하고 추후에 지원병력에 대해 논의하도록 하자고.”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내일 무슨 날인지 알지?”

 후안 소장의 말에 셋은 진지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슈트리아 여사 장례식은 지역위원들과 우리 군이 직접 맡기로 했네. 치안부 1중대를 책임자로 임명할 테니 장례식을 진행하면서 수사에 도움이 될 만한 것을 찾아보도록 하게.”

 “네, 알겠습니다.”

 

 슈트리아 본가에서 진행된 슈트리아 여사의 장례식은 슈트리아가 생전에 걱정했던 것과 다르게 많은 사람이 애도를 표하며 참석했다. 지역위원들, 사단장, 높은 귀족, 유명인사 등 3 지역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의 사람들도 참석하였고 슈트리아의 아들인 마일의 명으로 금강 계급 또한 자유롭게 입장을 허락하였다. 슈트리아의 절친 중 한 사람이었던 후안 소장의 연설이 끝나고 하르마게돈에서 가장 큰 종교 단체인 ‘홀리교’를 상징하는 ‘평화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홍윤은 멀리서 정원을 가득 채운 사람들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홀리교 신자였나? 자신을 기억해주지 못할까, 걱정하더니…. 나까지 굳이 안 왔어도 됐겠군.”

 돌아가려던 홍윤은 누군가 자신의 앞을 막자, 고개를 들어보았다.

 “후…. 역시 너였군. 긴가민가했는데….”

 멀리서부터 뛰어왔는지 마스크 너머로 헐떡이는 클래프 대위의 숨소리가 들려왔다.

 “보는 눈이 많아.”

 “사람들 없는 곳에서 사람을 만나면 이상하게 보지만, 이렇게 사람 많은 곳에서 대화 좀 나눈다고 누구 이상하게 생각하겠나?”

 “할 말이 있어서 붙잡은 것 같은데 말해.”

 그러자 클리프 대위는 잠시 머뭇거리다 말했다.

 “노아와 너희 조직의 정보가 필요해.”

 “그건 안 된다고 말했을 텐데? 지금 네가 날 체포한다고 해도 그것들에 대한 정보는 말하지 않을 거야.”

 “범죄조직이야. 그 망할 노아 때문에 3 지역이 썩어들어가고 있다고. 3 지역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들도 마찬가지야.”

 그 말에 홍윤은 딱히 반박하지는 않았다.

 “너도 네가 그동안 저지를 범죄에 대해 죄의식을 느끼고 있었던 것 같은데. 아니야?”

 “그럼 그냥 날 체포해.”

 “수아가 있는데, 널 어떻게 체포해?!”

 버럭 소리를 지른 클리프 대위는 잠시 주위를 살피며 다시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수아랑만 엮이지 않았다면 당장 널 체포했지. 그러니까 날 좀 도와줘. 너의 죗값을 이렇게라도 치른다고 생각해. 홍윤, 네 도움이 필요해.”

 “날 체포한다는 사람에게 도움을 주라니…. 이상한 말이군.”

 “난 둘러댈지 몰라. 그냥 솔직하게 말할 뿐이야.”

 “그래…. 뒤통수치는 그것보다는 낫군.”

 “슈트리아 여사의 죽음…. 혹시 네가 그런 거야?”

 클리프 대위의 말에 홍윤은 잠시 주먹을 꽉 쥐었다.

 “아니……. 난 아니야.”

 “그나마 다행이군. 그래도 너희 조직이 그런 것은 맞지?”

 “맞아.”

 “군에서 슈트리아 여사의 죽음에 대해 수사를 시작했어. 살인범은 찾는 것은 일도 아니지. 하지만 내가 원하는 것은 노아야. 노아의 유통경로와 판매자들 정보. 이것만 넘겨. 그럼 수아와 같이 살 방안을 마련해보지.”

 “뭐?”

 “물론 공식적인 보호자는 내가 될 거야. 넌 수아의 옆에서 돌봐주는 역할이고.”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수아의 상태가 좋지 않아…. 잘 먹지도 않고, 잠도 못 자고 있지. 네가 떠난 뒤로 웃는 모습도 보지 못했어.”

 “이 자식이….”

 홍윤은 화를 참지 못하고 클리프 대위의 멱살을 잡았다. 그러자 클리프 대위는 홍윤의 손을 뿌리치며 말했다.

 “보는 눈이 많아.”

 “그렇게 잘난 척, 다하면서 데려갔으면 잘 돌봐야 할 거 아니야?”

