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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은 불지 않앗지만
작가 : 신통한노트
작품등록일 : 2023.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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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은 불지 않았지만 ▷ 2화
작성일 : 23-11-10     조회 : 91     추천 : 0     분량 : 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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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은 불지 않았지만 ▷ 2화

 

 서잉은 바람이 불어오는 소리에 잠이 깨었다. 벌써, 해가 뜨고 있었다. 여름과 가을 무렵의 비로소 익어가는 가을은 생각보다 일찍 날이 밝아왔다. 시간이 벌써 일곱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서잉은 대충 아침을 챙겨 먹고, 길을 나섰다. 오늘은 금요일이어서 좋다. 내일은 무슨 할 일이 있었는지를 생각함면서 언덕길을 내려갔다. 바람이 불지 않아 조금은 더웠다. 서잉이 가는 걸음걸음 빠른 걸음으로 걸음을 재촉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출근길, 모두 바쁜 세상. 이런 세상에서 살아가는 게 조금은 벅차 보였지만, 가끔은 뭔가를 기대하는 표졍으로 길을 나서는 사람들도 보였다. 서잉의 오늘 하루는 어떨지, 기대가 되기도 했고, 걱정이 되기도 했다.

 

 전철역에는 사람이 많았다. 오늘도 지옥철이군. 서잉은 이 지옥철을 타야 하는 게 싫었지만, 그래도 살아남으려면 어쩔 수 없었다. 서잉은 되도록, 경로석이 있는 자리에 서서 간다. 그나마 그쪽이 사람들과 덜 부대끼는 자리이기 때문이긴 하지만, 사람이 너무 많다 보면, 그것도 복잡거리긴 마찬가지였다. 서잉은 오늘도 그쪽에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서잉은 시집을 꺼내서 읽었다. 전철에서 시간을 보내기엔 소설이 더 좋지만, 소설은 전철에서 서서 읽기엔 조금 무거웠다. 그래서, 서잉은 얇은 시집을 매일 읽는다. 전철이 들어왔고, 서잉은 전철로 발걸음을 옮겼다. 오늘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하루일 거 같았다. 서잉의 일상에서 일어나는 별 일은 없었다. 서잉은 약 30분 정도만 서서 가면 되는 거리에 직장이 있기 때문에 그다지 힘들지 않았다. 오늘은 전철 안에 사람이 평소보다 많지 않았다. 그래서, 서잉은 전철 안의 빈 공간에 쉽게 자리를 잡고 시집을 읽을 수 있었다. 서잉은 천천히 시집을 읽어갔다. 이 30분의 시간이 서잉에겐 너무도 소중한 시간이었고, 유일하게 시를 읽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서잉은 그렇게 하루가 시작되었다. 오늘은 또 어떤 삶이 내게로 올까, 하며 서잉은 시집에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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