 “누구 때문에 이러는데? 슈트리아 여사, 연쇄살인, 노아까지 네놈들이 일으킨 문제를 수습하느라 내가-”

 “핑계 대지 마. 어떤 일이 있어도 너에게 1순위는 수아여야 돼.”

 “후…. 일단 둘 다 진정하도록 하지. 아무튼, 노아의 정보가 필요해. 일만 잘 풀리면 그동안 너의 죄를 다 없앨 수도 있어. 그럼 당당하게 수아를 만날 수가 있다고.”

 “교활한 자식.”

 “노아에 관한 관심은 없다고 하더라도 슈트리아 여사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은 느끼고 있을 것 같은데?”

 홍윤은 이를 악물며 화를 식힌 뒤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조직이 수아를 노리고 있어.”

 “뭐?”

 “임무 실패에 대한 보복으로 수아를 데려가려고 하고 있지.”

 “뭐야? 그런데도 그 조직의 편을 들고 있었어? 너야말로 1순위가 수아 아니었나? 그 조직이 그 정도로 의미가 있어?”

 “날 키워준 조직이야.”

 홍윤은 또다시 클리프 대위를 노려보며 말했다.

 “너희 그 망할 군이 나의 마을 사람들과 나의 어머님을 죽이는 바람에, 그 어린 나이에 객사할 뻔한 나를 구해준 것이 조직이라고.”

 “불법…. 출생아였나?”

 “불법…. 부모가 자식을 낳는 것이 왜 불법이야?!”

 “인류는 지금, 옛날과 달라…. 한정된 땅에서 한정된 자원으로 살고 있어. 인류 억제 정책은….”

 말을 하던 클리프 대위는 말을 멈추고 손으로 이마를 감싼 후 다시 입을 열었다.

 “젠장…. 그래, 나도 말도 안 되는 정책인 걸 알아. ‘인류를 위하여.’ 이 망할 신념에 위배 된다는 것을 알지만 난 아직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지. 그러니 날 도와달라는 거야.”

 “뭐?”

 “사단장님 직속하에 슈트리아 여사의 죽음과 노아에 대한 비밀 수사팀이 꾸려졌어. 난 그 수사팀에 책임자로 임명됐지. 이 사건만 해결하면 난 위로 올라갈 수 있어. 날 끌어줄 사람도 있으니 어려운 일이 아니야. 그리고 위로 올라가다 정점에 닿으면…. 약속하지…. 그 빌어먹을 정책을 없애주겠어.”

 홍윤은 진지하게 바라보는 클리프 대위의 눈을 보며 마음이 흔들렸다.

 “나는….”

 “여기 계셨군요.”

 그 순간 쾌활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리자, 홍윤과 클리프 대위는 깜짝 놀라 분위기를 수습하였다.

 “샤론 대위? 감찰부 담당이 여긴 웬일이야?”

 “슈트리아 여사님의 장례식이지 않습니까. 보고드릴 것이 있습니다.”

 은밀하게 말하면서 샤론 대위가 홍윤을 슬쩍 바라보자, 클리프 대위가 말했다.

 “내 정보원일세.”

 그 말에 홍윤이 당황하자, 클리프 대위가 재빨리 귓속말로 말했다.

 “앞으로 샤론 대위와 자주 부딪칠 거야. 정보원이라고 하면 깊이 물어보지 않을 테니 그냥 입 다물고 있어.”

 “잘생긴 남자 둘이서의 은밀한 대화라…. 보기 좋군요.”

 샤론 대위의 말에 클 리프 대위가 헛기침하며 말했다.

 “노아와 관련된 것이라면 그냥 말해도 돼.”

 “그럼….”

 샤론 대위는 다시 홍윤을 한번 보고는 입을 열었다.

 “군 내부자 중에서도 노아 복용자가 있는 것 같습니다.”

 “배신자도 있을 것 같은데 복용자도 당연히 있겠지. 증거는 확보했어?”

 “최근 돈을 동료들에게 자주 빌리는 것이 수상하단 소문에 조사해보니, 개인 사물함에서 검은색 약병이 나왔습니다. 그건 아시다시피 노아가 담긴 병입니다.”

 “대놓고 조사한 것은 아니겠지?”

 “설마요. 제가 아무도 모르게 혼자서 발견했습니다.”

 “일단 만나봐야겠어. 그자가 누구지?”

 “치안부 3중대 3소대장 줄리아 소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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